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넥을 마지막으로, 올해의 관극을 모두 끝냈다. 다음주는 송년회도 있고 야근(...)도 있고, 이래저래 관극이 어려울 듯하다. 돌이켜보니 새삼 긴 한 해였다. 마냥 행복하진 못했지만 덕분에 견딜 수 있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훌륭한 아이돌 더쿠일 뿐이었는데.....ㅠㅠ 심지어 2월은 아무 것도 안봤다. 상반기에 콘서트만 세 개를 봤구나. 17주년콘이 까마득하다. 6월 2일 절대 못 잊지, 암. 그 벼락 같던 첫만남의 충격이 벌써 흐릿해지고 있어서 속상하지만, 두근대는 덕심은 가라앉을 여지조차 없으니 이대로 쭈욱 덕질하면 되겠지. 팬텀 넘버 듣고 싶다. 류팬텀이 돌아오시려나. 그리고 지크슈. 단박에 인생작이 된 극. 덕분에 뜨거운 여름을 보낼 수 있었다. 같은 극을 연일로 본 게 세 번이나 되는구나...
공방이라니......!!!! 나름 오래 팬질을 해왔지만, 공방이란 곧 기다림의 연속임을 잘 알기에 굳이 참여하지 않았다. 게다가 공방은 그리 많은 무대를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끝난 뒤의 아쉬움이나 허탈함이 크리라는 것도 자명했고. 하지만 이 공방은 노래를 꽤 많이 할 것 같았고, 날짜와 시간도 딱 괜찮고, 무엇보다도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한 댓림픽에서 중간 정도 순서에 안착했기 때문에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3월 이후 오랜만에 신화 여섯 명을 한 무대에서 만난다는 두근거림이 결정적이었고.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랜덤이라길래 명단 확인하며 이미 정해둔 티켓을 배부해주는 방식인 줄 알았는데, 커다란 주머니(...)에서 한 장씩 티켓을 직접 뽑는 방식이었다. 이건 랜덤이 아니라 추첨 아닌가;..
도니제티 오페라 리타(RITA) in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2015.11.11 8시 공연 새로운 공연장과의 만남. 그리고 새로운 장르와의 만남. 사실 오페라와 뮤지컬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오페라를 보고 온 지금도 확 와닿지가 않는다.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역시 음악이겠지만, 여전히 그 분야는 문외한이기에 차이를 뚜렷하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다만, 극 내내 강조하는 한 가지. "오페라도 쉽게 즐길 수 있다!!" 라는 주제의식에는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왔다. 그리 길지 않은 런닝타임 내내 웃느라 바빴고, 극장을 나온 뒤에도 저절로 발걸음이 경쾌해지고 행복했다. 원캐스트. 리타 장유리, 베페 이경수, 가스파로 최재림, 도니제티 조순창. 리타의 장유리 씨는 말 그대로 꾀꼬리 같은 소프라노..
올드위키드송 in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2015.11.10 8시 공연 막 내리기 전에 한 번 더 보고 자막했다! 두 달 만에 다시 본 극인데,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의 수면 위로 떠오르는 대사들이 많아서 신기했다. 그럼에도 지루해지지 않고 내내 몰입하며 관극했다. 송영창 마슈칸, 조강현 스티븐. 이 분이 엉...이라 불리던데 누가 이유 좀...ㅠㅠ 별명 유래를 도저히 모르겠다ㅠ 어쩌다보니 또 조강현 스티븐을 만나게 됐다. 지난 번보다 더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원없이 얼굴 감상을 하고 올 수 있었다ㅎ 초반보다 살이 좀 빠지신 건지 바지가 헐렁하더라. 전반적으로 초반에 봤던 공연보다 더 능숙하게 대사를 치고 애교와 애드립이 많아졌다. 처음 수업하는 장면에서 목 풀 때 삑 한 번 내고 현웃 터지..
프라이드 (The Pride) in 수현재씨어터, 2015.09.21 8시 공연 극의 시놉시스를 읽고 한 번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미션 때는 한 번쯤 더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2막까지 보고 나오면서는 아쉬움이 좀 남아서 자둘은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고 판단했다. 생각보다 깔끔했지만 기대보다는 뭔가 부족하고 아쉬웠다. '연극'은 마치 영화관람처럼 약간 거리를 두고 제3자의 시선에서 분석하듯 바라보게 되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이 극이 다루는 소재에 대해 고민해 본 경험이 많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하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따뜻한 극이고,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추천해주고픈 극이다. 배수빈 필립. 정동화 올리버. 이진희 실비아. 이원 멀티. 1958년과 2015년을 넘나드는, 마치 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