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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in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2019.08.15 2시

 

 

 

 

양희준 단, 김수하 진, 최민철 홍국, 이경수 십주/자모, 이하 원캐.

 

 

호평이 자자한 희준단의 데뷔작을 막공주 직전에야 만나고 왔다. 발랄하게 무대를 휩쓸고 다니면서도 능숙하게 중심을 잡고 극을 이끌어나가는 이 배우의 차기작이 무척 기대가 됐다. 몸을 상당히 잘 쓰는 데다가, 큰 움직임 중에도 노래에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었다. 특히 클라이막스부터 엔딩까지의 감정선이 몹시 좋아서 마지막까지 극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배우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가벼워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단이라는 캐릭터가 희준단의 노래와 연기로 잘 표현되어서, 아주 만족스럽게 이 극을 자첫자막 할 수 있었다.

 

 

수하진 역시 배우자첫이었는데 강렬하고 탄탄한 노래가 아주아주 인상적이어서 앞으로 자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불안함 하나 없이 시원시원하게 내는 고음이 경탄스러웠다. 미남홍국은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고, 경수십주도 공백기로 인하여 몇 번 만나보지 못했던 배우여서 재회가 기뻤다. 진중함과 가벼움이 잘 조화되어 있는 경수십주 덕분에, 이야기의 깊이감과 재미가 공존할 수 있었다. 대쪽 같이 꼿꼿한 경수자모의 캐릭터가 너무 좋아서, 무게감 있는 과거 이야기 장면의 몰입도가 높았다. 또한 골빈당 및 주조연 배우분들이 온몸을 불사르며 무대에 서고, 그것을 마음껏 즐기고 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안무를 따라 추며 오애오를 함께 외치고 싶을 정도로 흥 많은 조선 스웩이었다.

 

 

 

 

극의 제목이 다소 진입장벽이었으나, 흥으로 가득한 사람들의 성향을 반영한 가상의 조선 이야기가 생각보다 찰떡 같이 극에 녹아들어서 흥미로웠다. 사극이되 정통이 아니고, 뮤지컬이되 넘버들이 랩처럼 가사가 몹시 많으며, 익숙한 시조가 태연하게 이야기와 노래에 녹아들어 있다. 배경과 컨셉이 독특하니, 예측가능한 전개가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인물들의 사연과 그 이야기를 스웩 넘치는 시조에 담아내는 구성이 깔끔했고, 클라이막스의 당연한 절규들과 결말의 담백한 마무리가 적당한 시너지를 구축했다. 그리하여 목소리가 금지된 사회에서 목소리를 되찾으려 노력한다는 이 동화 같은 내용이 전혀 유치하지 않았다.

 

 

 

 

놓치지 않을 수 있어 다행인 극이었다. 낮공 후 공연장 앞에서 매진공약이었던 버스킹이 진행되어서 공연의 여운이 한층 오래 지속되었다. 마지막에서야 만나서 아쉽지만, 다시 올라오리라 믿는다. 이게 바로 조선 스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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