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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t 섹시동안클럽 콘서트

in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구 삼성카드홀), 2018.01.13 7시 공연





최민철, 최수형, 문종원, 양준모, 조순창, 김대종. 게스트 린아. 섹동클 콘서트 두 번째 공연이자 막공.

 

 

작년 서뮤페 2일차에 가지 않아서 만나지 못했던 섹동클을 이번 정식 콘서트에서 만나고 왔다. 거의 처음으로 인팍 초대권이 당첨되어 기쁜 마음으로 엄마랑 함께 데이트하듯 다녀왔는데, 배우들을 잘 모르시는 엄마도 꽤나 긴 런닝타임 내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었다. 이 콘서트의 유일한 단점은 극장과 의자였다. 그리 크지 않은 플라스틱 임시 의자들을 좌석 간 여유 없이 빽빽하게 정열해두어서 몹시 불편했다. 음향도 신경썼다는 게 느껴지긴 했는데, 집중하지 않으면 넘버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은 가사를 많이 놓칠 것 같았다. 가사를 잠깐 놓치는 등 약간의 실수가 없진 않았으나, 현업 공연으로 바쁜 와중에 준비한 공연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아주 높았다. 뮤지컬 페스티벌 때도 그랬지만, 뮤지컬배우가 꾸미는 공연은 되도록 뮤지컬 넘버 위주로 진행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는데, 이 콘서트도 거의 다 뮤지컬 넘버여서 좋았다. 클라이막스에서 부른 챔피언, 나는 나비 같은 가요들이 분위기를 고양시켰고 덕분에 공연 후반부 및 앵콜은 스탠딩콘으로 더 신나게 즐겼다.

 

 

 

 

 

좋았던 무대 몇 개만 언급해야겠다. 일단 시작을 알린 레미제라블 무대들이 너무 좋았는데, 그 중에서도 양발장의 Who am I 가 정말 최고였다. 장면 속에 담긴 찰나의 감정을 고스란히 살려내는 표정과 목소리에 마치 레미제라블이라는 극을 눈앞에서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너무나 그리웠다. 양발장 많이 아꼈었는데ㅠㅠ 노트르담드파리 Belle 도 엄청 좋았는데, 특히 미남프롤로가 역시 훌륭했다. 미남배우님이 했던 모든 캐릭터 중 프롤로를 가장 사랑하기 때문에 이번 노담 10주년 공연 때 꼭 돌아왔으면 좋겠다ㅠㅠ 문콰지와 린스메의 새장 속에 갇힌 새 듀엣도 아름다웠고. 그리고 시라노 넘버 2곡도 매우 훌륭했다. '있을 법한' 오디션을 짧게 연기하고 부르는 개사ver. 가스콘과 이어지는 브링미자이언트. 김대종 배우님이 현실 울컥한 게 보여서인지, 거인을 데려와 넘버가 마치 본공 때처럼 강렬하게 다가왔다. 네 명의 배우가 한 소절 한 소절을 꾹꾹 눌러 담아 부르는 듯하여 이 곡이 지닌 주제가 더욱 명확하게 느껴졌다. 사의 찬미에 나오는 저 바다에 쓴다도 배경의 영상과 대극장 오케 버젼 편곡과 섹동클의 화음이 어우러지며 아주 멋졌다. 대극장 사찬 카더라는 몇 년 전에 주워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착각인가. 저바쓴을 들으니 괜히 사찬이 보고 싶어졌다. 관객 한 분 모셔서 황태자루돌프의 사랑이야 넘버 부른 것도 아주 재미있었고, 양촤와 순창넷의 Nothing Like A Fire 도 좋았다. 쓰릴미의 주된 극 컨셉 중 하나가 주인공 두 사람의 이름이 나오지 않고 오직 '그' 와 '나' 로만 지칭되는 점인데, 양촤가 "네이슨," 이라고 이름을 불러서 깜짝 놀랐다. 서뮤페 때 이슈가 됐던 영웅 단지동맹 개사ver.인 셀카동맹의 무대 위엄이 엄청났고, 라만차 넘버들도 좋았다. 나머지 다섯 명의 돈키호테의 목소리에 묻히지 않는 최수형 배우의 산초가 인상적이었다.

 

 

뮤지컬 배우들이 유닛을 만들어 진행하는 이러한 콘서트가 다양하게 나왔으면 좋겠다. 행사 말고. 특히 여성 배우들이 성관념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넘버들을 양껏 불러주는 콘서트가 꼭 현실화되길 바란다. 작년 연말 오디콘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전해들은 뮤덕으로서, 여성 배우들이 설 수 있는 무대 자체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9년 전에 처음 이야기가 나오고 이제서야 현실화 된 섹동클 콘서트처럼, 많은 배우들이 더 다채롭게 재능을 뽐낼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좋은 선례를 보여준 섹동클 덕분에 알찬 2018년 새해 첫 관극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2nd 콘서트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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