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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노
in 엘지아트센터, 2017.07.13 8시 공연
김동완 시라노, 린아 록산, 서경수 크리스티앙, 이창용 드기슈, 김대종 르브레, 이하 원캐. 뎅라노, 린록산, 경티앙, 용기슈, 대종르브레. 뎅린경 페어. 뎅라노 본공 첫공이자 자첫. 시라노 자둘.
망했다. 자둘에 치인다는 말을 크게 공감하지 못했었는데, 시라노라는 극 자체에 제대로 치였다. 이번주 토요일 류라노 c열 하나 있는 거 마랑큰 본다고 버렸던 걸 뼈아프게 아쉬워하고 있는 중이다ㅠㅠ 담주 주말이나 되야 류라노 보는 건가ㅠㅠㅠ 홍라노도 봐야 할 거 같은데ㅠㅠㅠㅠ 망했어, 난ㅠㅠㅠㅠ
프리뷰 이후로 뭐가 바뀐 건 아니다. 자첫 때 불만스러웠던 여러 가지 것들이 여전히 눈에 밟히긴 했다. 하지만 그 불만들이 더 이상 '거슬리지 않는다'. 1막은 너무 재미있어서 90분이 마치 50분 같았고, 2막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를 미리 감안하면서 관극하다 보니 그저 온전히 몰입하게 됐다. 자첫 때도 그러했지만, 이 극은 커튼콜 때 환호를 보내기가 너무 힘들다. 감정적으로 몰입을 하다 보니 벅찬 먹먹함이 '목구녕'을 턱 막아버린다. 원래 커튼콜 인사하러 나올 때 오케 반주 없는 정적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시라노에서는 그 감정적 여운을 보다 길고 짙게 유지시켜주는 느낌이라서 오히려 감사했다.
이번에도 디테일한 후기는 힘들 거 같은데ㅋㅋㅋㅋ 일단 자첫자둘 리뷰를 수기로 써보고 다음주 류라노로 3차 찍은 다음에 길게 적어야지ㅠㅠ 후기를 자꾸 미루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일거야아... 간략하게 배우들 위주로만 스포 없이 가보자면, 뎅라노는 예상했듯 정말 찰떡이다. 표정이 결코 멈춰 있지 않고, 몸짓 하나하나 동작 하나하나가 시라노 그 자체다. 류라노는 꼿꼿하고 약간 꼬장한 이미지의 고고한 귀족 스타일이었다면, 뎅라노는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그 시대 지식인이자 검객이다. 유들유들해서 적을 만들기보다는 친구만 잔뜩 쌓아올릴 타입이었는데, 대종르브레의 걱정 가득한 표정들이 오히려 뎅라노가 더욱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막이 되어 주는 것 같았다. 뎅라노는 주변의 사랑을 잔뜩 받고 본인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만큼 퍼주며 살아온 듯한, 외모 컴플렉스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단점을 아주 잘 숨겨내는 자였다. 아니 그리고 솔직히 너무 잘생겼어ㅋㅋㅋㅋㅋ 류라노도 진짜 잘생겼다고 새삼 반했는데, 뎅옵은 진짜ㅋㅋㅋㅋㅋㅋ 너무 존잘이다ㅠㅠㅠㅠ '못생긴'이라는 단어에 움찔하는 게 위화감 느껴졌다ㅋㅋㅋㅋㅋ 다채로운 표정에, 기존에 들어보지 못했던 목소리로 극 내내 노래해줘서 엄청 행복했다. 이제 본공 첫공이자 두 번째 공연이라서 그런지 살짝 긴장했다는 것이 팬인 내 눈에 잘 보였지만, 배우 본체와 무척 닮아있는 캐릭터를 깊게 분석했을 뿐만 아니라, 툭 치면 대사가 즉시 툭 튀어나올 정도로 연습을 많이 했다는 게 여실히 느껴질 정도로 극에 완전히 녹아들어 있어서 아무런 문제는 없었다. 1막 후반부에 말이 좀 빨라서 단어 하나 씹었으니, 약간의 여유만 생기면 될 듯하다. 이날 뎅옵이 긴장한 가장 큰 이유가 음향이라고 확신하는데, 등장하자마자 시라노 마이크에서 끼익, 하는 삑사리가 나면 되겠어요 안되겠어요? 다른 배우들은 문제 없는데 1막 내내 뎅라노 마이크만 불안불안해서 보는 나까지 양손을 꽉 부여잡고 있어야 했다. 2막에서 린아록산 마이크였나 뭐 하나 또 살짝 삑 났었고. 엘아센은 사랑이라는 말은 전좌석 시야각 확보만 의미하나 보다ㅠ
린아록산 엄청 좋았다! 귀족미 낭낭하고, 노래 잘하고, 예쁘고, 또 예쁘다ㅠㅠ 몬테 이후로 믿고 보는 배우가 됐어. 경티앙은 노래가 엄청 좋은 건 당연한데 연기까지 훌륭해서 몹시 마음에 들었다. 유일하게 보완해줬으면 하는 건, 1막 코그로 장면. 더 빠르고 분명한 목소리로 시라노 말에 끼어들어줬으면 좋겠다. 이 장면에서 류뎅 반응 다른 것도 웃긴데 이건 다음에 하자. 삐리빠라뽕도 다르고ㅋㅋㅋㅋ 아무튼 경티앙은 1막에서는 짠내나고 2막에선 감정선에 대한 개연성을 무척 설득력있게 풀어내는 연기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왜 넥의 경게를 안 본 거지??ㅠㅠ 용기슈는 역시 뭐 말할 필요 없이 좋았고. 작년 자뮤페에서 팬텀 넘버 불렀던 걸 기억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배우가 팬텀의 에릭보다 오유의 팬텀을 연기하는 걸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개그포인트도 찰지게 잘 살리는, '토끼' 닮은 얼굴의 매력적인 배우!ㅋㅋ 대종르브레도 뭐 말해 무엇할까. 믿보배 아닌가요. 가스콘에서 춤 안 추고 하수 쪽 구조물에 앉아있어서 아쉬웠다ㅋㅋ 떼창 부를 때 목소리와 표정이 좋아서 자꾸 시선이 갔다. 앙상블도 두루두루 보려고 노력했는데, 정성진 배우 역시 김재범 배우 많이 닮았어...ㅋㅋㅋ 노래도 잘하고 1막에서 대사 좀 있어서 인상적이다. 첫 넘버 마지막 피날레에서 음 높게 잡으며 화음 넣는 것도 좋았다. 배우님들 너무 노래 잘해서 떼창 나올 때 막 찌릿찌릿하다ㅠㅠ 군무도 좋고, 칼 챙챙거리는 소리도 좋고. 류로듀서님, 이렇게 좋은 배우들 모아 놓고 오슷을 내지 않는 것은 인류의 큰 손실입니다. 와일드혼 작곡가님, 엠개랑 작업할 때 초연에서 매번 오슷 내주셨잖아요. 시라노도 ost 내주세요. 엉엉엉ㅠㅠㅠㅠ
으으 더블 트리플 캐슷 노선 비교 하고 싶은데 정력 딸린다ㅠㅠ 관극 내내 엄청 울어서 눈이 팅팅 부었어 흑흑 새로운 애정극으로 등극할 예정이기에 일단 카테고리도 새로 만들고 무한산책을 해야겠다. 당장 담주에 3차 티켓팅도 있고^^.... 난 왜 7,8월에 엄청 바쁜 팀인 걸까ㅠㅠㅠ 그렇지만 7월 표가 올해 들어 제일 많다는 게 함정이고ㅠㅠㅠㅠ 7월 표 어느 정도 정리했다고 생각했는데 망했어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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