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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의 일정은 지브리 박물관, 딱 하나! 지브리 작품을 좋아하는 우리가 가장 기대했던 일정이기도 했다.





월요일 아침은 특식이라 가격이 싸길래 숙소에서 느긋하게 아침을 먹다가 이동 시간이 길어져서 지브리 박물관으로 가는 미니버스를 놓칠 뻔했다. 다행히 캐리어를 질질 끌면서 전력질주 했기에 잡아탈 수는 있었다. 월요일 오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행을 가지 전에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 것을 상기해보면 이상할 건 없지만서도.





동화적인 느낌의 외관만 보아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입장하면 티켓을 확인하고 캐리어를 맡아준다. 덕분에 가벼운 차림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내부는 촬영이 금지였지만, 밖으로 나가는 통로에 있는 저 고양이버스는 관리자들이 딱히 제재를 하지 않았다. 운좋게 안 걸린 걸까나?ㅎㅎ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제작 과정도 흥미진진했고, 박물관에서 랜덤으로 방영되는 짧은 애니메이션 역시 앙증맞고 재미있었다. 이것저것 취향인 전시품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구경을 끝내고 밖으로 나오니 머리가 멍할 정도였다. 즉, 미야자키 하야오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반드시 들려야 한다!! 꼭!





앤틱한 식수대는 물론이고, 실제로 물을 퍼올릴 수 있는 펌프도 보였다.





예기치 못한 하얀 창문 너머 고양이의 모습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ㅋㅋ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중에서  원령공주와 라퓨타를 가장 좋아하는데, 바로 그 천공의 섬 라퓨타 대표 캐릭터가 건물 옥상 위에 거대한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작은 오솔길을 따라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보면,





역시 라퓨타에서 나왔던 돌이 한가운데 놓여있다.





애니메이션에서 보던 것들이 현실에 툭 튀어 나오니 너무 신나고 가슴이 뛰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은퇴했나? ㅠㅠ 그렇다고 해도.....ㅠㅠ 지브리는 앞으로 계속 좋은 작품을 만들어 주겠지.





박물관 옆에는 이노카시라 공원이 있다. 박물관과는 다르게 한적하고 여유있는 공간이어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공원에서 라퓨타의 로봇이 보인다. 빠잉ㅠㅠ





키치죠지 번화가로 돌아온 뒤에 뭔가 알맞은 식사거리를 찾아 헤매다가 결국 백화점 지하로 내려갔다. 빵을 잔뜩 사먹으며 스타벅스를 마시니, 캐리어를 끄느라 스트레스를 받아 있던 기분이 한순간에 노곤해졌다. 비행기 시간보다 넉넉하게 키치죠지를 출발해서 공항으로 향했지만, 기차역을 하나 일찍 내리고 그래서 공항 안의 셔틀버스를 타게 됐고 그러다보니 공항발권이 매우 늦어져서 결국 비행기를 타기 위해 열심히 달려야 했다...




벌써 3년이나 지난 일본 여행기를 이제와서 다시 꺼낸 이유는 다른 게 없다. 



너무 그립다.



지금은 다른 것들도 더 많이 보았고, 더 깊이 생각하게 됐고, 더 다양한 시야를 갖게 되었기에 다시 도쿄에 가게 된다면 똑같은 곳에 가도 전혀 다른 기분을 느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 당시 느꼈던 그 수많은 벅찬 감동과 눈부신 기억들, 따뜻했던 추억들을 여전히 가슴 한 구석에 담아두고 있기에, 앞으로 어디를 여행하게 되든, 끊임없이 생애 첫 해외 자유여행이자 첫 번째의 도쿄 여행을 생생히 기억하고 또 그리워 할 것이다. 겨우 4박 5일이라는 짧은 일정이었지만, 너무나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고 생각할 수 있었고, 더 나아가 내 삶 자체를 변화시키는 첫번째 발걸음이었다. 뿌듯하고 후회 없는, 알찬 여행이었다. 그런 여행이었기에...... 더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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