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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출근 일주일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아직 업무를 제대로 받은 게 아니라서 그냥 적응하는 주였달까. 하지만 하는 일이 없으면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더디게 흐르기에, 때때로 정신이 눈앞의 하얀 모니터 속을 유영하는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팀이 바쁜 시기라서 그냥 가만히 눈치를 보고 있는 중이다.
그나저나 사무실이 너무 멀다ㅠ 9시 출근인데 5시반에 일어남^_ㅠ 칼퇴를 하면 뭐하나 집에 들어오면 8시인데. 첫주는 적응하느라 지하철에서는 그냥 아웃이었는데, 슬슬 책이라도 읽어야겠다. 복장이 자유인 좋은 회사지만 아무래도 신입이라 정장st 원피스에 렌즈까지 끼고 다니느라 유난히 몸이 피곤해졌다. 목요일은 퇴근하는데 딱 미치겠어서 베라에 들려 파인트 하나 가득 초콜렛 맛만 담아왔다. 정말 다 먹을 기세였지만, 잘 참았다ㅋ
매일매일 출근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쌓아간다'라는 기쁨을 느껴야 하는데, 아직은 '하루하루를 버텨낸다'라는 고단한 기분이 든다. 다른 사람들 일하는데 혼자만 일을 안하고 있으려니 엄청 부담스럽다. 얼른 하나씩 업무의 지식이 쌓이고 경력도 쌓고 싶다. 이런 노가다라고 할까, 비슷한 업무들을 수차례 반복하는 것이 노하우가 되는 '전문성을 갖추는 일' 앞에 마주서니 무엇보다도 시간이 빨리 흘러가길 바라게 되더라. 그러다보니 이런 인생이 나에게 맞는 건가 싶은 묘한 기분마저 들어 당황스러웠다. 취업준비할 때는 어디서든 뽑아만 주면 당신들의 잘 굴러가는 톱니바퀴가 되겠다는 생각이 100% 진심이었는데, 그리고 실제로도 그런 업무를 잘 해낼 수는 있는데, 머리 한 구석에서는 일말의 현실부정이 남아있다. 아직도 꿈을, 모호하기만 한 그 무언가를 쫓는 청춘인가보다.
우으, 다 헛소리고 일단 가장 원하는 직무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어 기쁘고 다행스럽다는 감정은 진짜다. 얼른 받는 돈만큼의 일을 하고 싶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친해져야 하는데, 나대는 신입보다는 조금 재미없는 신입이라는 첫인상이 더 나을 것 같아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어쨌든 시간이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