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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여행하면서도 파견 학교와 기숙사가 있는 이 도시를 항상 '돌아갈 장소'로 여겼다. 반 년 간 내 평범한 일상이 되어 버린 곳, 로테르담.
우선 가볍게! 북유럽에 속하는 네덜란드의 날씨를 보고 가겠습니다^^
한 면이 죄다 창문인 기숙사에서 보이는 장면. 1월의 모습이다. 이 날씨가 3월 중순까지 거의 '매일'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지속되었다.......ㅋ
2월이었는데, 저어어어엉말 희귀했던 좋은 날씨다. 한 달 동안 이 정도로 푸른 하늘 보였던 게 한 손에 꼽는다.
5월부터는 날씨도 많이 풀리고, 푸른 하늘이 보이는 날이 우중충한 날보다 많아졌다. 유럽에 와서 정말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구름이었다. 유럽 출신 화가들의 풍경화를 보면서 구름이 뭔가 인위적이고 과장되어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유럽에서 살아보니 정말로 그런 구름이 하늘에 떠다녔다. 넓은 창으로 떠다니는 구름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도 내 취미 중 하나였다ㅎㅎ
'로테르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ah마트. 보통 주2회 들려서 먹거리를 잔뜩 사들고 돌아오곤 했다.
기숙사 외관. 창문이 딱 '☞☜' 이 모양이어서 우리는 늘 '부끄부끄 건물'이라고 부르곤 했다ㅋㅋ
정확한 위치는 다르지만, 어쨌든 쭉 직선거리의 동일한 길이다. 그런데 2월과 5월의 차이가 엄청나다!!!!
만화 혹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독특한 주택. 좀 습할 것 같긴 하다ㅎㅎ
로테르담은 관광지의 느낌보다는 네덜란드 제2의 도시라는 인상이 강하다. 그래서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걷는 산책로도 깔끔하고, 공원도 잘 조성되어 있다.
위쪽의 ah마트 뒤편으로 가면 정말 넓은 호수가 있다. 지금 찾아보니까 클라링헨 호수(Kralingse Plas)네. 여기에 자주 놀러왔으면 좋았을텐데, 왜 과거의 나는 그러지 못했느냐...!!!!ㅠㅠㅠㅠㅠ
건너편에 풍차도 보인다. 역시 풍차의 나라! 호수가 얼마나 크던지, 풍차의 크기가 가늠이 되질 않는다.
기숙사 뒤 작은 운하에서 만난 무지막지한 크기의 거위. 어우 날씬한 몸으로 성큼성큼 걷는데, 몸집이 너무 커서 조금 무서울 정도였다.
친구와 함께 로테르담 순방에 나선 날이다.
운하의 나라답게 운하와 정박되어 있는 배들의 모습이 건물들과 자연스럽게 융화되어 있다.
서유럽 쪽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아파트 느낌의 건물. 동유럽에는 꽤 많더라. 특히 공산권이었던 국가들.
유람선이다~ 식사가 가능한 레스토랑 유람선도 있었는데, 비싸니까 패스..ㅋ
로테르담은 세계2차대전 때 나치의 공습으로 거의 완벽하게 파괴되었다. 하지만 그 아픔을 딛고 독특한 개성을 지닌 현대적인 건물들을 쌓아 올렸고, 이제는 많은 이들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현대 도시다. 그래서 로테르담을 걷다 보면 건물들 하나하나에 자꾸만 눈길이 갔다.
로테르담의 많은 다리들 중 가장 유명한 에라스무스 대학. 철학자 에라스무스가 이 도시 출신으로 유명하다.
유려하고 아름다운 에라스무스 다리의 모습이다. 독특한 실루엣 덕분에 어디서든 눈에 띈다.
우연히 건진, 마음에 드는 사진. 열심히 통화 중이던 저 언니는 사진을 찍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으셨다.
네덜란드에서 살면 정말 일상적으로 물을 실컷 볼 수 있다. 그냥 걷다 보면 운하고, 걷다 보면 강이다.
도서관 1층 로비에서 거대한 체스말을 가지고 체스를 두고 계시던 할아버지들. 폰카라 화질이 별로다ㅠ
로테르담에 놀러가기 위해 검색을 해봤다면 적어도 한 번은 봤을 큐브하우스! 실제 유스호스텔로 사용되고 있다. 기차역 블락역에 위치해 있어서 교통편이 좋다. 내부 사진을 찾아보면 하룻밤 묵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매주 두 번씩 열리던 블락 시장! 화요일, 토요일이었나? 너무 오래되서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ㅠ 여기서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로테르담은 '일상'을 사는 곳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카메라를 거의 안 들고 다녔다. 그래서 사진이 별로 없다ㅠㅠ 그냥 그 북적거리던 분위기 만큼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초여름에 유럽에 간다면 꼭 체리!!! 체리를 많이 드세요ㅠㅠㅠㅠ 7월 초에 끝물인 체리를 매일 같이 먹으며, 왜 더 일찍 체리의 맛을 알지 못했을까 하며 후회했다. 기타 과일들도 블락 마켓이 ah마트보다 대개 더 싸다!
그리고 과자도 싸다.....ㅋ
그래서 이 날 획득한 전리품....ㅋ 한국에서는 수입품으로 분류되어 비싸게 팔리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그 정도로 비싸지는 않다ㅠㅠ 초콜릿 덕후인 나에게는 너무나 유혹이 가득한 곳이다ㅠㅠㅠ
마지막으로 기숙사 옥상에서 볼 수 있었던 로테르담의 야경 사진이다. 이쁘다, 진짜.
빨빨거리며 여행 다니느라 한 달 중 로테르담에 붙어 있던 날이 그리 많지 않았다. 같은 기숙사에 살던 한국인 친구들은 밥 같이 먹자고 내 방문을 두드리면 룸메이트가 나와서 여행 갔다고 말해주는 일이 너무 잦아서 나중에는 스카이프로 내가 기숙사에 있는지를 꼭 확인한 뒤에야 내려오고는 했다. 어쩜 그리 열심히 여행 다니느냐고 감탄했었는데, 그렇게 여행 다닌 만큼 교환학생 시절 학점은..... 또르르....ㅋㅋㅋ 이렇게 자주 떠나 있었음에도 항상 돌아오는 곳은 바로 여기였기 때문에, 로테르담은 어느 순간 나에게 정말 특별한 곳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문득문득 생각난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걸었던 길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마치 내가 지금 그 곳을 걷고 있는 것처럼 도시 특유의 공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돌아오고나서 반 년 뒤, 그러니까 유럽에 간 날로부터 일 년쯤 되었을 때, 예상치 못한 그리움이 휘몰아친 적이 있었다. 로테르담에 큰 애정이 없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로테르담에서 지냈던 일상들이 여러 장면들로 떠올라서 조금 당황했다. 그리고 그때서야 깨닫게 되었다. 평범하게 보냈던 하루하루가 조금씩 쌓이고 쌓여서 커다란 추억이 되었다는 것을. 일단 그리움을 인지하기 시작하게 되니, 시도때도 없이 불쑥불쑥 그리움이 솟아나왔다. 실은 지금도, 그립다.
떠나올 때만 해도 다시 유럽에 갔을 때 굳이 들릴 필요 없으리라고 생각하며 쿨하게 작별을 고했던 로테르담을, 지금은 유럽에 돌아가면 반드시 찾아가리라 다짐하며 그리워하고 있다. 때때로, 정말 많이 그리운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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