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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이나 지나서야 찍은 아사쿠사의 아사히 맥주 건물. 왼쪽으로 가면 숙소가, 오른쪽으로 가면 카미나리몬이다.





모스버거에서 아침을 먹고, 바로 옆의 도토루 매장에서 각자 음료 한 잔씩 시켜 마셨다.






느긋하게 시부야 역에 도착해서 일단 하치코 동상을 구경했다. 생각보다 귀엽고 아기자기했다. 친구와는 두세개의 상점을 같이 둘러보고, 각자 흩어졌다. 일본 자유여행 일정 중 가장(!!ㅋㅋ) 중요했던 일본뮤지컬 공연이 바로 이 날 있었기 때문에, 아예 따로 다니자고 사전에 이야기를 해 두었었다.





시부야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곳은 바로 만다라케♡ 입구가 작아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





입간판이 크게 써있어서 매의 눈으로 발견!





매장이 지하였기에 계단을 내려가는데 정말 조명이고 거울이고 얼마나 음산하던지ㅋ 하지만 무서움을 무릅쓰고 꾸역꾸역 아래로 내려가보니...... 정말 천국이 따로 없었다!! 말 그대로 '수많은' 만화책들과 동인지가 가득했고, 만화의 역사를 보여주는 피규어와 오래된 잡지들이 잔뜩 전시되어 있어서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다. 기념으로 책 몇 권을 지르고 나서는데, 이보다 뿌듯할 수는 없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ㅋㅋㅋ



만다라케 이후에도 큰 음반샵인 HMV도 구경하고 로프트 가게도 구경하고 자라도 가고 다양한 옷가게들을 구경했다. 그러느라 사진을 하나도 못 찍었다. 여행 기념 사진이고 뭐고, 그냥 이리저리 구경하기 바빴으니, 으휴ㅋㅋ 서울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분위기의 시부야는 매력을 한껏 뽐내며 나를 매혹시켰다. 다음에 도쿄에 또다시 오게 된다면 반드시 다시 들릴 곳 중 하나!! 시간에 쫓겨야 하는 일정을 아쉬워하며 시부야를 뒤로 한 채 하라주쿠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역 하나 거리이지만,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 살짝 오르막길이지만 충분히 걸을 만하다.





좌측으로 보이는 건물들은 대학 혹은 중요 건물들로 추정되지만, 여태껏 검색을 해보지 않았다.. 게으름 인증ㅋ





일요일 점심 무렵은 역시 매우 한가한 분위기다.





하라주쿠 진구바시의 명성에 맞게 코스프레한 사람들이 너댓명 보였다. 하지만 아는 캐릭터도 아니고, 무엇보다 넉살좋게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볼 자신이 없어서 그냥 지나쳤다. 그렇게 한참을 걸으니 허기가 져서 뭔가 외관이 꽤 괜찮아 보이는 초밥집에 들어섰다.





느닷없는 먹짤ㅋㅋ 푸짐하게 네 접시를 뚝딱 해치웠다. 생각 없이 들어간 식당인데 서양인들이 꽤 많아서 신기했고, 나중에 알아보니 가이드북에 실린 유명한 맛집이었다. 응, 맛집 올라갈만 하더라^^b






시부야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하라주쿠를 걷다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아오야마 쪽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양쪽에 명품샵들이 즐비했고, 넓은 도로에 차가 굉장히 많이 지나다녔다. 숨돌릴 틈도 없이 오모테산도에 도착해서는 도저히 추위를 견딜 수 없어 도토루 매장에 들어섰다. 오모테산도라는 고급 주택가 동네의 프랜차이즈 커피샵이다보니 관광객은 나 혼자고 다들 한적한 일요일 낮을 즐기는 일본인들 뿐이었다. 심지어 영어 메뉴판도 없어서 대충 커피이겠거니-하는 메뉴를 아무거나 찍었더니 정말 취향이 아닌, 밀크티가 나왔다ㅠㅠㅠ 그래도 따뜻한 음료를 마시면서 소비내역과 일정 이것저것을 정리하는 한가한 티타임을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한참을 열심히 걸어 목적지(=공연장)인 가이엔마에 역에 도착했다. 원래 걸음이 빠른 편이긴 하지만, 하라주쿠에서 가이엔마에 역까지 걸어오는데 한시간 반 남짓 밖에 걸리지 않았다. 게다가 스시로 점심 먹은 것과 도토루에서의 티타임, 빵집에서 빵을 산 것을 전부 포함한 시간이다. 날씨만 허락한다면 누구든 뚜벅이로 시부야에서 하라주쿠 지역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했다고나 할까. 아무튼 불안감 때문에 너무 서둘렀는지 생각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도착했기 때문에 또다시 까페나 가서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이렇게 빈둥대다 보니 나중에는 시간이 흘러 넘치는 기분마저 느낄 정도였지만, 여행객의 입장에서 벗어나 현지 사람의 일상을 조금이나마 경험해봤다는 점에서 꽤 재미있었다. 여행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자신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다른 사람의 일상에 잠깐 발을 담궈보는 경험" 정도가 될 테니까.






일본청년관 간판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며 기다리다보니 드디어 뮤지컬 시작 시간!!! 일본어 실력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한 비루한 상태였지만, 일단 만화책 원작인데다가 해당 뮤지컬의 예전 영상들을 여러번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일부 애드립을 제외하고는 큰 어려움 없이 다른 관객들과 함께 웃고 박수치며 즐거운 두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뮤지컬을 보는 것이 생애 첫 자유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뮤지컬을 봤기 때문에 여행이 더 풍요로워졌다고 생각한다. 여행의 의미는 사람에 따라 여러가지 다양한 부분에서 평가할 수 있겠지만, 그 나라의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고 경험하는 건 정말 능동적이고 필수적인 일이라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반나절을 고스란히 이 경험에 바쳤지만, 전혀 아쉽거나 아깝지 않았다.





공연이 끝나고도 아쉬움에 한참을 건물 앞에서 서성거렸다. 하지만 배우들을 보지는 못했다. 이 날이 막공 바로 전날이었기 때문에 배우들은 다들 회의 하느라 늦게까지 공연장에 남아있었다는 후기를 나중에야 들었다.....ㅠ 한 시간 만에 포기하고 뮤지컬 덕분에 만나게 된 한국인이자 직장인이신 세 명의 여성들과 뒤풀이를 가졌는데, 시부야까지 돌아가서 삐끼(.......)를 따라가고 일본술을 마시며 또다른 형태의 일본문화를 경험해볼 수 있었다. 시간이 너무 늦어 결국 막차에다가 택시까지 타야했지만,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한국에서 행하던 일상을 일본에서 되풀이하다니.....ㅋㅋ 나는 재미있었지만, 함께 여행한 친구에게는 꽤나 걱정을 시켰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미안한 마음이 불쑥불쑥 든다. 물론 지금은 둘 다 웃어넘기는 에피소드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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