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존 카메론 미첼 콘서트 - 디 엘로퀀스

in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2018.10.06 5시 공연

 

 

 

 

미첼의 헤드윅을 만나다니, 헤드헤즈로서 그저 꿈만 같은 경험이었다. 그 공간에 함께 존재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감사하고 행복하다. 애국가 오프닝으로 시작하여 올진럽 전주가 흘러나오는데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뚝뚝 쏟아졌다. 미첼의 목소리로 담아내는 헤드윅의 모든 넘버들이 어찌나 눈부시게 아름답던지 미첼콘 2시간 내내 황홀감으로 하늘을 유영하는 기분이었다. 여즉 현실감이 없고 그 감정의 파편들만이 벅찬 가슴을 흩뿌리고 있다. 아아, 헤드윅 보고 싶다. 두 시간 동안 미첼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다시 헤드윅을 보면 또다른 감상과 감동과 해석과 이해가 튀어나올 것 같아서 갈증이 난다.   

 

 

 

 

세세하게 내용을 남기려 노력하는 것이 무의미한 행동이 될 것 같은, 그 자체로 완벽한 공연이었다. 이렇게 영혼을 울리는 관극은, 정제되지 않은 수기리뷰에서 온 마음을 쏟아내고 나면 오히려 텅 비어버리고 만다. 앵콜에서 오만석 배우를 무대 위로 불러내 함께 섬아기 동요를 부른 뒤, 오드윅은 한국어로, 미첼은 영어로 부르던 올진럽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멋졌다. 중간에 커뮤니케이션이 명확하게 안되니까 "음악이 우리의 언어지!" 라던 미첼의 말처럼, 비록 언어가 다를 지언정 우리는 음악으로 모든 감정과 마음을 기꺼이 공유할 수 있다. 11년 전 첫 내한 때 만나지 못하여 내내 아쉬웠는데, 이렇게 다시 서울에 방문해주어 무척이나 기쁘고 고맙고 반가웠다. 언젠가 콘서트 형식이 아닌, 하나의 온전한 '극' 안에서 미첼을 다시 만나게 되길 고대한다.

공지사항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