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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예정에 없었던 남부투어를 신청한 것은, 열흘 동안 함께 다녔던 엄마가 한국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폼페이를 꼭 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비싼 가격에도 신청하게 됐다. 생각보다 투어 인원이 많았고, 게다가 혼자 온 사람은 나 뿐이었기에 민망했다ㅠㅠ
투어 전용버스를 타고 로마를 벗어나 이태리 남부로 향했다. 너무나도 유명한 휴양지 나폴리는 먼발치에서 보고 패스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베수비오 화산. 여전히 폭발의 위험을 지니고 있는 휴화산이다. 날씨가 좋아서 산이 정말 잘 보였다. 꽤 먼 거리인데 순식간에 도시 전체를 화산재로 덮어 버리다니... 역시 자연재해란 무섭다. 따가운 햇살이 쏟아지는 가운데 폼페이에 입성! 막연히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넓고 광대한 규모에 깜짝 놀랐다. 투어 없이 개인적으로 오면 꽤 힘들 것 같다.
인도와 차도를 구분해 두었다. 차도의 하얀 돌들은 어두운 밤에 차도임을 구분하기 위해서 일부러 박은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고스란히 형태를 보존한 채 남아있는 건물.
넓게 탁 트인 공회장의 모습.
선명하게 보이는 베수비오. 사진으로는 느껴지지 않지만 모래바람이 엄청나서 물이 필수인 곳이다.
시장, 모임, 신전 및 기타 등등의 목적을 모두 충족시켰던 광장이다.
포로 로마노의 잔해와는 다르게,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폼페이,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인간 화석. 몇 구만 유리상자 안에 담겨 전시되어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화석이 아니다.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고 화산재가 사람 위에 고스란히 쌓이면서 사람의 피부, 근육, 뼈 등은 그 즉시 녹아 승화해버리고 텅 빈 구멍만이 남았다고 한다. 그래서 발굴자들이 그 구멍에 석회를 부어 넣어 당시의 형태 그대로 추출하여 만들어낸 것이다.
옷의 무늬까지 선명히 남아 있다.
이빨과 두개골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모습.
당시의 고통스러운 모습이 생생하게 표정에 담겨 있다.
공중화장실의 모습.
공중목욕탕 입구. 여기서 가볍게 준비운동을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고.
한국의 온돌 구조와 동일한, 이중벽.
노점상의 모습. 저 독 안에 음식을 넣어 손님들에게 팔았다고 한다.
선명하게 남아 있는 계단의 흔적.
평소에는 개방되지 않는 부잣집이 운 좋게 개방되어 들어가봤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명한 모자이크화.
일반 가정집의 내부가 이런 구조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벽돌로 만들어진 기둥 외벽에 시멘트(와 비슷한 것)를 발라 깔끔한 기둥 형태를 만들었다는 증거.
주택가였던 과거의 골목을, 다른 관광객들과 부딪히며 걷는 기분이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폼페이의 매춘굴. 야한 벽화가 그대로 남아 있다.
매춘굴 내부의 정말 작은 방. 한평도 되지 않을 공간에서 잠을 잤다니...
정말이지 폼페이가 얼마나 번영했던 도시였는지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전설인줄로만 알았던 유적을 처음으로 발굴했을 때 고고학자들이 느꼈을 그 희열이 어땠을지도 감히 상상하게 되었고. 너무나 놀라운 곳이었다.
폼페이 안의 극장. 실제로 1년 중 특정 시기에 이곳에서 공연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화려했던 영화가 하룻밤 사이에 완전히 사라져버린 비극의 도시, 폼페이. 역시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전용차량으로 아말피 해안(Costiera Amalfitana)으로 향했다.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으로도 선정된 곳. 차를 탈 때 오른쪽에 앉아야 완벽한 전경이 펼쳐지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사진으로는 담아 낼 수 없는, 그림 같이 아름다운 풍경.
아말피 해안 중간에 내려서 좁은 골목길을 한참 내려가면 포지타노(Positano) 마을이 나온다. 아말피 해안마을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곳이다.
시원한 지중해 파도가 가슴 깊은 곳까지 정화시켜줬다. 비수기라 사람이 많지 않아서 더 좋았다.
관광으로 먹고 사는 동네.
여기서 아말피와 살레르노로 향하는 유람선을 탔다. 7월 초였음에도 바닷바람이 거세서 꽤 추웠다.
별장이 그렇게 많은 동네이기도 하다. 엔간한 할리웃스타 및 부자들은 여기 별장 하나 쯤은 가지고 있다고.
그 옛날에 보초를 세워두었을 작은 성.
잠시 정차했던 이 곳이 바로 아말피.
정말 깨끗하고 투명한 바닷물에 깜짝 놀랐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남부투어는 진짜 지중해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이것으로 교환학생 내내 그리스 출신의 룸메이트를 두고도 그리스를 단 한 번도 가지 못했던 아쉬움은 어느 정도 해소했다.
그리스에 가게 된다면 반드시 누군가와 함께 할 것이다. 지중해의 아름다움은, 혼자서 즐기는 것보다 바로 그 때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것이 훨씬 감동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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