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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존중/Music

Error (VIXX)

누비` 2014. 10. 23. 20:22




올해 '기적' 활동을 시작으로 데뷔 이후 첫 콘서트에 해외공연까지 잘 마치고 미니앨범을 들고 다시 돌아온 빅스. 일단 심혈을 기울였다는 게 팍팍 느껴지는 뮤직비디오부터 보고 가자.





한 편의 영화같은 내용을 담은, 5분이 넘는 긴 뮤직비디오다. 이 뮤비를 보며 처음으로 홍빈의 잘생김을 정확히 인지했다. 빅스 컴백 직전에 어떤 계기로 내가 입이 큰 사람을 무서워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삐에로를 항상 싫어했던 것도 그 연장선이었던 것 같고. 그래서 홍빈이가 절절하게 가슴이 아픈 감정, 미미한 미소를 걸치는 연기 등 진지한 표정만 지었던 이번 뮤비에서 그의 미모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ㅋ 그나저나 내용이 상당히 직관적인 스토리라고 생각했는데 왜 이 뮤비에 해석본이 필요한 거죠?? 예술작품을 접할 때, 스스로 노력조차 해보지 않고 그 안에 감춰져 있는 의미들을 타인에게 일일이 설명해달라고 요구하는 건 제대로 된 감상 태도가 결코 아니다. 근래의 대중들은 행간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이 많이 부족해진 것 같아 걱정이다.


뮤비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이게 왜 잔인하다는 평을 받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애들이 참수(....)당했다며 징그럽다고들 하던데, 나는 그 기계의 어깨가 좁아서 어색하다고만 생각했지 그게 잔혹하다고는 생각도 못했다. 목만 덜렁 붙어있어 오히려 현실감이 떨어졌기 때문인지 끔찍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만약 끊어져있는 팔이나 다리 등등까지 사이보그의 몸 일부로서 같이 합성했더라면, 그 장면이야말로 상당히 고어하고 거북했을 듯하다. 그 정도의 극단까지는 나가지 않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허허.





'사이보그'라는, 호불호의 극단을 달릴 수 있는 컨셉을 다루겠다는 포부를 처음 접했을 때는 불안했다. 설마하니 다준돼의 일환으로 화려한 염색에 신기한 서클렌즈를 끼고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고.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관계자들도 기사를 통해 밝혔듯, '안무'로서 사이보그를 표현해냈다. 이걸 가장 잘 표현한 움짤을 하나 쪄봤다.



※ WebM 형식이라 모바일에서는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_ㅠ 이제와 gif로 새로 찌기는 정력부족... ※



2014.10.22 쇼챔피언 中



야아, 내가 이제 하다하다 움짤도 찌는구나....!! 어제 쇼챔 생방을 보다가, 절제된 동작으로 사이보그를 완벽하게 표현해낸 엔의 단독컷이 제대로 시선을 사로잡아서 나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노래 시작 부분에서는 레오를, 중반부에서는 엔을 중심에 두고 주변을 둘러싼 채 서로의 팔을 엇갈리게 겹치고 있는 저 파트가, 마치 사이보그 한 구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수많은 기계선을 연상하도록 만든다. 이번 안무를 통틀어 가장 매혹적이다.


도입의 레오 파트 직후에 무릎 꿇고 있는 엔의 등에 멤버들이 플러그를 꽂는 동작과 마지막 부분의 각자 목에서 플러그를 뽑는 동작이 그 다음으로 마음에 쏙 들어온 안무다. 이건 부가설명이 필요 없겠지. 하지만 맘 아프게도 이 안무들을 제대로 잡아낸 방송사는 아직까지 없다고 합니다. 심지어 뮤비가 유투브 100만뷰 달성한 기념으로 소속사에서 풀어준 안무영상이, 젤피 특유의 '고정시켜서 풀샷 안무를 즐길 수 있는' 카메라가 아니라서 상당히 아쉽다. 모든 멤버를 하나의 앵글에 담은 영상은 없나요ㅠ 각 멤버들의 디테일한 표정연기는 음악방송들을 보며 알아서 찾아볼 거니까 굳이 그런 식으로 안무영상 찍지 않아도 됐는데ㅠㅠ 에휴 안무만 잘 만들면 뭐해, 팬들이 영상을 보면서도 그 좋은 안무를 제대로 즐기질 못하고 있는데!!!!! 


1절 홍빈이 파트에서 여섯 명이 타이밍을 완벽히 맞춰 움직이는 안무 역시 사이보그 같아서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 부분은 정확히 정면에서 찍어야 멋있는데, 음방 카메라 감독님들 보고 있으신가요. 마지막 싸비의 메인보컬 둘이 "잊는다는 건 전부-" 하는 파트에서 나머지 네 명이 쿵 바닥을 내리찍고 웨이브하며 고개를 젖히는 안무도 멋있다. 이건 티져 때부터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여러 파트에서 눈에 들어오는 정말 좋은 안무들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싸비 파트의 군무가 조금 약하다고 느껴진다. 



아무튼 이번 타이틀곡 Error는 '다칠 준비가 돼 있어'를 만드신 황세준 씨(일명 황대표님)가 참여했기 때문인지 곡 자체도 확실히 잘 빠지긴 했지만, 안무가 그 이상으로 정말 훌륭한 것 같다. 지난곡 '기적'은 노래를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무대 위 안무를 상상하게 됐다면, 이번 노래 'Error'는 노래를 듣다보면 직접 무대를 찾아보게 된다. 아직 활동 2주차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무대의 의상이나 메이크업이 상당히 만족스럽다는 점도 중요 포인트다. 무대 의상들이 시중에서 구입할 수는 있다지만 꽤 가격대가 나가는 명품인데, 코디가 멤버들 각각에게 아주 잘 어울린다. 사적인 욕심으로는 화보에서 입었던 가죽st 의상을 입고 한 번만이라도 무대에 섰으면 하는 바람이^^



2014.10.22 쇼챔피언 中


2014.10.17 뮤직뱅크 中 (컴백무대)



이왕 시작한 김에 레오 부분도 쪄봤다^^ 이번 노래는 정말이지 '레오를 위한' 이라는 수식어를 필히 붙여야 한다. 또다른 메인보컬 켄이 시트콤을 병행하느라 바빠서인지 레오 파트가 독보적으로 많다. 유일한 랩퍼이기에 기본 분량은 챙기고 가는 라비와, 무대 위에서 특유의 존재감을 빛내는 엔, 뮤비 주인공을 맡은 홍빈은 그래도 무대를 보면서 개개인에게 관심을 둘 수 있는데, 막내 혁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어떤 별빛분 포스팅에서는 혁이 파트가 4초라고 하더라. 멤버가 고작 여섯 명인데 파트 분배를 잘못해서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만들다니.


티져사진 봤을 때 외모를 보고 헉- 소리를 냈던 멤버는 레오와 혁이었다. 반삭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라비의 변화는 썩 마음에 들지 않고, 엔도 앞머리를 왜 그렇게 짧고 울퉁불퉁하게 잘라놨나요. 켄과 홍빈은 지난 활동의 리즈를 고스란히 이어갔다. 레오가 한쪽 앞머리만 내려 왼쪽 눈을 가렸는데, 덕분에 만화 속에서 톡 튀어 나온 것만 같은 비쥬얼이 되었다. 다들 붉은기가 전반적으로 도는 머리색으로 염색을 한 게 정말 마음에 든다.



컴백주간에 감기에 걸렸다던 레오는, 오히려 목이 조금 잠긴 편이 더 안정적으로 톤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늘 엠카 무대 보니까 고음 지르는 부분, 특히 "잡으면 아픈-" 부분의 애드립이 살짝 불안하더라. 그래도 지난 활동들에 비하면 기본적으로 깔린 AR을 감안하더라도 라이브가 많이 나아진 것 같다. 켄의 경우 컴백스페셜로 부른 '청춘이 아파'에서 "흑백사진처럼 내 안에 있어-" 부분을 듣고 격침당했다. 콘서트에서 메인보컬 두사람이 듀엣했다는 레오의 자작곡 '차가운 밤에'를 팬미팅에서 잠깐 불러준 영상 (http://youtu.be/qhXhZxWsePo) 도 며칠 전에 봤는데, "분명 떠나간 건 너인데 / 내가 더 미안해 / 빌고 또 빌어 보아도 Baby" 라며 읊조리는 듯한 목소리가 가슴을 찡 울리더라. 재환이가 개인활동으로 노래를 해주길 간절히 원한다...     





이번 미니앨범에는 다섯 곡이 실려있다. 노래를 쭉 들으면서, '빅스'가 어떤 음악을 할 것인가에 대한 정체성을 확실하게 다지는 앨범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노래들의 보컬이나 멜로디 면에서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기는 하지만, 본인들이 하고 싶은 혹은 하고자 하는 음악에 대중성을 끼얹어 만들어낸 앨범이라고 본다. 타이틀 외의 수록곡을 통틀어 고려했을 때, 지금까지의 빅스 앨범 중 퀄리티 면에서는 두 번째로 좋은 것 같다. 역시 제일 좋은 건 1집 정규앨범이라서. 가요계 트랜드를 잘 알기 때문에 싱글이나 미니앨범이 판을 치는 것을 이해하기는 하지만, 음악을 듣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규앨범이 참으로 고프다.



오로지 내 취향만 고려해서 수록곡을 간단히 평한다면, 'Time Machine'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곡 설명에 있는 "트렌디한 팝 스타일의 코드진행" 때문이라기보다는, 고딩 때 한창 듣고 다녔던 일본가요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익숙하고 매력적인 멜로디가 귀여운 가사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대했던 원식이의 자작곡이 의외로 너무 무난한 첫인상을 남겼다. 물론 여러 차례의 반복재생을 통해 가볍게 흥얼거리며 질리지 않는 멜로디에 중독되긴 했지만, 정규 1집의 'Secret Night'이 더 취향이었다. 'After Night'는, 가감하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첫인상이 총체적 난국이었다. 멜로디도 별로인 데다가, 심지어 메인보컬 재환이까지도 제대로 곡 소화를 못한 느낌이었다. 익숙함의 힘이 대단하기에 지금은 그냥 랜덤플레이로 나오면 듣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곡이다. 보컬을 좀 다른 방식으로 불렀다면 더 나았을 것 같다. 


'청춘이 아파'는 도입의 학연이 파트의 가사를 들으면서 설마 사랑 얘기가 아니었나?! 라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이별을 통해 성숙해진다는 청춘의 사랑 이야기더라. 첫 번째 싸비에서 택운이가 "슬픈 가사처럼 나를 맴돌아-" 하는데 그 "아-"하는 발음이 정말 좋다. 내가 보이스 성애자 경향이 아주 강해서, 예전에도 '아이돌 하기 싫어'의 2절에서 "밖에 나가 영화 보고 / 꼭 붙어서 하루종일 걷고파" 파트를 부르는 택운이의 '오-' 발음에 완전 꽂혀서 그 부분만 여러 차례 돌려 들었던 기억도 있다. 입술을 동그랗게 모으며 내뱉는 듯한, 입 안에서 음이 맴돌다가 입 밖으로 톡 튀어나오며 발음이 모아지는 레오의 보이스가 제대로 취향이다. 뺨에 있는 먹이주머니 덕분인가?? 흠흠. 나 지금 너무 덕후같았다ㅋㅋㅋ "우아한 목각인형" 같은 택운이의 춤 역시 상당히 좋아한다. 무대 위에서 반짝거리며 빛나는 레오가 참 좋다, 나는. 다만 Error에서 "더 피할 곳이 없어 너를-" 파트에서 손 뻗으며 앞으로 나가려다 학연이랑 원식이에게 막혀서 애절해지는 그 안무는, 너무 어색하더라. 뮤비에서는 생각보다 괜찮길래 무대를 정말 많이 기대했는데ㅠ    



빅스의 '음악'은 내 취향 범위 안에 들어오지만, 선호하고 추구하는 취향의 범위라는 측면으로 본다면 경계선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 반복해서 들으면 익숙해지기 때문에 나중에는 자주 듣게 된다. 하지만 처음 접했을 때 느끼는 정제되지 않고 투박한 '첫인상'은, 말 그대로 그저 느낌만으로 확 와닿는 감성이기 때문에 상당히 강렬한 후유증을 남길 뿐만 아니라 그 이후까지도 중대한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빅스의 노래들은 첫인상이 "제대로 취향저격!" 이었던 적이 거의 없다. 아마 적어도 나에게는 앞으로도 쭉 그러리라고 생각한다.. 취향이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으니까. 그래도 애초에 입덕을 그들의 '음악'이 아니라 빅스의 6명이기에 가능한, 오로지 그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로 했기 때문에 비록 아쉬움은 있지만 미련은 두지 않으려 한다.



(출처: Millet, http://millet901110.tistory.com/)



지금 엠카 보면서 포스팅을 쓰고 있었는데, 이번주 2등이네. 엠카랑 인연이 없나, 당연히 1등하리라 믿었는데ㅠ 음원점수가 영향력이 꽤 크네. 어제 쇼챔에서 1등하고 수상소감으로 "별빛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라며 울먹이던 학연이를 오늘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힝. 아쉽지만, 너희들이 너무 실망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지난 활동곡 '기적' 무대를 보며 허전하다 느꼈던 부분들을 많이 충족시켜주고 있기에 이번 활동은 만족스럽다. 후반부에 일렬로 서서 노래하는 건 여전히 똑같지만 전반적인 노래의 구성에도 꽤 신경쓴 것 같고, 빅스 특유의 뮤지컬식 무대가 하이드나 저주인형만큼 잘 돋보인다. 멤버들의 표정 연기 역시 정말 훌륭하고. 활동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즐기면서 열심히 응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빅스 여섯 명 모두 끝까지 체력관리 잘하고,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이번 활동을 통해 더 단단해지길 바란다. 특히 학연이랑 재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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