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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돈크라이

in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2016.06.14 8시 공연





김재범 백작, 허규 프로페서V, 범백, 규븨, 규범 페어막. 마돈크 자첫. 아마 자막은 아닐듯.... 



정말 오랜만에, 무척 행복한 관극을 했다. 자첫이었지만 공연이, 특히 범백이 레전이라는 건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확실하게 알 수 있었고, 2층의 거지 같은 음향과 옆자리의 가만히 두질 못하는 손동작 관크에도 불구하고 범백 목소리만 들리면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범호빈을 보며 이 배우에게 팬이 많은 이유를 이해했다면, 범백을 보면서 이 배우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끼고 왔다. 앞으로 어지간하면 이 배우의 필모를 놓치지 말아야겠다.  



신난 김에 범백 좋았던 거부터 풀어야겠다. 일단 외모. 하얀 얼굴에 스모키한 눈화장, 빨간 입술 그리고 납작하고 미끈하게 빠진 수트발까지. 네, 얼빠 맞습니다. 가장 이상향에 가까운 아이돌st의 비쥬얼로 3층 무대에 서있는 혹은 앉아있는 모습에 넋이 나갔다. 게다가 노래. 첫 넘버부터 에코가 깔리며 섹시하고 농염하게, 읊조리듯 치명적인 가사를 담은 목소리를 뽐내는데, 솔직히 좀 울고 싶었다. 너무 취향이라서. 범백이 노래할 때마다 속으로 이 황홀한 기분을 무척 그리워하리란 걸 직감했고, 역시 지금 그 순간을 다시 경험하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하다. 배우 본인이 백작 넘버의 음역대나 분위기가 정말 잘 어울렸고, 백작이라는 캐릭터 자체도 거의 완벽하게 취향이어서 이중으로 홀린 기분이다. 웅범 앞자리를 두 번이나 잡았었는데, 한 번은 일정이 겹쳐서 한 번은 아파서 놓쳤던 것이 너무나 원통하다ㅠㅠ 남은 범백 공연은 왜 매진이죠...? 사연 오슷 얘기를 분명 어디선가 들었던 거 같은데, 제발 내줬으면 좋겠다...



넘버가 정말 괜찮다고 느낀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우선 극의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며 적절하게 극을 이끌어 나갔고, 자가복제 느낌이 전혀 없으면서 모든 넘버들 간의 일관성이 있었다. 게다가 반복적으로 삽입되면서 점층적으로 스토리와 감정을 쌓아 폭발하듯 분출시키는 몇몇 파트들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예를 들면 mama, don't cry 라던가 달의 사생아 같은 넘버들. half man, half monster 도 정말 좋았고. 전곡 삽입된 오슷, 이제 낼 때가 되지 않았나?? 창뮤라며!!... 창작뮤지컬 치고 대사나 가사에 영어가 조금 많았던 건 조금 아쉬웠다. 중간에 라틴어도 있던데 찾아봐야지. 11년도 오슷을 듣고 있는데, mr이 아니라 밴드반주였다면 얼마나 더 가슴이 뛰었을지 저절로 상상이 됐다. 중소극장은 오케가 거의 없어서 무척 아쉽고 허전할 때가 많다.      

 


규븨는 마리아 때 조금 아쉬웠던 배우라서 걱정했는데,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극 초반 살짝 잠긴 톤이 안 좋은 극장 음향과 만나면서 2층 객석에 정확한 가사 전달이 잘 안됐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감정선이 정말 좋았다. 특히 나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라는 넘버 전후 감정이 눈부셨다. 그리고 초고음 뽑아 내는 것도 이 배우 장점이고. 여러 애드립도 아주 유려하게 소화해서 마음에 들었다. 



내용적으로는 초반에 V의 너드함을 너무 길게 보여줘서 살짝 지루했다. 백작이랑 V가 같이 있는 씬부터는 몰입도가 훅 높아졌고, 결말 부분도 그리 진부하지 않고 꽤 세련되게 마무리했다. 적당한 유머와 치명적인 매력의 분위기가 적절하게 어우러진 덕분에 왜 이 극이 벌써 4연인지 납득이 됐다. 백작 캐릭터 진짜 야광봉 흔들고 싶더라....ㅋㅋ 스토리는 자둘하면 좀 더 자세하게 다뤄봐야지. 관객석 반응만으로도 뭐가 애드립인지 알 수 있었는데, 깨알같은 요소들이 많아서 다이어리에 잔뜩 써뒀다....ㅋㅋ





포우 1차 티켓오픈 때 기를 써서 이날 뎅포를 잡아뒀었는데, 여러 일이 겹쳐서 취소를 했었다. 그러다 범백 커튼콜 사진들을 접하고, 적어도 한 번은 보고 떠나보내야겠단 생각에 억지로 시간을 내서 규범을, 그것도 막공을 보게 됐다. 하필 이날 79라인 오빠들 세 명 모두가 뎅포 관극을 했다는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그래도 비통할 정도로 아쉽지는 않다. 그 정도로 이날 마돈크 규범 공연이 너무나 좋았다. 덕분에 아직까지도 행복하고, 앞으로도 며칠 동안은 더 기분 좋을 것 같다. 어차피 덕후는 계를 못탈 운명이니, 오빠들은 무대 위에서 뵙는 걸로. 



이번주가 막공인데, 김재범 배우 차기작은 왜 나오지 않는 거죠. 마돈크 자둘은 어느 페어로 봐야 하나. 일단 백작에 포커스를 맞춰서 골라봐야겠다. 중소극장 극에 이렇게 만족한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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