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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에서 아침을 먹고 출발해 도착한 론다는 따뜻한 햇살이 마을 구석구석을 비추며 따뜻하면서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잔뜩 풍기며 우리를 맞이했다.
페드로 로메오의 동상. 최초로 근대식 투우를 만든 사람으로, 뮤지컬 카르멘의 모델이다. 이 사람 덕분에 론다는 최초의 투우장이 있는 도시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투우를 보러 가던 여성의 복장을 보여주는 동상.
투우에서 사용되는 말을 기르는 학생의 모습이다.
투우 경기를 위해 소를 가져오면 일단 저렇게 좁은 곳에 가둔다고 한다. 여기서 투우 준비를 하게 되는데, 일단 소의 목 물렁뼈 사이에 칼을 넣어 심장을 찌르는 투우 경기 피날레를 위해 칼로 찌를 부분을 리본으로 표시한다. 그리고 뿔을 뭉툭하게 한다거나 소의 몸에 항생제를 바르는 작업도 이루어진다.
각각의 방에 소를 한 마리씩 집어 넣어 꼬박 하루 동안 아무것도 먹이지 않은 채 가두어 놓는다. 직접 방 하나에 들어가봤는데, 정말 소 한마리가 딱 들어가 있을 정도로 작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잔뜩 받게 만든 소들을 다음 날 넓게 탁 트인 곳으로 몰아간다.
바로 이 투우장으로. 이 곳이 스페인에서 가장 큰 투우장이다. 66m의 크기로, 더 넓게 만들지 못하는 건 이 이상 넓으면 소가 달릴 때 가속도가 붙어 사람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투우를 할 때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조건이면 '결코' 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비가 오는 등의 자연조건으로 인해 경기가 취소되면 환불을 안해준다고 한다... 거의 도박이나 다름이 없는데?
위에서 내려다 본 투우장. 좌석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투우 경기를 볼 때 굉장히 답답할 것 같다. 론다 투우장에서는 1년에 3번 투우가 진행되는데 좌석이 순식간에 매진된다고 한다. 가격도 엄청 비싸지만, 이 경기장에서 보는 투우가 큰 의미를 지니기에 항상 사람들이 몰려든다.
좌석으로 올라가는 계단마다 투우 그림이 그려져 있다.
경기장 지하에는 작은 박물관이 있다. 피카소가 그린 투우 포스터도 있고,
잘생긴 황소.
투우사들이 입는 복장이 전시되어 있다. 엄청 타이트한데, 펄럭거리는 옷이 투우 경기 도중 어딘가에 걸리기라도 하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위쪽에 매달려있는 소의 머리들은 실제 투우 경기에 나왔던 소다. 오른쪽 소는 귀가 없는데, 투우사가 잘하면 하나의 귀를, 정말 잘하면 두 개의 귀를 전부 잘라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게 투우사에게는 엄청난 영광이고.
예전에는 광장에서 투우경기가 진행되었다고. 골목은 전부 막아 놓고 귀족들은 건물 위로 올라가 관람했다.
론다 투우장의 외관이다. 하얀 벽이 매우 인상적이다.
스페인 주요 관광지에서 자주 마주쳤던 마차. 덕분에 길거리에는 말똥 냄새가 가득ㅠㅠ
헤밍웨이가 아침마다 산책했다는 길을 걸어 전망대로 향하면 이런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작은 나무들은 올리브나무다. 2박3일 내내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드넓은 올리브 밭을 구경했다. 스페인은 유럽의 여타 국가와 다르게 산과 평원이 넓게 펼쳐져 있어 너무나도 행복했다. 숨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깎아내린듯한 가파른 절벽과 선인장. 절벽 위 하얀 건물. 너무나도 이국적인 풍경이다.
2월초반에 스페인에서 벚꽃 구경을 한참 했다. 봄기운을 물씬 느끼게 해준 스페인 여행.
위쪽에 올린 사진이 바로 저 아슬아슬한 전망대 위에서 찍은 거다. 사진 찍을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보니 손에 절로 땀이 고인다. 역시 모르는 게 약인듯ㅋㅋㅋ
엄청난 높이를 실감할 수 있도록 세로로 찍은 사진도 첨부. 까마득한 높이다.
작은 집들은 올리브를 짜는 용도로 사용되던 곳인데, 최근에는 호스텔로 바꾸려고 준비 중이라고 한다. 왼쪽에 나 있는 작은 길들은 옛날 론다가 군사 요충지였을 때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론다에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있는데, 둘 사이를 잇는 다리가 바로 여기다.
역시 높이를 가늠할 수 있도록 세로로 찍은 사진 첨부. 정말 어마어마하다.
다리 아래를 찍은 사진. 다리를 만들기 위해 바로 저 강의 돌을 벽돌 모양으로 잘라 위로 가져왔다고 한다.
전망 좋은 하얀집들은 대부분 레스토랑이라고. 좋은 뷰만큼 가격도 세겠지?
아침에 눈떴을 때 이런 광경이 펼쳐진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론다의 광경이 사진으로는 잘 표현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ㅠㅠ
사진 가운데 건물은 아랍왕의 궁전이다. 겉보다는 안을 중시했기 때문에 외관은 궁전 같지가 않다.
경치가 너무나 좋은 도시, 아니 마을. 론다.
엽서 같은 한 컷.
너무나 예쁘게 꾸며 놓은 한 발코니. 덕분에 길가 행인의 눈이 풍요로워졌다.
좁은 골목 구석구석을 걷는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니.....
열대지방이다!!!ㅋㅋ 여행 내내 '스페인은 정말 좋은 나라야ㅠㅠb'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론다의 마요르 광장. 온갖 열대 나무들로 둘러싸여 선선하고 좋다. 이 근처에서 한 분이 기타로 알함브라의 추억을 연주하고 있었는데, 그 노래가락과 선선한 바람과 분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이 규칙적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어우러지는 바로 그 순간, 천국을 간접경험할 수 있었다......
마요르 광장 옆 교회... 혹은 성당?
가이드가 추천해준 가게의 빠에야. 빠에야도 정말 맛있었지만, 그것보다도 기억에 남아 있는 건 스페인 고유의 독특한 술이다ㅋㅋㅋㅋ 샛노란 색, 짙은 갈색 등 조금 독하지만 독특한 향을 풍기는 술을 샷으로 맛봤는데 혀가 풍요로워지는 기분이었다ㅋㅋㅋㅋㅋㅋ 스페인, 아니 유럽에서는 점심이든 저녁이든 술을 반주삼는 게 기본이라 여행 내내 맥주를 입에 달고 살았다ㅋ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커피를 마시러 갔다. 전망이 정말 좋은 카페였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함께 여행을 한 사람들이 모두 말없이 따뜻한 바람을 느끼며 한참을 앉아있었다.
이 전망을 마지막으로 아쉬움을 남긴 채 세비야로 향했다. 여행사의 투어 없이 개인적으로 방문하기에는 어려운 곳이긴 하지만, 모든 스페인 여행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론다에서 광합성도 하고 탁 트인 광경에 눈도 정화하며 벅차고 행복한 기분만 잔뜩 느꼈다. 이렇게까지 뿌듯한 감정을 가슴에 듬뿍 담고 아쉬움에 자꾸 뒤돌아 보게 만든 도시가 정말 드물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라게 되는 마을, 론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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