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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in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2020.05.21 8시
조나단 록스머스 팬텀, 케이틀린 피니 크리스틴, 맷 레이시 라울. 오유 자첫, 그리고 새로운 시작의 서막.
25주년 실황을 여러 번 보기도 했고, 18년 앤드류 로이드 웨버경 칠순 기념 오유 갈라콘을 관극하기도 했지만, 온전한 작품을 실제로 마주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음악과 이야기와 구성을 전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공연이 선사하는 극적 감동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다. 오버츄어 음악과 함께 되살아나는 무대를 마주하며 펑펑 쏟아지는 눈물를 참을 수가 없었다. 1막, 인터미션, 2막, 퇴장음악, 그리고 귀가길까지 내내 엉엉 울었다. 지나친 아름다움을 마주한 벅참에, 만나지 못했고 앞으로도 영영 만날 수 없는 류라울을 향한 애틋함과 서러움에, 무대의 특별함과 공연의 눈부심을 압도적으로 펼쳐내는 연출의 황홀함에, 익숙한 선율 하나로 모든 서사를 펼쳐내는 눈부신 음악의 반짝임에, 벌써 수십개의 서사를 생생하게 상상해낼 수 있던 류팬텀을 향한 갈증과 갈망에. 명확하게 구분해낼 수조차 없는 온갖 감정들이 차올라 온몸을 휘감았다.
영혼을 사로잡아 인생을 바꿔버린 극이 <팬텀>이고, 캐릭터가 팬텀이었으며, 배우가 류에릭이었기에, 오유 역시 사랑하리라 예상은 했었다. 그러나 온 마음을 다 빼앗길 수도 있노라는 각오가 미처 부족했다. 단숨에 인생극이 되어버린 이 작품이 연장되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드큘이 끝나면 블퀘 오페라하우스에 영혼을 바칠 예정이므로 공연 후기는 추후에 남길 예정이다. 갈라콘의 라민팬텀을 만난 뒤 자세하게 남기지 못했던 후기가 이제와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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