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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이 시작됐다. 



솔직한 감정을 말한다면, 해가 바뀔 때마다 느껴왔던 묘한 설렘이나 기대는 거의 없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다거나 하고 싶은 게 없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 올해는 대충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니 좀 바쁘게 살아봐야지, 라는 계획은 있지만 그 기저에 깔린 건 묵직한 무기력감이다. 그래서 연말이라고, 혹은 연초라고 들뜨는 기분이 전연 없다. 


딱 1년 전, 2012년 1월 1일에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건물 앞에 걸린 "2012년을 점령하라" 던 현수막이 바람에 흔들리던 것을 아직도 선명히 기억한다. '마지막 해'라는 생각으로 꿋꿋이 견뎠다. 여느 연도와 다름없이 수많은 이슈들이 생겨났다가 금세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멀어져갔다. 그리고 5년 만에 그 날이 도래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희망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2012년을 점령하라던 고 김근태 선생님의 유언은, 5월 총선과 12월 대선 결과를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듯이, 실현되지 못했다. 1년 내내 준비해온 것들의 결실을 맺지 못했고 또다시 5년 뒤를 기약해야 한다. 


새로운 해가 시작됐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지나친 우려 혹은 기대는 살짝 접어두고 추이를 살펴볼 생각이다. 나 개인의 삶에 대해서는, 한 살 더 먹었으니 조금은 성숙해졌길 바랄 뿐이다. 



어쨌든, 힘내보자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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