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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에 매달 한 곡씩, 자신의 솔로곡을 '특별 아티스트'와 함께 리메이크해서 발표한다는 야심찬 프로젝트. 본인의 곡을 패기넘치게 스스로 리메이크를 한다는 것도 이슈였지만, 워낙 혜성오빠 솔로곡 중에 알려지지 못한 명곡이 많았기에 사람들의 기대가 컸다. 그러나 처음 발표했을 때의 높은 기대감은, 예상과 조금 엇나가는 과정 속에서 여러 팬들의 아쉬움과 섭섭함을 야기하며 약간의 불안함을 가미하기도 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15일, 프로젝트의 첫 뚜껑이 열렸다. 린 씨와 함께 부른 2014ver.의 Buen Camino.







장르가 달라졌기 때문에 원곡과 리메이크곡 중 뭐가 더 낫다, 라는 평가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결정될 것 같다.



일단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스무번 가까이 반복 재생했는데, 초반의 편곡이 정말 소름 끼칠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보사노바 풍의 매력을 극대화한 편곡이라, 듣는 내내 재즈바에 혼자 앉아서 온더락 한 잔을 앞에 두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그래 본 적은 없지만. 어둑한 조명 아래에 느긋하게 앉아서 라이브로 듣고 싶어........ㅠㅠ 이렇게 전혀 다른 편곡을 했는데 원곡의 부드럽고 반짝이는 분위기와 단순비교가 될 리가 없다.



오빠 목소리는 과거에 비해 더 성숙해졌다. 부르는 스타일 자체는 비슷한데, 예전에는 일부러 꾸며 내는 느낌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정말 자연스럽게 섹시함이 묻어난다. 원곡 자체도 청아하게 내던 목소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난만큼의 연륜이 묻어나 더 편안하고 농염해졌다는 차이만 있다. 



그리고 듀엣 상대였던 린 씨. 혜성오빠와 '가장 잘 어울리는' 듀엣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두 사람의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노래 및 분위기가 분명하기에 그들의 듀엣을 싫어하지 않는다. 린 씨 목소리도 굉장히 매력적이고. 그렇지만, 역시 이 노래에서는, 별로였다. 2분 30초 쯤 두 번째 싸비 부분부터 노래 끄고 싶어........ㅠ 이 노래는 여자 파트가 진짜 무쟈게 높다. 05년에 처음 원곡이 나왔을 때, 진심으로 강수지 씨를 존경했다. 내가 여자니까 그래도 음역대가 높게 올라가는데, 이건 진짜 안 올라가...... 너무 높아서 목소리가 안나오는 게 뭔지 이 노래를 통해 깨달았었다. 그런 노래를 린 씨가 부르시는데, 후반부 파트에서 쥐어짜내는 듯 굉장히 거슬리는 목소리를 내서 굉장히 당황했다. 이건 뭐 듀엣의 목소리가 어울리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서. 차라리 음정 자체를 내리는 쪽으로 편곡했다면 훨씬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재지한 노래가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초반의 훌륭한 리메이크를 뒤에서 다 말아먹은 느낌이다. 아쉬워ㅠㅠ..........







강수지 씨와 부른 원곡이다. 리메이크곡을 연속 재생하다가 문득 원곡도 다시 들어봐야지 하고 원곡을 틀었는데, 1절이 끝난 간주 부분에서 눈물이 찔끔 났다. 뭔가에 울컥했다기보다는, 미미하게 가슴을 흔드는 감정선이 새삼 와닿았다고 할까. 당시 앨범을 내고 라디오에서 여러 차례 얘기했던 노래의 모티브가 됐다는 '아는 형' 이야기도 떠올랐고. 그 실화는 새드앤딩이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들은 노래가 '슬프다'고 이야기하는 게 신기하다. 하긴, 결론이 행복하다고 해서 그 과정까지 슬프지 않은 건 아니니까.







처음 Buen Camino의 리메이크 듀엣 상대를 린 씨로 정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 역시 투덜댔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오빠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장르가 정말 잘 어울리는 목소리거든. 게다가 이미 여러 차례 듀엣을 해보았으니 안전한 선택이기도 했고. 하지만 그럼에도 팬들이 많이 실망한 이유는, 오래간만에 솔로로서 야심차게 내놓은 프로젝트인 만큼 '새로운' 듀엣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프로젝트 제대로 공개되기 전의 S 언플 때문에 진저리친 이유도 꽤 크다고 보고. 가요계에서 나름 선배 자리에 있고, 마음만 먹으면 새로운 얼굴 새로운 목소리를 선별해 더 좋은 노래를 불러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컸다. 익숙한 사람, 누구나 예상하는 사람, 본인들과 친한 사람, 이제는 좀 기피해도 되지 않을까. 새로운 도전을 한다고 공언했으면, 기대치 않은 새로움에 깜짝 놀라는 즐거운 파격을 선사해줘야 하는 거 아냐? 그걸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하는 게 팬의 권리라고 본다.




원래 원곡을 뛰어넘는 리메이크는 정말 드물다. 그래도 리메이크를 함으로써 원곡이 재조명 받기도 하고, 새로운 분위기로 재탄생한 또다른 느낌의 명곡이 되기도 한다. 앞으로도 다섯곡이나 남아 있어 기쁘지만, 걱정도 쉽사리 내려놓을 수가 없다. 물론 앞으로의 리메이크 곡들도 좋으리라 믿는다. 오빠의 음악성을 불신하는 게 아니니까. 다만,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또 실망하고 상처입을까 하는 노파심이 든다. 부디, 남은 노래들은 더욱 가열차게 고민해서 정말 최상의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선택을 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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