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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in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 2018.12.08 7시 공연



류정한 빅터/자크, 카이 앙리/괴물, 박혜나 엘렌/에바, 안시하 줄리아/까뜨린느, 김대종 룽게/이고르, 김지호 어린 빅터, 이유주 어린 줄리아. 33번째이자 마지막 류빅터 관극. 류빅터 막공. 류카 페어막. 카앙 및 혜나엘렌 막공. 프랑켄슈타인 삼연 세미막. 마지막이지만 평소처럼, 마치 끝이 아닌 것처럼 평범하게 남겨보는, 류빅터 막공 후기.


※스포있음※


마지막 워터루. "앙리!" 하며 등장하여 세상 환하게 웃는 류빅터. "앙리 뒤프레!" 하고 양팔을 벌리며 재차 풀네임을 부른 뒤 박수를 짝, 치며 말을 이어간다. 카앙의 반박에 굳은 얼굴로 멈춰 있던 류빅터는 단호하게 성큼성큼 다가가 그의 면전에서 총을 흔들며 "총살 당하겠다는 건가?" 하고 비웃음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로 묻는다. 반박하지 못하는 그를 보며 웃은 류빅터는 나가려다말고 시야에 걸린 중위를 발견하곤 손을 만지작거리며 다가가 그의 바로 앞에서 허리를 확 피고 똑바로 서서 "조국의 영광을 위하여" 라고 말한다. 그의 경례를 고쳐주고 "그렇지," 하고 낮은 목소리로 한껏 비아냥대고선 하하하 웃으며 퇴장한다. 오른쪽 구조물 위에서 미소를 건 채 아래를 내려다보다가 "이건 단지 기회일 뿐이지" 하며 카앙을 바라보고, "수많은 자본과 명분이 모이는 기회" 하며 양팔을 벌리면서 왼손으로 기둥을 살짝 잡는다. 룽게에게 실험일지를 달라고 할 때 서울에서는 그냥 "실험일지" 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방공 정수룽게와의 회차에선 "내 실험일지" 라고 했다. 나중에 노트를 건네 받을 때 "예, 챙겨야죠 대위님" 이라고 말하는 대종룽게와 다르게 정수룽게는 그냥 "네~" 로 끝내기 때문에, 실험일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넣은 디테일이 아니었을까 짐작만 해본다. 카앙의 이의제기에 냉랭한 표정에서 눈썹만 살짝 치켜뜨며 무시하는 류빅터. 두 번째 시체가 들어있는 철제기계를 오른손으로 살짝 잡고 자세히 들여다보는 디테일은 막공에서만 봤다. 박수를 짝, 치며 "아, 방금 뭐라고 했지?" 하고 낮은 톤으로 아무렇지 않게 묻는 류빅터. 카앙의 말을 자르며 "그 어떤 명분도! 신의 심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며 펜으로 결제판을 탁 친 류빅터는, "자네 참," 하고선 몹시 빈정대는 톤으로 허리를 살짝 숙여가며 "고루하군" 라고 조롱한다. 주위를 환기하듯 박수를 살짝 또 친 류빅터는 그대로 마주한 손을 만지작대며 다가가, "소독약이나 발라주고" 하며 손등을 쓰다듬고 "기도해주는 것?" 하며 양손바닥을 맞대 기도하는 모션을 취하며 한껏 그의 노력을 비아냥거린다. "말씀이 지나치시군요!" 하는 카앙의 말을 똑같이 따라하고선 왼손으로 그의 오른쪽 뺨을 턱 잡은 류빅터는 "그래," 하고 눈을 번뜩이며 정확하게 시선을 마주한다. "이제야 자네답군" 하며 만족스럽다는 얼굴을 하고선 하하 웃으며 계단으로 뛰어가 코트 뒷자락을 잡고선 올라간다. 


단하미. 마지막 단하미. "과연" 하며 박수를 짝 치고선, 한껏 다정하게 "생명은 창조되어질 수 있는가" 라고 몸을 숙인 채 카앙에게 묻는 류빅터. "그것이 생명의 정체" 하며 양팔을 옆으로 들어 펼치다가 마지막에 주먹을 꽉 쥔다. 카앙의 반박에 꼿꼿한 자세 그대로 오만하게 내려다보다가, 이어지는 말에 우습다는 듯 몸을 숙여 난간을 붙잡고는 잡아먹을 듯 날카로운 눈으로 그를 보며 혀로 입술을 살짝 핥는다. 웃음소리를 흘리며 꾹꾹 누르는 목소리로 인류의 최후를 이어가는 류빅터는, "실패한 진화의 결말" 이라는 말에 끼어들려는 카앙을 양손을 들어 단호하게 막고 "위기의 세상 갈구하는 건 새로운 구원자야" 하고 선언한다. 그래도 이어지는 반박에 "아니!" 하면서 몸을 난간 아래로 들이밀듯 숙이며 "과학은 생태계를 뛰어넘어!" 라고 말하는 류빅터. "아니요!" 라는 카앙의 그 고지식함에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힌다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허리를 펴고 고개를 팍 들어올린 류빅터는, 하, 하며 역삼각형 입모양의 웃음을 건 채 허공을 바라본다. 이 표정이 너무 예뻐서 류한 막공 때부터 매번 치였다. 고개를 가볍게 절레절레 저으며 시계방향으로 몸을 돌린 뒤 천천히 뒷짐을 지고 있던 류빅터는 무신론자냐는 질문에 "아니! 신을 믿어. 그것도 아주 지독하게" 하고 답하고선 천천히 시계방향으로 다시 뒤돌아선다. "지금 당장을!" 하고 살짝 텀을 준 뒤 "바꾸자는 거지" 하고 난간 너머로 몸을 숙인 채 설득조로 얘기하다가, 몸을 확 펴고선 "죽음, 지옥, 운명, 저주" 를 하나씩 짚는다. 


전쟁이 끝났다는 말에 표정을 완전히 굳히는 류빅터. 세미막에서는 "감동적이군요" 하는 말을 이를 악문 채 씹듯이 뱉어냈고, 막공에서는 한껏 굳은 얼굴로 "그 말을 전하려고 오신 건 아닐텐데요" 라고 묻는다. 아무리 불만족스러운 표정이라도 경례는 했던 류빅터가, 막공에서는 아예 경례 자체를 안해버렸다. 그래서 대종룽게만 홀로 경례했을 뿐, 카앙까지 경례 없이 가만히 서있었다. 룽게에게 "서두르지" 하고선 "아," 하고 앙리에게 다가가는 게 루틴이었는데, 막공에서는 "아," 하는 말 없이 큰 보폭으로 발소리를 일부러 크게 내며 그에게 걸어갔다. "부탁이야," 하고선 똑같이 왼뺨을 턱 만지고선 "친구." 하고 다정하게 웃으며 몇 걸음 뒤로 걷다가 휙 돌아 성큼성큼 퇴장하는 류빅터. 룽게의 질문에는 "명령이야!" 라고 말했다. 파티장에서 자신을 찬양하는 월터의 말에 인상을 찌푸리고 상체를 뒤로 살짝 기울이며 경계하다가 종내 우습다는 듯 빙글거리는 비웃음을 걸던 류빅터. 손가락을 튕겨 월터를 부른 류빅터는 "음, 부탁이 하나 있는데" 하고 다정하게 향수 한 통만 사다달라고 말하고선, 어리둥절한 대중을 향해 흉흉한 기색을 내뿜다가 허리를 살짝 숙여 슈테판의 면전에 대고 코를 틀어쥔 채 "코가 써글거가태" 하고 빈정댄다. 하하하 웃다가 혼자 웃음을 딱 멈추고선 정색한 채 월터를 향해 "재밌어?" 라고 내뱉었는데, 세미막과 막공에서는 크게 웃다가 텀 없이 바로 재밌냐고 물었다. 그리고 "그리고 여러분," 하며 객석을 향해 몸을 돌리더니 일견 다정한 미소까지 걸며 부드럽게 "여러분들도 저한테 신경 꺼주셨으면," 까지 말한 류빅터는, 순간 완전히 정색하며 "대단히!!!" 하고선 짓씹듯 "감사하겠습니다" 하고는 나가버린다.


외소이가 끝나고 엘렌을 발견한 류빅터는 붙잡고 있던 카앙을 옆으로 세게 밀치는데, 세미막에서는 "뭐하는거야 젠장," 이라고 했던 것 같고 막공에서는 "지금 뭐하는 거야" 하며 화를 냈다. 달려나간 류빅터는 카앙이 늦게 등장해서 엄청 얻어 맞았다. 아파, 아파, 하며 자신을 때리는 류빅터를 빠르게 수습하여 의자에 앉혀버리는 카앙리. 막공에서 그런 카앙을 놀란 눈으로 쳐다보며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하는 류빅터. 세미막에서 의자에 제대로 못 앉고 휘청거리던 류빅터는, 단호한 카앙의 손짓에 아프다는 엄살을 부릴 틈도 없어 계속 입술만 달싹댔다. 터진 입가를 만지작대다가 "저 새끼가" 하는 앙상블의 말에 "새끼?" 하며 혼자 발끈하던 류빅터는 "뭔 개소리야!" 라는 말에 결국 벌떡 일어난다. 앉으라는 카앙의 말에 "앉아야지," 하고 중얼대며 다소곳이 다시 앉는 류빅터. 걱정스런 표정으로 "너 돈 없잖아" 하는 류빅터의 말에 조용히 하라고 눈치를 주는 카앙리. "앙리," 하며 벌떡 일어났다가 박수 소리에 "아파!" 하며 엄살을 떨던 류빅터는, 반전된 분위기에 깔깔거리다가 다시 자리에 앉는다. "나 자네 취한 모습 처음 보네" 하며 다가와 멀리 떨어져 앉은 카앙. "강한 전류를 견디다 못해" 하며 양손을 들어 반짝반짝 거리듯 움직이던 류빅터는 그대로 카앙의 가슴께를 붙들며 "지지지직" 하고 흔들고는 "다 타버리고 말거든" 라고 자조적으로 낄낄댄다. 세미막에서 카앙은 "살인을 하지 않고서.." 하는 류빅터의 입을 손으로 막아 말을 강제로 끊으며 주위의 눈치를 살폈고, 막공에서는 그런 모션이 없어서 "살인을 하지 않고서야," 라고 말한 류빅터가 헤헤 자조의 웃음을 흘렸다. "농담이에요 농담!" 하며 애써 수습하고는 "이제 가자 많이 취한 거 같아" 라고 류빅을 설득하려는 카앙. 세미막에서는 "나 안 취했어" 막공에서는 "나 안취했거등" 하는 류빅터. "잠깐만, 설마 내가 실패하는 꼴을 보고 싶었던 거야?" "아니면 이 빅터 프랑켄슈타인도 별 볼 일 없는 인간이었구나, 그걸 확인하고 싶었어?" 라는 류빅터에게 "빅터," 라고 부르며 말리는 것 없이 묵묵히 듣고만 있는 카앙. "맞네, 맞아" 하고 재차 낄낄대며 몸을 일으켜 테이블 위로 올라간 류빅터는 "자! 마음껏 즐기라고~ 마음껏 비웃어! 위대한 이상의 추락이여어~" 하고 주정을 부린다. 그를 가까스로 붙든 카앙은 "그만 돌아가자" 고 설득한다. 세미막에서 "젠장! 이씨," 하며 그 손을 뿌리친 류빅터는 "앙리, 여기선 내 의지가 통하질 않아" 하고 울먹이다가 "뭔가 내 영혼을 집어삼키는 느낌이라고" 하며 고개를 떨구고 괴로워했다. 막공에서는 비틀대며 다시 자리에 앉아서 "앙리," 하고 그를 부르고는 "그거 알아? 여기선 말이야, 내 의지가 통하질 않아" 하고 스스로를 비웃듯 말하다가, "뭔가! 내 영혼을 집어삼키는 느낌이라고" 하며 자조를 섞어 껄껄댔다. 그리고 그 웃음 끝에 "젠장, 씨" 하며 양팔을 벌린 채 테이블에 기대어 앉는 류빅터. 막공의 이 장면 감정과 표현이 너무 취향이었는데, 이제 없다..


한잔술. 마지막, 한잔술. 카앙이 턱, 내미는 잔을 의심스럽게 쳐다보다 받아든 류빅터는, 그가 따라준 술잔의 근심을 빤히 내려다보다가 킁킁대며 냄새를 맡아본다. "비워내자" 라는 말에 표정을 풀고 짠, 건배하고선 술을 한 번에 훅 털어넘긴 류빅터는, 좋아하며 하하 웃다가 손가락을 탁 튕기며 "좋아!" 하더니 술병을 집어든다. 절망을 자신의 잔에, 슬픔을 카앙의 잔에 따라주는 류빅터. "비워내쟈, 털어내쟈," 하며 귀엽게 혀 짧은 소리를 내고선 또 원샷해버린다. 병나발을 부는 카앙을 말리며 병을 뺏어들고는 비싼 술이라고 구박하다가 본인도 병나발을 불어버리는 류빅터. 여앙에게 손가락을 나풀대며 인사하는 디테일은 세미막과 막공 모두 안했다. 무릎 위에 팔꿈치를 올린 채 몸을 확 숙여 카앙을 바라보던 류빅터는, "관짝에 담겨질 인생들아!" 라는 말에 "맞아 맞아 맞아" 하고 동의를 표하다가 옆의 여앙의 구박에 찌그러진다. 테이블 위에 서서 주변을 향해 "여러분 안 그렇습니까!" 하는 카앙을 일어선 채 바라보며 같이 호응하던 류빅터. 그런 류빅터에게 갑자기 카앙이ㅋㅋㅋㅋ 입술만 쪽, 내밀며 키스를 날려서ㅋㅋㅋㅋㅋㅋ 객석이고 무대고 다 뒤집어졌다ㅋㅋㅋㅋㅋ 류빅터도 빵 터져서ㅋㅋㅋㅋ 웃다가ㅋㅋㅋ 키스 받은 듯 어멋, 하며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고ㅋㅋㅋ 또 웃고ㅋㅋㅋㅋㅋ 아무렇지 않은 척 이어가려던 카앙도 결국 현웃이 터져서ㅋㅋㅋㅋ "인생을 즐기면서" 이 부분 완전 배우 본체 나와서 웃음 섞이고ㅋㅋㅋㅋㅋ 이 디텔 덕분에 너무 행복한 마지막 한잔술이었다ㅠㅠㅋㅋㅋ 끝까지 앙탈을 부리다가 늦게 테이블에 올라온 류빅터는 팔 스트레칭만 하고 손은 못 털었다. 한 손은 머리 위로 다른 한 손은 가슴께에 들어올린 안무 동작 그대로 꿀렁이며 마주보고 춤추던 류빅터가ㅋㅋㅋ 오른손을 입술에 가져다대고선 가볍게 답키스를 해줬고ㅋㅋㅋㅋㅋ 그걸 또 카앙이 입술로 받아서 꿀꺽 삼켜서ㅋㅋㅋㅋㅋㅋ 그걸 왜 먹냐며 재차 웃음이 터진 류빅터가 카앙 가슴을 찰싹찰싹 때렸다ㅋㅋㅋㅋㅋ 저게 대체 뭐냐는 얼굴로 카앙의 춤을 보면서도 같이 스탭을 밟던 류빅터도 신나게 댄스에 참여하고ㅋㅋㅋ 지난주 중블 왼쪽에서 관극했을 때, 다리를 들어올리는 안무를 하며 몸을 돌린 류빅터가 왼쪽 여앙과 눈을 맞추며 세상 다정하게 웃는 표정이 정확하게 보여 새삼 치였었다. 다시 테이블 위에 올라가 양손에 각각 잔을 집어든 류빅터와 카앙리. 양손 잔으로 짠짠, 하며 건배하는데, 막공에서 마지막 짠, 은 제대로 못했다ㅋㅋㅋ 정말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이 쏙 들어가는 너무너무 행복한 한잔술이었다.


한참을 이어지던 환호. "도련님, 도련님," 하며 룽게를 따라하던 류빅터는 "이거요," 하며 제 머리를 가리키는 룽게의 손동작에 카앙과 눈을 한 번 마주하고선 후다닥 테이블 아래로 내려온다. "장의!!!!" 하며 눈을 크게 뜨며 외치다가 황급히 오른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하수 쪽으로 가는 류빅터. 그 오른손 위에 왼손을 올려 또 막는 동작이 엄청 귀여웠다. 세미막에서는 쉿, 하는 동작을 하면서도 얼굴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막공에서, 지난주 일요일 류한 막공처럼 "안아주게" 라고 대종룽게에 말하는 류빅터. 질문입니까 명령입니까, 하는 말에 으잇, 하는 얼굴로 "부탁이야!" 라고 말한다.


나는 왜. 류빅터의 마지막, 나는 왜. 세미막에서는 "혼자 있고 싶다고 했잖아!" 라며 룽게를 쳐다봤고, 막공에서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설마.. 앙리의.." 라는 엘렌의 말에 얼굴을 돌려 그를 바라보던 류빅터는, "목이 필요한 거니?" 라는 말에 기겁하는 듯한 표정으로 "그게 무슨 소리야!" 라고 말한다. 이어지는 혜나엘렌의 단정적인 문장에 하아, 하고 답답한 듯 한숨을 토하고선 괴롭다는 듯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쥐고 다시 얼굴을 떨군다. "언제나 그런 식이야!" 라고 화를 내며 벌떡 일어난 류빅터는, "잘 생각해" 하고 나가버리는 엘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두어걸음 뒷걸음질을 친다. 지난주에는 없었던, "전 '그저' 엘렌 아가씨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라는 대종룽게 디테일이 세미막과 막공에 있었다. "왜에에에!!" 하고 세게 책상을 내리친 류빅터는 다시 몸을 세워 어머니와 어린 자신이 그려진 초상화를 바라본다. 막공에서 "침묵하는 이 순간" 부분을 울먹였고, "웃음은 대체 뭐야" 하며 그 울상인 얼굴에 위태로운 미소를 걸었다. 거울 속 자신을 똑바로 응시하듯 오른손을 앞으로 뻗은 채 객석을 향해 걸어나오는 류빅터. 계속 객석을 향해 서서 "내가 모르고 있던 나, 아아아악" 하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듯 뒷걸음질 치다가, 무대 중간쯤에서 휙 몸을 돌린다. "누군가 나를 조정해" 하며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옆모습을 보이고, "역겨워!" 하며 마저 몸을 돌린다. "야망에 굴복한 난 패배자" 하고 바닥을 뚫듯 깊고 풍성한 음색의 저음을 눌러낸다. 가슴께를 쥐어잡으며 몸을 떨어뜨리듯 무너진 류빅터는 무릎 꿇은 채 자신의 양손을 내려다본다. 떨구고 있던 고개를 문득 들어올리며 "또다시 저 거울 안에" 하며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나와 마주하고 있어 왜일까" 라며 두려운 얼굴로 거울 속 자신을 마주하는 류빅터. "대체 무슨 저주길래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는 걸까" 하며 흔들리는 동공 연기를 몹시 사랑했다. 세차게 거울을 깨뜨리고 "벗어나겠어" 하며 오른손을 옆으로 들어올리며 마무리.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자백을 시작하지만, 슈테판의 개입에 눈빛이 마구 흔들리기 시작하다가 결국 눈을 꾹 감은 채 파들거리며 울상 짓듯 표정을 무너뜨린 류빅터가 "그만 하세요!" 라고 외친다. 끌려나가면서 "월터는 장의사 프란츠가 죽였습니다. 그리고 프란츠를 죽인 살인범은" 하는 게 원대사인데, 막공에서 류빅터가 살인범이 아니라 "살인자" 라고 했다. 덕분에 "살인자 살인자" 하고 쏟아지는 앙상블의 비난이, 앙리 뿐만이 아니라 마치 빅터에게도 꽂히는 듯하여 더욱 소름이 끼쳤다.


너꿈. 사형선고를 듣고 잠시 멈칫했다가 이내 미소를 짓는 카앙 디테일이 세미막에 있었는데 막공에서는 못봤다. 그냥 웃으면서 보내달라는 말에 "내가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 라며 울음으로 잔뜩 잠긴 목소리로 말하는 류빅터. "아, 사, 사실대로 말하면! 넌 사형은 면할 수 있어" 하며 한손으로 창살을 붙들고선 떨리는 목소리로 최선을 다해 카앙을 설득하려는 류빅터의 감정이 몹시 간절했다. 카앙의 말에 너무 놀라 순간적으로 울음기까지 말라버린 목소리로 "앙리, 앙리 이건 아니야" 하고 다급하게 말해보지만, "우리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난다" 하며 제 할 말을 시작하는 카앙리. 쏟아지는 눈물에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무릎 꿇은 채 휘청이는 류빅터. "날 위해 울지마" 하며 돌아보는 카앙리를 향해 애타게 손을 뻗는 류빅터와, 그 손을 꽉 붙들며 그의 얼굴을 만지는 카앙리. 계속 앙리를 부르며 울음을 쏟아내는 류빅터의 모습에도 흔들림 없이 단단하게 결심을 굳힌 카앙리는 그의 손을 탁, 놓는다. 무릎 꿇은 채 고개를 뒤로 젖히며 아이처럼 엉엉 우는 류빅터. "제발 부탁이야 앙리 제발" 하며 끌려나가는 류빅터와, 그가 나가고 나서야 철창 쪽으로 뛰어가 팔을 머리 위로 올린 채 천천히 오른손을 세 번 흔드는 카앙리. 안,녕을 처음 배운 카괴의 동작이 겹쳐보이는 순간. 계단 앞에서 자신을 잡고 있던 병사들의 손을 강하게 뿌리친 카앙은 단정하고 꼿꼿한 자세로 계단을 오른다. 끝까지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는 작은 동작이, 카앙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 세미막은 온전히 단단하게 서서 엘렌에게 웃으며 끄덕, 하고 인사했는데, 막공에서는 약간 불안한 눈빛으로 사람들을 보다가 엘렌을 발견하고 살짝 웃은 다음에야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혔다. 카앙의 너꿈도 무척 사랑했다.



생창.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 입덕 이후로 가장 갈망해왔던 넘버이자, 삼연 프리뷰 첫공에서 처음으로 마주하여 온몸으로 완전히 압도당했으며, 그 강렬한 첫만남 이후로도 매번 항상 감동적이고 놀랍고 감사했던, 류빅터의 생창. 마지막, 생창. 문이 열리고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한 순간부터 눈물로 흐려지려는 시야를 애써 부여잡고 최대한 길고 짙은 잔상을 남기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오른손만으로 앙리의 머리를 든 채 시작하는, 묵직하고 풍성하고 우아하고 위압적이며 아름다운 저음. 나머지 손으로 앙리의 뺨을 잡고서 그대로 눈을 마주치며 이어가다가, 가슴에 그의 머리를 꽉 끌어안는다. 성벽이 올라가며 보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걸어가며 펄럭이는 류빅터의 코트자락까지 지독히 사랑했다. 하늘을 똑바로 노려보며 "신의 은밀한 비밀" 하고 도발하듯 실험일지를 허공을 향해 들어보인 뒤, 왼쪽 안주머니에 넣으며 다시 오른쪽으로 걸어가는 류빅터. "태초에 그랬던 것처럼" 하며 단하미처럼 양팔을 크게 벌리고선, 왼손만 그대로 벌린 채 "빛이 있으리니" 하며 빛을 펼쳐보이듯 강조한다. "천둥번개여" 하며 뒤로 걸어가 "휘몰아쳐라" 하며 양팔을 앞으로 들어올리는 순간 번쩍이는 천둥. 휙, 코트자락을 넘기며 계단을 내려오는 류빅터. 기계 가동시키면서 하나씩 씹어 삼킬듯 뱉어내는 단어들. "벗어나아아악 붉.은.피. 솟구쳐 온~몸을 불태워라" 하는 부분을 정말 너무너무너무 사랑했다. 고음에서 저음으로 이어지는 매끄러운 음정과, 청각에도 색깔이 있다는 듯 이글거리며 붉게 물드는 음색과, 양손을 앞으로 모으며 강하게 파들거리는 동작과, 그 모든 것이 아우러진 맹렬한 감정과, 결국 들이쉰 숨을 내뱉지도 못하게 만드는 엄청난 위압감까지. 시각이나 청각만으로는 도저히 전달되지 않는, 그 공간의 공기와 그 찰나의 시간까지 뒤흔드는 이 강렬한 경험은 다른 어떤 넘버에서도 결코 경험할 수 없을 것 같다. 반박은 류지킬/류하이드 컨프롱으로만 받습니다. 도르레를 끌어당기며 "한줄기 빛 서서히 스며들어 숨을 쉰다" 하고 한없이 바닥으로 치닫는 매끈한 저음도 사랑했고. "내게 저주를 퍼부어라" 하며 오른손 검지로 하늘을 향해 삿대질 하는 디테일을 세미막과 막공에서 모두 했다. 그대로 주먹 쥔 채 "신과" 하고선, 손을 내리고 하늘 흉흉한 눈빛으로 노려보며 "맞서 싸워" 하고 소리친다. 다시 왼편으로 걸어가며 "정복하리!라" 하는 부분도 좋아했고, "새 생명의 시!대" 하는 강조도 사랑했다. "번개가" 하면서 오른손을 펼쳐 하늘을 향해 두고 "내리친 생명체여" 하며 레버를 양손으로 붙든 류빅터는, "너의! 창조주가 명하노니 눈을 떠라! 일어나라! 깨어나아아아악" 하고 하이노트로 마지막 생창을 마무리했다.


넘버가 끝난 뒤 레버를 탁 놓고 손을 내려다보는 디테일을 세미막과 막공에서 했다. 막공에서는 "세상에," 하고 중얼거리기까지 했다. 마지막 천둥 소리가 잦아들고 찾아온 정적 앞에서 비로소 현실 공간을 인지한 듯, 영혼을 다 쏟아낸 얼굴에 눈빛만 번뜩이며 주위를 둘러보는 류빅터. 펼친 손의 손가락 몇 개만 살짝 접고 허공에서 방황하던 류빅터 특유의 손동작도 사랑했는데, 가끔 손바닥 아래로 관자놀이 부근을 살짝 짚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눈금을 확인하고 동그란 레버와 길쭉한 레버를 다 올린 뒤, 계단 중간에서 바퀴도 다시 돌려놓고 물이 담긴 실린더도 하나씩 다 짚어가며 확인한 류빅터는, 왼쪽 레버 앞에 서서 후, 하고 심호흡 같은 한숨을 토한다. 관극한 부랑켄 다섯 회차에서 다 했던 디테일이다. 철침대 바닥으로 나뒹군 카괴를 향해 한껏 몸을 낮춘 채 다가간 류빅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카괴가 고개를 푹 떨군 채 객석에 뒤통수만 보이고 있자, 류빅터가 세미막에서는 오른손으로 카괴의 머리통 뒤쪽을 확 잡더니 이마를 맞대며 눈을 똑바로 마주했다. 카괴는 그대로 눈을 마주한 채 마치 그 동작을 따라하듯 오른팔을 파들거리며 들어올리다가, 바닥에 내리치듯 손을 팍 떨어뜨려 버렸다. 그리고 막공에서는 몸을 확 낮추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카괴의 얼굴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던 류빅터가, "앙리, 앙리" 하고 부르다가 왼손 검지와 중지로 카괴의 턱을 들어올리며 "나 알아보겠어?" 하고 묻는데, 완벽한 데칼코마니 자세였다. 휘청이며 몸을 일으키는 괴물을 응시하며 먼저 몸을 일으키던 류빅터가, 막공에서는 주저앉은 자세 그대로 카괴를 관찰하다가 그보다 늦게 일어났다. 괴물에게 목이 물려 쓰러지는 룽게를 보고 "세상에, 안돼!" 하며 달려가는 류빅터. 그 위에 완전히 엎어져서 엉엉 눈물을 쏟아내다가, 이 비극을 주체하지 못하겠다는 듯 비틀대며 일어난다. 음성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듯, 완전히 물기에 잠겨 울음이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로 절망하는 넘버. 또다시. 역시, 류빅터의 마지막 또다시. 괴물의 목을 조르며 이를 악문 채 부르는 부분 너무 좋아했다. "내 운명 아아아악" 하고 바닥에 나뒹구는 류빅터. 세미막에서는 한 손만 내려다봤고, 막공에서는 왼손을 먼저 보고 날아간 쇠사슬 방향을 한 번 보더니 오른손까지 마저 내려다보고선 "안돼, 안돼!!" 하고 뛰어갔다. 두 발 모두 보지 않고 쐈는데, 막공에서 두 번째 방아쇠를 당기며 "끄아," 하는 고통스런 신음을 토했다. "안돼" 하며 아아악, 하는 비명까지 이어지다 끝내 광소로 마무리 되는, 류빅터의 마지막 1막.



2막. 목의 리본을 정리하고 무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나오는 류빅터 동선과 딱 시선이 맞는 막공 자리 덕에 시작부터 심쿵했다. 슈테판의 실종 소식에 "안돼," 하고 중얼거리는 류빅터는 이미 뭔가를 직감한 듯한 얼굴이다. "발자국은 찾았는데" 하는 시종의 말에 "어," 하며 어서 더 말하라는 듯 재촉하다가 "골짜기를 넘어 사라졌습니다" 라는 말에 탄식처럼 한숨을 토한다. "모두들 큰 소리로 시장님을 찾으세요.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반드시 찾아야 합니다!" 라고 다급하고 빠르게 말하면서도 딕션이 하나도 뭉개지지 않는 완벽한 류빅터의 목소리도 사랑했다. 퇴장했던 오른쪽 무대 뒤에서 다시 뛰어나와 무대 왼쪽 앞까지 달려오는 류빅터. 항상 허리를 팍 숙인 채 무릎에 양손을 얹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는데, 세미막과 막공에서는 허리를 숙이기도 전에 카괴의 부름이 들려왔기에 바로 몸을 휙 돌려 그를 마주했다. 막공에서 "빅터, 프랑켄, 슈타인" 하며 유난히 조롱조로 그를 호명하는 카괴의 목소리가, 완벽할 정도의 개연성을 보여준 이날 카괴 노선의 시발점이었다. 세미막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막공에서 완벽히 채워준 카괴 덕에, 관극한 류카페어 7번의 공연 중 이날이 가장 좋았다. 막공에서 레전 찍으시면 보내기가 너무 힘들어요ㅠㅠ "나의 창조주" 하며 자신을 내려다보는 카괴를 향해 "너였구나" 하고 탄식하듯 말한 류빅터는, 그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로 걸음을 떼 동선을 맞춘다. 막공에서 카괴는 앙리라는 류빅터의 첫 부름에, 순간 멈칫하며 침묵하더니 "날 그렇게 부르지마" 하고 말했다. "그 이름은 내 이름이 아냐," 하면서 점차 감정이 북받치던 그는 "난, 이름이 없다" 하고 스스로 선언한다. "그건 오해야 앙리" 라는 말에 결국 폭발하는 카괴의 분노에, 무대 한중간에 뒤돌아선 채 그를 올려다보고 있던 류빅터는 주춤 뒷걸음질을 쳤다. 무대 오른쪽 앞에서 가슴께에서 양손으로 실험일지를 부여잡은 류빅터가 떨리는 목소리로 왜 돌아왔느냐 묻는다. "지금껏 내가 겪어온 세상을, 인간을" 하는 카괴의 목소리에 고통스런 표정으로 젖어드는 류빅터의 얼굴. "그리고 눈물을!" 하는 카괴의 고함에, 세미막에서는 머리를 쥐어뜯듯 붙들었고, 막공에서는 괴롭다는 듯 오른쪽 머리를 짚었다. 도망치듯 무대 왼쪽으로 뛰어간 류빅터는 애써 카괴를 외면해보지만 "태어났을 때부터 피냄새를 맡아야했던" 이라는 말에 결국 얼굴 가득 고통스러운 감정을 싣는다. 도망가는 괴물의 과거를 발견한 류빅터는 품에 실험일지를 쑤셔넣으며 다시 무대 오른편으로 뛰어간 뒤, 넘어지는 그의 모습에 괴로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며 입을 틀어막는다. 탕, 하는 소리에 조명이 바뀌고 그쪽으로 뛰어간 류빅터는 총을 받아들고선 고개를 돌린 채 발포한다. 세미막에서 카괴는 "눈물 흘린 것 같아" 하고선 "이유도 모른 채 나는" 하며 울먹임을 잔뜩 실었다.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을 휘휘 돌아보는 카괴. 세미막에서 안아올린 까뜨린느를 손으로 토닥거리는 카괴 디테일이 있었다. 혜나에바 남세야 말이 필요 없이 훌륭했고. 카괴는 쏟아지는 기억에 양손으로 머리를 쥐어뜯으며 휘청대다가 뛰쳐나간다. 지난주에 그랬던 것처럼 양일 모두 남세 중간박수와 함성이 있었고, 혜나에바는 신나서 고음을 한 번 더 질렀다. 박수가 잦아들면 객석을 향해 눈짓을 주며 손짓으로 호응유도를 하는 류자크. 예상했던 대로, 막공에서는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호응유도를 해서 맘껏 환호성을 질렀다. "지랄" 하는 귀여운 혜나에바 말에 같이 지랄, 지랄, 하고 주거니 받거니 하는 류쟠. 페르난도를 발견하고 자신을 밀어버린 혜나에바를 힐끔 원망스럽게 보는 류쟈크. 지난주는 목을 잡고 큼큼, 하는 디테일이 있었는데, 세미막에서는 손으로 목만 부여잡았고 막공에서는 양팔을 활짝 벌리며 페르난도 목소리를 모사했다. 추바야가 꺾은 손목을 덜렁대며 엄살 피우는 류자크와 거기 대고 호호 불어주는 대종이고르. 계속 손목을 덜렁대다가 나중에는 추욱 늘어뜨리던 류자크는 "정말 너무하십니다!" 라고 대들지만, 바로 소리지르는 페르난도의 말에 이고를 바라보며 "왜 나한테만 그래!" 하고 짜증을 냈다. 세미막과 막공에서는 가슴께의 공을 삐익 누르는 대종이고르의 디테일이 있어서 혜나에바를 향해 "미쳤나봐" 하는 디테일을 뻈다. 대신 이고르에게 "그만해라" 하며 짜증냈고, 지팡이를 휘두를 듯 들어올렸지만 휘두르지는 않았다. 세미막과 막공에서 카괴에게도 "못생긴게!" 하는 디테일이 있었지만, 난괴물 직전에는 양일 모두 안했다.  

넌괴물. 볼 수 있으리라고는 기대조차 하지 못했던 류자크의 넌괴물. 실험일지를 꺼내 들고 "이 실험일지 마지막 장에 뭐라고 적혀 있는줄 아니?" 하고 묻는 류쟠. "잘들어" 라고 나긋하게 말하던 세미막 디테일이 막공에서는 없었다. "나의 사랑하는 앙리의 머리를 마지막 재료로" 까지는 부드럽고 나긋나긋하게 말하다가, "난 생명을 창조하려 한다" 부분에서는 굵은 목소리로 마치 빅터처럼 말하는 류자크. 초연에서 있었다던, 하지만 재연부터 동쟠이 했기 때문에 삼연에서는 내내 하지 않았던 이 류쟠 디테일을 부랑켄에서 볼 수 있어 기뻤다. 막공에서 이 장면이 정확히 내 앞이어서, 정말 무서웠지만 눈도 깜빡이지 못하고 시선을 마주했다. 할 수밖에 없었다. 류자크 넌괴물 너무 무섭고 예쁘고 잔인하고 예쁘고 다하심ㅠㅠ 인두로 지질 때 카괴는 신음소리를 안 내서 류쟈크도 디테일을 안했었는데, 막공에서는 이고르를 향해 "안 아픈가봐" 하는 대사를 넣었다. 무대 왼쪽에 무릎 꿇은 채 고통스러워 하는 카괴를 내려다보던 류쟠은, 막공에서 몸을 낮추고선 손 끝으로 카괴의 턱을 들어올려 강제로 눈을 마주친 뒤 "이게 바로" 하고 노래를 이어갔다. 마치 갓 탄생한 류빅터가 그에게 그랬던 것처럼. 완벽한 미러링. 양팔을 교차한 채 비틀대며 서있는 카괴의 뒤로 나풀거리며 뛰어간 류쟈크가 "쓸모없는" 이라고 말할 때, 세미막에서는 카괴의 귓가에서 말을 박아넣었고, 막공에서는 대놓고 경멸과 혐오의 눈빛으로 뒤에 서서 뱉어냈다. 원래 이 잔인한 넘버는 아무리 류자크가 훌륭해도 박수를 치지 못했건만, 이날은 마지막이기에 온 힘을 다해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퉤, 하고 침을 뱉은 류쟈크는 세미막에서 입가를 소매 끝으로 닦아냈다. 짜증스럽게 그를 쳐다보다가 귀엽게 "렛츠고" 하며 마지막 스탭을 밟으며 퇴장한다.


막공에서 카괴와 시하까뜨의 그곳에는 넘버가 너무 좋았다. 이제 갓 튀어나오기 시작한 말에 스스로 놀라워하고, "북, 극?" "북극!" 하고 점진적으로 깨달아가며, 적절한 단어를 머리속에서 찾다가 "가고, 가고 싶다!" 하고 표현하는 것까지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서울공에서 카괴가 이 넘버를 계속 어눌한 발음으로 부르는 것이 불호 요소였는데, 부랑켄에서 노선과 표현의 합의점을 잘 찾아내어 감정은 감정대로 이끌어가고 노래 자체도 아름답게 불러낸 것이 무척 좋았다. 시하까뜨의 산다는 건 넘버도 마지막 공연까지 훌륭했다. 카괴와 추바야의 격투씬. 류자크와 혜나에바는 세미막에서 뭐할까, 하다가 지난주처럼 좌우로 몸을 교차하며 흔드는 춤을 췄고, 막공에서는 마주본 채 몸을 귀엽게 흔들며 애정을 뿜어냈다. 까뜨린느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나온 류쟈크는 어이가 없다는 듯 하, 하고 한숨 쉬며 뒤쪽 남앙들에게 앙탈을 부린다. "쟤 거짓말이야" 하는 류쟠을 달래는 혜나에바. 짜증스럽게 속눈썹을 검지 바깥 쪽으로 쓸어올리는 건 한 번만 했다. 류쟠이 매번 "자.비." 하며 혜나에바의 뒤에서 말을 따라하는데, 막공에서 혜나에바가 제일 싫어하는 걸 "자유" 라고 했다. 혜나에바가 페르난도를 푹 찌르면 총총총 뒤로 달려가 스윙 연습을 미리 하던 류쟈크가, 세미막에서는 그걸 안했다. 추바야의 목을 조르고선 "내가 죽였어" 하고 자랑을 하는 류자크에게 대종이고르가 엄지 척을 해줬고, 류잨도 양일 모두 마주보고 엄지 척을 해줬다. "넌 그냥 안 죽여" 하는 혜나에바의 말에 추바야 옆에서 한쪽 무릎만 꿇고 있던 자세 그대로 눈썹을 살짝 치켜들며 뒤를 돌아보는 류자크. 일어나서 한 손은 허리에 짚고 다른 한 손의 지팡이에 체중을 살짝 실은 채 짝다리로 서서 바라보다가, "도려내고," 하는 말에 손등을 쓱쓱 쓸고 "갈아서," 하는 말에 으, 하는 표정을 짓는다. 보통 "말 사료로 쓸거야" 라는 말에 우스워 죽겠다는 듯 깔깔댔지만, 세미막에서는 끝까지 표정을 풀지 않았고 막공에서는 비웃음 가득한 표정만 지은 채 소리 내어 웃지 않았다.


카괴의 막공 넌괴물 넘버가 너무 좋았다. 하늘을 향해 삿대질 하는 디테일이 많은, 신과 창조주를 지독히도 원망하는 괴물이었다. 드러누운 채 흐느끼며 "이 세상에 혼자" 하며 고통스러워 한다. 힘겹게 상체를 일으키고선 "너희완 달라" 하며 목을 확 꺾어 강제로 맞춘다. 그대로 몸을 돌려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질질 끌어 경사면을 기듯이 오르다가 비틀대며 몸을 일으킨 카괴는, 꺾이고 비틀린 왼팔을 오른쪽 다리 바깥쪽으로 지탱하고 꺾인 다리를 절면서 무대 앞쪽으로 비척대며 걸어나온다. "내게도 심장 뛰는데" 하며 손으로 가슴을 때리며 괴로워하다가 팔과 다리를 맞추고 횃불을 뺏어든다. 횃불을 유난히 휘휘 흔들어서 불꽃의 잔상이 공허한 대기에서 두어 번 번뜩이며 휘날리는 게 시야에 들어올 정도였다. "나의 신이여 나의 창조주시여!" 하며 무대 앞으로 걸어나와 매섭게 삿대질 하고, "빠뜨리리라" 하며 뒤로 휙 몸을 던지며 구르다 엎드린 채 신음과 울음을 토해낸다. 마지막은 양팔을 벌리면서 토해내듯 고통과 슬픔과 원망과 아픔을 온 몸으로 뿜어내며 마무리했다.



류빅터가 "그래서!!!" 라고 고함칠 때 양일 모두 카괴는 이미 다리 정가운데까지 나와있었다. 목이 매달린 엘렌의 시체를 향해 오른손을 들어 "안돼!" 하고 외친 류빅터가 쿵, 쿵, 쿵 하고 울리는 오케의 소리에 맞춰 으아아악, 아아악, 아악 하고 신음을 쏟아내는 디테일이 부랑켄에서 새로 있었다. 어린 줄리아가 내민 새끼손가락을 향해 제 손가락을 내밀다가 그대로 접어 주먹을 쥔 손을 가슴께에 가져다 대며 고통스러워 하는 류빅터. 혜나엘렌은 그 오른손을 끌어다 양손으로 꼭 쥐고서는 "빅터," 하고 다정하게 부른다. 모아쥔 엘렌의 손등을 향해 남은 왼손을 파들거리며 가져가던 류빅터의 손끝이 머뭇대자, 혜나엘렌은 그 손까지 마저 잡아주며 엉엉 우는 그의 양손을 따뜻하게 꼭 끌어안는다. 자신을 끌어안는 류빅터의 어깨와 팔과 머리를 쓰다듬듯 움직이다가도 끝내 닿지 못하는 혜나엘렌의 손은 허공을 맴돌기만 한다. "누나 미안해" 하고 흐느끼며 엘렌을 한참 끌어안는 류빅터. 떠나간 어린 동생의 뒤에 대고 "빅터, 미안해" 하며 오열하는 엘렌의 뒷모습에 결국 무너져내리는 류빅터. 막공에서 "누나 내가 미안해, 누나 가지마" 하며 세상을 잃어버린 어린 아이처럼 자지러질 듯 엉엉 눈물을 쏟아냈다.


막공 상처도 좋았다. 외소이 빅터 엄마의 침대맡에서 카앙이 그랬던 것처럼, 어린 아이의 옆까지 다가와 몸을 낮춰 그를 올려다보는 카괴. 안녕, 하는 그의 말에 "안,녕" 하고 손을 흔드는 아이. "내가 재밌는 얘기 하나 해줄까" 하며 그의 손을 잡고 호숫가로 간다. 이 장면에서 카괴와 지호빅터의 몸이 간격 없이 딱 밀착되어 있었다. 슬픔이 가득 실린 카괴의 상처. 아이를 밀고 난 뒤, 마치 카앙이 너꿈에서 빅터의 뒷모습에 대고 그랬던 것처럼 카괴는 빅터의 어린 시절로 상응되는 아이의 뒷모습에 대고 똑같이 세 번 오른손을 흔든다. 고독과 아픔에 젖어 울먹이는 목소리로 노래하면서 비척거리며 일어나는 카괴의 실루엣이 지독히 외로워 보였다. 암전이 내린 무대 상수에서 엘렌의 시체를 끌어안은 류빅터가 등장할 때 "누날 살려야 돼, 누날 살려야 돼" 하고 미친 듯 중얼거리는 디테일은 서울공부터 있었다. 그런데 류빅터가 막공에서 "누날 살릴거야, 내가 누날 살릴거야" 하고 디테일을 바꿔버렸다ㅠㅠㅠㅠ 외소이에서 엄마의 시체를 닦으며 "엄만 내가 살릴거야 (...) 내가 살릴거야 내가 꼭 살릴거야" 하며 울던 어린 빅터의 가사를 그대로 가져온 이 디테일 때문에ㅠㅠㅠ 내적 감탄에 앞서 눈물이 마구 쏟아졌다. 이제 다시는 못 보는데 막공까지 이렇게 디테일 넣으시면ㅠㅠㅠㅠ 제가 울어요ㅠㅠㅠㅠ


절망. 이제 쓰기도 괴로운, 류빅터의 마지막 절망. 세미막과 막공 둘 다 너무 말도 안되게 좋았다. 주체할 수 없이 쏟아지는 극심한 고통에 양손으로 머리를 쥐어 뜯으며 무너져 내린 류빅터의 눈은 이미 생기도 영혼도 다 잃은 듯한 공허함과 망연함 뿐이다. 오른손을 뻗어 목을 조르는 카괴와, 고통스러워 하며 왼손으로 그 손을 부여잡는 류빅터. 세미막에서는 오른손을 들어 카괴의 손을 뜯어내려 했고, 막공에서는 오른손을 카괴를 향해 뻗으며 그의 옷깃을 부여잡으려 했다. 서슬퍼런 노여움을 뿜어내며 한참 목을 조르던 카괴가 손을 휙 떨쳐버리자, 류빅터는 무대 왼쪽에 완전히 나뒹군다. 그리고 그 모습은, 1막 마지막 또다시 넘버와 정확히 맞물린다. 제 손으로 만들어 낸 창조물의 생명을 직접 거두려 했던 창조주와, 그런 창조주를 제 손으로 심판하기 위해 되돌아온 창조물. 동일한 장소에서 발생하는 생창과 절망의 수직적 반전, 또다시와 절망의 동일한 구도 등의 연출적 구성이 관극할 때마다 참 마음에 든다. 절망 넘버는 정말 완벽한데, 왜 하필 류빅터 돌아온 삼연에서 이렇게 잘라내고 도려내며 난도질한 걸까ㅠㅠ "제발 날 죽여 더는 살 수가 없어" 하며 드러누워 고통에 몸부림치는 류빅터. 힘겹게 양손으로 바닥을 짚고 무릎으로 기며 사족보행하던 류빅터는 "날 죽여라" 라고, 양팔을 벌리며 "제발 죽여" 달라고 빈다. 류빅터는 고사하고 그 어떤 빅터와 괴물도 박제가 없는 절망 넘버 역시 글로써는 그 분위기가 결코 명확히 전달되지 않는다.


상처. 류빅터의 마지막 솔로곡이라는 생각에 이미 눈물이 쏟아지는데, 그 와중에 넘버도 너무너무너무 좋아서 엉엉 울었다. 부랑켄 세미막과 막공의 후회가, 김랑켄 막공만큼 눈부시게 아름답고 처절하게 고통스러웠다. 가사 하나하나를 온전히 담아내며 쏟아내는 짙은 후회의 감정이 어찌나 맹렬하던지, 1막부터 함께 따라온 빅터의 인생 서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차분히 침잠해야 하는 북극 감정 때문에 이 넘버 또한 박수를 보내지 못했는데, 막공에서는 펑펑 울면서도 최선을 다해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북극. 크게 휘청이며 힘겹게 경사를 오르는 류빅터. 몸싸움 끝에 떨어뜨린 총이 무대 한가운데로 미끄러졌다. 세미막에서 총 근처로 미끄러진 류빅터는 카괴가 총을 주울 때까지 드러누워 계속 괴로워했고, 가까스로 일어나 총을 향해 손을 뻗어보지도 못하고 바로 일어나 양팔을 벌리며 죽음 앞에 눈을 번뜩였다. 막공에서는 힘겹게 총을 향해 손을 뻗다가 카괴가 먼저 집는 것을 본 류빅터가 몸을 확 일으키며 양팔을 벌렸고, 이미 그의 얼굴에 총을 겨누고 있던 카괴도 그 타이밍에 맞춰 숙였던 허리를 팍 세웠다. 드디어 눈앞에 보이는 이 절망과 고통의 끝에 기뻐하는 류빅터. 손을 파들거리던 카괴는 왼손으로 총을 잡고 방아쇠를 류빅터에게 넘긴다. 탕, 하는 소리와 함께 그대로 무너진 카괴의 무릎과 류빅터의 무릎이 맞닿았다. 웃으면서 울먹이던 카괴는, 빅터, 빅터, 하고 그를 부르면서 손을 들어올려 그의 가슴에 제 손을 가져다 댄다. "이제 이해하겠니? 이게, 나의, 복, 수.. 야.." 하고 툭 떨군 카괴의 머리가, 류빅터의 가슴에 끌어안긴듯 파묻힌 모양새가 됐다. 생창 도입에서 죽은 카앙의 머리통을 끌어안았던 류빅터의 가슴께에, 카앙의 머리를 지닌 죽은 카괴의 머리가 맞닿는 그 아이러니. 어이 없다는 듯 망연한 실소를 흘리며 오른손으로 카괴의 왼쪽 발목께를 탁탁, 치던 류빅터는 그대로 옷자락을 부여잡고 흔든다. 아무런 생명도 없는 허공을 향해 비명 같은 고함을 지르고선 미끄러져 내린 류빅터. 카괴의 코트 가슴팍을 양손으로 여미며 울먹임에 다 뭉개지는 목소리로 "춥지 추울거야" 하고선, "일어나, 일어나 집에 가자, 일어나" 하고 정신 없이 그의 손을 찾아 부여잡고, "이대로 끝내면 안돼" 하고 울며 그의 손을 끌어당기려 노력한다. 완전히 망가지고 무너져내린 채 "일어나 제발" 하고 절규하며 엉엉 우는 류빅터. 생창맆. 생창에서 그랬던 것처럼 "신과" 하며 하늘을 향해 주먹을 치켜올리고, 그대로 내리면서 "맞서 싸워" 하고 절망적으로 고함을 지른다. "나는 나는" 하며 오른손으로 오른쪽 머리를 잡고 왼손으로는 카괴의 뺨을 붙든 류빅터는, 카앙의 머리를 끌어안았던 것처럼 카괴의 머리를 끌어안으며 "앙리..." 라 울먹인다. 그리고 정말, 정말로 종언을 고하는, 마지막 그 이름. "프랑켄슈타인"



북극의 감정이 너무나 완벽하게 처절하여, 이것이 진정한 마지막이라 못 박히는 기분이었다. 아무리 끝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온전해버릴 수 있는 걸까 싶을 정도였다. 더 이상 어떠한 말도 덧붙일 수 없는 이 결말에, 커튼콜 초반에는 애써 마음을 추스리며 박수를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막공이었던 박혜나 배우님이 앙상블에게 박수를 치며 나오시는 모습에 다시 감정이 울컥 치솟았다. 강제로 작별을 고해야만 하는 막공을 이래서 기피해왔는데, 이번 프랑켄슈타인은 그저 올곧게 이별을 마주할 수밖에 없어서 무척 힘겨웠다. 카이 배우에 이은 류배우님 등장만으로도 이미 눈물을 주륵주륵 쏟고 있는데, 성큼성큼 걸어나와 기대치도 않았던 큰절을 하시는 모습에 애써 삼키던 울음소리가 잇새로 가감없이 새어나왔다. 정말, 끝이구나. 올 한 해 동안 온 마음으로 아끼고 사랑했던 류빅터가 이로써 마지막이구나. 인생에서 다시 없을 정도로 열과 성을 다해 사랑했던 존재를 떠나보내는 이 슬픔이 참으로 고통스러워서 지금도 자꾸 눈물이 흐른다. 그럴 확률이 매우 낮기에 기대조차 하지 않지만, 설령 류빅터가 다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이 마음은 결코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오롯이 애정을 보낼 수 있는 이 시점에, 삼랑켄에서, 류빅터를, 지방공까지 최선을 다해 따라다니며, 마음껏 사랑했기 때문에, 이 마지막이 더욱 크고 무겁고 힘겹고 아프다. 여기에 더해, 마지막 순간까지 눈부시게 아름다운 기억 뿐이라는 행복감이 이별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고 있다. 큰절 뒤에 다시 인사를 해주시는 류빅터를 향해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환호를 보내면서도, 카괴에게 코알라처럼 매달리며 행복한 마지막 커튼콜에 힘껏 박수를 치면서도, 웃으며 울었다.


류배우님이 차기작이 없으신 덕에 퇴근길에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다행스럽고 감사하게도 마지막 인사를 했다. "류빅터 덕에 너무 행복했어요" 라고. 짧지만 오롯한 진심 그 자체인 감사 인사를 배우님께 직접 말했고, 다정하게 웃으며 "감사합니다" 라고 말해주시는 배우님의 대답까지 들었다. 이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는 것이, 6월부터 12월까지 장장 반년 간의 삼연 류빅터 회전을 완벽하고 아름답게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해줬다. 비록 이 슬픔과 아픔은 긴 잔상을 남기며 시시때때로 지독한 그리움에 잠기게 만들겠지만, 그래도 여한 없이 깔끔하게 정리했음이 기쁘고 다행스럽고 감사하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류빅터를 사랑했던 이 기억은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너무 울어서 머리 아프니까 그만해야지. 삼연 프랑켄 프리뷰 첫공 후기를 남기며 앞으로 류빅터 이야기는 질릴 때까지 쓰게 되리란 것을 짐작했다. 회전을 도는 중간중간 디테일 나열일 뿐인 질 낮은 후기를 힘들게 적어가면서, 꼭 이렇게까지 상세하게 적어야 하는걸까 번뇌하기도 했다. 때로는 너무 힘들어서 태만한 문장 몇 줄로 리뷰를 갈음해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지나고보니 그 모든 게 벌써부터 아쉽다. 더 잘 쓸 걸. 더 열심히, 많이 고민하고 좀 더 정성을 들일 걸. "이제는 후회해도 되돌릴 수가 없" 으니, 눈과 귀와 가슴과 마음과 영혼에 새긴 그 충만함 만을 품에 안은 채 이 마지막 류빅터 리뷰까지 끝을 고하려 한다. 그동안 류빅터 공연을 보고 후기를 남길 수 있어 무척 영광이었고, 하염없이 기뻤으며, 무엇보다 너무나도 행복했다. 이제, 정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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