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노in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2024.12.06 7시반 조형균 시라노, 나하나 록산, 임준혁 크리스티앙, 이하 원캐. 시라노 삼연 총첫공. 시라노 초재삼연 28차 관극. 시라노가 돌아왔다! 그렇지만 나의 시라노는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사랑했던 극으로 돌아오지도 않았다. 내가 좋아했던 넘버들도 돌아오지 못했다. 눈물은 흘렸으나 5년 전, 7년 전의 감정과는 사뭇 달랐다. 어떤 재회는 벅차올랐고 어떤 변화는 헛헛함을 자아냈다. 빈틈없이 꽉꽉 채워 넣은 개연성은 이해도와 피로도를 동시에 높였다. 새롭게 추가된 설정들을 기억하고 기록하느라 흥분했지만, 나의 영혼을 뒤흔들던 시라노가 돌아오지 않았음에 못내 슬퍼졌다. '달토끼였던' 관객으로서, 초연과도 재연과도 다른 극이 되어버린 삼연의 시라노가 반갑고..
시라노 재연 in 광림아트센터bbch홀, 2019.08.10 ~ 2019.10.13 벨쥐락의 여름과 함께 시작된 시라노의 이야기는 가을의 나날들을 맞이하며 종언을 고했다. 마치 2년 전처럼. 시라노의 당당함에 위로받았고, 단단함에 위안을 얻었으며, 끝끝내 지켜낸 삶과 의지에 다시 용기를 끌어모았다. 어두운 무대를 오로지 존재감 하나로 가득 채워내는 류라노의 거인을 데려와 넘버는, 죽음의 신을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 내 영혼 속에 남아 영원히 살리라. 진심을 다해 사랑했고, 더없이 존경했고, 끝없이 감사했다. 회차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마주하고 만끽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 행복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던 시라노 재연을 미련 하나 없이 잘 보내줄 수 있어 더없이 기쁘다. 1차 190811 류..
시라노 in 광림아트센터bbch홀, 2019.09.29 6시반 류정한 시라노, 박지연 록산, 송원근 크리스티앙. 재연 류라노 자열둘. 류지연런 네 번째 공연이자 자넷. 가열차게 프랑켄슈타인 회전으로 새로운 경험들을 잔뜩 했던 2018년을 마무리하면서, 2019년 덕질 목표를 하나 세웠다. 류정한 배우님 사인받기. 꿈 정도는 크게 꿔보자 싶었지만, 예상했던 대로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기한을 내년으로 미뤄야겠다 생각하던 찰나, 기대조차 하지 못했던 상황이 도래했다. 사인회라니. 구전설화 정도로만 들어왔던 류배우님의 사인회가 실제로 열린다니. 당첨운이 제로에 수렴하는 스스로를 잘 알면서도 여섯 시간 전부터 공연장에 가서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열정은 있었지만 요행은 없었고, 당첨운은 없었지만 인복이 있었..
시라노 in 광림아트센터bbch홀, 2019.09.26 8시 류정한 시라노, 나하나 록산, 김용한 크리스티앙. 재연 류라노 자열하나 관극. 류하나용한 페어 세번째 공연이자 페어막. 페어 전관. 용티앙 자막. 류배우님에게는 공연의 시즌 중후반 쯤 평소 노선들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극강의 노선을 취하는 일종의 루틴이 있다. 이날이 그러했다. 첫 대사부터 이전 회차들과 차이가 났고, 모든 넘버들에 성악톤의 웅장하고 공간감 가득한 울림이 들어갔다. 특히 록산 넘버는 완벽하게 달랐다. 연기도 발성도 톤도 전부 다. 1막 초반은 다른 배우로 다른 극을 보고 있는 듯한 새로움에 얼떨떨할 정도였다. 평소라면 변화와 변주의 신선함에 관극 내내 느낌표를 띄우며 행복해했을텐데, 이날은 물음표가 먼저 튀어나오며 몰입을 방해했..
시라노 in 광림아트센터bbch홀, 2019.09.22 2시 류정한 시라노, 나하나 록산, 김용한 크리스티앙. 류라노 재연 열 번째 관극. 류하나용한 페어 둘공이자 세미막이자 자둘. 처음부터 끝까지 물 흐르듯 막힘없이 진행된 공연이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다듬어낸 평소의 노선에 황홀할 정도로 풍성한 음색이 더해지니 가히 완벽한 공연이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0919 가 정말 마음에 들었지만, 0922 공연은 반론의 여지없는 훌륭한 공연이었다. 재연 들어 처음으로 오피석에 앉아본 터라, 뒤쪽에서는 세세하게 보기 어려웠던 류라노의 섬세한 표정들에 집중했다. 무대 저 안쪽에서도 디테일하게 표정 연기를 하고 있는 류라노를 보며 그저 극 자체에 한껏 빠져들어 이야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단 두 번이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