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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주절/Deeply

한없이 우울

누비` 2013. 10. 28. 20:44


요 근래 여러모로 정신이 없다. 아니, 제정신일 수가 없다고 해야 하나. 암담하고 절망적인 이 기분을 글로 적어내면 뭔가 위안이 될 것만 같은 마음에 이 하얀 블로그 새 창을 여러 차례 띄웠다가도, 막상 무슨 말로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긴 한숨과 함께 탭을 닫기를 수차례. 그러다가 결국 오늘 아침부터 겪은 지독한 편두통과 더불어 자꾸 현실인식을 시켜주는 주변의 툭툭 던지는 몇 마디 말로 인해 머리 끝까지 치솟은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해소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바닥 꺼질 듯한 한숨과 함께 첫 문장을 적으니 일단 한 단락 쓰는 건 금방이긴 하네.



글을 끄적거리는 것조차 부담스럽고 어려워진 것은 자소서의 악몽이 트라우마가 됐기 때문이다. 겨우 20여 년을 살아온, 평범하디 평범한 대학생에게 '창의성으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 사례가 뭐 그리 많았을 것이라 생각하는지. '직무 관련 경험'? 이제는 인턴이라는 건, 그것도 지원하는 업무와 아주 밀접하게 관련된 분야에서 일한 인턴 경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는 걸 반증한다. 취업 재수, 삼수. 남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ㅋ 



그리고 결국 궁극적으로 내 가슴을 가장 짓누르는 건 다름 아닌 나 자신에 대한 무기력감이랄까. 너의 꿈을 찾고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알아 내라고. 그건 다 네 안에 이미 답이 있는 거라고 말한다. 근데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막연하고 모호한, 두루뭉술하게 피어오르는 꿈 같은 게 있긴 한데, 그걸 어떻게 이뤄야 할 지 정말 모르겠다. 네가 가는 길이 맞는 길이라고. 다른 사람이 가지 않았다고 해서 그게 길이 아닌 건 아니라고. 그렇게 말하는데 나는 그 정도의 용기가 없다. 그냥 막 걸어보자, 그럼 길이 보이겠지! 이런 자세가 안나온다는 말이지. 그냥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 또 싫다. 



2013년 9월, 그리고 10월은 평생 결코 잊지 못할 것만 같다. 탈탈탈탈 털리며 나의 가치가 대체 뭘까-하는 심각한 회의감을 느끼기도 하고, 이 미친 취업난이 내 탓이냐 이 망할 사회 구조야!! 하는 다 때려치우고 싶은 절망감을 느끼기도 하고, 그 와중에 그래도 평소처럼 학교 다니며 웃고 수다 떠는 내가 한심하기도 하고.......



아 진짜 이럴까봐 포스팅을 안 한 것도 있다ㅋ 아주 그냥 한없이 우울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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