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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in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2018.07.21 7시 공연
류정한 빅터/쟈크, 카이 앙리/괴물, 박혜나 엘렌/에바, 이지혜 줄리아/까뜨린느, 이정수 룽게/이고르, 이지훈 어린 빅터, 신서린 어린 줄리아. 류카페어 자둘. 류빅터 11차 관극. 간만의 류카 관극이었는데, 볼 수 있는 이 성악페어의 회차가 거의 없어서 슬프다.
※스포주의※
단단하고 자신감 넘치는 류빅터와 곧고 고지식한 카앙리. "그래, 이제야 자네답군!" 하면서 왼손으로 카앙의 안경다리를 살짝 들어올리고선 씩 웃고 다리 위로 올라가는 류빅. 카앙과의 회차여서 그런지 류빅은 성악발성으로 음 하나하나를 꾸욱꾹 눌러가며 넘버들을 불러줬다. 단하미 후반에 두 배우 목소리가 맞물려 풍성하게 공간을 메우는데 내적 희열이 어마어마했다. 정면을 똑바로 보고 선 게 아니라 살짝 비스듬히 옆으로 서서 주로 한 손이나 한 팔을 움직이며 빅터의 말들을 의심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카앙과, 쉽게 넘어오지 않는 그 태도에 난간을 양손으로 내려치는 등 답답해하는 류빅. 하지만 단호하고 강렬한 류빅의 설득에 결국 그의 손을 맞잡는 카앙. 저자는 누구냐는 웰링턴 장군의 질문에 싱글벙글하며 기다렸다는 듯 신나서 소개하던 평소와는 다르게, 담담하게 옆으로 가서 담백하지만 무한한 신뢰를 담아 카앙을 소개하는 류빅. "부탁이야," 텀주고 "친구." 하며 웃는 디테일 매번 좋다. "꿈을 꾸네" 하고 폭죽 터지는 소리에 하늘을 바라보는 건 성앙과 카앙만 하는 듯. 은앙은 '꿈' 에 방점을 두며 오른손을 들어 손가락을 살짝 구부린 손모양으로 글을 쓰듯 수평으로 살짝 움직이는 손짓을 한 뒤 폭죽을 인지하지 않고 퇴장한다. 핝앙은 못본지 오래되어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고. 평화의시대 넘버에서 여앙들이 엘렌의 말을 들은 척도 안하며 빅터를 비난할 때, 무대 오른쪽 그 여앙들 뒤편에서 월터 역 배우가 답답해하고 반박하려 하더라. 더 나지막하고 다정한 말투로 비아냥 거리다가 "신경 꺼주셨으면 대단히!" 하고서 경멸과 증오의 눈빛을 형형히 빛내고 나가버리는 류빅터. 그 뒤에서 룽게에게 뭘 묻듯 말을 거는 카앙 디테일 있었다. 혼잣말. 시하줄리아는 오른쪽에서 겉옷을 들고 나오는 시종을 보고 울고 있는 자신의 얼굴을 숨기려 황급히 제 등을 돌리고선 눈물을 닦은 뒤 애써 웃으며 다가가고, 지혜줄리아는 본투비 귀족아가씨처럼 담담하고 우아하게 가까이 걸어가 입혀주는 옷을 입는다. 지혜줄리아는 가슴에 손을 얹는 모션을 많이 취하는 편인데, 까뜨 할 때도 그렇고 고음 부근에서 자주 그러니까 배우 본체 습관인가 싶더라. 외로운 소년의 이야기. 어두침침한 성벽 앞에서 서엘렌은 들어갈 입구를 찾으려 성벽을 훑는다면, 혜나엘렌은 이 끔찍한 곳을 다시 마주해야 하는 것에 아득함을 느끼듯 순간적으로 성벽을 외면한다. 빅터와 무슨 사이냐는 엘렌의 질문에 다른 앙리들은 바로 "친굽니다," 하고 즉답을 하는데, 이날 카앙은 잠시 멈칫한 뒤에 "친구입니다." 라고 답했다. 침대맡에서 무릎을 꿇는 건 카앙, 성앙만 하는 듯. 아버지까지 하늘나라로 보낸 뒤 "세상에 버려진 우리" 부분에서 서엘렌이 망연함과 지침으로 가득하다면, 혜나엘렌은 슬픔과 절망과 외로움이 뚝뚝 묻어난다. 어린 빅터에게 무등을 태워준 정수룽게가 양손을 꼭 붙들고 웃으며 퇴장하는 장면은 참 따뜻하다. 줄리아의 강아지를 살려주겠다며 나가는 빅터를 보고 서엘렌은 걱정과 근심에 차 생각에 빠져 있고, 혜나엘렌은 무대 왼쪽 앞으로 나와 하늘을 향해 간절히 기도한다. "어서 숙부님께 용서를 빌어!" 하면서 끌려나오는 어린 빅터는, 혼나고 있다는 자각이 전혀 없이 만면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훈빅터가 유난히 생글거리는 미소가 강해서, 어둡고 걱정스런 어른들의 분위기와 몹시 상반되어 기괴한 인상마저 풍겼다. 희정슈테판이 뺨을 때리는 순간 놀라서 "숙부님!!" 하고 비명을 지르는 서엘렌과 다르게, 그러한 사태를 예견했다는 듯 눈을 질끈 감으며 빅터를 끌어안는 혜나엘렌. 유학 보내라는 노기에 찬 명령에 화들짝 놀라며 그럴 수는 없다는 듯 쫓아나간다. 이날 지훈빅터는 서린줄리아의 부름을 기뻐하며 룽게의 손을 뿌리치고 달려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노래한다. 떠나기 싫은 자신을 붙잡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한 안도와 슬픔이 동시에 느껴졌다. 슈테판의 손에 끌려가는 줄리아를 보다가 자신을 부르는 엘렌의 목소리에 더욱 눈물을 쏟아내는 빅터. 룽게의 손에 무대 오른편 안쪽으로 마지막까지 질질 끌려 나가는 빅터와 무대 왼쪽으로 슈테판의 손에 끌려 나가는 줄리아가 맞물린다. 서엘렌은 애써 감정을 누르며 빅터를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혜나엘렌은 치밀어오르는 울음을 삼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그 말에 아까 관계를 친구라 정의 내릴 때 망설였던 카앙은, "친구 그 이상" 이라고 꾹꾹 눌러담으며 자칭한다. 자신은 빅터에게 그가 명명한 것처럼 '친구' 지만, 빅터는 자신에게 '친구 그 이상' 이라 단언하는 것이 카앙 노선에 잘 어울려서 인상적이었다. 장면 전환 직전 효과음에 빗소리가 섞이는데, 비를 막아주듯 엘렌의 머리 위에 제 양손을 가져다대는 정수룽게 디테일 좋아한다.
한잔술은 항상 시각적 자극이 매우 커서 글로 표현하기 힘들다. 좌중을 정리하고선 빅터 근처로 온 카앙은 살짝 떨어져서 등을 약간 돌린 채 다리를 꼬고 앉았다. 주정뱅이 상대하기 싫다는 느낌을 팍팍 풍기는데 눈치 없이 술주정 부리는 류빅ㅋㅋ "지지지직 다 타버리고 말지" 하면서 류빅은 앙리들 가슴팍에 양손을 가져다대고 자극을 주는데, 이날은 카앙이 뒤돌아 있어서 어깨에 대고 했다. "아 잠깐만," 하면서 앙리에게 시비거는 부분을 수욜 류성 때도 그렇고 이날 류카 때도 그렇고 서서 안하고 앉은 채로 대사를 치더라. "한 잔에 절망을 담고 / 또 한 잔에 슬픔 담아" 하면서 류빅이 술을 가끔은 앙리부터 따라주긴 하는데, 대부분의 회차에서 본인 잔에 절망을 담고 앙리 잔에 슬픔을 담는다. 마치 2막의 비극을 예고라도 하듯이. 자기 잔에 술을 따르던 류빅은 병나발 부는 카앙을 보고 놀라서 뺏으려 들고는 춤추러 나가는 뒷모습에 웃음을 짓는다. 왼쪽에 앉은 여앙이 인사하니까 오른손 들어 손가락 움직여 맞인사 해주는 류빅. "지나가는 개 풀 뜯어먹는 소리!" 라는 말에 그렇지! 하듯 술잔으로 동의를 표하고, "죽고 나면 관짝에 담겨질 인생들아!" 하는 카앙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맞아! 하면서 호응하려다 화내는 반응에 움찔한다. "나 부모도 형제도 없지만" 하는 부분에서 깊은 생각에 잠긴 류빅은 하, 하며 숨을 토하고선 고개를 두어번 살짝 끄덕인다. 카앙 춤을 보고 푸우, 하듯 비웃고선 최소한으로 절제한 동작으로 춤을 추는 류빅ㅋㅋㅋ 옆에서 엄지 아래로 내린 채 야유 보내는 카앙ㅋㅋㅋ 두 분 다 유난히 춤을 안 추는 느낌이었는데ㅋㅋㅋ 내려갈까? 하는 카앙 손짓에 절레절레 하다가 아슬하게 앙들을 피해 무대 앞까지 나온 두 사람. 자신을 보라는 카앙의 손짓과 그 춤에 한껏 입을 벌려 깔깔거리며 비웃는 류빅 표정ㅋㅋㅋㅋㅋ 한잔술 마지막 부분에 여앙들을 풍차처럼 돌리는 남앙들 춤이 있는데 볼 때마다 대단하다. 테이블을 돌아서 앞으로 오는 대종룽게와 다르게 테이블을 온 몸으로 구르고 앞구르기까지 하며 무대 앞으로 오는 정수룽게. "장의사!!!" 하고 이마에 손을 짚는 류빅터가 너무 잘생겨서 시선을 빼앗겼다. "멍청하게 무덤만 팠을까" 하면서 왼쪽 다리 달달달 떨며 삽질하는 류빅 디테일 몹시 사랑하고. 룽게, 하고선 폴짝 뛰어 정수룽게에게 코알라처럼 안기고선 뺨을 만지며 "쓸모가 이쪄쪄" 하고 좋아한다. 테이블 위로 뛰어오르고선 오른쪽 앙들을 향해 우씨, 하며 마지막까지 승질내고 나가는 류빅. 암전 후 오케 반주 없이 앙상블 목소리만 남기며 장면 전환 되는 공백은 아직도 좀 아쉽다. 재연에서 앙상블들이 룽게를 들어올리는 연출은 별로였지만, 시각, 청각적으로 시끌벅적하게 한잔술맆을 마무리하자마자 바로 이어서 살인자 넘버가 나오던 재연의 드라마틱한 분위기 변화가 그립다. 나는왜 마지막 부분도 "내가 살인자!" 로 장면전환이 바로 이어지던 재연과는 다르게 "벗어나겠어" 하며 넘버를 완전히 마무리하는 삼연이 박수 타이밍도 좋고 깔끔하긴 하지만, 장면 각각의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장면 전환의 극적 요인을 잘라낸 연출이라서 호불호가 갈리는 듯 싶다.
살인자 소리를 들으며 처음 재판정으로 끌려나온 카앙은, 허리를 꼿꼿하게 편 채 묶인 양손으로 조끼 끝을 탁 내리며 옷매무새를 정리하는 등 단호하고 굳건한 태도로 자백을 한다. 하지만 두 번째로 끌려나올 때는 여전히 꿋꿋하게 자세를 유지하려 하지만 혼란과 두려움에 휩싸인 느낌이 있고, 사형을 선고 받고 감옥 안으로 밀어넣어지자 고개를 살짝 떨군 채 가슴 위쪽을 티나게 움직이며 가빠진 호흡을 보여준다. 빅터에게 이름이 불리기도 전에 인기척을 느끼고 뒤돌아 그를 바라보는 카앙. "운명이라 생각하지, 뭐" 하면서 최대한 가볍게,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라는 듯 굴려고 하는 카앙을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 질문을 던지는 류빅. "그러니까 제발!!!! 제발, 나 대신 좀 살아 친구야!!" 라는 카앙의 말에 얼음이 된 듯 굳어버린다. 찬란한 태양 같은 빅터와 그의 꿈을 동경하는 카앙. "내가 믿.던. 모든 걸 버리고 / 너의 그 꿈. 속에 살 수 있다면" 라 노래하는 카앙의 눈빛이 반짝인다. 처형대 위에서 "너와 함께 새 세상을 상상할 수만 있다면 나" 부분을 부채꼴처럼 펼쳐나가듯 풍성하고 다채롭게 퍼뜨리며 단호해지고, 종국에는 얼굴 가득 웃음을 띄운 채 견고한 결심을 마주한다.
성악발성으로 낮고 담백하게, 하지만 일렁이는 감정을 잔뜩 눌러담은 류빅의 나는왜. "역겨워!!" 하는 부분 강조 없이, 전반적으로 짙고 묵직했다. 생창도 "붉은피 솟구쳐" 강조하지 않고 낮고 무겁게 부르는데, 세상 음산하고 위압적이었다. "은밀한 신의 비밀" 하면서 허공을 향해 실험일지를 들어보이는 평소 디테일도 좀 더 냉랭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천둥번개여, 휘.몰.아.쳐.라." 라고 낮게 음을 눌러내며 류빅이 하늘을 향해 손짓을 하는 동시에 우르릉 거리는 번개소리가 내리꽂힌다. 휘릭 몸을 날려 테이블 위에 서서 온 세상을 휘어잡을 듯, 신과 맞서 끌어내리고야 말겠다는 듯, 선전포고를 하는 류빅. 단하미에서 앙리와 주고 받았던 대화의 연장선 상인 "생명은 어차피 우연의 소산물 / 신의 섭리 같은 운명 따윈 없다" 부분도 음정 하나하나를 눌러 찍으며 생창기계를 만진다. 철침대에 괴물을 눕혀놓고 담요 덮을 때 일부러 발을 안 덮는 거였다. 머리 한참 위까지 담요가 흘러내리게 하여, 콰광 소리에 맞춰 괴물이 벌떡 상체를 일으켰을 때 담요가 온전히 몸을 가리고 있을 수 있도록 한 것. 침대에서 떨어진 카괴는 숨을 한 번 토하듯 뱉고, 다시 한 번 어색하고 고통스럽게 숨을 내뱉는 소리를 낸다. 처음 공기를 주입받고 다시 뱉어내는 폐에서 날 법한, 거칠고 삐걱이는 소리 같아서 좋았다. 쾅, 오른손을 올리고 힘겹게 움직이다 다시 쾅, 왼손바닥으로 철침대를 내리치며 몸을 일으킨다. 혜나엘렌은 괴물을 발견하곤 숨을 잠시 멈추고선 꺄아아아악 하고 비명을 내뱉고, 그 소리에 류빅은 뒤로 돌아 일어서 있는 존재를 확인하곤 다시 혜나엘렌을 힐끔 본 뒤 괴물에게 다가간다. 콰당탕 소리를 내며 굴러떨어진 카괴를 향해 한껏 몸을 낮춘 채 다가가는 류빅. 이 구도가 이날 북극의 마지막 장면에서 유사하게 연출되었다. 앙리, 부르고 약간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일어나보라며 움직임을 유도한다. 감탄사가 유난히 많았는데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괴물이 룽게의 목을 물어뜯는 것을 보고 룽게!!! 하고 비명 같은 외침을 지르고 그에게 달려가는 류빅. 룽게의 죽음을 마주하고 으아아아, 하고 고함을 치며 울먹이고 룽게의 몸을 부여잡고 울음을 토해낸다. 이렇게 절규하고 절망하며 울음소리 내다가, 넘버 딱 들어갈 때는 고급진 목소리로 딕션 콱콱 박히게 온전한 노래를 해주시는 류배우님을 몹시 사랑합니다. 목을 조르기 직전에 망설이듯 머뭇대듯 괴물 뒤에 잠시 서있는 모먼트가 있는데, 피맛과 냄새와 촉감을 신기해하는 괴물들의 표정과 대비되어 무척 극적이다. 두 번 다 보지 않고 쏘는데, 두 번째 폭약이 안 터지니까 류빅이 장총을 더 세게 확 당겼지만, 결국 안 나와서 무대 상수에서 대신 소리 내줬다. "안돼~~~" 하고 마지막 고음을 뽑으며 절규하는 류빅.
2막. "그대와 함께" 하면서 사랑 뚝뚝 떨어지던 부드러운 목소리가 점차 굵고 풍성해지는 류빅터 목소리가 너무 좋다. 오른편 소파 앞에 서서 줄리아의 허리를 감싸 안고 부르는 장면은 매번 몬테 지뢰다. 줄리아의 뺨을 손으로 감싸며 깊게 키스하다가 천둥 소리 하나에 표정 굳히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류빅. 실험일지를 찾으려 뒤적거리는 몸의 면적이 갈수록 넓어지는 느낌이다. 뒷주머니에 허벅지 뒤편까지 뒤적이며 히스테리컬한 모습을 보이는 류빅에게 다가갈 때, 시하줄리아는 울먹이면서도 애써 웃으며 "나만 좀 봐주면 안될까?" 라고 간절하게 묻고, 지혜줄리아는 다정한 손길로 빅터의 얼굴을 만지며 단호하게 말한다. 혼잣말 넘버에서도 그렇고, 시하줄리아는 빅터를 몹시 사랑하여 잊혀지거나 버려질까봐 두려워하는 감정이 강한 반면, 지혜줄리아는 고고한 귀족의 태도를 잃지 않으며 빅터에게는 자신이 필요하다고 굳게 믿는 느낌이다. 지난 리뷰에서도 적었지만, 카괴는 앙리와 완전히 분리된 존재다. 빅터가 자신을 앙리라 부르며 동일시하려 드는 것에 대한 분노도 있지만, 자신을 만들어낸 그가 제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았' 다는 것에 더 화가 나 있는 듯했다. 단하미 조명과 도망자 조명 연출을 좀 더 세세하게 기억하고 싶다. 비틀거리며 도망치는 괴물을 향해 총성이 한 발 울리는 순간, 다리 아래쪽 무대를 비추는 조명의 색이 변하며 과거회상으로 전환된다. 총 소리와 조명 색변화에 따라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적 배경이 바뀌는 지점이 최근에서야 인지가 되어 유심히 보고 있는 중이다. 황급히 뛰어가 총을 뺏어 쏘는 류빅은, 평소에 단호하게 바로 방아쇠를 당기던 것과 다르게 이날은 일말의 망설임이 내보여서 조금 놀랐다. 여전히 괴물에게서 앙리를 보는 건가, 싶은 찰나의 생각이 스쳐갔는데 북극에서 앙리의 흔적이 전혀 없는 카괴를 붙들고 앙리라고 부르는 디테일을 하셔서 정말 놀랐다. 도망자 마지막 부분 "원망했었네-" 하고선 다리 아래 무대 왼쪽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인지하듯 쫓기는 것마냥 뒤를 돌아보며 퇴장하는 카괴.
혜나에바는 "그 놈이 잡아 먹어치워쪄" 하고선 "힝" 하며 입을 삐죽였는데, 이날은 "허," 하고 어이가 없다는 듯 목줄을 내려다봤다. 혜나에바 넘 귀엽고 매력적이고 멋있어서 볼 때마다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돈이다 돈!" 하고 나서 괴물의 목에 쇠사슬 걸고 나가는 사람은 모자 눌러 쓴 김정은 배우다. 목에 속박의 사슬이 또다시 걸리는 괴물에게, 또다른 트라우마가 생겨난다. 남자의 세계. 잔망과 애드립과 매력이 넘쳐나는 혜나에바와, 온 몸을 던져 춤추는 앙상블들. 이 넘버 박제되어 너무나 다행이야ㅠㅠ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의 얼굴로 떠밀리듯 격투장 안으로 들어서는 카괴. 어떠한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여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제 행동에 환호하는 사람들 소리에 신기하다는 듯 신이 난다는 듯 허헝, 하며 표정을 지어보인다. 광기로 번뜩이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눈을 떼 마지막으로 목을 꺾으려던 카괴는, 전혀 다른 표정을 짓고 있는 상대를 발견하고 그 얼굴을 들여다본다. 놀라움으로 손을 탁 놓고선 길을 잃은 것처럼 휘청대며 도망치듯 자리를 떠나는 카괴. 류쟠 갈수록 예쁘고 잔인해진다. 깔깔거리며 혜나에바가 나가자, 짜증을 담아 낮은 목소리로 "괴물 새끼 데려와" 하고 말하는 류쟠. 삑삑 소리를 내는 대종이고르와 다르게 "응" 하고 귀엽게 대답 소리를 내는 정수이고르. "인두도 준비하고" 하는 쟈크 말이 오케 소리에 자주 묻혀서 신경 쓰인다. 실험일지 잘 안나오니까 "이거 왜 이렇게 안나와?!" 하며 짜증을 내는 류쟈크. 넌괴물 중간에 "뾰로로로롱" 하는 애드립은 했지만, 전반적으로 냉정하고 잔인하여 무서운 쟈크였다. "그래야 괴.물.이지!" 하는 부분에서 폴짝 뛰어 괴물 머리통을 때리는 애드립 좋아하는데, 여기 음정 높아보여서 신경쓰인다. 반품 드립 치면서 깔깔거리는 것도 몹시 서늘하고, 카괴의 얼굴에 제 얼굴을 들이밀며 낮고 음산하게 말을 이어나가는 류쟠 눈빛이 몹시 냉랭하다. "알겠냐 이 괴물새끼야!?" 하며 확 밀어버리고서는, 퉷, 하고 등에 대고 침을 뱉는 디테일을 추가한 류쟠. 그랬으면서 귀염둥이♡ 하며 이고르를 데리고 들어간다. 자신의 손길에 몸을 움츠리는 괴물을 보고선, 먼저 제 손을 내밀고 천으로 닦아내며 "이렇게, 이렇게 하는 거에요" 라고 이 행동이 전혀 위협이나 공격이 아님을 확인해준 지혜까뜨는 천천히 괴물의 손을 잡고 손등을 닦아주며 "괜찮죠?" 하고 묻는다. 소소하게 추임새와 설명 넣는 디테일이 장점인 배우다. 안녕, 하고선 이게 안, 녕, 인가? 하는 얼굴로 제 입에서 나온 소리에 놀라워 하는 카괴는, "오늘 아침부터 머릿속에서 뭐가 막 튀어나와" 라는 대사를 하지 않는다. 어눌하게 시작하는 그곳에는. "또 해봐요," 하며 괴물의 다음 말을 기다리던 지혜까뜨는 "상처주지 않아 / 그곳에는 자유가 있어" 라는 카괴의 말에 울망이는 눈빛을 보이다가, "자, 봐요" 하면서 손을 움직인다. "저 하늘 새들처럼 저 멀리" 라고 부르며 치맛자락을 양 손으로 붙들고 춤추듯 스탭을 밟으며 오른쪽 무대 앞으로 나오는 지혜까뜨를 보고, 카괴는 이거 보라는 듯 소리를 내 까뜨의 시선을 잡고선 비슷하게 발을 움직이며 왼쪽 무대 앞으로 나온다. 성괴는 여기서 자기 바지 바깥쪽을 손가락 끝으로 붙드는 디텔을 한다. 까뜨의 행동을 따라하며 쾅 다리를 구르는 장면에서 은괴는 살짝 뛰고, 성괴는 콰앙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발을 내딛으며, 지괴와 카괴는 어설프게 뛰다가 손목에 걸린 치렁치렁한 쇠사슬에 발이 걸려 넘어진다. 다리를 저는 등, 불완전하고 뒤틀린 하체를 표현하는 괴물이 지괴와 카괴인 만큼 이러한 디테일의 차이가 인상적이다.
"내일이 경기얌^^" 하며 나긋하게 애교를 섞어 말하는 류쟠은, 확실히 에바를 쥐락펴락하는 격투장의 실세 같았다. 산다는 건 넘버 갈수록 좋아지는데 후반부 고음 부분은 살짝 불안하다. 예쁘고 우아한 고음이 주특기인 배우여서 그런지, 까뜨 넘버에서 요구되는 깊고 허스키하며 맹렬한 절망의 소리에는 아직 찰떡같이 어울리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래도 마지막에 절벽을 보며 히이익, 소리를 내고 뒤를 돌아본 뒤, "자유..." 하며 눈빛을 반짝이는 디테일은 정말 최고다. 여전히 미친 듯이 흔들리는 무대 구조물. 계단 위에서 마주보고 춤 추고 애정 뚝뚝 떨구느라 격투 시작하고 나서야 아래를 제대로 내려다보는 쟈크와 에바. 까뜨린느의 고백에 더 분노하고 빡친 류쟠을 오히려 혜나에바가 달랜다. 추바야를 죽인 류쟠이 "내가 죽였어!" 하고 좋아하고선 "죄책감 쩔어" 뭐 이런 애드립을 했던 것 같은데 멀어서 정확하겐 안보였다. 품절됐다는 류쟠의 말에 "지랄, 나도." 하고선 가까이 다가가 "너한테" 하고 꺄르륵꺄악 하며 퇴장하는 혜나에바. 울먹이며 시작하는 카괴의 난괴물. 머리를 돌려 맞춘 뒤, 어긋난 팔과 다리를 그대로 질질 끌고선 무대 뒤쪽으로 가 하늘을 향해 오른손을 들어 삿대질하며 분노한다. 그대로 다시 객석을 향해 돌아서서 노래를 이어가는데, 빠진 왼쪽 어깨와 팔 바깥쪽의 뒤틀린 근육의 형태가 매우 선명하고 괴기하게 보여서 신기하고도 안타까웠다. 객석 허공을 향해서도 삿대질하며 신에 대한 분노를 이어가던 카괴는, 인터벌에서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엎어진다. 끄으으 소리를 내며 이어나가는 마지막 절규.
그날의 내가. "미안해 누나" 하며 끌어안는 류빅과, 마지막으로 빅터를 향해 몸을 돌리며 "미안해 빅터" 하고 흐느끼듯 나지막하게 토해내는 혜나엘렌의 말이 이어진다. 상처. 계속 우는 아이에게 다가가 몸을 낮춰 시선을 맞추고선 손을 들어 흔들며 "안,녕" 하고 인사하는 카괴. "목에 상처.." 라는 아이의 말에 "어," 하고 놀라며 잠시 머뭇대고는 "그래 난 상처가 있어..." 라고 말한 카괴는 아이를 툭 밀고선 아이가 앉았던 자리를 향해 다시 손을 들어 안녕, 하듯 손을 흔든다. 길고 우울하게 허밍을 이어나가는 카괴. 류은 공연에서는 엉엉 우는 은괴의 울음소리와 맞물려 엘렌의 시체를 끌어안은 류빅의 엉엉 우는 울음이 어두운 공간을 채웠는데, 성괴나 카괴 회차에서는 류빅이 울음소리를 내지 않았다. 누나를 살려야 한다고 미친 듯 중얼대며 성 안으로 들어서지만 마주한 것은 다 부숴진 생창 기계. 류빅은 엘렌의 시체를 끌어 안고 넋을 놓은 것처럼 엉엉 울음을 토해내며 절망한다. 휘휘 주변을 둘러보다가 기계 2층에 위압적으로 서있는 괴물을 발견하고서 뒷걸음질 치다가 넘어지는 류빅터. 제발 그만하라며 절규하다가, "나 이곳에서 태어났지" 하는 괴물의 말에 울면서 웃는다. 힘겹게 몸을 일으켜 쇠파이프를 휘두르지만 실패하고 목이 졸린다. 강하게 힘을 주던 카괴의 손길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류빅이 숨을 몰아쉬는데, 왼손가락이 고통으로 뒤틀린 느낌으로 움직이는 디텔이 생겼더라. 카괴의 "교만한 나의 창조주여" 하는 말에 무릎꿇은 자세로 머리를 푹 숙여 부여잡은 류빅은, "다시 돌아와서" 하는 부분에서 아아아악, 신음소리를 토하고, "돌려주리라" 하는 부분에서 또다시 신음을 뱉어내며 절망 어린 절규를 쏟아낸다. 위압적인 카괴의 목소리에 완전히 갈려 섞여드는 고통스런 절망의 소리. 멀쩡한 걸음으로 침대에서 뛰어내려 달려가던 카괴는, 모자를 벗어 얼굴을 내보인 이후에는 다시 다리를 절며 침대 머리맡 창문가로 향한다. 줄리아의 시체 앞에서 무너진 류빅을 향해 "북극의 가장 높은 곳에서 니놈을 기다리겠다" 라 말한 뒤 훌쩍 창문 너머로 사라지는 카괴. 넋이 나간 웃음소리를 심하게 내며 시작하는 후회. 류빅 후회 못사도 없어야 하는데..
북극. 신음과 웃음을 뱉어내며 카괴의 앞까지 올라가는 류빅. 카괴의 힘에 밀려 다리에 칼이 찔린 류빅이 주르륵 경사면을 미끄러진다. 칼을 몇 번 맞은 카괴 역시 비틀대며 엎드린채 질질 미끄러져 내려온다. 느릿한 동작으로 총을 집어드는 카괴와, 힘겹게 몸을 돌려 기어서 총을 향해 기어오던 류빅의 시선이, 맞닿는다. 1막 마지막 장면에서, 바닥에 떨어진 카괴가 천천히 몸을 일으킬 때 그 앞에서 한껏 몸을 숙여 시선 높이를 맞추던 류빅의 모습이 겹쳐지는 장면이었다. 총구를 류빅에게 향한 채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우는 카괴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상체를 세운 채 양 팔을 벌려 만면 가득 웃음을 띄우는 류빅. 이 고통을 끝내달라는 류빅의 눈을 마주하던 카괴가 총을 돌려 건네자, 의문 가득한 표정이면서도 그대로 총을 받아 가슴을 겨냥해 탕, 총을 쏜다. 피를 토하듯 신음 소리를 쏟아내는 카괴는 혼란스럽고 영혼이 나간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류빅의 얼굴에 제 얼굴을 가까이 대며 말을 이어나간다. 손을 뻗어 류빅의 얼굴을 쓰다듬듯 하던 카괴는, 마지막까지 괴물로서 삶을 마무리 짓는다. 하지만 류빅은 아, 앙리, 라고 부르며 카괴의 왼쪽 어깨를 붙들듯 잡으려 하지만 그 손길에 툭 밀리며 쓰러지는 카괴. 어떤 생명도 존재하지 않는 북극의 허공을 향해 비명을 뱉어낸 류빅은 신음 소리를 많이 내며, "뭐하는 거야, 일어나" 라며 앙리의 이름을 섞어 부르고, "이대로 끝낼 수 없어" 하며 카괴의 팔을 주섬주섬 찾아 힘겹게 끌어올리려고 하지만 결국 미끄러져 절망한다. 앙리의 흔적조차 존재하지 않은 괴물을 향해 끝까지 앙리를 찾았기에 더욱 나락으로 떨어진 결말이었다.
오케 이날은 음감님이어서 크게 거슬리진 않았다. 박자 밀림이 없진 않았는데 그냥저냥 넘어갈 수준이랄까. 다음주 류빅터 공연은 수금일이던데 류한 정도는 음감님이 걸리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날로써 총 30회의 류빅터 회차 중 15회가 끝났다. 딱 절반 왔네. 관극한 표보다 남아있는 표가 아직은 더 많지만, 류은 막공과 류한 총막공 표가 없어서 매우 고통스럽다. 흐엉 게다가 슬슬 배우님 차기작 발표날 시기 아닌가요^^.... 김칫국 열심히 들이키고 있는데, 연말 라인업 때문에 통장이 몹시 걱정되고 있다. 프랑켄 대구공도 일단 류한 두 회차는 잡아놨다. 많이 못 보는 류카도 보러가고 싶을 것 같은데 상황 봐서 결정해야지. 벌써 류빅터 보고 싶다아ㅠㅠ 절망 끝나고 "그래 와라! 와서 날 죽여!" 하며 무대 앞쪽으로 걸어나오는 류빅터가 지나치게 잘생겨서 심장이 아플 정도였다ㅠㅠ 든든히 잘 드시고 푹 쉬신 뒤, 다음주는 완전히 다 나아서 돌아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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