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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하우스

in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2014.04.23 8시 공연





결국 보러갔다, 풀하우스ㅋㅋㅋㅋ 실은 티켓오픈일에도, 그 이후에 두어번 정도 무통장입금으로 자리를 잡아서 예매를 걸어놓긴 했었다. 근데 어쩐지 매번 내키지가 않아 입금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틀 전에 충동적으로 보러가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제일 싼 좌석에 대학생할인까지 받아 보고 왔다. (졸업유예생이지만 대학생은 대학생이잖아요 ^_ㅠ 이러고 옷은 직장인st로 입고 갔다는 게 유머.... 학생증 내밀 때 학번 때문에 괜히 찔려서 두근거렸다는 건 블랙조크....ㅠㅠ)   





비루한 좌석ㅋㅋㅋㅋㅋ 2층 A구역에는 나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인터미션 끝나고 내 바로 뒤에 어떤 남자분 앉더라ㅠ 자리 널널하고 매우 좋았다. 공연장이 작아서 2층 7열인데도 잘 보인다. 배우들 얼굴의 디테일한 표정까지는 보이지 않지만, 눈코입의 식별은 가능한 정도....?....ㅋㅋ 





오늘의 캐스팅. 레오는 전반적으로 정민주 씨랑 함께 하는 공연 회차가 많다. 실은 정은지 씨랑 함께 하는 회차를 보러가고 싶었으나, 어쩔 수 없지ㅠ 이영재 (드라마에서 비 역할) 는 당연히 레오여야 하니까....ㅋ...  



일단 전반적으로는 볼 만 했다. 인터미션 때 진지하게 다시 와서 레오 얼굴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1층 R석에 앉아볼까 잠시 고민할 정도로, 나쁘진 않았다. 물론 나쁘지 않았다는 평은 훌륭했다는 평이 아니긴 하죠, 허허. 전반적인 무대연출은 조명이나 뒷배경을 잘 사용해서 시각적으로 화려했다는 인상이 강했다. 배우들 옷도 엄청 많이 바뀌어서 벽뚫남이랑 굉장히 비교가 되기도 했고ㅋ 현대물 뮤지컬은 처음이라 이런 쓸데없는 부분이 신기했다. 음향은 하도 별로라는 이야기가 많아서 정말 걱정했는데, 삼성 블루스퀘어 3층에서 내한 위키드를 감상한 한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냥저냥 봐줄만 했음ㅋ 진짜 거기는 돈만 많이 들이고 (특히 음향 측면에서) 희대의 존구 공연장을 만들었기에....ㅋ 벽뚫남 보러갔을 때는 1층 앞쪽에 앉았기에 음향이 나쁘다고는 생각 못했는데, 2층은 확실히 울림이 강해서 귀가 아프긴 했다. 특히 여자고음은... 배우 때려주고 싶을 정도였음...ㅠ 



레오 이야기에 앞서 다른 배우들 먼저 간단하게 이야기 하자면, 아역배우는 맨앞에 아주 잠깐 나오는데, 저음은 많이 불안정했지만 고음은 굉장히 예쁜 소리를 만들어내서 감탄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여주 정민주 씨의 노래.. 아니 왜때문에 '풀하우스'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이 넘버를 제대로 부르는 사람이 하나도 없죠?........... 뮤지컬의 첫곡이자 마지막 곡인데.....ㅠㅠ 워낙 뮤지컬 쪽에서는 악평이 자자한 배우라 걱정을 했는데,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1막에서는. 근데 2막은 진짜 암전.......... 우와, 인터미션 없는 게 나았을 뻔 했어요, 어쩜 이렇게 집중력이 뚝 떨어지세요ㅠ 연기력은, 한국 멜로 여주인공 특유의 (내가 매우 싫어하는) 깨발랄한 민폐 캐릭터는 정말 빼어나게 연기하셨지만, 그 이외에 진지해야 할 부분에서도 똑같은 톤으로 연기하셔서 당황했다. 성량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고음은 마지막에 지르는 거 말고는 너무 불안정해서 듣는 내가 조마조마할 정도였고. 



세 번째 넘버였나, 기자가 특종이라며 부르는 노래가 제일 좋았다ㅋ 진짜 뮤지컬 발성으로 부르는 노래에 박수가 절로 나왔다. 이영재의 친구 장윤호 역의 김남호 씨는 캐릭터가 독특해서 계속 웃음을 유발했다. 이 뮤지컬 n차 찍는 팬들이 많다는 게 이 분을 통해 드러남ㅋㅋㅋㅋ 등장하자마자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져서 깜짝 놀랐다ㅋㅋ 서브남주는 노래가 안정적인 편이었고, 서브여주는 발성은 나쁘지 않았는데 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없어서 아쉬웠다. 연기는 적당히 오버스럽고 적당히 능청맞게 잘 하시던데.   





대망의 남주, 레오를 한 줄로 평가하자면, 굉장히 신선했고 매우 즐거웠지만 그만큼 아쉬움도 진하게 남겼달까. (라이트하긴 하지만) 팬의 입장에서는 데뷔 후 2년 동안 어디에서도 보여주지 않았던 그의 다양한 표정과 말투를 접할 수 있어서 충격적이기도, 신선하기도, 재미있기도, 놀랍기도 했다. 커튼콜 직찍으로 활짝 웃는 얼굴을 보고 갔기에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두 귀로 들어보니 광대가 절로 승천할만큼 (입꼬리는 한쪽만 올라갔지만ㅋ) 놀라웠다. 빅스 노래 중에 '그만 버티고' 라는 노래에서의 목소리 톤으로 연기한다고 하면 가장 정확할 듯. 하이톤으로 연기하는 목소리가 어색어색 열매를 열 개는 씹어먹은 듯해서 손끝이 오그라들었다. 그렇지만 뭔가 아이 부끄러~하는 감정은 전혀 없어서 그건 또 프로페셔널했다. 위에서 말했듯, 여러번 관람하러 오는 팬들이 꽤 많아서 내 손이 오그라들기도 전에 미리 빵 터지는 관객이 많았다. 썩 좋은 뮤지컬 관람 매너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특정 아이돌 콘서트나 팬미팅이 아닌, '뮤지컬' 이니까. 뎅티율의 벽뚫남 때도 그랬고, 다른 아이돌이 서는 무대 역시 똑같은 문제의식이 나오리라 믿으니 이 비판은 생략하고. 아무튼 그렇게 관객이 먼저 웃음을 날리는데도 동요하지 않고 꿋꿋이 자기 연기를 해나가는 건 나쁘지 않았다. 연기력 발전에 일말의 희망이 보였달까. 애초에 레오가 뮤지컬 한다고 했을 때, 뮤지컬 발성 지적하며 노래 걱정을 꽤 심각하게 하기는 했지만, 그것보다도 늘 표정이 똑같은 그가 연기를 하는 게 더 우려스러웠으니까. 연기의 가장 기본인 뻔뻔함을 갖췄으니 이제 연습만 죽어라 하면 될 것 같네요^^....ㅋㅋㅋ 



이제 노래로 넘어가보면, 손까지 부들부들 떨며 걱정했던 것보다는 훨씬 괜찮았다. 발성 연습 꽤 한 듯. 그러나 레오의 목소리는 감정 듬뿍 담은 발라드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는 게 역시 함정이었다ㅠ 결혼기자회견에서 부른 듀엣곡과, 뇌종양 거짓 판정 받고 절절히 삶에 대해 부른 노래가 제일 좋았다.... 뭔가 콘서트 온 기분이어씀.... 후반부에 프로포즈 할 때 마지막에 반지 주면서 프렌치 키스하자는 구절도 인상 깊었고. 근데 프레스콜에서 공개한, 첫 번째로 부르는 노래 진짜 별로였다ㅋ.... 10년째 아이돌 덕질하면서 내린 수많은 결론 중 하나가, 독특한데 감성이 듬뿍 담겨 호소력 짙은 보이스를 많이 좋아한다는 거다. 근데 허스키한 건 썩 좋아하지 않음. 아무튼, 그래서 신셩 보이스를 굉장히 좋아하고, 레오가 나름 그 뒤를 이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목소리가 어울리는 장르, 어울리지 않는 장르의 구분이 뚜렷하다는 거다. 혜성오빠 embrace 앨범은 발라드 느낌이 훨씬 강한 모던록이라 지금까지도 명반으로 일컬어지지만, 2012년도 연말에 낸 winter poetry의 타이틀곡은 진짜 별로였음........ 어빠 안어울려요ㅠㅠ 근데 본인이 좋아해서 암전...ㅠ 아무튼 호불호도 갈리고 어울림과 안어울림이 매우 뚜렷한게 이 '독특한 보이스'라는 건데, 레오 역시 이번 뮤지컬에서 신나고 롹 느낌 나는 노래는 하나도 안 어울렸다. 심지어 가사도 제대로 전달 안됨......ㅠ 물론 노력하면 바뀔 수 있는 거 안다. 기본 재능이 충분한데 열심히 노력하면 당연히 좋아지겠지. 게다가 (아마) 담배도 안피고, 나이도 어리니까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셩오빠, 디스하는 거 아녜요ㅠㅠ♡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결론은, 라이트 팬이든 별빛이든, 빅스에서 레오를 최애 혹은 차애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가볼만한 공연이다. A석 가도 후회 없을 듯! 물론 A석 가면 또 가고 싶을 겁니다.. 저처럼요... 벽뚫남은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안들었는데 이건 시나리오 문제인듯. 내 벽뚫남 리뷰를 읽어보면 결말 이해 안되서 멘붕을 겪는 가련한 팬의 헛소리가 잔뜩 묻어나있다. 근데 적어도 풀하우스는 내용이 완전 뚜렷해ㅋㅋㅋㅋㅋ 멜로나 로코를 좋아하지 않기에 당연히 드라마도, 원작 만화도 읽지 않았지만 내용적으로 이해 안되는 부분이 단 한톨도 없다. 주인공이 너무 급작스럽게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는 비판글을 읽은 적이 있지만, 그 정도는 넓은 아량으로 이해할 수 있다. 어차피 가벼운 멜로인데 사랑에 빠지는 시점이 중요한가, 그냥 사랑을 완성하는 과정이 중요한 거지ㅋ 어쩐지 작품의 개연성에 대해 너무 관대해진 것 같긴 하지만, 모른척하고 넘어가야징.    



 


촬영이 가능한 커튼콜 때 폰으로 찍은 사진. 실제는 사진보다 훨씬 가까워 보이는 거 아시죠..?ㅋ 시야 방해 없고 동선이나 무대 뒷배경 등등이 한눈에 들어와서 나름 만족스러웠다. 랄까, 홍대 대학로 아트센터를 다섯 달 만에 다시 방문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ㅋㅋㅋㅋㅋ 두 번째라 그런지 익숙하고 안락했다ㅋㅋㅋㅋㅋ



연기든 노래든 무대든, 경험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실력'이라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아이돌이 티켓파워라는 명목으로 자꾸 뮤지컬에 명함 내미는 걸 썩 좋은 현상으로 평하지는 않지만, 나름 애정을 담은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팬의 입장에서는 그런 기회를 가진 내 아이돌을 응원할 수밖에 없다는 게 함정이다..ㅋㅋ 그러니까, 무대에 설 때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늘 최선을 다해 임해줬으면 한다. 그러면서 노래든 연기든 느는 거고, 본인이 정말 원한다면 뮤지컬 쪽에 제대로 커리어를 쌓아 나갈 수 있는 기회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겠지. 



.......그래서 빅스 컴백은 언제라구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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