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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시국. 로마 안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적은 인구를 가진 나라. 카톨릭의 본산지이자 교황이 살고 있는 곳. 바티칸은 1929년 2월, 무솔리니와의 협약을 거쳐 교황령에 의해 독립국가가 됐다. 매일 수많은 관광객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긴 줄을 서야 한다. 미리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여 하루종일 바티칸 투어를 받았다.
입구가 까마득할 정도로 길게 늘어선 줄. 가볍게 가방검사 받고 티켓을 사면 바티칸 박물관(Musei Vaticani)에 들어갈 수 있다. 16세기 초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덕에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 등 거장들에게 궁전의 건축과 장식을 맡겨 기초를 이룩한 것이다. 그 후 600년에 걸친 전세계의 명작 수집을 통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뒤쪽이 산피에트로 대성당이고, 지붕은 쿠폴라(Cupola)라고 한다. 위에 올라가면 로마 전경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고 하는데, 직접 올라가지는 않았다. 다음 기회에^^
예약을 해야 개방해주는 정원.
사면에 전부 다른 부조가 새겨져 있는 기념비. 각각의 장면이 의미하는 바가 있다고 한다.
솔방울 정원의 정식 명칭은 피냐 정원(Cortile della Pigna)이다.
병든 지구를 형상화했다는 거대한 구가 정원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솔방울 정원 왼쪽으로 올라가면 벨베데레의 뜰(Cortile del Belvedere)에 도착한다. 고대 그리스 및 로마 시대의 조각상들이 잔뜩 전시되어 있는 이 정원 오른편에는 누구나 알고 있는 조각상이 놓여 있다.
라우콘(Laocone)!! 책에서만 보던 이 조각상을 실제로 보니 감격스러웠다. 특히 표정이며 근육들이 정말 사람을 그대로 본뜬 것처럼 생생해서 감탄이 계속 나왔다. 두 눈으로 봐야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나폴레옹이 아꼈다던 아폴론 상. 다음 생에는 이런 완벽한 몸으로 태어나고 싶다며 침실에 두었다고 한다.
다들 훌륭한 작품들인데ㅋㅋㅋ 숫자가 너무 많으니까 방 하나에 그냥 몰아두었더라. 이것도 여기니까 가능하지.
그리스로마 신화의 술의 신, 바카스.
콧대 높던 미켈란젤로가 경탄했다는 토르소. 교황이 이 작품의 복원을 요구했지만, 미켈란젤로는 작품에 손대는 것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토르소는 '최후의 심판'에 그려진, 몸매 좋은 예수의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등 근육의 표현이 정말 예술이다. 이걸 만든 작가가 대체 누구였을까.
거의 남지 않은 네로 황제의 유물 중 하나인 욕조.
공주들 욕조 바깥에 새겨진 부조. 엄청나게 비싼 대리석이라고 한다.
제주도의 도깨비도로처럼, 눈으로 볼 때는 인지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살짝 경사져 있는 복도.
교황을 상징하는 크로스 되어 있는 열쇠와 3단 왕관. 바닥에 새겨져 있다.
도저히 평면에 그려진 그림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음영이 완벽하게 들어가 있는 천장화.
그런 천장화가 홀 전체에 빼곡하게 가득하다. 눈을 뗄 수가 없는, 사방이 예술작품인 곳.
홀 양쪽에 이탈리아 주요 도시들의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최후의 만찬. 저렇게 섬세한 그림이 수 놓아진 카펫이라니..! 볼 때마다 신기했다.
성모마리아와 관련된 책들이 잔뜩 전시되어 있기도 했다.
'그리스 로마의 조각상 시대에 종말을 고하고 하느님을 믿는 중세로 들어왔음'을 상징하는 천장화.
라파엘로의 작품. 그림 하나에 많은 상징이 들어가 있고, 절묘한 묘사가 가득하다는데 기억이 안난다..ㅠ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정말 눈으로 직접 봐야 한다. 방 한쪽 벽을 꽉 채우고 있는 이 그림은, 색감과 구도가 정말 아름답다. 책이나 인터넷으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보라색 옷을 입은, 턱 괴고 앉아 있는 사람은 미켈란젤로를 모델로 했다고 한다. 원래 저 인물이 없어야지 완벽한 구도가 되지만, 미켈란젤로의 천장화를 본 라파엘로가 그에 대한 경외를 담아 덧붙여 넣은 그림이라고.
역시 만져보면 분명 부조일 것만 같은 그림. 벽에 이런 그림 하나 걸어두고 싶다아....
반대쪽 벽의 라파엘로 그림들. 그의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미켈란젤로에게 강한 영향을 받아 근육질에 탄탄한 몸을 가진 인물들이 가득 그려져 있다.
생동감 넘치는 근육들. 정말 섬세함과 인간 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만 가능한 그림.
많은 이들이 놓치고 지나가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원본 중 하나다.
반 고흐의 작품도 있다!
그리고 대망의, 바티칸의 핵심 시스타 예배당(Capella Sistina)! 기필코 로마에 다시 방문할 이유가 바로 이 곳에 있다. 사진 촬영은 금지지만, 다들 몰래 찍는 분위기라 서너장 찍긴 했지만, 폰카라서 미켈란젤로에게 죄송스런 마음이 들 정도로 화질이 나빠서 부끄럽다. 원본을 눈으로 직접 봤을 때의 감동과 놀라움은, 감히 사진으로 담아낼 수 없다. 그럴 시도조차 불경스러울 정도로, 정말, 원본을 마주했을 때의 그 감정은 글로 표현하기도 어렵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을 이 곳에서 볼 수 있다.
고작 몇 십분의 감상만 해도 목이 빠질 듯이 아팠는데, 직접 천장화를 그린 미켈란젤로는 정말....... 대단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이 작품만큼 나를 두근거리게 만들었던 예술작품은 지금껏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기억을 되새기는 것만으로도 두근거리는 감정을 느끼게 한다.
빙글거리는 계단을 내려와 밖으로 나갔다. 바티칸 박물관 입장 시간은 끝나서 닫혀 있었다. 조금 걸으니,
바티칸 광장이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눈 앞에 나타났다.
산피에트로 광장(Piazza San Pietro)은 건축가 베르니니가 교황 알렉산드르 7세의 명으로 만든 원형 광장이다. 피에트로는 12사도인 베드로를 말한다. 위 사진의 오벨리스크를 중심으로 도리아식 기둥 284개가 반으로 나뉘어 반원형의 화랑을 이루고 있다. 이건 그리스도가 인류를 위해 두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라고 한다. 화랑 위에는 140명의 성인 조각상이 놓여 있다.
내부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유리가 사이에 놓여 있어 아쉽기만 했다.
크고 웅장하고 아름다운 바티칸 성당. 두 번이나 찾았지만, 또다시 가고 싶다.
바티칸 성당에서 천사의 성으로 향하는 길은 화해의 길(Via della Conciliazione)이다. 1929년 무솔리니 정부와 바티칸 시국이 맺은 화해 조약을 기념하여 조성되었다고 한다. 사진은 웅장한 천사의 성.
반드시 죽기 전에 다시 들릴 것이기 때문에, 아쉽지만은 않다. 예술작품의 메카, 바티칸 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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