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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싸이클을 매일 한시간반 정도 타는데, 그때마다 늘 티비로 유투브에 들어가 신화 콘서트 영상이나 엠쌀로 솔로콘 영상, 혹은 음방 영상을 보며 신나게 페달을 밟았었다. 똑같은 영상을 봐도 지겹지 않았고, 똑같은 노래를 들어도 반사적으로 흥얼거리며 박자에 맞춰 다리를 움직였다. 그냥, 오빠들 노래 들으며 무대 보며 운동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즐거웠다.
그랬는데, 그랬던 신화 빠수니 내가, 지난 발렌타인 전후로 도저히 오빠들 노래를 검색할 수가 없었다. 유투브를 열기만 하면 보고 싶은 무대가 차고 넘쳐서 한시간반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마음껏 많은 영상을 봤었는데, 이제는 검색어를 정하지 못하고 자판 위에서 손가락이 헤매고 있다. 결국 직전의 포스팅 그룹 무대를 몇 개 보고 멍청하게 무도를 켜두거나 심지어 에ㄱ소 쇼/time까지 건드림......ㅠㅠ 그러니까 운동도 재미없고...ㅠㅠㅠ
어제 엠오빠가 라디오 별밤에 나와서 한 감동적인 말을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감흥없이 읽었다. 동생과 잠시 강남에 다녀오는 동안 지하철에서 3월콘의 현실적 무대연출에 대해 격한 논조로 이야기했고, 혼자 집에 돌아와 조금전 뮤뱅 막방 무대를 봤다. 어제 엠카에서도 마지막 벌러덩 뒤로 눕는 안무 대신 깊게 고개숙여 인사했지만, 오늘 "땡큐 뮤뱅, 땡큐 신화창조"라고 하며 또다시 허리를 숙이는 그 모습이 새삼 가슴을 세차게 후려쳤다. 신화 전원이 함께 하고 있는 사진들을 컴퓨터 모니터로 보고 있자니 매우 울컥한다. 너무나 찬란했던 작년 5월말에서 6월초까지의 트로피들을 보고있자니 이를 박박 갈며 스브스를 욕하던 그때의 기억이 참으로 허망하게 느껴진다. 풋풋한 20대 초중반의 그들이 웃으며 다함께 찍은 사진들을 보니 또 고맙기만 하면서도, 속상해서 울컥하고.
진짜 미쳤나봐 눈물이 계속 나ㅠㅠㅠㅠㅠㅠ 이렇게까지 속상하게 만들어서 정말 미워하고 싶은데, 이젠 진짜 좀 덜 좋아하고 싶은데, 얼굴만 보면 막 여러 감정들이 휘몰아쳐서 미치겠다ㅠㅠㅠ
이왕 멍청하게 글 쓰는 김에 이번 활동 보면서 생각했던 거 다 쏟아내볼까???? 같은 노래 부르면서 매주 새롭게 편곡을 하는 엠쌀로는 진짜 대단한데, AR 너무 세게 깔았다.......ㅠ 많이들 인기가요(ㅗ) 컴백무대 찬양하는데, 오히려 올화이트 의상이라 별로였다. 물론 팬입장에서만 보면 감사감사x100인 훌륭한 비쥬얼이지만, 컨셉이랑 안맞는다고 투덜투덜. 그날 AR 심해서 또 투덜투덜. 오히려 쇼챔 컴백무대에서 러브슈프림까지 두곡을 한데다, 지난번 엠텐 리뷰에서 언급한 억단위 이어마이크 써준데다가 편곡도 음향도 좋아서 택시 무대도 매우 훌륭했다. 이날도 올화이트이긴 했음.... 컨셉에 맞는 건 안에 까만 와이셔츠 입어서 수트 색이랑 대비되게 입는 게 짱인듯. 무대 마지막에 하품하는 모습 클로즈업할 때 오른쪽 눈화장만 짙게 번지게 하는 게 술취한 컨셉 직격이고. 근데 오빠 갈수록 다리가 얇아져....... 정장바지가 헐렁해........ 작년 엠콘 리뷰 때 말했죠, 이번 앨범 내고 좀 쉬라고. 가족이랑 시간 좀 보내라고. 근데 뭐? 5월말 엠콘?? 그 전에 너댓국가 아투?? 그 전에 16콘? 쓰러지겠어요, 진짜. 내 가수가 노래하고 무대서며 열심히 일 하겠다는데 팬 주제에 뜯어 말리려는 건 당연히 어불성설이긴 하지만, 동생이랑 농담으로 실연의 아픔을 일로 극복하는 거 아니냐는 드립까지 친다니까요, 요새? 여름에 댄싱9에 나올 수도 있을 거고, 게다가 올해 하반기 신화 정규앨범 내신다고요.....??........ㅋㅋㅋ
나 어디 안간다고. 왜 그래 진짜. 16콘 안하면 물러서는 느낌, 지는 기분 든다고요? 오빠들 성격 아주 잘 알아서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건지 아주 잘 알겠는데요, 그래서 지난번에 하고 싶었던 말 꾹꾹 눌러 참았는데요. 대체 누구한테 지고 싶지 않은 건지, 그게 주변의 헛소리나 근거 없는 비난들에 절대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정한 길을 똑바로 걸어온 당신들의 기본 신념까지 흔들리게 만든 건 아닌지, "이번 공연에 신화 멤버 중 '앤디'는 참여하지 않습니다."라는 공지문구에 팬들의 심장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건지, 양일 모두 2000석 가까이 남아있게 만든 초유의 사태에도 정말 당신들의 선택에 후회가 없는지.
"앤디가 민망하지 않게. 최대한 비워 보이지 않게 무대를 만들 것이다. (...) 굉장히 서운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점은 공연 당일에 모든 것을 채워드리리라 약속드린다."
출처: 텐아시아 인터뷰 (http://tenasia.hankyung.com/archives/211535)
엠텐 앨범 낸 직후의 인터뷰에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무대에 대해 정한 바 없다고도 했다. 나는, 앤디오빠 파트를 다른 멤버가 부르지도, 무대에서 앤디오빠의 자리를 댄서분이 채우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최대한 비워 보이게' 무대를 만들어줬으면 한다. 한 명이 빠졌는데 무대가 비워 보이지 않는다는 건, 그 한 명, 나아가 팀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 믿는다. 굉장히 서운해 하시는 분들의 서운함을 공연 때 모두 채워드린다고요...? 하우? 대체 어떻게?? 서운함과 속상함, 믿음 일부가 깨져 작게 부서진 파편들이 가슴을 찔러 이미 상처가 났는데 뭘 어떻게 채워줄 수 있으신가요. 게다가 저처럼 아예 '안' 가는 팬들은요.....? 전해 듣고 싶지 않지만, 결국에는 전해 듣게 될 허전한 이야기를 글자로 전달받으며 "그랬구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삭히고 가야하는 거겠죠.....?
하아, 닿을 리 없는 이 외침인지 절규인지 모르겠는 한탄에, 공허한 메아리마저 들려오지 않는 현실이 가슴을 턱 막히게 한다. 나는 진짜, 그냥 콘서트 끝날 때까지 다 잊고 지내려고 했어. 시간이 약이라는 거 믿고 있고, 팬질이 감정소모라는 것도 아주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런데 머리가 아는 사실을 가슴이 납득하지 않더라. 아니, 못하더라. 책장 두 칸을 빼곡하게 차지하고 있는 앨범들과 엠피쓰리에서 자동으로 흘러나오는 노래들, 컴퓨터의 북마크와 폴더에 가득한 흔적들, 이웃 블로그에서 꾸준히 업데이트 되는 댁들의 생존신고와 멋진 모습들.
무던히 넘어갈 수 있으리라 당연하게 믿었던 이 가슴쓰린 속상함을 차마 안으로만 삭여내지 못하고 결국 이렇게 터뜨려버리다니. 새삼 당신들을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 깨닫게 되어 더더욱 울고 싶어지는 불금이다. 내 인생이 바쁘고 내 할일이 많으면 조금 덜 했을텐데. 유난히도 길고 우울한 2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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