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킬앤하이드 in 샤롯데씨어터, 2021.10.20 7시반 류정한 지킬/하이드, 아이비 루시, 민경아 엠마, 이하 원캐. 류지킬/류하이드 자첫! 후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난 2015년 팬텀으로 입덕한 이래 장장 6년 동안 간절하고 절실하게 바라왔던 바로 그 소원이 현실로 이뤄진 순간의 전율을, 대체 어떤 문장으로 엮어내야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을까. 기사를 읽고 티켓팅을 하고 공연장에 도착해 객석에 앉을 때까지 도무지 실감 나지 않던 이 현실은, 직접 보고 듣는 관극 와중에도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공연이 다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물밀듯이 밀려온 현실감은, 류정한 배우님의 가장 대표적인 필모캐를 드디어 만났다는 감격으로 이어지며 복잡하고 벅찬 감정을 자아냈다. 정말, 만났구나, 류지킬과..
지킬앤하이드 in 샤롯데씨어터, 2019.03.14 8시 전동석 지킬/하이드, 아이비 루시, 이정화 엠마, 이희정 어터슨, 이하 원캐. 동지킬/동하이드 첫공. 전동석 배우의 필모는 대부분 챙겨보고 있다. 프랑켄슈타인 재연의 동빅터 첫공을 봤고, 팬텀 재연 동릭도 공연 초반의 페어첫공을 관극했다. 그리고 이번에 이 배우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지킬앤하이드 역시, 첫공을 보고 왔다. 배우가 '처음으로' 구축한 캐릭터를 '최초로' 만나는 경험은, 특별하다. 배우에게도 첫공은 뜻깊고 긴장되는 무대겠지만, 객석의 관객 또한 새롭게 만나는 첫 만남이 무척 설레고 떨렸다. 이 유의미한 첫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즐거웠다. "그중에서 '지킬'이란 인물을 만드는 데 시간을 쏟고 있다. 섬세하면서도 열정적인 '지킬'을 보여..
지킬앤하이드 in 샤롯데씨어터, 2018.12.13 8시 공연 홍광호 지킬/하이드, 해나 루시, 민경아 엠마, 이희정 어터슨. 이하 원캐. 지킬 라센 공연 자첫. ※해당 회차에 대한 배우 얘기 없음. 극에 대한 극불호 주의※ 관극 내내 양가적인 감정으로 매우 고통스러웠다.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불편한 전개와 역겨울 정도로 불쾌한 장면들이 견디기 힘들 정도였지만, 명성에 걸맞는 화려하고 압도적인 넘버들이 휘몰아치며 꼼짝 없이 객석에 머물도록 만들었다. 이 극이 이토록 오랜 시간 동안 잘 팔리고 있는 것은, 한국 뮤지컬이 깊이 있는 연출보다 배우 개인의 역량에 더 의존하는 기형적 구조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원탑극의 형태를 비하하거나, 를 사랑하여 꾸준히 만들고 소비하면서 입지를 탄탄히 구축해온..
지킬앤하이드 in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2017.04.04 8시공연 필경 취향이리라 예상한 극이었고, 역시나였다. 관극 내내, 입덕 직후 류지킬/류하이드 지방공을 따라가지 않았던 과거가 끊임없이 되풀이되며 스스로를 질책하는 듯했다. 물론 열심히 고민하여 자발적으로 '선택' 한 행동에는 큰 미련이나 후회를 두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그 선택 자체에는 후회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만 더 입덕을 빨리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역시나 짙다. 류배우님 특유의 '고급스럽지만 광기에 찬 귀족' 을 맛깔나게 살려내는 연기를 매우 사랑한다. 그럼에도 내 취향의 근간은 '제 신념에 올곧게 파묻혀 신에 맞서 싸우고 저항하다 와장창 나락까지 무너져내리는 지식인' 류의 이미지이기 때문에, 류지킬이 얼마나 매력적이었을지 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