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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
in 디큐브아트센터, 2020.06.26 8시
오종혁 로저, 아이비 미미, 배두훈 마크, 최재림 콜린, 김호영 엔젤, 전나영 모린, 이하 원캐. 정다희 조앤, 임정모 베니, 신현묵 고든, 배수정 코헨, 이태영 스티브, 김유정 알렉시, 김채은 서종원 제퍼슨.
오랜 시간 기다리고 고대해왔던 극을 드디어 만났다! <오페라의 유령>과 마찬가지로, 영상 매체를 통해 먼저 만나 이미 넘버까지 잘 알고 있는 작품을 직접 마주한 희열은 즐겁고 짜릿했다. 말 그대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흠뻑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2막은 도입부터 치고 들어오는 음악에 사로잡혀 커튼콜까지 펑펑 눈물을 쏟았다. 자첫이어서 기립 타이밍을 놓친 것이 많이 아쉬웠다. <시카고> 때도 공연이 너무 좋았음에도 기립을 하지 못해 속상했는데, 신시 극이 전반적으로 커튼콜 타이밍 잡기가 어려운 것 같다. 다음 관극에서는 벌떡 일어나야지.
1991년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변화한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하는 면도 없진 않으나, 여전히 시의성 있는 주제로 삶을 곱씹게 만든다. 내일은 없고 오직 오늘 뿐이라는 메세지는 반복되는 무채색의 일상으로 침잠하는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희망보다 절망이 앞서는 고단한 인생 속에서도 즐거움과 행복을 찾아내는 이들의 발랄함은, 지켜보는 사람마저 함께 꿈꾸게 만든다.
음향이 답답하여 극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꽤나 불친절하게 느껴질 듯하다. 하지만 배우들, 특히 앙상블들이 극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리기 때문에 애틋한 눈으로 그들의 인생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화음도 좋은데다가 개개인의 음색이 무척 좋아서 귀가 즐거웠다. 특히 여앙 세분 음색이 전부 매력적이다. 다양한 역할을 찰떡같이 표현하는 연기 역시 사랑스러웠다. 더블캐 배우들은 다음 후기에서 언급하기로 하고, 다희조앤 정말 최고였다! 묘하게 익숙해서 누구였나 고민하다가 비클에서 만났음을 깨닫고 더욱 반가웠다. 조앤이라는 인물의 매력을 한껏 뽐내면서 적절하게 이야기의 감칠맛을 더하는 요소들이 멋지고 귀여웠다. Seasons of Love 넘버를 부를 때마다 객석을 응시하며 눈맞춤 해줘서 반할 뻔했다. 무엇보다 마지막까지 여운에 휩싸여 울먹이는 표정이 진심으로 이 극을 사랑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줘서 좋았다.
밴드가 무대 한켠에 배치되어 있는 구성이나 무대를 채워내는 구조물의 형태 및 활용이 잘 짜여져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배우들이 직접 채우고 비우고 움직여 바꿔내는 무대 연출도 이 극과 잘 어울려서 행복했다. 적재적소의 조명 연출은 짜릿하고 벅찼다. 모린 오토바이 헤드라이트 조명은 눈이 좀 아프긴 했지만. 무대 위아래의 모든 사람들이 이 극을 몹시 아끼고 있음이 숨겨지지 않아서, 관객으로써 더없이 즐겁고 행복했다. 혐업 때문에 많이 보지 못한다는 게 그저 속상하고 아쉬울 뿐이다. 빠른 시일 내에 자둘할 수 있도록 일정을 잘 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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