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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 정도 동생과 이야기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써야지!!!! 라는 기분이 들어 결국 포스팅을 시작한다. 어떻게 시작해야 부드럽게 글을 쓸 수 있을까. 기존 글들은 정말 유하게, 최대한 돌려서 둥글게 말했는데, 오늘은 그냥 생각한 바를 숨김없이 써볼 생각이다. 부디 읽는 분들이 이 글을 '비난'이 아닌 '비판'이라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애정이 없으면 이런 얘기, 복장 터져가며 몇 시간 동안 떠들지도 않는다. 진심으로 아끼고, 나아지길 희망한다.
일단, 대화의 시발점이 된 문제의 영상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총체적 난국이랄까. 엔은 시작부터 불안한 음정으로 발성도 부족하고, 혁은 AR과 계속 충돌하는 에코 수준의 노래를 부르며, 홍빈은 전혀 조화롭지 않은 목소리로 파트마다 거슬리고, 레오는 마이크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애드립을 내지른다. 약 1년전 같은 프로그램에서 불렀던 '어둠 속을 밝혀줘'의 영상에서도 (http://youtu.be/T8Cg7qmsabk) 동일한 문제를 보이는데, 나아진 게 없다. 아니, 1년 전 영상은 도저히 끝까지 들을 수가 없어서 중간에 꺼버렸으니 올해는 그나마 나아졌다고 봐야 하나. 라비와 켄은 일단 보류.
기적 곡 리뷰에서 슬쩍 'AR을 많이 깐 것 같았다'고 언급했는데, 막방인 이번주까지도 나아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무척 아쉽다. 지난주 쇼챔 무대(20140611, http://youtu.be/oqpuQVlj3No)가 사녹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심각할 정도로 라이브가 별로여서 애들이 행사도 많이 뛰고 팬싸도 많이 해서 체력적으로 힘든가보구나 싶었다. 그런데 어제 뮤뱅 무대(20140620, http://youtu.be/ijJehJhLMfA)도 뭔가 공방 후기에서 말이 많긴 했으나, 역시 라이브가 AR과 많이 충돌하며 돌림노래(....)를 듣는 기분까지 들 정도로 부족한 느낌을 줬다.
이번주로 끝나는 기적 활동으로 그들의 한계가 고스란히 눈에 밟혔다. 그래서, 결코 듣기 좋을 리 없는 쓴소리가 되리라는 부담감을 안고, 그들 혹은 관계자들이 이 글을 읽을 확률이 한없이 제로에 가깝다는 현실을 직시하며, 수많은 팬과 소비자들 중 단 하나의 의견일 뿐인 내 비평글을 조심스레 하지만 단호하게 적어본다.
일단 나는 얼빠라서, 택운이가 제일 좋고 무대에서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안무연습 영상에서도 택운이만 보였고, 새로 한 금발이 처음에는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훌륭한 직찍들을 보고 마음을 쉽게 바꾸기도 했다.
근데 딱 거기까지다.
몸 좋고 얼굴 잘생겨서 자꾸 시선은 가는데, 가수의 기본인 가창력을 마주하기만 하면 불타오르던 덕심이 빠르게 정지한다. 노래를 못 부른다는 건 결코 아니다. 목소리도 미성이고 고음도 잘 부르지. 그런데, 불안하다. 빅스를 알게 되었을 때부터 레오의 노래에 약간 겉멋이 들어있다는 인상이 강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발음도 부정확해서 가사가 씹히는 경우가 더러 있고, 내지르는 고음이 시원하기는 하지만 발성이 안정적이지가 않아서 듣고 있자면 불안해졌다. (재차 고백하자면, 전문가도 아니고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아닌 일반인일 뿐이라는 점, 알고 있다. 하지만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귀는 있다. 개인의 취향이자 편파적인 생각 아니냐는 비판, 감안하며 쓰고 있다.) 이러한 한계가, 심지어 뮤지컬을 한 번 하고 난 뒤에도, 여전하다는 게 당황스럽다. 미성이나 고음능력은 선천적 재능이지만, 음정의 안정성이나 발성은 후천적으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음악적 능력이다. 택운이에게서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행했을 그 '노력'이 아직도 잘 보이질 않는다. 혹시 나만 안 보이는 건가?
학연이는 성격도, 생각하는 것도 참 올곧은 친구라 항상 마음이 쓰인다. 언제나 사랑받는 행복한 인생을 살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몇 안 되는 연예인이다.
하지만 엔이 과연 발전하고 있는가, 아니 발전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2013년 활동기에는 2012년에 비해 월등히 나아진 노래 실력에 감탄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의 라이브를 보다보면 다시 퇴보한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지금 정극 드라마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데, 연기 발성이 전혀 없다. 마찬가지로 노래를 부를 때도 발성이 부족하고 음정이 불안하다. 춤이나 무대 컨셉에 대한 이해도를 기반으로 한 표정연기는 훌륭하지만, 라이브가 너무 아쉽다. 그리고 엔 특유의 리더십을 인정하고 높게 평가하지만, 그룹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조금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다른 사람이 시키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 열심히 노력하는 수동적인 태도만으로 상위의 수준까지 올라설 수 있을까? 빅스는 다들 너무 착하다. 그런 점이 매력일 수도 있고, 생각치 못한 문제를 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 역시 있다. 그러나 아티스트라면, 본인들이 치열하게 틀을 깨려 노력해야 하고, 같은 멤버가 부족함을 보이면 부둥부둥 해주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단호하게 비판할 줄 알아야 하며, 이건 아니다 싶을 때는 소속사의 보스와도 싸우면서 스스로 의견을 개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소속사와 가수 간의 갑을관계를 부숴버리라는 뜻이 아니라, 분명한 주관을 바탕으로 능동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신화나 샤이니는, 그걸 해냈다고 본다. 그래서 두 그룹 모두 분명한 색을 지닌 아티스트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근데, 빅스는, 학연이는, 너무 착하다. 이것도 혹시 내가 못보는 게 있니?
라비는, 역시 지난 빅스 포스팅에서 말했듯, 음악적 재능과 작사,작곡 능력을 보면 프로듀싱에 아주 큰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드콘 때 안녕 별빛 멜로디♬ 노래를 듣고 포스팅을 따로 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을 정도다.
그렇지만 랩퍼로서의 능력은, 아직 부족하다고 본다.
라비의 랩은 일관적으로 강하다. 강강강강강-으로만 진행되는 랩을 좋아하지 않는 건 '취향'이지만, 완급조절을 못하는 랩은 '한계점'이다. 대체적으로 빅스 노래들이 베이스 멜로디가 강한 편이라, 랩이 묻히지 않기 위해서는 보이스 자체를 강하게 치고 나가야 하는 면이 없잖아 있다. 특히 타이틀 곡들은 대부분 그랬고. 그러나 수록곡을 전부 들어본 다음에도 라비의 랩은 '강' 밖에 남아있지 않다. 혹시 아직 안 보여줬을 뿐인 건가?
홍빈과 혁은, 솔직히 빅스에서 가장 애정도가 적긴 하다.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아마 소속사에서도 그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벌써 2주년을 넘은 3년차인데, 아직도 보여주는 게 없다.
홍빈이는, 일단 빅스에서 노래를 하려면 보이스부터 거슬리지 않게 다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창력, 발성을 전혀 지적하지 못할 정도로 목소리가 튄다. 만약 소속사에서 이것을 빅스 노래의 개성이라 밀고 있다면, 앞으로 이 비판은 결코 하지 않겠다. 하지만 빅스의 음악은 '조화'를 중시한다고 생각하고, 그렇다면 한사람의 목소리가 과하게 거슬리는 걸 컨셉으로 밀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또한 본인이 연기에 욕심이 있기 때문에, 최근의 연기력 논란 역시 스스로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예전에 말했듯, '잘생김' 하나 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최근 무대에서 표정이 풍부해지고 있는 것은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상혁이도 음원이 공개되었을 땐 노래가 꽤 늘었다고 생각했으나, 라이브에서 암전이 내려앉았다. 온유와 목소리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타팬들의 기대가 컸는데, 샤이니의 보컬과 비교되기에는 실력이 너무 떨어진다. 아직 스무살이니 더 나아질 기회는 무궁무진하나, 빅스가 벌써 3년차라는 점을 분명히 기억하고 자극받아야 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켄. 개인적으로 참 안타깝고 아쉽고 애가 탄다. 다른 멤버들이 뮤지컬하고, 연기하고, 피쳐링해주고, 예능할 때, 재환이만 저주인형 이후 6개월 간 개인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 혹시 개인앨범 준비하는 게 아닐까, 하며 동생과 농담반 아쉬움반 섞어 한탄했을 정도다.
위에 첨부한 영상을 볼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잔인한 생각은, 나머지 다섯으로 인해 켄의 보컬 능력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아찔한 감정이었다. 우연히 팬싸나 라디오에서 부른 켄 노래를 듣게 될 때마다, 지금 당장 솔로로 나와도 아깝지 않은 실력이라는 생각에 안타깝다. 충분히 여러 장르의 음악을 훌륭하게 들려주리라 믿고 있는데, 오히려 아이돌로 데뷔해서 그 가창력이 지워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빅스의 메인보컬로서 빅스의 노래를 충분히 눈부시게 만들어주고 있고, 그에 감사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돌'이라는 명칭의 한계에 부딪쳐 아티스트로서의 능력을 평가절하 당하지 않을까, 혹은 그 실력을 뽐내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든다. '빅스'라는 그룹이 개개인의 실력을 돋보이게 만드는 디딤돌이 되어야 하는데, 혹시 장애물이 되는 게 아닐까.
빅스를 애정하는 사람이라면, 이번 활동에서 켄이 뭔가 변했다는 점에 공감할 것이다. 과거에 비해서 조용하고 차분해졌다고 해야할까. 물론 빅티도 없고 쇼프로에도 나오지 않았기에 확언할 수는 없지만, 드문드문 보여지는 백스테이지나 팬싸인회 등에서도 과거의 깨방정스러운 켄줌마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이러한 변화의 이유에 대해 궁예질을 좀 해볼까 한다. 추측일 뿐이다. 분명히 뮤지컬 발성이나 가창력은, 레오보다 켄이 낫다. 그런데 레오가 먼저 뮤지컬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캐릭터의 이미지를 비롯하여 기타 여러 이유들이 있었겠지) 다른 멤버들이 활동하는 동안 켄은 빅스의 다음 활동을 기다리며 연습실에만 있어야 했다. 듣자하니 이번 학기에 대학수업을 꽤 열심히 들었다고 한다. 평범한 대학생활과 연습을 거듭하며 스스로 생각한 바가 있는 게 아닐까. 음악적 슬럼프를 의심하기에는, 이번 활동에서 딱히 노래의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동의하기 어렵고. 재환이가 현재 어떤 상황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정말 모르겠지만, 일종의 벽에 부딪혔다고 본다. 그저 팬으로서, 부디 그것이 그가 취할 다음 행보에 추진력 혹은 원동력이 되길 바랄 뿐이다.
이렇게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게 말하고 있는 건, 6개월 만에 발표한 이번 미니앨범에 대해 "그 어떤 앨범보다도 이번 앨범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본인들이 말했기 때문이다. 자신만만하게 그런 말을 했을 정도라면, 이 정도의 비판도 각오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3년차라면, 급격하진 않아도 가시적이기는 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보고. 시작할 때 분명히 말했듯, 빅스는 진짜 정말 진심으로 나아지길 바라는 그룹이다. 내가 뭐 대단하고 잘나서 이런 비판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발전을 바라면서 단어 하나하나에 진심과 애정을 꾹꾹 눌러 담으며 힘겹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젤리피쉬도 이제 제대로 빅스에게 맞는 색을 확립해주길 바란다. 컨셉을 위한 컨셉에 매몰되어 제자리에 멈춰있지 말고, 그때그때 상황에 급급해서 곡을 내지도 말고, 2년 넘짓하게 알아온 여섯명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을 이제는 찾아내서 색칠을 시작해야 한다. 부디 본인들이 '아이돌'을 키우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하아.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 화를 낼 수도 있을 거고, 일부 공감할 수도 있을 거고, 내가 입만 살아서 나불대는 사람이라 비판할 수도 있을 거다. 글쎄. 최근에 터진 사건과 관련해서 팬들, 소위 빠수니들이 자조를 듬뿍 담아서 "우리도 감정이 있는 ATM기" 라고 외치고 있다. 나는 여기서 더 나아가, 아이돌 팬덤 역시 타 분야의 덕후들과 다를 것 없는, '감정도 있고 이성도 있고 저마다의 바람도 있는 소비자' 라고 굳게 믿는다. 대부분의 소속사들과 기타 관계자들은 이 점을 인정하지도, 고려하지도 않기 때문에 팬들과 크고 작은 많은 갈등들을 빚고 있는 거다. 마찬가지로 팬덤 내부에서도, 이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돌 및 다른 팬들에게 피해를 주는 악개 혹은 사생은 분명히 제외하되, 팬들이 각자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인지할 뿐만 아니라, 개성있는 의견을 꾸준히 내서 더 나은 쪽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믿는다.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본인들을 위해서.
그래서 나는 이 장황한 글을 끝까지 썼다. 힘들다. 속은 시원하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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