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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끝난지가 언젠데!!!!!! 12집 곡 관련 포스팅을 이제야 쓴다^_ㅠ 굳이 변명을 해보자면, 올해 들어서 글이 정말 안써져서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이런 어중간한 마음으로 어중간한 글을 쓰느니 걍 관두자, 라는 마음이었지만 며칠 전 발목을 삐끗해서 주말 내내 강제로 휴가를 얻게 되었기에 애써 결심을 세우게 됐다.


일단 타이틀곡 '표적' 위주의 글이고, 수록곡 이야기도 조금은 덧붙이게 될 듯하다. 





이미 티져 때부터 매우 흥분 상태였는데, 막상 뮤비를 보니 심장이 절로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주로 와이지와 작업을 하신다는 한사민 감독님과 함께 작업한 뮤비로, 연출과 색감 등등이 지금까지의 신화 뮤비들과는 상당히 다르다. 쨍하지는 않지만 뚜렷하게 구분되는 색들을 활용해서 노래 자체가 지닌 치명적인 매력을 잘 살려냈다. 모델로 추정되는 여자분들과의 케미나 각각의 개성을 담아낸 상황들 역시 섹시함을 배가시켰다. 연출과 구도도 정말이지 "완벽해"ㅠㅠb 게다가 '해석'이 존재하는 뮤비는 신화음악 17년 역사 상 처음이라서 굉장히 새로웠다. 뮤비 자체가 지닌 스토리에 대한 해석 말고, 세세한 소품이나 숨겨진 단서를 캐내 의미를 부여하는 해석 말이다. 보깅이라는 독특한 '댄스'를 강조했던 지난 디스러브 뮤비와는 전혀 다른 색다른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뮤비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는 맥락을 이어가보면, 그렇기에 이번 활동 중에서 인가 무대들이 꽤나 만족스러웠다. 컴백무대였던 0301에는 뮤비와 같은 의상에 뮤비처럼 까만 실루엣을 강조하는 조명연출을 보여줘서 현실비명을 질렀고, 0308에는 엠쌀로의 쿨워터 냄새에 제대로 저격당해서 허우적댔으며, 0315에는 올블랙 정장의상에 기절. 카메라야 '발카+손패티쉬'가 여전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고마울 정도였다. 기대치가 낮아지면 만족도가 쉽게 충족된다는 기이한 인간의 마음..ㅋ 물론 쇼챔의 무대들도 두말할 것 없이 훌륭했지만, 출연도 별로 하지 않았고 상황 자체에 꽁기한 마음이 들어서 매우 아쉽다.






인기가요 컴백무대와 쇼챔피언 마지막 마무리무대만 첨부해본다. '표적'의 무대는 구성이나 연출이 마치 한 편의 영화 속 중요한 장면들의 스냅샷을 이어붙인 것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큰 스토리를 완성해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입의 휘파람 소리와 절정 직전의 휘파람 소리가 극의 긴장감을 적절히 조성하며 완급조절을 유도했다. 각각의 역할을 부여받은 멤버들을 한 명씩 강조하는 부분이 있는 퍼포먼스 역시 전체 스토리 진행에 강조점을 부여하며 치명적인 매력을 부각시켰다. 이 특징이 엠쌀로가 "제 2의 Brand New"라고 설명했던 것과 정확이 맞닿아 있다. 단순히 많은 댄서들과 무대를 가득 채우는 꽉 찬 퍼포먼스 뿐만이 아니라, 여섯 명을 저마다 강조하는 포인트가 존재하며 그것이 개인의 특성에 정확히 방점을 찍는 퍼포먼스가 Brand New를 연상시킨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댄스그룹이지만, 다른 그룹과 차별화되는 점은 기승전결이 있고, 무대를 하나의 작품처럼 보는 식의 음악을 계속 해왔었다. 비주얼적인 음악. 그래서 신화 음악은 음악과 무대가 합쳐졌을 때 완성되는 것 같다. 연습생 때 안무가 형이 '그 무대를 보고 소름이 두 번만 끼치면 그건 된 무대'라고 하는데 이번 무대도 약간 그런 공식이 있는 것 같다. 내가 느끼기엔 두 번 이상인 것 같은데 한두 번의 멋있음을 위해 나머지는 숨죽일 수 있는 무대다. 무대를 봤을 때 우리들은 멋있다고 생각을 했다. 팬 여러분도 우리가 느끼는 것처럼 느껴줬으면 좋겠다는 앨범이다."


(텐아시아, 2015.03.05, "신화, 심장 저격을 위한 필요충분조건", http://tenasia.hankyung.com/archives/458592)



릭오빠의 이 말에 무릎을 쳤다. 엠카에서 선보인 컴백무대를 처음 보며 느꼈던 소름끼치는 감각을 여즉 생생하게 기억한다. 짜릿함이라고 해야 하나, 묘한 카타르시스라고 해야 하나, 무대를 보는 내내 입을 다물지 못하고 연신 감탄사만 뱉어내며 전율에 몸을 떨었다. 3분 내내 소름이 가시질 않았으니, 완전히 '된 무대'였다. 그리고 음악과 무대가 합쳐졌을 때 신화의 음악이 완성된다는 한 문장이 어찌나 강렬하게 가슴을 울리는지... 역시 신화 덕질은 그저 운명이었던 것이었다....!!!ㅋㅋ  





이 곡으로 통산 열 번의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콘서트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오빠들의 부담감이 상당히 컸던 앨범이기에 이런 가시적인 '결과물'이 상당히 고맙고 다행스럽다. This Love의 히트로 인한 부담감과 그로 인해 정점을 찍고 하향세만 남았다고 생각했던 큰오빠의 고민, 게다가 예상치 못한 강제 공백기로 인한 막막함까지. 여기에 토토가를 비롯, 해체했던 그룹들의 재결합과 90년대 가수에 대한 재조명 등으로 불어닥친 복고열풍 역시 무시하진 못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신화는 'On-going'으로 현재진행형으로만 살아왔음에도, 90년대에 데뷔했고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들과 같은 시대를 공유했었다는 이유만으로 원치 않게 엮이곤 했으니까. 웃기지도 않아.


그렇지만 역시 신화는 신화니까. '또 무엇을 보여주어야 하나?'라는 기대치를 온전히 충족시키고도 남는 앨범을 당당히 선보이며 화려하게 정상에 올랐다. 팬들이 유난히 '1위'에 집착하며 열정적인 서포트가 가능했던 것도, 기본적으로 '훌륭한 앨범'을 내주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그룹과의 경쟁이 아닌, 스스로를 넘어서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그룹. 이보다 더 대단한 아티스트가 있을까.     





어째 포스팅 마무리하는 분위기가 되어버렸지만, 아직 안 끝났다. 짤막하게 수록곡 9곡에 대해서도 얘기해야지.



위에 말한 것처럼, 진심으로 이번 앨범이 음악적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개인적으로는 썩 취향이 아니다ㅋㅋ 모순같이 느껴지겠지만 진심이다ㅠ 일단 수록곡순서가 참 마음에 안들었다. 3번째 트랙 표적의 다음 곡이 White Shirts였는데, 1번 트랙부터 쭉 듣다가 이 곡에서 집중이 확 깨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 곡만 떼어놓고 들어보면 정말 좋은, 신화표 정통 발라드임에도 불구하고 앨범 전체와는 썩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사실 콘서트에서도 하필 이 곡이 첫 번째 VCR 바로 다음에 나와서 집중도를 훅 떨어뜨렸다. 후반부에는 음원을 씹어 먹은 신셩의 목소리를 찬양하며 몰입하긴 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노래는 좋음^_ㅠ



Don't Cry는 아주 잘 빠진 어번팝이라서 듣기도 편하고, 신화만의 음색을 잘 담아내 아늑한 느낌이 드는 곡이다. 애절한 곡인데 우울하거나 슬퍼지는 것이 아니라 담담하게 위로받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얼음달은 프리뷰를 들을 때부터 기대가 높은 곡이었는데, 정말 기대만큼의 좋은 노래였다. 다만, 엠쌀로의 색이 과하게 들어갔다는 평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보컬도 전반적으로 엠오빠 목소리가 많이 들리고, 그냥 솔로앨범에 실었어도 전혀 위화감 없었을 것 같다. 엠쌀로st에 락까지 가미되어 매우 선호하는 노래다.



고양이는 제목만 듣고 상상했던 분위기와 전혀 달라서 신선했다. 매력넘치는 고양이를 쫓는 상상이 자연스럽게 되며 통통 튀는 발랄함과 깔끔하게 떨어지는 박자가 잘 어울어지는 곡이다. 릭오빠 랩의 '코카콜라' 때문에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I'm In Love는 11집의 '사랑노래' 계보를 잇는 발랄한 사랑노래다. 싸비를 흥얼거리며 저절로 어깨춤이 나온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노래.





Give it 2 Me는 이번 앨범 수록곡 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노래다. 진짜 릭오빠 랩이 다 한 곡ㅠㅠㅠ 낮은 목소리로 읊조리듯 "Uh 니 태도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니 태도" 라고 랩을 할 때부터 벌써 흐물흐물해지고 있었는데, "이미 나는 시선으로 널 벗기는 중" 에서 완벽하게 격침당했다ㅠㅠㅠ 퇴근길에 처음 듣는데, 이 부분에서 다리가 풀려 넘어질 뻔했을 정도니ㅠ 곡 자체도 펑키함을 강조하며 엄청 잘 빠졌기에 작곡가 김도현씨를 새삼 찬양하게 됐다. "아찔하게 살짝 깨문 입술로 내 귓가에 속삭일 거 같은 너" 부분의 뎅오빠 보컬도 무지 섹시하다. 노래 듣는 내내 자신이 치명적인 매력을 한껏 풍기는 여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곡이다....♡ 완전 좋아ㅠㅠㅠㅠ 





선공개된 Memory. 듣기 편한 매력적인 곡이지만, 팬송같이 느껴지지는 않던데......ㅠ 신화가 전달하고 싶었던 감정선과 내가 생각하는 감정선이 달랐던 것 같다. 풍성한 음정들이 곡을 풍부하게 채워 반짝거린다. 다만 역시 릭오빠 랩만큼은 울림이 상당히 컸다. 



날 기억하는 것과 날 추억하는 것과

멈춘 듯이 날 비껴가는 위협하는 것과

날 위로하는 걸까 아님 동정하는 걸까

또 먼 곳을 봐 나는 더 숨쉬기도 벅차 뭘 더

난 그냥 나인데 하나 둘 숫자만 늘어갈 뿐

나인 그냥 나인데 중요한 것을 못 봐

이런 한숨 섞인 푸념 이게 그냥 그만두렴 후렴



'기억'하는 것과 '추억'하는 것은 다르다. '기억'은 현재진행형으로 나아가면서 쌓아가는 모든 것을 의미하지만,  '추억'은 이미 과거완료로 끝나버린 과거의 '기억'을 그리워하며 간직하는 것 뿐이다. 잠시 유행했던 복고열풍은 그 영화로웠던 기억을 추억하고 있을 따름인 것이다. 우리는 기억을 새로이 만들어나가며 과거 역시 추억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하나 둘 숫자만 늘어갈 뿐인 '나이'. 질문이랍시고 던져대는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는데 블라블라~" 따위의 헛소리가 지겹기만 하다. 중요한 걸 좀 봐주실래요?? 한 해 두 해 쌓아올리고 있는 경험과 연륜과 매력과 실력에 집중이나 해주시죠. 하지만 역시 릭오빠, '이런 한숨 섞인 푸념'은 툴툴 털어내고 후렴을 요구한다ㅋㅋ 큰오빠 랩메이킹과 랩실력은 정말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마지막 트랙 Never Give Up은 가사 자체가 '신화'답고 좋은데, 기묘하게도 잘 듣지 않게 된다. 콘서트 때 VCR의 bgm으로 깔리는 풍성한 소리를 들어보니, 아무래도 음원이 원곡의 풍부한 음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 같다. 언젠가 이 노래를 라이브로 불러준다면 벅찬 기분에 가슴이 부풀어오를 것이다. 마치 드넓은 바다를 향해 끝없이 꿈을 쫓아 항해를 하는 여섯 명의 소년들이 상상되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곡이다.  



드디어 첫 번째 트랙 Alright 이다. 노래 자체에도 세련된 섹시함을 가미했는데, 안무가 모든 것을 극대화시키며 환상적인 콜라보를 만들어냈다. 명불허전 의자춤.  





쇼챔 무대를 가지고 오고 싶었으나, 네x버(ㅗ)에서 가져와야 하는 관계로 그냥 엠카 엠피디 직캠으로 대체한다. 무대 전체가 한 눈에 들어와서 안무를 감상하기에 아주 좋다. 우아한 완급조절과 전부 가렸지만 섹시함이 물씬 풍기는 동작들, 여기에 센스넘치는 Wild Eyes의 핵심 안무까지 살짝 끼얹으니 그냥 완벽하다. 가히 혁신이었던 거친눈의 안무에 매몰되지 않고 이렇게 귀엽고 우아하고 섹시한 새로운 의자춤을 만들어내다니, 역시나 신화다. 초반 릭오빠 랩도 좋고, 셩오빠 솔로부분에서 길고 얇은 다리가 시선을 강탈하고, 오작교를 건너는 막내오빠에, 찌릿찌릿뱅뱅-을 외치는 민진의 귀여운 안무도 사랑스럽다. 무대를 처음 볼 때 순식간에 자리가 바뀌는 셩옵과 뎅옵의 모습에 오오, 하고 감탄을 남겼던 기억이 남아있다ㅎ 다음 콘서트에서 더 가까이서 보고 싶은 무대다. 





길지 않은 활동기간이었고, 그 와중에 콘서트 주간까지 있어 더욱 짧게만 느껴졌다. 게다가 잘못 끼운 첫 단추는 음악방송 1위를 휩쓸었음에도 직접 트로피를 받지 못하고 전달받게 만드는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에 속상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다 얻었다. 어려웠지만 결국 해낸 성취물에 팬들도 만족했고, 대중적으로도 신화의 음악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감히 누구도 무시할 수 없고 넘볼 수도 없는 어느 정도의 위치에 드디어 자리 잡았다는 기분이다. 이번 음방 사녹 때의 일화 하나가 기억에 남는다. 다른 가수 팬덤을 부를 때는 '누구 팬분들 들어오세요' 라고 하는데, 신화만큼은 '신화창조 입장할게요' 라고 한다고. 이 일화를 듣고 지난 비너스 활동 때 음악방송할 때 과거와 뭐가 다르냐는 질문에 진이오빠였나, "요새 아이돌은 가슴에 이름표를 붙이는데 저희는 그런 걸 안해요" 라고 나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던 장면이 생각났다. 오빠들이 몇 년 찬데 당연하지, 하고 웃어 넘겼는데, 이제는 '신화창조'마저도 신화 급이 되어 그 이름을 인정받게 됐다는 생각에 묘한 감정이 피어올랐다. 법적 상표권을 붙들고 있어봐라, 그게 니네 것이 되나. 우리가 신화야. 누가 뭐래도.      



벌써부터 13집 앨범이 기대된다. 이제는 걱정과 노파심보다, '신화니까 어련히 잘 하겠지'하는 믿음이 더 크다. 앞으로 남은 아시아투어와 8월 콘, 그리고 그 이외의 개인활동들. 전부 다치지 않고 잘, 멋지게 해내길 바란다. 그 누구보다도 신화답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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