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안녕 크로아티아
in CJ 아지트, 2018.10.13 3시 공연
최미소 정인, 김다흰 남해, 송광일 멀티맨.
크로아티아에 실재하는 '실연 박물관(Museum of Broken Relationships)' 과 프랭크 딕시의 그림 '고백(The Confession)' 을 모티브로 하여,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풀어낸 극이다. 실연박물관에 헤어진 연인과 관련된 물건을 맡기면 그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믿음, 첫만남의 계기가 된 그림과 그에 대한 해설, 낭만적인 노란 우체통과 손으로 쓴 엽서 등, 여러 소재들을 적재적소에 잘 녹여내어 이야기와 감정이 매끄럽게 흘러갔다. 상대가 지닌 나름의 역사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 때로는 기다리고 때로는 용기를 내 다가가는 것, 무엇보다 서로를 믿고 이해하는 것이 관계 맺음의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말한다.
공연장 CJ아지트는 처음 방문했다. 백스테이지가 무대 뒤쪽이 아니라 객석 입출입 통로 쪽에 있었는데, 적절하게 계산된 배우들의 동선이 극의 흐름을 깨뜨리지 않았다. 때로는 쿵쾅대며 뛰어드는 발소리 등의 연출을 통해 극적인 효과를 주기도 했다. 팝아트가 연상되는 조명의 색감, 깔끔한 무대 구조물과 소품 활용, 선명한 음질의 깨끗한 음향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악기 반주 음향이 관극해봤던 중소극장들 중 가장 좋았다. 다만 뒤쪽 스크린에 사진 등을 띄워 배경을 표현하는 영상 연출은, 조명의 색감과 높은 조도로 인해 희석되어 집중이 되지 않았다.
"당신 때문에 내 하루가 오늘도 눈부셨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이 사랑이다. 슬프고 나쁜 기억도 나의 일부다. 반짝거리는 넘버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한층 사랑스럽게 만들어줘서, 처음부터 끝까지 즐겁게 관극할 수 있었다. 멀티맨 송광일 배우의 연기가 몹시 인상적이었는데, 멀티 역할들 자체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진부함 투성이어서 아쉬웠다. 최미소 배우의 연기도 사랑스러웠고, 무엇보다 노래도 무척 좋아서 다른 극에서 꼭 다시 만나고 싶다.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던 초대극이어서, 다음에 또 올라오면 직접 예매해서 보러갈 의향이 생겼다. 극을 보고 나오니 크로아티아 두브로닉이 가고 싶어졌다.
'공연예술 > Music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젠틀맨스가이드 (2018.11.16 8시) (0) | 2018.11.17 |
---|---|
마틸다 (2018.11.13 8시) (0) | 2018.11.14 |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 (2018.10.12 8시) (0) | 2018.10.16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2018.10.11 8시) (0) | 2018.10.15 |
마틸다 (2018.10.04 8시) (0) | 2018.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