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오브라만차 in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2021.05.06 7시반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김지현 알돈자, 정원영 산초, 김대종 도지사/여관주인. 세류반테스/류동키 자열하나. 류지현페어 자둘자막. 막공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기에 알돈자 세 사람을 한 번씩 더 만나고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샤롯데에서의 페어첫공 이후로 세 달만에 지현돈자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지현돈자는 희망 없는 현실 속에 침잠할대로 침잠해버려 고요해진 물 같다. 자신의 이름을 듣고선 "그건 천한 여종의 이름이나 아니면 몸종의 이름"이 아니냐는 돈키호테의 말에도 타격을 전혀 받지 않고 "그게 내 이름이라니까요" 하며 무심히 그를 밀치고 지나쳐버린다. 알돈자 넘버 가사 중 "아무 생각 없이" 하며 공허한 표정을 짓는데, 바로 그것이..

맨오브라만차 in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2021.04.10 8시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최수진 알돈자, 이훈진 산초, 서영주 도지사/여관주인. 위메프데이 전관. 류동키 시즌 자열. 1막 피날레의 이룰 수 없는 꿈이 유난히 심장을 에는 듯 맹렬하게 다가왔다.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 싸움 이길 수 없어도 / 슬픔 견딜 수 없다 해도 / 길은 험하고 험해도" 라고 노래하는 고단하고 막막한 현실이, 작금의 절망을 지독히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어서 가슴이 미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를 위해 싸우"고 "사랑을 믿고 따르"겠다며 꿈을 꾸는 돈키호테의 찬란한 의지가 커다란 위로와 눈부신 희망을 건넸다. 다 놓아버리고 싶을 만큼 고통스럽고 지난할지라도, 꿈을 꾸며 한 걸음씩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만 ..

맨오브라만차 in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2021.03.31 7시반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최수진 알돈자, 이훈진 산초, 서영주 도지사/여관주인. 류동키 자아홉. 자칫하면 표를 날릴 수도 있던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어찌저찌 해치우고 미뤄서 늦지 않게 객석에 앉았다. 지난 시즌까지 더하면 벌써 15번째 관극임에도, 마치 처음 만나는 듯한 설렘을 장면 곳곳에서 느낀 날이었다. 도지사에게는 종이 쪼가리에 불과했던 원고가 세르반테스에게는 값비싼 자산이라는 첫 장면의 차이가 평소보다 강렬히 와 닿았고, 극중극을 끝낸 뒤 돌려받은 원고를 꽉 끌어안는 순간 다 함께 만들어낸 이야기가 어둡고 희망 없던 지하감옥을 환하게 밝히는 인상을 받았다. 이날 무대 위 라만차의 기사들이 모두 영광을 좇는 사람들이었기에 더욱 심금..

맨오브라만차 in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2021.03.25 7시반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최수진 알돈자, 정원영 산초, 김대종 여관주인/도지사. 류동키 충무 첫공, 자여덟. 대전예당의 무대와 객석 간 거리가 워낙 멀었기에, 2주만에 보는 건데도 한 달만에 만난 것 같은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충무가 샤롯데보다 가로로 넓은지라, 중블 1열 왼통에 앉았는데도 샤롯데 사블통 정도의 체감이었다. 무대가 높고 단차가 좋아서 중블 3-4열이 딱 좋을 것 같긴 하다. 음향은 깔끔하긴 한데 답답했다. 오케 반주와 목소리가 모이며 어우러지는 게 아니라 넓게 퍼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오케 진짜. 대전에서 화해했다고 믿었건만, 오버츄어 "빰바밤" 하고 시작하는 첫음부터 맥아리가 없는데다가 맨옵라 부분에서 관악기 삑사..

맨오브라만차 in 대전 예술의 전당, 2021.03.14 2시 류정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윤공주 알돈자, 정원영 산초, 서영주 도지사/여관주인. 류동키 시즌 자일곱. 류공주 자넷. 류빅터를 따라 지방공 류랑을 다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2년이 훌쩍 넘었더라. 역병만 아니었더라면 작년 여름에는 맨덜리를 쫓아다녔을 텐데. 대전 예당에서의 관극은 처음이라 기대가 컸는데, 깨끗하고 선명하게 오케스트라 라이브의 전율을 전하는 음향이 최고였다. 대사 부분은 울림이 좀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음향이었다. 중블 2열임에도 샤롯데 6-7열 정도인 거리감이 아쉬웠으나, 2주 만에 새로운 극장의 무대에서 만난 류동키가 잔뜩 신이 나있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행복했다. 청아하고 반듯한 철야기도와 풍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