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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in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2018.07.11 3시 공연
류정한 빅터/쟈크, 한지상 앙리/괴물, 박혜나 엘렌/에바, 안시하 줄리아/까뜨린느, 김대종 룽게/이고르, 김지호 어린 빅터, 이유주 어린 줄리아. 류빅터/류쟈크, 지앙/지괴, 혜나엘렌/혜나에바, 시하줄리아/시하까뜨, 대종룽게/대종이고르. 류한 페어 둘공이자 자둘. 류빅터 7차 관극. 류정한 배우님 평일 마티네 공연 자첫. 역시 류한은, 이 페어는, 너무나 맹렬하고 짙고 깊고 풍성하다. 연기톤이든 감정선이든 목소리든, 이렇게까지 색감이 들어맞는 느낌을 받기 쉽지 않음을 잘 알기에 이 페어의 매 회차가 감사하고 소중하다. 제가 이 페어 지분을 샀어요!!!!!!
※스포있음※
지앙/지괴는 눈물이 많은, 어리고 외롭고 슬픈 노선이었다. 엘렌에게 빅터의 꿈을 쫓아 여기까지 왔다고 울음을 삼키는 목소리로 고해하고, 너꿈에서 "너의 꿈에-" 하고 길게 음을 낸 뒤 눈물을 채 삼키지 못하고 울먹거리며 "살고싶어" 라 노래하고선 고개를 떨군다. 두렵고 외롭지만, 제가 선택한 길이기에 울면서도 꿋꿋이 두 발을 딛고 서 있었다. 그리고 지괴는 태어났을 때부터 인간의 행동을 끊임없이 따라하며 본능만 남은 백지 상태의 존재임을 강조했다. 등을 두드려주는 류빅의 동작을 느끼고, 그의 어깨 위로 엉성하게 들고 있던 오른손을 토닥거림에 가깝게 움직인다. 처음 몸을 일으키며 걸음을 내딛으려 할 때 저를 향해 진정하라는 듯 손바닥을 아래로 내리며 쉬, 하고 말하던 류빅을 기억한 지괴는, 제 목을 조르는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선 혼란과 공포에 질린 그를 향해 똑같은 손동작을 해보인다. 까뜨린느와의 장면에서도 그렇고, 극 내내 상대의 동작을 따라하는 지괴의 디테일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난괴물 인터벌에서 안녕, 이나 오로라 손짓을 하면서 끓어오르는 울음을 제대로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한숨처럼 토해내며 괴로워하는데, 가볍게 주먹쥔 것처럼 손을 모으고 얼굴의 눈물을 닦아내며 끙끙 앓는 망연한 눈빛이 너무나 애처롭고 가여웠다. 어젯밤 처음 꾼 꿈을 떠올리며 울듯이 짧게 웃는 표정. 자신을 배척하고 거부하는 빅터와의 재회와 상처 넘버를 거치며 지괴는 울음조차 잃어버린다. 조용하고 고요한 허밍. 위압적이고 서슬 퍼런 비아냥. 그 끝의 복수.
류빅은 초반 공연들에 비해 성격이 더 날카로워졌다. 최고로 좋았던 단하미에서, "과학은 그 의미를 밝혀낼 뿐" 이라는 말에 답답하다는 듯 주먹 쥔 손을 살짝 내리치며 핝앙에게서 등을 돌려버리는 류빅. 무신론자냐는 물음에 신경질적으로 아니! 라고 답하며 단호하게 말을 이어나간다. 한잔술에서도 "뭔가 영혼을 집어삼키고 있는 것 같아" 라는 대사를 심각하고 고통스럽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조 어린 조소를 섞으며 내뱉었다. 나는왜, 거울에 비친 제 모습에서 도망치는 느낌이 아니라 지긋지긋하다는 듯 홱 떨치고 뒤돌아선다. 생창에서 신을 저주하고 도발하고 맞서 싸우는 느낌이 역대 관극 중 가장 강했다. "신의 은밀한 비밀" 이라 말하며 비아냥 거리듯 미소를 입가에 걸고, 대체 그 섭리가 대체 뭐냐는 식으로 의문을 표하며, 그 권능에 맞서 싸우는 내가 바로 창조주라며 오만하기 그지 없는 태도로 생명 창조를 추구한다. "신이여 축복을 아니면 차라리 내게 저주를 퍼부어라 신과 맞서 싸운" 하는 부분에 단순한 결심 이상의 의지와 분노가 어린다. "붉!은!피! 솟!구쳐!" 는 매번 좋으니까 강조해주실 때마다 기록해야지. "눈을 떠라!" 하며 오른손으로 레버를 붙들고 "일어 나라!" 하며 왼손으로 나머지 레버를 붙든 뒤 "깨어나" 하며 마무리. 룽게의 목을 물어뜯는 지괴의 모습을 보며 "안돼!!!" 하는 절규가 아니라 "아아아아악!" 하고 비명을 질렀다. 비극을 받아들이지 못한 가슴이 콱 막힌 소리가 아니라, 고통과 절망의 감정이 넘실대는 절규로 시작하는 또다시. 룽게를 죽인 순간부터 지괴를 앙리가 아니라고 인식한 류빅은, 북극에서 앙리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지괴의 말에 무너져 내린다. "친구," 라는 단어를 울먹이며 말하는 목소리에서 그의 망연한 절망이 여실히 드러났다.
애드립 몇 개만. 지난주부터 "고루하군" 으로 정확히 발음해주시는 류빅. 한앙의 팔을 붙들고 "부탁이야," 하고 나서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친구." 하고는 씩 웃는다. 보통 "룽게," 하고 이름을 불렀는데 이날은 "명령이야," 하고 말하는 류빅. 그 말에 "내 어깨엔 아무 것도 안 달려있어" 하며 투덜대는 대종룽게. 외로운 소년의 이야기 넘버 끝나고 기침하며 나온 대종룽게의 "그만 두고 싶어..." 애드립. 한잔술에서 "덤벼!" 하는 류빅ㅋㅋ 밟히기 전에 들어온 자신을 때리려는 류빅 때문에 또 엉덩방아를 찧고선 그를 진정시키는 핝앙. 핝앙 왼팔을 양손으로 꽈악 붙들고 매달리듯 일어난 류빅. 잔에 담긴 근심과 걱정과 절망과 슬픔을 나열하는 류빅. 음 길게길게 늘이고선 토하는 시늉하는 류빅과 바닥에 주저 앉는 핝앙. "소리질러!" 하는 핝앙 말에 같이 신나서 일어선채 양 팔 번쩍 들고 좋아하는 류빅. 둘 다 너무 신난 게 보여서 객석도 같이 행복해진다. 그 춤의 흥은, 글로써 표현이 결코 안된다. 테이블 위에서 춤추는 거 넘나 흥겹고 즐거운데 보고 나오면 휘발되어 슬프다ㅠㅠ 괴물이랑 추바야 싸울 때 2층 계단 위에 서서 혜나에바랑 신나게 춤추던 류쟠. "호오~" 하면서 호응하는 거나, "박치기!!" "죽여!!!" 하는 외침 엄청 잘 들려서 좋다.
류빅터 이번주 공연은 다 관극할 예정이니 오늘은 짧게 마무리하겠다. 10주로 예정된 이번 삼연 공연이 벌써 30%가 지났다. 아직 들고 있는 표가 많아서 불안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회차 하나하나가 끝나는 게 아쉽다. 그래도 주말 두 공연은 드디어 2열이다ㅠㅠ 6열 사블통에 앉았는데도 표정이 명료하게 안 보여서 너무나 답답했는데, 주말에는 배우님 얼굴 맘껏 볼 수 있을테니 몹시 기대가 된다. 류쟠 이미 예쁘지만 더 예쁘게 하고 나와주셨으면, 하는 사심을 가져본다ㅋㅋ 어서 토요일 저녁이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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