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노 in 광림아트센터 bbch홀, 2019.08.31 7시반 류정한 시라노, 나하나 록산, 김용한 크리스티앙. 재연 류라노 자다섯. 류하나용한 페어 첫공.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디테일을 나열하는 후기를 남길 때가 되어 최대한 상세하게 써봤다. 중간중간 초연과의 비교가 들어갔는데, 쓰다 보니 초연의 장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 뼈아프게 다가와서 속상하더라. 이러한 성질 때문에 공연예술을 사랑하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공연예술 덕질이 힘들다. 그럼에도 재연 관극을 통틀어 가장 훌륭했던 1막 덕분에 무척 행복하다. 슬슬 디테일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류라노 때문에, 아직 잡지 못한 앞자리 표들이 떠오르며 초조해졌다. 8월의 마지막을 류라노와 할 수 있음이 감사하다. ※전부 스포, ..
시라노 in 광림아트센터 bbch홀, 2019.08.29 8시 류정한 시라노, 나하나 록산, 송원근 크리스티앙. 재연 류라노 자넷. 류하나 페어 자첫. ※스포있음※ 시라노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었던 록산은 시라노를 닮아간다. 시라노처럼 멋있게 살고 싶었던 크리스티앙은 시라노에게 물들어간다. 록산을 사랑한 시라노는 록산이 사랑한 크리스티앙까지 사랑하게 된다. 각기 다른 별개의 영혼들이 시간을 공유하고 마음을 나누며 점차 유사해진다. '하루 또 하루' 넘버에서 정면을 바라보는 록산과 왼쪽으로 선 크리스티앙과 오른쪽을 응시하는 시라노의 엇갈린 시선은, 모두가 정면을 향해 몸을 돌림으로써 같은 곳을 향하게 된다.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며 사랑한 세 사람은 마침내 하나의 온전한 영혼으로 맞물린다. 그렇기에 크리스티앙..
시라노 in 광림아트센터 BBCH홀, 2019.08.17 7시반 류정한 시라노, 박지연 록산, 송원근 크리스티앙. 류라노, 지연록산, 런티앙. 재연 류라노 자둘. 2년하고도 일주일 전, 초연 시라노 후기에 이런 글을 남겼다. 영혼을 팔아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면 류배우님이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음성을 감히 요구하고 싶다고. 배우님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음이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당연하게도 이 마음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유효했다. 류라노가 넘버의 첫 음을 입에 올리는 순간, 벅차오르는 황홀함에 휩싸인 채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입덕 5년차 정도면 익숙해질만도 한데, 매번 그 익숙함 이상의 어마어마하고 훌륭한 무대를 보여주시니 항상 새로이 치일 수밖에 없다. 팬텀 초연에서 덕통사고를 느..
시라노 in 광림아트센터 bbch홀, 2019.08.11 6시반 류정한 시라노, 박지연 록산, 김용한 크리스티앙. 이하 원캐. 재연 류라노 첫공이자 자첫. 초연을 사랑했던 관객으로서, 아주 많이 바뀌리라 예고된 재연을 편하게 기다리기는 쉽지 않았다. 사전에 풀린 포스터의 분위기나 변경된 가사들의 뉘앙스, 라이브 연주의 부재 등이 우아하고 세련된 초연을 지나치게 가벼운 재연으로 둔갑시킬까 두려웠다. 차곡차곡 누적되던 막연한 섭섭함의 해결책은, 간단하지만 어려운 생각의 전환뿐이었다. 초연과 재연은 완전히 다른 극이다. 시라노가 전하는 메시지나 극의 주제는 동일하겠지만, 표현방식이나 구성은 동일할 수 없다. 인정을 하고 나니, 재연 첫 관극을 시라노와의 재회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예기치 못한 유쾌함에..
시라노in 엘지아트센터, 2017.10.08 7시 공연 류정한 시라노, 린아 록산, 임병근 크리스티앙, 이창용 드기슈, 홍우진 르브레. 류라노, 린록산, 빙티앙, 용기슈, 홍브레. 류린빙. 류린페어 자첫자막 및 류라노 10차, 시라노 12차 관극. 류라노 막공이자 시라노 총막공. 기억은 시간이 지날 수록 옅어짐을 아주 잘 알기에, 총막을 기준점 삼아 극세사 디테일을 쪄봤다. 동선이나 대사를 세세하게 적는 와중에 기억 안나는 건 수기 리뷰에 폰 메모 등을 참고하느라 글 완성하는데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걸렸다. 딱 12시간 걸렸구나. 시라노를 잘 떠나보내기 위해 소요한 소중한 연휴의 마지막 날이, 아쉽지 않다. 미래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고마워하리라 믿으며ㅋㅋ 금주 중에 시라노 정산 포스팅도 작성할텐데, 총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