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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김동완 소극장 콘서트 "첫 번째 외박"

in 롯데카드 아트센터 아트홀, 2015.12.06 5시 공연





오빠얌 소극장콘서트에 다녀왔다. 총 열 번의 공연 중 여섯 번째 공연. 잔잔하게 반짝거리는 시간이었다. 마치 라디오를 듣는 듯한, 혹은 가볍게 수다를 떠는 듯한 기분으로 편안하게 즐기고 왔다. 본인 솔로곡을 많이 해줘서 고맙고 행복했다. 드디어 제대로 뎅콘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런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감정으로 한껏 행복해진 느낌 뿐이라서, 그저 이 날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함께 있었다는 것 정도의 흔적만 남겨보려 한다.





롯데카드 아트센터 아트홀은 음향도 깔끔하고 공연장 자체도 쾌적했다. 올밴드공연의 장점을 아주 잘 살려준 공연장이었다. 다만, 중간에 오빠얌 노래하는데 갑자기 어셔로 추정되는 사람이 갑자기 뭐라고 말을 걸어서 순간적으로 집중이 확 깨졌다. 그 어떤 문제될 일도 전혀 하지 않고 얌전히 야광봉만 흔들고 있었는데 대체 왜죠...? 결국 커뮤니케이션 안 되고 휙 돌아가버리긴 했는데 정말 어이가 없더라. 심지어 멘트를 하고 있던 것도 아니고 노래를 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나마 그 때 노래가 썩 좋아하지 않는 Mr.Children의 365라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오빠얌은 이 노래를 아주 사랑하는 것 같지만, 나에게는 정말 취향이 아니라는 이 아이러니ㅠㅠ 고딩 때 주구장창 듣고 다녔기 때문에 일본노래에 대한 생경함이나 거부감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 곡은 나랑 안맞아. 이거 말고는 가히 완벽한 선곡이었다. 기존 뎅옵 솔로곡들도 많고, 오빠 본인과 어울리는 노래도 많고.



반말이라지만 묘하게 반존대 같은 기묘한 말투로 수다를 떠는 목소리가 참 듣기 좋았다. "불러드릴게" 이러는 게 참 친근하면서도 사랑스러웠다ㅋㅋ 헤드윅 얘기도 좀 해서 아주 살짝 기대를 했지만, 아쉽게도 뎅뒥 넘버는 없었다. 그나저나 헤뒥 하면서 치핵(...)으로 고생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네. 정말 감정소모 심한 극이긴 했나보다. 본인 컨디션이 별로였는데 관객 반응은 좋아서 이상했다는 말도 하고, 뭐 이런저런 이야기 덕에 작년의 공연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즐거웠다. 이번 소극장 콘서트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공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았다. 아티스트 본인의 컨디션에 따라 당일 관객의 분위기에 따라, 심지어 날씨나 상황에 따라서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는 공연 고유의 특징에 대한 고민이 보였다. 앤디오빠가 게스트로 온 12/3 공연이 정말 괜찮았다고 회고하는 말이, 이날 공연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우회적인 뜻으로 들려 조금 아쉽기도 했다. 오빠얌에 대한 아쉬움이라기보다는, 내가 간 공연이 가장 좋기를 바라는 관객 특유의 욕심으로 인한 아쉬움이었다. 마지막 곡 즈음에서 오빠얌 본인도 "난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없어. 만족해!" 뭐 이런 식의 멘트를 해줘서 좋았다.





두 번째 곡 '바람의 노래'에서 간주음이 마무리 되며 2절을 막 시작하려는 순간 마이크를 붙들고 씩 웃는 오빠얌의 표정이 아주 선명하게 남았다. 오로지 그 순간의 모든 걸 즐기는 듯한, 자신만만하면서도 만족스러워 보이는 눈부신 얼굴. 아. 이 오빠 지금 음악하는 게 정말 행복하구나. 온 마음을 다해 오롯이 즐기며 노래하는 김동완의 무대를 바로 이 순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작지만 놀라운 기적 같았다. 12년 이후 연기에 집중하겠다는 오빠얌을 보며 내심 속상했었는데, 14년 헤드윅 이후로 솔로앨범을 말하고 다시 본인의 음악을 이야기하는 모습에 아주 설렜다. 그리고 그 기쁨의 정점을 이날 공연을 보며 찍은 것 같다. 자신의 일을 오롯이 즐기는 아티스트란 어찌나 눈부시고 얼마나 아름답고 믿음직스러운지. 



중간에 무대 위로 단장님 불러서 같이 This Love 춰준거 너무 좋았다. 근데 오빠 2주 전 텐센트에서 봤던 그 춤이 아닌 거 같은데요...?...... 다른 멤버들이 없으면 시너지가 안 나는 걸로 하자. 흠흠. 계속 연주자 및 코러스 분들에게 인터뷰를 시도하고 농담도 던지는 모습이 오빠얌 다웠다. 팬들에게도 계속 말을 걸었는데, 전관을 하신다는 분 좌석 확인이나 전날 커다란 개랑 산책하는 걸 봤다며 너도 나 봤지? 하고 반가워하는 모습이 정말 동네 옆집오빠 같더라..ㅋㅋ 헬멧이랑 고글 다 쓰고 추운 초겨울 바람 맞아가며 자전거를 타는 와중에 주변 구경은 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아 그리고 히말라야..... 가지말라는 메모 읽어놓고서 입 싹 씻고 노코멘트로 일관하는 모습이 얄밉기도 걱정되기도 했다. 결국 본인이 어련히 잘 알아서 하겠지만. 하아. 



최근 신화 공연에 가는 것이 선뜻 내키지 않는 이유들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있다. 외롭다고 굳이 언급하며 칭얼대는 오빠들과 그들을 향해 결혼하지 말라고 소리를 질러대는 일부 팬들. 지친다고 하기도 지쳐서, 그냥 그 공간에 같이 있고 싶지 않다. 오로지 노래만 듣고 무대만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호응하고 교류하며 교감하는 걸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도돌이표 같은 이야기에 질려 멘트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지긋지긋해ㅠㅠ 이날 공연이 유별나게 심했다는 건 아니지만, 커플들 얘기를 자꾸만 꺼내는 뎅옵에 그리고 그를 향해 터져나오는 아쉬움과 탄식과 기묘한 야유가 섞인 관객석의 소리에, 순간적인 괴리감을 느끼는 게 새삼 짜증이 났다.





뭐 공연자체는 훌륭했고, 나 역시 관객석에 앉아 노래를 듣는 그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했으니' 만족스럽다. 마음 졸여가며 대만 지우펀 숙소(...)에서 티켓팅 참전을 하고, 예대를 걸고, 뭐 그런 일련의 고통스런 과정들이 전부 사라질 정도로 행복했다. 이런 공연을 만들어줘서, 행복하게 무대 위에 서서 노래해줘서, 감사하다. 막공까지 컨디션조절 잘 해서 무사히 마치길 바란다. 내년 3월 신화콘과 뎅옵이 분명히 예고한 내년 연말 신화활동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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