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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고래
in 광림아트센터 BBCH홀, 2015.10.06 8시 공연
베네데이는 지크슈 이후로 두 번째. 짘슈로 인해 애정배우가 많이 생기긴 했다ㅠ 재유다 차기작은 예매 못했지만 차차기작 예매해놨고, 곰유다의 차기작도 오늘 하나 잡았고, 은저스 차기작 역시 예매해두고, 한유다는 차기작에 차차기작까지 다 따라다니네. 이제 마저스 보러 뉴욕만 가면 되는 건가...!!!!.... 트윗 보니까 오늘이 프리뷰던데.... 아, 오늘 종선시몬 오셨다는 얘긴 들었는데 실제로 보진 못했다. 아쉬워라.
오늘 캐슷. 지상민우, 규영민, 보강호빈, 창민병태. 혜경 역의 정화배우는 지난 번과 동일하고.
음, 자첫 때 너무 치였나보다. 이 조합을 먼저 보고, 자첫 조합을 봤으면 더 좋았을 걸. 게다가 op석에 앉아보니, 지난 관극 때 인지를 했으면서도 애써 무시했던 극 자체의 한계와 공연장의 단점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극에 몰두하여 재미있게 관극하면서도, 또 볼 필요는 없겠구나 싶었다ㅠㅠ 결국 인터 때 3차로 예매해둔 op석은 취소했다. op가 vip석보다 저렴한 이유가 있어.... 장점이 분명하지만 그만큼 단점도 엄청나다.
※스포있음※
이 극의 스토리는,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엄두가 안날 정도로 뻔하고 식상하며 지루하다. 갈등도, 그것을 해소하는 방법도, 클라이막스와 극적인 결말까지도, 사방이 클리셰 투성이다. 이런 내용을 가지고 매 회차마다 감정을 오롯이 실어 연기하는 배우분들이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op는 배우들의 표정이 아주 생생하게 보인다는 것 하나만큼은 정말 훌륭했다. 절정의 갈등해소 장면에서 규영민의 표정연기가 정말 좋았는데, 친구들의 노래를 들으며 조금씩 마음이 다시 열리는 그 단계들을 아주 선명하게 표현했다. 매우 오래간만에 입을 뗀 그가 잠긴 듯 허스키한 보이스를 내는 건, 연기인지 정말 목이 잠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상황에는 굉장히 잘 어울렸다. 그 순간 서로를 끌어안는 배우들은 다들 눈물이 그렁그렁하거나 아예 뚝뚝 흘리고 있었고, 그러고 나서도 한참을 그 감정에 둘러싸여 있었다. 창민병태의 울먹임을 삼키는 표정은 울컥임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지상민우 역시 마지막까지 눈에 눈물이 가득했고, 보강호빈은 눈화장이 다 번질 정도로 얼굴이 눈물 투성이었다.
이렇게 배우들 표정 뜯어보는 건 좋았으나!!!!! 올려다보느라 뒷목이 매우 아팠고, 배우들이 들고 있는 베이스 및 기타의 줄을 튕기는 소리가 몰입을 조금 방해했으며, 조명이나 배경 등의 연출은 정말 하나도 안 보였다. 음향도, 지난 번에는 무심히 넘겼던 뭉개짐과 웅웅거림 등이 더 선명하게 거슬렸다. 배우 육성이 조금이라도 들리는 것도 아니고...... 여러모로 이 극장의 op석은 다시는 안 가는 걸로.
극 초반에 한지상 배우가 성악 느낌으로 굵고 풍부하게 노래해줘서 정말 좋았다. 1막 '소나기' 직전 새로 삽입된 노래와 '소년이 어른이 되어' 등의 발라드 곡은 1절의 저음이 나쁜 음향에 뭉개져서 가사가 잘 안들렸지만, 2절을 들으면서 가슴이 따뜻하게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배우를 무대 위에서 아직 몇 번밖에 못 만났지만, 고음 지를 때 특유의 자세가 있음을 안다. 그래서인지 그 모습을 보면 같이 감정이 끌어올라와 극대화 되는 것이 아니라, 아 저 배우가 지금 혼신을 다해 노래를 하고 있구나!! 하는 감상이 들어서 순간적으로 감정이 깨진다ㅠㅠ 허리를 숙여야 고음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면, 그 버릇 고치면 더 나랑 잘 맞을 것 같다....... 물론 내 욕심이지만. 허규 배우는 처음 만났는데, 연기가 개연성이 있어서 좋았다. 본인 노래는 본인이 제일 잘 부른다고 생각하기에 넘버 소화는 신의영민이 더 마음에 들었다. 보강호빈 노래 보이스는 아주 매력적이었는데, 범호빈의 오디오를 꽉 채우는 애드립을 먼저 봐서 그런지 호빈의 임팩트가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창민병태는 분명히 '연기한다'는 느낌이 강한데도 어색하지가 않아서 신기하다. 정화혜경이 부르는 2막 초반 '톡톡톡' 에서 또 조금 울었다...
커튼콜 2곡 하고 베네데이 추첨하고 그냥 막이 내려가서 또 당황했다ㅠㅠ 커튼콜 3곡이라며.... 왜 매번 놓치나ㅠ 마음껏 점프하며 신나게 소리지르고 호응하며 놀았지만, 역시 아쉽다. 놀 땐 확 노는 콘서트를 가거나, 진지하고 웅장한 극을 보며 가슴이 온통 풍만한 감정으로 가득 채워지거나, 둘 중 하나만 하는 게 좋다. 몽니콘을 찾아보긴 했는데, 또 내가 한국에 없는 주말이다ㅠ 정녕 콘서트는 내년 3월까지 기다려야 하나..... 연말콘이 있더라도 연말 뮤지컬 예매를 너무 많이 해놔서 못 갈 것 같다ㅠ
원하는 조합이 있으면 더 보고 싶은데, 오늘 막공까지 열린 스케줄을 보고 포기했다. 오슷이라도 사올 걸 그랬나. 애초에 스토리가 있는, 하지만 개연성은 제로에 수렴하는 극을, 여러 번이나 보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무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관극을 자막으로 삼기에는 아주 짙은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뭘까. 아직 공연이 한 달도 더 남아서인가, 아니면 넘버들이 너무도 좋아서인가. 그것도 아니면 대체 뭐지...ㅠㅠ 정말 재미있게 보고왔는데 이토록 아쉬움이 가득하니 기분이 영 진정되질 않는다. 그저 영화개봉만 기다려야 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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