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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존중/Screen

변호인 (2013)

누비` 2013. 12. 19. 19:46





호빗과 더불어 매우 기대했던 12월의 영화였기에 개봉일에 맞춰서 보고 왔다.



음, 우선 기대를 너무 한 것 같다ㅎㅎㅎ 영화 자체의 스토리나 전개에는 흠 잡을 데가 거의 없었는데, 영화적인 기법이 너무 과해서 부담스러웠다. 대중성을 정확히 겨냥했다는 게 느껴졌달까. 영화가 영화다운 것이나, 영화에 대중적인 요소가 많다는 게 영화에 대한 흠이 될 수는 없겠지만, 좀 과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에 아쉬웠다.



송강호 씨의 연기가 훌륭했으나 너무 과장되어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특히 법정 씬에서 주인공의 감정 하나하나에 격하게 공감은 하지만, 감정선이 너무 급격하게 차고 올라간 것처럼 느껴졌다. 127분이라는 기이인 런닝타임에서 법정 쪽 장면들의 배분을 조금 다르게했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ㅠ 그리고 헌법과 법조문을 말하는 것 말고는 뭔가 확 와닿는 명대사가 없었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이러한 감상은 상당히 주관적인 것이다. 불과 30여년 전 길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었던 그 운동사에 관심이 많고, 정말로 있었던 일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했던 사건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사건을 다루는 방식이 내 기대치에 비해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박한 평가와는 별개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변호인'을 관람하길 바란다.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들이, 모습만 바뀐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경제력을 갖춰야만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다는 헛소리나, 애국을 운운하며 권력추구에 거슬리는 요소들은 그저 짓밟고 종북으로 매도하는 기괴한 언동은 눈을 닫고 귀를 틀어막고 싶게 만들었다. 



근데 81년도 법정 정원에서 그렇게 큰 소리로 전모씨를 깎아내렸는데 어떻게 종북으로 안 매도 받았을까 몰라. 그러한 강렬한 대사가 관객들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는 해줬겠지만, 현실성인 측면에서는 으음...



그리고 변호인의 마지막 장면... 감동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이었겠으나, 가슴을 울리는 감동은 못 받았다....ㅠ <뷰티풀 마인드>에서 교수들이 만년필을 품에서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장면을 뛰어넘는 건 없을 듯하다. 펑펑 울 것을 예상하고 휴지까지 챙겨갔지만, 딱 두 장면에서만 조금 울고 나머지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봤다.



나 같이 민주화운동 쪽에 관심이 많~은 사람만 기대치를 조금 낮추고 가면 될 것 같고, 나머지 분들은 좋은 영화라는데 한 번 보러 가자, 라는 마음으로 가시면 충분히 감동을 느끼며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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