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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in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2018.07.15 7시


 

류정한 빅터/쟈크, 박은태 앙리/괴물, 서지영 엘렌/에바, 안시하 줄리아/까뜨린느, 김대종 룽게/이고르, 이윤우 어린 빅터, 안현화 어린 줄리아. 류은서안 초연페어 자셋, 류은 자다섯, 류빅터 자아홉. 위메프 일부 단관 회차.   

 

훌륭한 배우는, 자신의 능력과 장점과 약점을 정확하게 알고 스스로의 컨디션을 명확히 파악하여 관객이 기복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매끈하고 온전한 공연을 만들어낸다. 언제나 한 톨의 의심 없이 믿고 보는 배우였음에도, 이날 공연을 보며 비로소 류정한 배우님이 얼마나 대단하고 엄청난 배우인가를 절절히 실감했다. 이 분야에서 공연히 최고라 불리는 것이 아니라는 듯, '류정한' 이라는 이름 석자가 이토록 단단하고 책임감 있는 단어라는 듯, 최상의 컨디션이 아님에도 아무런 문제 없이 완벽한 공연을 완성했다. 요령이나 타협 따위는 용납치 못한다는 듯 능수능란하게 음정과 발음 하나하나를 꾹꾹 누르고, 생창 원음을 일일이 다 찍는 등, 이 공연 하나에 온 힘과 마음을 쏟아내시는 걸 보고 있자니 감동과 감사함과 감탄에 저절로 환호가 쏟아져나왔다. 평소에 류배우님 공연을 자주 본 관객이 아니라면 배우님의 컨디션 이상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으리라 감히 단언한다. 이렇게 대단한 배우의 팬임을 자칭할 수 있어 몹시 행복하고 자랑스럽다. 비록 주말 이틀 동안 감정적으로 엄청난 롤코를 타는 바람에 체력이 훅 깎여버리긴 했으나, 마음만큼은 한결 든든하고 감사하다.

 

박은태 배우님도 예기치 않게 금토일 연공을 하시느라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었으나, 이 역시 아는 관객에게만 보일 정도였을 뿐 여러모로 감탄스러운 연기와 노래를 보여주셨다. 일욜 공연에서 토욜 공연보다 대사 목소리에 감기 기운이 더 확연히 드러났는데도, 노래는 전혀 그런 기색 없이 흔들림 없고 깔끔했다. 감정은 또 어찌나 짙고 맹렬하고 설득력이 높던지, 괜히 앙리/괴물 장인이라 불리는 배우가 아님을 재차 절감했다. 어쩜 이렇게 두 분 다 말도 안되게 엄청나신지, 배우님들의 공연을 볼 수 있어 진심으로 영광이다. 이 페어 이제 두 번 남은 거 실화인가요ㅠㅠ 그런데 이제 표가 한 장도 없는 게 정녕 현실인가요ㅠㅠㅠ 류은 페어막 매진이라니ㅠㅠ

 


이날은 노선이나 디테일 모두 토요일 공연과 유사했는데, 보다 깊고 농밀한 감정선으로 쫀쫀하게 진행됐다. 중블 2열이라는 좋은 자리에서 류빅터 얼굴 맘껏 보며 행복하게 관극했는데, 덕분에 디테일은 죄다 휘발됐다. 감정적 소모와 몰입이 엄청났던 토요일 관극과 온 몸에 힘을 주고 내내 긴장한 채 체력적으로 탈탈 털린 일요일 관극의 여파로 인한 망각 같기도 하다. 그리고 원래 레전공은 관극하는 그 순간의 집중도와 만족감이 몹시 높아서, 충만감에 젖어 공연장을 나선 후에는 오히려 이야기를 풀어낼 여력이 남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했던 공연에 굳이 무슨 말을 더할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이날 공연은 따로 작성한 수기 리뷰로 대체한다. 너무 힘들어서 다시 쓰질 못하겠어ㅠㅠ 부디 표를 어떻게든 구해서 류은 페어 리뷰를 또 쓸 수 있기만을 바라며 후기가 아니라 인증글을 마무리한다. 프랑켄슈타인 배우님들도 다들 푹 쉬셔서 괜찮아지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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