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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in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 2018.12.02 2시 공연
류정한 빅터/자크, 한지상 앙리/괴물, 박혜나 엘렌/에바, 안시하 줄리아/까뜨린느, 김대종 룽게/이고르, 이윤우 어린 빅터, 이유주 어린 줄리아. 류빅터 31차. 류한페어 삼연 14번째 공연이자 14차 관극이자 페어막공.
단 하나의 미래 넘버의 마지막에 덜컹, 하며 다리가 올라가면서 마주본 두 사람이 "위해-" 라고 길게 마무리를 하는 순간, 이것이 이 페어의 마지막 단하미라는 실감이 파도처럼 덮쳐와서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1막이 지나칠 정도로 내내 좋아서, 뮤덕 인생을 통틀어 가장 사랑하게 된 류한페어의 마지막을 마주하는 것이 너무너무 힘들었다. 최애페어를 떠나보내는 일이, 아쉬움과 섭섭함을 넘어 이토록 고통스러우리라고는 미처 각오하지 못했기에 커튼콜까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끊임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끝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지하면서 맞이하는 종언이 너무 애달프고 아파서 후기를 쓰는 지금도 자꾸 눈물이 난다. 마지막을 마주하는 것이 처음도 아닌데, 왜 이렇게 가슴이 미어지는지 모르겠다. 이만큼 애틋하게 사랑할 수 있는 페어를, 또 만날 수 있을까.
※스포주의※
첫 장면. 토욜공에서 담요를 유난히 못 덮어주던 류빅터. 워터루에서 계속 무릎 꿇고 있다가 "이 자식 체포해" 라는 말에 양 팔을 붙들려 강제로 일으켜지는 지앙리. 상수에서 걸어나온 류빅터는, 토욜에는 고개를 왼쪽으로 살짝 기울여 상황을 확인하는 듯 했고, 일욜에는 그저 만면에 미소를 지은 채 똑바로 지앙만을 응시했다. 토욜공 내내 류빅터는 맞닿기 바로 직전까지 지앙에게 얼굴을 들이밀고 눈을 마주치다가 크게 웃음소리를 내는 디테일이 유난히 많았다. 등을 지고 중위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데 지앙이 제 제안을 거부하자, 굳은 얼굴로 살짝 눈을 치켜뜨며 고개를 객석 방향으로 돌리는 류빅터 위치가 딱 내 자리 앞이라서 냉랭한 표정이 정확하게 보였다. 퇴장하기 전 중위를 보고 오른쪽 엄지로 왼손바닥을 꾹꾹 누르며 그 앞으로 다가가는 류빅터. 경례한 손을 눈 밑까지 내려 얼굴을 가려버리고는, 허리를 살짝 숙여 빈정댐을 풀풀 풍기며 "그렇지" 하고 조롱을 가득 담아 그와 눈을 마주치고선 웃으면서 나간다. 오른쪽 위에 서서 실험실을 내려다보고 지앙을 향해 돌아보며 왼손으로 기둥을 툭 짚는 류빅터. 토욜공에서는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웃었고, 일욜공에서는 "수많은 자본과 명분이 모이는 기회" 하며 박수를 짝, 쳤다. "어떤 명분이든 신의 심판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겁니다" 라는 지앙의 말에, 토욜에는 딱딱한 표정이었지만 일욜에는 마치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는 듯 씩 웃으며 무대 왼쪽으로 걸어가는 류빅터. "자넨 뭘 할 수 있었지?" 하며 워터루에서 중위에게 다가갈 때처럼 오른쪽 손가락으로 왼손을 만지작 거린다. 발끈하는 지앙의 팔을 양손으로 팍 붙든 류빅터는 토욜공에서 얼굴을 아주 가까이 들이밀며 빤히 눈을 마주치다가, 씩 웃으며 "이제야 자네답군" 하고 말한 뒤에 왼손으로 지앙 오른쪽 뺨을 잠깐 만지고선 웃으며 뛰어간다. 일욜공에서는 팔을 강하게 붙들고, 뺨도 즉시 턱 만지면서 번뜩이는 눈으로 지앙과 시선을 마주한다.
단하미. 토욜도 좋았지만, 일욜의 단하미는 기대하고 상상할 수 있는 완벽 그 자체였다. 류빅터와 지앙리 모두 음 하나하나를 꾹꾹 눌러가며 풍성하게 공간을 채워갔고, 팽팽한 긴장감과 설득당하는 개연성과 마지막 화음까지 너무나 훌륭했다. 이 듀엣을 다시 보고 들을 수 없음이 매우 고통스럽다. 토욜공에서 류빅터는 난간에 양손을 올린 채 상체를 확 앞으로 숙이는 자세를 여러 번 취하며 지앙을 향한 설득에 적극성을 실었다. "과학은 그 의미를 밝혀낼 뿐" 하며 재차 반박하는 지앙의 말에, 토욜공의 류빅터는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난간을 탁 치며 하, 하고 한숨을 토해내면서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살짝 왼쪽으로 하늘을 잠깐 올려다본 뒤 오른쪽으로 뒤돌아 뒷짐을 진다. 반면 일욜공에서는 한쪽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쉽게 넘어오지 않는 앙리를 재미있어했고, 약간의 어이없음이 맺힌 역삼각형의 입모양으로 허공을 보며 웃는 미소가 너무 예뻤다. 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양손으로 지앙의 말을 두 차례 막는 디테일은 양일 모두 했다. "지금 당장을!" 하고 텀을 준 뒤, "바꾸자는 거지" 하고 부드러운 설득조로 말하는 디테일은 목욜과 일욜에만 하고 토욜에는 안했다. 다리 위로 뛰어올라간 지앙의 객석을 향해 오른팔을 옆으로 펼치는 디텔은 매번 있는데, 토욜공에서 류빅터도 똑같이 오른손을 들어서 옆으로 펼쳤다. 류빅터와 지앙리가 서로를 똑바로 마주보며 다가가 손을 꽉 맞잡는 그 마지막 장면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유난히 기분이 좋았던 토욜공의 류빅터는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계단을 뛰어 내려와 청년미 넘치는 목소리와 어조로 웰링턴 장군에게 인사하다가, 전쟁이 끝났다는 말에 확연히 표정을 굳힌다. 그러다 말하지 않아도 알겠다는 듯, "오른팔이 필요하시겠군요!" 하며 눈을 번뜩인다. "부탁이야, 친구" 하며 토욜공에서 얼굴을 훨씬 가까이 댔다. 그대로 시선을 고정하여 몇 걸음 뒤로 걸으면서 만면에 웃음을 띄운 채 지앙을 바라보다가 휙 몸을 돌려 걸어나간다. 목토일 모두 룽게에게 "명령이야!" 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넌 넘버 마지막까지 조명이 한참 켜져 있어서 환하게 웃는 지앙의 표정이 끝까지 잘 보였다. 정적이 앉은 파티장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무대 바로 앞까지 나온 류빅터는, 눈썹을 위로 치켜뜨며 홱 몸을 돌려 왼쪽 코트자락을 붙잡고 무대 하수의 계단으로 올라가버린다. 갑작스러운 월터의 자기소개에, 류빅터는 '쟨 뭐야' 하듯 인상을 찌푸린 표정으로 상체를 살짝 뒤로 기울이며 경계하다가, 이어지는 찬사에 우습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며 묘한 표정으로 그를 구경한다. 월터가 엄마에 의해 제지당하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몸을 돌려 인사하고 나가려던 류빅터는, 슈테판의 호통에 등진 상태 그대로 월터의 이름을 크게 부른다. 항상 오른쪽 손가락을 튕겼는데, 일욜공에서는 이리오라고 검지를 까딱거리면서 마치 개를 부르듯 혀를 굴려 소리를 냈다. 류빅터는 "재밌어?" 하며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고선 나가버린다.
외소이. 목욜은 지호빅터, 토욜은 지훈빅터, 일욜은 윤우빅터로 골고루 만났다. 일욜공에서 윤우빅터가 내내 엉엉 울며 너무나 여리고 아이 같은 모습을 보여줘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아버지가 죽고 나서 "마녀다 속지마" 하며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였을 때, 지훈빅터는 얼어붙은 듯 서서 황망한 표정으로 두리번거렸고, 윤우빅터는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는데 얼굴에 눈물이 가득했다. "세상에 버려진 우,리" 하며 애달픈 미소로 빅터를 내려다보는 혜나엘렌. "저주가 잊혀지기를" 하며 간절하게 양손을 부여잡은 채 하늘을 올려다보던 혜나엘렌은, 평화를 상징하듯 "슈우웅-" 하며 달려오는 줄리아를 발견하고 감사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재차 하늘을 올려다보며 미소를 짓는다. 어린 빅터가 넘어지자 "빅터," 하며 다가가려던 혜나엘렌은 줄리아가 먼저 다가가지 멈칫하며 그들을 바라본다. "빅터는 아픈데 울지 않네?" 라는 줄리아의 물음에 살짝 움찔하며 그를 올려다본 윤우빅터는, 고개를 다시 아래로 떨구고 떨리는 목소리로 "울면 안돼.. 사람들이 얕봐.." 하고 대답했다. 강아지를 안은 빅터가 나가자 무대 왼쪽 앞으로 달려나와 이러지 마시라는 듯 하늘을 올려다보며 다시 기도를 시작하던 혜나엘렌은, 스파크가 튀는 소리에 설마 하는 표정을 짓고선 아아악, 하며 뛰쳐나간다. 끌려나올 때부터 활짝 웃고 있던 지훈빅터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몸을 돌렸다가 뛰어오는 엘렌을 발견하고 그제야 엉엉 울기 시작한다. 윤우빅터는 손가락을 내미는 줄리아를 보며 울기 시작하다가, 고개를 세차게 도리도리 저으며 떠나고 싶어하지 않음을 온 몸으로 표현한다. 토욜공에서 "어서 빅터, 기차에 올라" 하며 달려나오는 혜나엘렌의 목소리가 몹시 단호했지만, 그에 반비례하여 2막 그날에 내가 넘버에서 무너지는 감정이 훨씬 일렁였다. 앙리에게 달라붙어 한탄하다가 엘렌을 발견한 류빅터가 그를 확 밀칠 때, 일욜공에서 "뭐하는 거야" 하고 입모양으로 화를 내고선 달려나갔다. 일욜공연의 류빅터는 원래 대사가 없어 마이크가 꺼져 있는 장면들에서도 내내 추임새나 동작 등의 디테일을 넣어서 텍스트를 여백 없이 꽉꽉 채워냈다.
한잔술. 류빅터가 거의 맞지도 않았는데 잽싸게 달려온 지앙은 그의 몸 위에 제 몸을 내던지듯 엎어지며 온몸으로 그를 보호한다. 그것도 모르고 아퍼, 아퍼, 아퍼, 하며 찰싹찰싹 그를 때리는 류빅과, 세상 하찮게 뒤로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지는 지앙. 끌어안을 듯 서로의 팔을 움켜쥐며 일어난 두 사람. 여기 맞았다고 다 이르는 류빅터와 그걸 또 다 받아주고 있는 지앙리. 일욜공에서 여기 맞았어, 하는 류빅터 말에 그랬어? 하고 지앙리가 다정하게 우쭈쭈해주니까, 이어서 여기 맞았어, 여기도, 하면서 뺨과 팔 아래와 허리 위쪽을 가리키는 류빅터ㅋㅋㅋ 그리고 지앙은 친절하게 그 부분들에 전부 호, 호, 호, 하고 달래줬다ㅋㅋㅋㅋㅋ "뭔 개소리야!!" 하는 말에 벌떡 일어나는 류빅터에게 "빅터, 앉으세요" 하는 지앙과 고분고분 앉는 류빅터 디텔은 양일 모두 있었는데, 일욜공에서는 류빅이 "앉아야지," 같은 말을 입모양으로 중얼거리며 앉았다. 술을 전부 쏘겠다는 말에 토욜에는 "너 돈 없잖아" 라는 류빅 말에 지앙리가 "조용히 해!" 라고 나지막하지만 단호하게 말했고, 일욜에는 류빅이 "정신 차려, 너 돈 없잖아" 라고 해서 지앙이 그냥 꾹 입을 다물고 있었다ㅋㅋ 다들 박수를 치며 상황이 무마되면 류빅터가 깔깔대며 박수를 치는데, 일욜에 유난히 어깨를 크게 돌리며 큰 동작으로 박수를 쳤다. 토욜공에서는 "살인을 하지 않고서야~" 하고 나긋하게 말하던 류빅터가, 일욜공에서는 "않고서야!!" 하고 큰 목소리로 외치듯 주정을 부렸다. 평소에는 "취했구나~" 하는 앙리의 말에 손을 뿌리친 류빅터가 "나 안 취했거든?" 라고 짜증을 내는데, 토욜공에서는 빙글빙글 웃으며 지앙 쪽으로 상체를 숙이고서는 "내가 취해보여?" 라고 하더니 그 얼굴에 대고 푸우우, 하며 술냄새를 뿜어냈다. 그리고 이어지는 원래 대사가 "왜 돌아왔어? 연구도 쫑났으니까 가보라고 했잖아" 인데, 이날 류빅터는 "연구도 쫑났으니까 가보라고 했잖아" 라는 말을 먼저 해버렸다. 그리고 아주아주 미세한 텀을 두고 "왜 돌아온거야?" 하며 이어갔다. 류빅터가 테이블 위에 올라가 "마음껏 즐기라구~" 하며 오른쪽 앙상블들을 향해 말할 때, 목토일 모두 지난 공연들보다 허리를 많이 숙여 눈을 똑바로 마주치면서 더욱 취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위대한 이상의 추락이여~" 성악풍은 어떻게 박제가 안될까요ㅠㅠ "나 떠러진다" 하고 날 받으라는 듯 지앙을 슬쩍 보고는 우당탕 떨어진다.
지앙이 따라준 술잔을 내려다보고는 피식 웃는 류빅터. 절망을 지앙의 잔에, 슬픔을 자신의 잔에 따르고서는 "비워내쟈 털어내쟈" 하며 혀 짧은 소리를 낸다. 류한페어의 시그니쳐인 "까~~나~~~" 하고 길게길게 뽑는 고음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또 눈물이 터졌다ㅠㅠ 페어막의 한잔술은 정말 울면서 웃을 수밖에 없었다ㅠㅠㅠ 깔깔거리며 부어라 마셔라 하던 지앙이 춤을 추러 나가자, 류빅터는 옆에 남앙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좋아한다. 그 옆에 여앙이 앉으면서 손을 흔드는데, 류빅터는 목토일 모두 왜 저러냐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상체를 약간 뒤로 비스듬히 젖히며 손가락을 부드럽게 움직이며 답인사를 해준다. 앉은 채 허리를 앞으로 확 숙인 채 싱글벙글 웃으며 지앙리에게 집중하는 류빅터. "죽고 나면 관짝에 담길 인생들아!" 하는 지앙의 말에 "맞아맞아!" 하며 큰 소리로 동조하지만, 화를 내는 사람들의 기세에 금세 쭈그러든다. 소리지르라는 지앙의 말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큰 목소리로 환호를 지르는 류빅터. 지앙의 춤을 보고선 이건가? 하듯 발을 움직여 스탭을 따라해보다가 이내 깔깔대며 객석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같이 하라고 주변에서 선동하자 손까지 휘휘 내저으며 안한다고 앙탈을 부리던 류빅터는 금세 신나서 테이블 위로 올라가 몸을 푼다. 지앙과 함께 하는 회차에서 무조건 골반부터 돌리는 류빅터와ㅋㅋㅋ 다 받아주면서 하늘 찌르는 동작을 잊지 않는 지앙리ㅋㅋㅋ 앞에서 신나게 춤추고선 테이블 위로 다시 올라간 류빅터는 양손에 하나씩 잔을 들고 지앙리는 오른손에만 하나 든다. 꺄아아아아, 하는 돌고래 소리를 내는ㅠㅠㅠ 류한도ㅠㅠㅠㅠ 마지막이었어ㅠㅠㅠㅠ
호들갑스럽게 달려오는 룽게를 따라하며 "도련님~ 도련님~" 하는 류빅터 디테일이 목토일 다 있었다. 태연히 테이블 위에 서있던 류빅터는 건배하자며 지앙에게 잔을 내미는데, 일욜에는 지앙이 멈칫하더니 일단 짠- 해줬지만 술이 없다는 듯 잔을 뒤집어 탈탈 털었다. "장의!!!" 하고 소리 지르다가 류빅터는 양손을 번갈아가며 막다가 쉿, 하는 제스쳐를 취하며 애써 진정하려 노력하고, 지앙은 괜히 뒤쪽 앙상블들에게 다가가 조용히 하라고 한다. 토욜공에서는 정수룽게와의 루틴대로 코알라 자세로 끌어안겼던 류빅터가, 일욜공에서 양팔을 확 벌린 채 대종룽게에게 "안아주게" 라고 말해서 시라노 지뢰가 팡팡 터졌다. "질문입니까 명령입니까" 라는 질문에 "명령이야!" 하고 웃는 류빅터와, 부끄러워하며 안기는 대종룽게. 류빅터가 놓아준 대종룽게에게 가서 "나도 안아줄게요" 하며 끌어안는 지앙리. 술값을 내라는 주인장의 말에 "질문입니까 명령입니까" 라고 말하고선 룽게를 찾는다. 정수룽게는 동선이 오른쪽이고 대종룽게는 왼쪽이어서, "룽게! 아 여깄구나," 하고 확인한 지앙은 "쓸모가 이쪄쪄" 하고 빅터를 부르며 따라나간다. 재연에서는 잘 보였던 두 사람의 퇴장 장면이 삼연에서는 잘 안보이긴 하는데, 빅터는 항상 오른쪽으로 앙리는 항상 왼쪽으로 뛰어간다. 다음 장면을 위한 동선 상의 이유지만,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두 사람의 어긋난 운명을 매번 생각하게 된다.
나는왜. 토욜공 류빅터는 넘버 시작도 전에 먼저 울었는지 뒤돌아 가면서 눈물을 살짝 훔쳤고, 노래를 부를 때는 울지 않았다. 반면 일욜공에서는 완전히 꾹꾹 눌러부르는 와중에도 울음기가 뚝뚝 묻어날 정도로 울먹거렸다. 거울에 시선을 고정한 채 "아아아악," 하고 비명 같은 고함을 토해내면서 뒷걸음질 치다가 휙 뒤돌아서고, 그대로 이어가다가 왼쪽으로 몸을 확 틀며 "역겨워!!" 라고 강조한다. 토욜공에서 마지막 "파편에" 부분을 반박 정도 빨리 들어가서, "찢길지라도 난-" 하고 끝을 평소보다 길게 끌었다. "살해했다고 자백하는 겁니까" 하는 재판장의 질문에, 일욜공의 류빅터는 눈가에 채 추스르지 못한 감정이 잔뜩 실려 울상이면서도 입꼬리 끝에 미소를 걸었다. 여기서 류빅터가 미소를 짓는 건 처음 본 것으로 기억하지만, 확실치는 않다. 슈테판이 끼어들자 일순 표정이 굳은 류빅터는 눈을 꾹 감으며 얼굴 가득 괴로움과 자책이 담긴 울상을 지었다. "여러분 제 말을 믿으세요!!" 하며 끌려나가는 류빅터.
너꿈속. 일욜공에서 류빅터는 "넌.... 사, 사형은 면할 수 있어" 라고 더듬거리며 철창을 왼손으로 붙들었다. 지앙리는 양일 모두 "니가 살아야 우리 연구를 계속할 수 있으니까" 하고 속삭이듯 속사포로 쏟아냈다. 지앙리가 "그러니까 너 나 대신 살아" 하고선 "친구야," 라고 입을 떼자 너꿈 반주가 시작된다. 토욜공에서는 "앙리, 말도 안돼" 하고 류빅터가 입을 떼자마자 지앙리가 단호하게 "친구야." 하고 한 번 더 그를 불렀다. 그 부름에 류빅터는 완전히 꿀 먹은 벙어리가 된 듯, 어떠한 말도 잇지 못하고 말문이 턱 먹혀버린 얼굴로 지앙을 바라봤다. 일욜공에서는 류빅터가 "말도 안돼, 앙리, 이건 아니야" 하며 울먹였고, 지앙리는 흔들림 없는 자세로 "너 처음 만났을 때" 하며 입을 뗐다. 토욜공에서 "지금 그 순간이 다가온거야" 부분에서 류빅터는 지앙이 가까이 다가오니 철창 사이로 오른손을 간절하게 뻗었는데, 지앙은 설득하듯 묶인 양손의 손바닥을 밑으로 한 채 살짝 아래에 손을 뒀다. 두 사람의 손이 완전히 어긋나게 위치한 그 찰나의 공간적 여백이 감옥의 푸르스름한 조명과 맞물리며 상당한 시각적 임팩트를 선사했다. 앙리의 이름을 계속 부르며 우는 류빅터의 목소리가 지앙의 마이크를 타고 들어왔다. "괜찮아 행복해" 하며 손을 뿌리치고 앞으로 뛰어나가는 지앙과, 뒤에 남겨져 고개를 뒤로 젖히며 엉엉 우는 류빅터. "앙리 제발 부탁이야" 하며 끌려나간다. 지앙리는 계단을 오르는 중간에 비틀대며 쓰러져 난간을 부여잡은 채 "모든 걸 버리고" 하며 울먹이는 디테일과 병사의 손에 끌려 휙 밀쳐져서 단두대에 손을 얹고 미끄러지듯 바닥에 주저앉는 디테일을 다 했다. "너의 꿈에" 하고 길게 뽑은 뒤 잠시 멈춘 지앙리는 두려움 가득한 얼굴에 살짝 미소를 비치고선, "살고 싶어" 라고 토해내듯 쏟아내며 마지막 음을 끝내기 직전에 일어서서 손을 아래로 확 내렸다. 하지만 넌 넘버에서의 환한 미소와, 단두대 앞에서의 온갖 감정이 뒤섞인 얼굴이 스치듯 겹치는 지앙리의 마지막 순간.
생창. 반드시 앙리를 살려내겠다는 일념으로 위압적이고 간절하고 절대적으로 부르는 류빅터의 생창. 실험일지를 품에 넣고 왼편으로 걸어가면서 왼손을 옆으로 뻗었고, 뒤쪽 천둥번개가 휘몰아치도록 하는 장면에서는 양팔을 벌렸다. 단하미에서부터 주장했던 바 대로, "생명은 어차피 우연의 소산물" 라고 하며 하늘을 형형한 눈빛으로 올려다본다. 기계를 처음 가동시키기 위해 밀어올리는 레버가 2개인데, 일욜공에서 오른쪽 레버가 툭 떨어져서 소리가 크게 났다. "숨막히는 세상을" 하고 "벗어나-" 부분을 토일 모두 살짝 길게 해서, "붉은 피 솟구쳐" 라고 들어가는 부분이 약간 엇박이었다. "맞서!!!" 하며 하늘을 향해 왼손을 쭉 뻗다가 "싸워" 하며 그대로 주먹을 꽉 쥔다. 휘몰아치는 생창에 끝내 압도당할 수밖에 없다. 흐트러진 머리로 온 힘을 다 쏟아낸 얼굴을 한 채 레버에서 손을 떼고 머리께에 손을 가져다 대면서 눈금을 확인하는 류빅터. 내려가면서 기계를 원래대로 돌려놓고 물이 담긴 세 개의 플라스크를 하나씩 짚어가며 확인하는 것까지의 디테일을 다 했다. 문을 열기 위해 레버를 올리기 전, "후," 하고 숨을 토해내는 디테일을 목토일 모두 했다. 토욜공에서는 깊고 크게 내쉬었고, 일욜공에서는 작게 토해내듯 한숨을 뱉었다.
서있는 지괴를 발견하곤 "세상에," 하며 가까이 다가가는 류빅터. 몸을 확 낮춰 지괴와 데칼코마니처럼 자세를 만든 류빅터가 "내 말 잘 들어" 하는 디테일은 목욜과 토욜에만 했고, 일욜에는 바로 "천천히," 하며 일어서보라 독려한다. 목욜과는 다르게 끌어안기도 전에 이미 그가 앙리라 단정짓고 환하게 웃고 있는 류빅터. 자신의 등을 쓰다듬는 류빅터의 행동을 따라하듯 오른손을 허공에 휘휘 젓는 지괴의 평소 디테일이 양일 모두 없었고, 대신 추위를 느끼는 듯 오른손을 덜덜덜덜 떨었다. 지괴가 룽게를 물자, 토욜공에서 류빅터는 달려가서 "세상에," 하고 울먹이며 룽게를 살피다가, 그가 죽자 그를 마구 흔들며 "안돼!!" 하고 소리를 질렀다. 상체를 꼿꼿이 세운 채 워어어어억, 아아아아악, 하며 흡사 슬픔을 토해내는 짐승과 같은 절규를 토해내는 류빅터. 지괴의 목을 조르다가 쇠사슬을 놓치자 제 손을 내려다보며 작게 "아니야," 하고 중얼거린 류빅터는 벌떡 일어나 총을 향해 달려가면서 큰 소리로 "안돼!!" 하고 외쳤다. 두 발 모두 쳐다보지 못하고 힘겹게 방아쇠를 당기는 류빅터와 코트 뒷자락을 휙 날리며 깨진 창문 너머로 사라지는 지괴.
2막. 도망자. 다리 위로 걸어들어오는 순간부터 류빅터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던 지괴는, 앙리라는 부름에 오른쪽으로 몸을 살짝 틀고 허리를 숙이며 "그렇게 부르지마!" 하고 토해내듯 말하고 소름끼치는 신음소리를 흘린다. 그 위압감에 멈칫대며 살짝 뒷걸음질 치는 류빅터. "내가 태어났을 때," 하고 "아니지," 하며 명백한 비아냥을 담은 지괴는 "내가 만들어졌을 때" 하고 우아하게 흘리듯이 말한다. "그건 오해야 앙리!" 하는 말에 낄낄거리고 웃으며 "앙리, 또, 앙리." 하며 무겁게 정적을 내리는 지괴. 우스워 죽겠다는 듯 웃음을 내뱉으며 허공으로 휙 실험일지를 던진다. 원하는 게 뭐냐는 류빅터의 질문에 토욜공의 지괴는 역시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는 듯 아아, 하고 감탄사를 흘린 뒤 비꼬는 목소리로 따라했고, 일욜공에서는 짧은 침묵 후 냉랭함이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로 그 말을 반복한다. 도망자 넘버를 부르며 지괴는 도망치듯 무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이는 류빅터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토욜공에서 다리 오른쪽에 선 지괴와 무대 왼쪽 아래에 선 류빅터가 서로를 마주보는 장면의 구도와 조명과 상황이 완벽했다. 토욜에는 도망치는 지괴를 보지 않고 쐈지만, 일욜에는 마치 현재의 류빅터가 과거로 뛰어들어갔다는 듯이 괴물을 똑바로 응시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남자의 세계. 모든 가사에 쉼없이 디테일을 넣는 혜나에바. 토일 모두 폭력이 익숙한 지괴였는데, 덜덜 떠는 상대를 마주한 순간 그의 얼굴을 붙잡고선 빤히 들여다보다가 무대 앞으로 걸어나와 하수 쪽을 향해 살짝 비껴선 채 머뭇댄다. 토욜공에서 지괴는 손 끝으로 자신의 코와 입과 목의 상처와 가슴을 천천히 만지며 손을 미끄러뜨리듯 떨궜다. 그 흔들리는 눈동자가 인간과 닮았으나 같지 않은 스스로를 처음으로 인지한 듯 위태로워 보였다. 일욜공에서는 입가와 목의 상처, 가슴께를 만지며 인간과 뚜렷이 구분되는 자기자신을 서서히 인식하는 느낌이었다. 상대였던 인간을 죽이는 이고르의 동작에, 토욜공은 살짝 움찔하며 시선을 뒀고, 일욜공은 그쪽에 잠시 시선만 두고 걸어나갔다. 우아한 목소리로 오버스럽게 찬사를 던지며 나오는 류쟈크는 목토일 모두 혜나에바에게 환호를 더 보내라는 모션을 취했다. 몬테 때도 그랬지만, 박수만 치고 있다가도 류배우님의 환호 유도 손동작만 보면 무조건반사처럼 환호성이 입에서 튀어나온다. "손님들 계시잖아 조용히 해야지" 하는 나긋한 류쟠의 말에, 잘못했다는 듯 몸을 배배 꼬다가 "지랄" 하고 귀엽게 말하는 혜나에바. 일욜공에서는 힝, 하고 몸을 흔드는 혜나에바를 보며 '그렇지, 착하지'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다가, 귀여운 발음 때문에 단어를 바로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 끄덕거렸다. '그렇지 지랄.... 응? 지랄?' 하고 나중에야 욕임을 깨닫고선 다시 한소리 하려 들지만, 페르난도의 등장으로 실패한 류쟈크. 네가 알아서 하라는 듯 자신을 끌어당겨 짜증스럽게 밀치는 혜나에바의 손길에, 류쟈크는 마뜩치 않다는 울상을 지으면서도 그에게 걸어간다. 목토일 모두 목에 손을 가져다대고 큼큼, 하고 다듬고선 페르난도의 하이톤를 따라했다. 혜나에바에게 "혈압 있잖아" 하는 디텔은 토일만 했다. 토욜공에서 우와아아악 하며 퇴장하던 혜나에바가 채찍으로 류자크 등을 찰싹 때리고 나갔다. 목욜공에서 "미쳤나바" 하고 작게 본심이 튀어나왔던 류쟠은, 토일 모두 명확한 발음으로 똑같은 디테일을 했다.
넌괴물. 토일 공연에서 류쟈크는 넌괴물 시작 전에 "괴물 슨생님 오셨어요? 못생긴게!", 난괴물 직전에 "뭘봐 못생긴게!" 하는 디테일을 넣었다. 대신 괴물을 때려주는 앙상블을 칭찬하는데, 일욜공에서 왼쪽 심건우 배우에게 쪽, 하고 허공으로 키스를 날려줬다. 실험일지에서 "사랑하는 친구 앙리의 머리를" 라는 대사는 목토일 다 했다. 부랑켄 류쟠은 엄청엄청 예뻐서 이전만큼 무섭진 않았지만, 잔인함은 더 부각됐다. 인두로 지질 때 조용한 카괴에게 하지 않았던 "더럽게 꺽꺽거리네" 하는 디테일을, 신음소리를 토해내는 지괴에게는 했다. 일욜공에서 이고르와 반품 드립을 치고 마지막으로 깔깔대며 웃는 장면에서, 동선을 잠시 착각했는지 아니면 새로운 디테일인지 류자크가 지괴의 왼쪽 얼굴에 거의 밀듯이 오른손을 턱 가져다대며 노래를 이어갔다. 무대 왼쪽 앞까지 밀려 바닥에 무릎을 꿇은 지괴와 지팡이를 양손으로 꼭 붙든 채 가식적으로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어내며 내려다보는 류쟈크. 왼쪽 앙리의 머리만 보이는 지괴의 얼굴에 제 얼굴을 가까이 들이민 류자크는 "이게 바로" 하고선 속에서 우러나오듯 굵은 목소리로 비웃음이 가득 실린 웃음 소리를 토해낸 뒤 "너의 정체" 하며 이어간다. 그대로 "인간이 만든 쓸.모.없.는. 괴물" 하며 강조하고, 양팔을 교차한채 비틀대며 서있는 지괴의 뒤쪽에 서서 "쓸모없는" 하고 왼쪽 귓가에 불어 넣듯이 선언하는 류자크. 뒤쪽 디테일은 이전과 동일했다. 넘버 시작 전 음향사고가 있었던 목욜공에서만 "어우 짜증나" 하고 신경질을 부렸던 것 같다.
그곳에는. 양손으로 까뜨린느의 양 손목을 붙든 지괴는 얼굴을 들이밀며 "내가 무섭지 않아?" 라고 묻는다. 덜덜 떨며 "무섭지 않아요" 라고 답하던 시하까뜨는, 자신을 좀 더 강하게 붙들며 상체를 꼿꼿이 세우는 지괴의 위협에 히익 소리를 내며 고개를 더 숙이고 덜덜 떤다. 지괴는 그런 까뜨린느의 팔을 귓가까지 들어올리며 위에서 포개듯 몸을 기울인 채 그의 머리를 감싸안을 것처럼 손을 움찔댄다. 옅은 괴로움과 번뜩이는 눈빛의 표정이, "난, 인간이," 하고 운을 떼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차오르는 지독한 슬픔으로 젖어든다. "아닌데" 하며 넌괴물에서 류쟠이 그랬던 것처럼 까뜨린느의 왼쪽 귀에 속삭이듯 말하는 지괴의 상처 입은 얼굴. 눈부시게 반짝이기에 더욱 처연한 넘버.
산다는 건. 매번 좋아서 오히려 남길 글이 많이 않은 시하까뜨린느의 넘버. 우물 뒤 무대 왼쪽편에서 끌려나오던 지괴는 무대 앞까지 나오며 마치 화가 난 짐승처럼 객석을 향해 덤벼들 기세로 몸을 던지지만, 앙상블에게 끌려 독방으로 확 밀쳐진다. 짧은 보폭의 다급하고 긴장된 걸음으로 독방 앞까지 미끄러지듯 걸어간 시하까뜨는 주먹을 쥔 한 손을 내려다보며 눈을 질끈 감고선 문을 두드린다. 물을 마시고 바가지를 다시 건네준 지괴의 얼굴이 작은 창문 너머로 양일 모두 보였다. 자신의 손목을 붙드는 지괴의 손길에 "하지마, 하지마" 하며 바닥에 쓰러진 뒤 고통이 가득 담긴 음을 쏟아내던 시하까뜨가, "짐승이 양심이" 하며 얼굴을 팍 치켜들고 객석을 바라보는 순간의 넘실대는 눈빛이 어마어마하다. 무대 앞쪽으로 크게 반원을 그리며 큼직한 발걸음을 옮겨 우물께로 돌아온 뒤 바가지를 던지며 고통스러워 하던 시하까뜨는, 찢겨진 옷과 몸과 마음을 보며 허탈한 미소와 망연한 슬픔을 내뿜는다. 넘버 하나 안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시하까뜨의 감정이 몹시 강렬하며 설득력이 높다.
지방공에서 지괴는 계속 추바야의 어깨에 양손을 얹고 몸을 허공으로 날려 반의 반바퀴 정도 휙 도는 동작을 했다. 이 격투 장면에서 왼쪽 구조물 위 꽁냥대는 류쟈크와 혜나에바. 토욜공에서는 마주보고 서서 왼쪽 오른쪽으로 엇갈리게 움직이며 춤을 췄고, 일욜공에서는 귀엽게 몸을 흔들었다. 페르난도의 수상함을 눈치 채고 "갔다올게" 하고 다정하게 말한 류쟈크는 일욜공에서 오른손으로 바이바이 하듯 손가락을 움직여 인사했다. 까뜨린느의 머리채를 잡고 끌어낸 류쟈크는 "어후 짜증나!" 하면서 남앙들에게 투덜대고, 짜증스럽게 검지를 눕혀 속눈썹을 쓱쓱 위로 올린다. "자.비." 하며 입모양으로 혜나에바를 따라하는 디테일은 계속 했다. 추바야를 죽이고선 "죽은 거 맞지?" 하고 대종이고르에게 한 번 더 확인하는 류자크. 날로 잔혹해지는 혜나에바가 까뜨린느에게 다가가자 일어나서 한쪽에 지팡이를 짚은 채 짝다리로 서서 그 상황을 지켜본다. 목욜공이었나, 피 묻은 칼을 혀로 살짝 핥는 혜나에바 디테일 보고 깜짝 놀랐다. 반품 및 품절 드립 이후 혜나에바에게 찐하게 키스한 류쟠은 "어우 힘 뻗쳐" 하면서 덩치를 키우듯 팔을 벌리고 요상하게 넓은 보폭으로 퇴장했다. 토일공에서 혜나에바는 그런 그를 보고 "미쳤나바" 하며 꺄르륵 대며 따라갔다.
난괴물. 텅빈 공간을 울리는 바람소리가 흘러나오고 반주의 첫 음이 흘러나오는 순간부터 항상 눈물이 쏟아지는 넘버. "너희완 달라" 하며 객석을 향해 시선을 두며 내뱉듯이 말하는 지괴 디테일. 팔을 크게 휘적거리며 뒤틀린 손목의 엄지와 검지 사이 손등으로 제 가슴을 퍽퍽 내리치고, "내게도 심장 뛰는데" 하며 눈을 꼭 감은 채 양손으로 심장께를 부여잡는다. 횃불을 뺏어들고 매번 휘청이며 넘어지는데, 토일 공연에서 끄어어, 하는 특유의 신음소리를 냈다. 상수에 횃불을 던져넣자 피어오르는 연기에 잠깐 시선을 두며 뒷걸음질 친 지괴는, 무대 앞쪽 가운데로 나와 무릎을 꿇은 채 "나의 신이여 나의 창조주시여!!!" 하고 고함처럼 원망한다. 뒷배경이 불길에 휩싸여 조명까지 새빨간 이 장면에서, "내가 아팠던 만큼 당신께 돌려드리리" 하는 지괴의 눈가 주변이 노여움과 눈물로 새빨갛게 이글거려서 시각적 임팩트가 몹시 강렬했다. "빠뜨리리라" 하며 고음을 쏟아내고선 벌러덩 뒤로 넘어진다. 토욜공에서 쾅, 쾅, 콰앙, 하며 발을 세 차례 구른 지괴는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무릎을 꿇은 채 객석을 향해 앉아 가슴의 응어리가 말이 되어 나오지 않는다는 듯 계속 으어어, 어어어, 하는 고통스런 신음을 뱉어낸다. 표현할 수 없는 슬픔으로 파들거리는 손끝을 입가에 가져다대며 괴로워하던 지괴는 문득 손목의 상처를 발견한다. 그대로 목의 상처와 손목의 상처를 만지며 더욱 고통스럽게 침잠한다. 일욜공에서는 몸을 일으키지 않고 드러누운 채 끄어어, 소리를 내며 괴로워하다가 그대로 "어젯밤," 하며 노래를 시작했다. "날 꼭 안아주는," 하며 주섬주섬 양팔로 자기자신을 끌어안는다. "포근한 가슴에 얼굴을" 하며 오른뺨을 손으로 감싸고 눈을 꼭 감은 지괴는, 남아있지도 않은 온기를 애타게 갈구한다. 마지막 "살 수 없었나," 하고 음을 길게 늘이다가, 왼손을 약간 더 위로 한 채 양손을 하늘 위로 간절히 뻗으며 마무리한다.
그날에 내가. "안돼!!!!" 하고선 마치 룽게가 죽었을 때처럼 아아악, 어어억, 하는 고함 같은 신음을 크게 쏟아내며 무너져내리는 류빅터. 토욜공연에 디테일이 엄청 많았고, 일욜공은 정석적이었다. 토욜공에서 류빅터는 고통스럽다는 듯 오른손을 살짝 주먹 쥔 채 가슴에 가져다댄 채 눈물을 쏟았고, 혜나엘렌은 그 손을 감싸며 다독였다. 류빅터를 일으켜 세우면서 혜나엘렌이 그의 머리 위쪽에 닿을듯 말듯 키스했고, 정수룽게가 손을 잡아 끌기 직전에 눈물을 쏟던 류빅터가 혜나엘렌의 오른쪽 어깨에 고개를 파묻었다. "빅터.. 미안해.." 라는 엘렌의 말에 "느나아, 느나아," 하고 발음을 다 뭉개며 그를 부르는 류빅터. 토욜공에서 "누나 미안해 가지마" 하고 발음을 다 뭉개며 가슴을 찢을 듯 엉엉 울었고, 일욜공에서는 "누나 미안해" 하며 어어엉, 하고 세상 다 잃은 아이처럼 울었다. 엘렌이 매달린 처형대를 향해 파들거리는 오른손을 들어올리며 무너지는 류빅터의 마지막 실루엣.
상처. 자신이 "인간이 만든 생명" 임을 바로 알아챈 아이의 말에 "어떻게 알았어" 라며 놀라움과 경계와 분노와 아픔을 섞에 묻는 지괴. 아이를 호수에 밀어넣고는 아이가 앉았던 자리에 오른손을 얹은 채 수면을 내려다보며 "그러지마," 라고 속삭인다. "한 괴물이," 하며 허공으로 그 오른손을 들어올리며 바라보던 지괴는, "있었네" 하며 울음을 토한다. 노래를 이어가며 힘겹게 몸을 기울여 바닥에 눕다시피 하며 일어나는데, 평소와 다르게 일욜공에서는 객석을 향한 채 거의 앉은 자세로 노래를 하는 찰나가 있었다. 차오르는 울음에 허밍 소리를 내지 못하고 울먹이며 흐느끼는 지괴. 암전이 다 내려앉은 마지막 순간에서야 가까스로 파들거리듯 떨려오는 허밍을 허공에 흘려보낸다.
절망. 일욜공에서 류빅터는, 생창 레버를 양옆으로 벌리며 끼이이익, 하고 흘리는 지괴의 신음 소리에 맞춰 머리를 부여잡은 채 끄아아아, 하고 비명을 질렀다. 눈물 가득한 얼굴에 위태로운 미소를 걸고 "나 이곳에서 꿈을 꿨지," 하고 운을 떼는 류빅터. 토욜공에서 지괴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의심스런 눈빛으로 그런 류빅터를 관찰하듯 바라봤고, 일욜공에서는 평소처럼 조롱기를 가득 담은 몸짓으로 미끄러지듯 부서진 생창기계를 만지작거렸다. 계단의 난간을 쓸면서 내려온 지괴는 철침대 위에 눕혀진 엘렌의 머리께를 오른손으로 탕 내려치며 "또다시 만들려 했나" 하고 류빅을 비난한다. 왼손으로 류빅터의 목을 조르던 지괴는 오른손으로 그를 바닥에 내팽개치듯 밀어버린다. 바닥에 눌러붙은 채 기다시피 하며 다 뭉개진 목소리로 제발 자신을 죽여달라 비는 류빅터. 한없이 냉정한 얼굴에 잔인한 미소를 입가에 건 지괴는 단호하고 날카롭게 아직 아니라 선고한다. 사다리를 오르다가 "아직," 을 하고선 팔을 확 벌리며 "아냐!" 하고 비웃은 지괴는, 마치 단하미에서 류빅터가 그랬던 것처럼 난간 너머로 상체를 확 숙인 채 하늘을 올려다보며 "저 보름달이 갈라질 때" 하고 복수를 예고한다. 후회. 성호를 긋고 양손바닥을 맞댄 채, 손가락 끝에 코 끝이 닿을 만큼 약간 고개를 떨궈 기도하는 디테일이 목토일 모두 있었다. 줄리아에게 코트를 덮어주는 부분 가사가 "발버둥치려 했던 나의 운명을" 인데, 일욜공에서 "내 운명" 이라고 마지막 가사로 바꿔 불렀다. "내-" 라고 시작하면서 약간 동공지진 하시더니 말끔하게 음정과 길이를 맞춰서 이상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도록 이어갔다.
북극. 묙욜 류카 공연에서는 카괴가 신음을 흘리지 않았기에 북극에서 조용했던 류빅터는, 토일 모두 지괴의 신음소리를 흉내내며 그의 앞까지 다가가 양 팔을 벌린다. 미동도 없이 그림처럼 서서 그를 응시하는 지괴. 가볍게 제압하고 류빅터를 빤히 바라보면서 칼끝을 조정한 지괴가 그의 허벅지로 시선을 돌려 칼이 완전히 박혀 들어가는 것을 똑바로 지켜보는 디테일 사랑했다. 토욜공에서는 "쉬이이이," 하고 조롱하듯 달래는 소리를 냈다. 굴러떨어진 총을 향해 온몸으로 기어오는 류빅과, 바로 앞에서 그 총을 주워들고선 두 손가락으로 총 손잡이 끝을 가볍게 잡고선 조롱하듯 살짝 흔들어보이는 지괴. 어서 죽이라는 듯 양팔을 벌리고 만면에 광기 어린 미소를 짓고 있는 류빅을 향해 오른손에 쥔 총을 천천히 겨눈 지괴는 분노 어린 고함을 쏟아낸다. 그리고는 파들거리는 오른손을, 힘이 부치듯 대롱거리는 왼손을 힘겹게 들어 막고선, 총구가 자신을 향하도록 돌린 뒤 한숨을 토한다. 지괴를 쏜 류빅터는 그대로 총을 떨어뜨리고선 멍한 눈으로 제 손을 내려다본다. 토욜공연에서 지괴는 나뒹군 그대로 바닥에 누운 채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낄낄거리는 웃음을 쏟아낸다. 그대로 꺽꺽거리면서 "그 한쪽 다리론" 하고 입을 떼며 또다시 킬킬거린 지괴는, "이 북극을 절대 빠져나갈 수 없어" 하고선 신음소리를 흘린다. 그리고 "혼자가 된다는 그, 그 슬픔" 하고 끓어오르는 악마같은 웃음소리를 내며 거의 숨이 멎을 듯 웃다가 숨을 삼키듯 들이쉬며 작게 흐느낌 같은 울음소리를 두어번 토하는 것은 양일 모두 했다. 지괴는 울먹임을 담아 앙리의 목소리로 빅터를 부른다. 그리고 일요일 공연에서 지괴는, 마치 류빅터가 탄생한 자신에게 코트를 입혀주면서 그랬듯, 그의 코트 앞깃을 양손으로 잡고 여며준다. 이 디테일이 부랑켄에서 새로 생긴 류빅터의 디테일과 연결되어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 살풋 미소를 띄우며 "복수야" 하고 얹듯이 말한 지괴는 팔을 툭 떨어뜨린다.
아직 현실파악이 되지 않는 얼굴로 조심스럽게 지괴의 어깨에 손을 가져다 댄 류빅터는, 맥없이 나뒹구는 지괴의 몸에 비로소 믿을 수 없다는 듯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를 흘린다. 지괴의 다리를 툭툭 치다가 신경질적으로 흔들던 류빅터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거세게 숨을 내뱉으며 북극의 가장 높은 곳에 다시 오른다.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그대로 미끄러진 류빅터는 허둥지둥 지괴의 코트 앞섬을 여미며 "춥지, 추울거야." 하고 흐느끼고 "일어나, 일어나 집에 가자, 어서, 이대로 끝내면 안돼, 일어나" 하며 발작적으로 그의 손을 잡고 끌어당긴다. 부랑켄에서 새로 생긴 "집에 가자" 라는 류빅터 디테일의 의미를 고민하던 중, 일욜공 외소이에서 아버지에게 대드는 어린 빅터에게 "착하지 어서 집에 가자" 라고 말하는 엘렌의 대사가 귀에 꽂혔다. 자신을 위로하고 보듬기 위해 누나가 달래며 했던 말. 앙리와 함께 꿈을 꾸던, '집' 이라 명명할 수 있는 그의 성. 생명의 흔적 하나 없이 차디찬 북극의 한기 속에서 떠올릴 수 있는 마지막 온기. 이 맥락에서 이해해야만 카괴와 지괴 모두에게 하는 류빅터의 이 디테일이 설명 되는 것 같다. 마지막까지 디테일을 새로 만들어오시는 류배우님 덕에 40번을 넘게 본 이 극을 자꾸 새로이 마주하고 해석하게 된다. "맞서 싸워" 하며 하늘을 향해 주먹을 꽉 쥐어보이던 류빅터는, "나는, 나는" 한 뒤에 완전히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앙리를 부른다. 토일 모두, 류빅터는 오른손으로 괴물로 상징되는 지괴의 흰머리를 가려버리고 왼손으로는 그의 오른뺨 부근을 감싸며 온몸으로 그를 끌어안는다. 끝까지 앙리를 찾을 수밖에 없었던, 유약한 인간 그 자체였던 류빅터였다.
일욜공 북극과 생창맆이 너무너무 좋아서 암전 내내 쏟아지는 박수에도 정신을 못차리고 눈물을 쏟았다. 흘러내린 눈물이 뺨에 여즉 남아있는, 감정이 채 추슬러지지 않은 류배우님의 얼굴을 마주하니 더욱 눈물이 차올랐다. 한참을 먹먹함에 울먹이다가 류빅터의 씩, 하는 미소에 가까스로 환호를 질렀지만, 조심스럽게 악수를 청하듯 내미는 지괴의 손을 보고 다시 눈물이 터져나왔다. 고생했다는 듯, 감사하다는 듯, 여러 의미를 담은 그 손이 어쩜 그렇게 애틋하게 느껴지던지. 웃으면서 살짝 몸을 뒤로 빼고 악수를 해주지 않는 류빅터 때문에 더 울었다. 다정하게 서로를 끌어안은 류한페어는 머리 위 하트를 함께 만들고 서로에게 환호를 보내며 담백하고 정석적으로 마지막 커튼콜을 보여줬다. 이 후기의 첫 문단과 끝 문단을 맨 마지막으로 적고 있는데, 눈물이 미친 듯이 펑펑 쏟아져서 오열에 가까운 울음을 토해내고 있다. 최애페어를 이렇게 힘겹게 보내고 있으니, 오히려 류빅터의 세미막과 막공은 좀 더 담담하게 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렇게까지 아픈 감정을, 또 느끼고 싶지 않아.
지나간 캐슷은 대부분 돌아오지 않기에 결코 볼 수 없으리라 포기했던 이 페어를 만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행복했다. 덕질을 하는 매순간이 소중하지만, 류한을 보고 듣고 느끼고 감동하고 공감할 수 있었던 올해만큼은 단 한순간도 잊을 수 없으리라.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에 여즉 쏟아내고 있는 이 눈물마저 애틋한,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영영 없을 내 최애페어. 프랑켄슈타인의 류한페어. 덕분에 삼연 캐슷이 발표된 4월부터 너무너무 즐겁고 행복하고 감사했어요. 안, 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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