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테노레 in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2024.01.10 7시반 박은태 윤이선, 박지연 서진연, 전재홍 이수한, 아드리아나 토메우 베커 여사, 이하 원캐. 최호중 최철. 2024년 첫 뮤지컬 관극. 오디컴퍼니 창작뮤지컬 초연이라서 당연히 챙겨보려다가 음악감독 이름 석자에 불매를 다짐했더랬다. 그걸 홀랑 까먹고는 통신사 할인만 보고 예매를 하고 관극을 하러 오다니. 심지어 커튼콜 때 기억해 냈다. 멀리서 봐도 음감이 누군지 알아챌 정도의 덕후력과, 애매한 탈덕의 기로에 서는 바람에 늘어난 망각력이 한탄스럽다. 웃고 울며 재미나게 관극 해놓고 마지막에 기분 다 망쳐버림. 이게 다 오디 때문이다. 스토리 구성이나 무대 연출, 음악이 조화를 이루는 수작이었다. 간만에 잘 만든 창작뮤지컬을 만나니 감격스러울 ..

2시 22분 in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2023.08.01 7시반 박지연 제니, 최영준 샘, 임강희 로렌, 양승리 벤. 스포 절대 금지 때문에 후기를 쓰기가 애매하다. 반전을 반드시 모르고 봐야 짜릿하고, 결말을 마주한 다음 극을 통째로 되새김질하며 새롭게 이해해야 하는 작품이다. 자첫과 자둘의 장르가 현저히 달라지는 극이라는 점만 명기해 둔다. 배우들이 너무 잘해서 극이 더 탄탄해진 점도 없지 않다. 다들 캐릭터를 씹어 삼켰음. 젼제니와 깡로렌 연기톤이 너무 좋아서 내적희열을 느꼈다. 강약 조절 완벽한 이양승벤도, 귀를 틀어막고 싶을 정도로 맛깔나게 빈정대는 영준샘도 찰떡같았다. 말장난과 조소와 섹드립과 비아냥이 많아서 약간 미드 보는 기분도 들었다. 대사가 정확하게 들려야 하는 극이고, 다들 딕션이..

햄릿 in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022.07.28 7시반 강필석 햄릿, 박지연 오필리어, 박정자 배우1, 길해연 배우2, 윤석화 배우3, 손봉숙 배우4, 김성녀 거투르드, 권성덕 무덤파기, 전무송 유령, 정동환 폴로니어스, 유인촌 클로디어스, 김수현 호레이쇼, 박건형 레어티즈, 김명기 로젠크란츠, 이호철 길덴스턴. 그 유명한 햄릿을 정극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심지어 이전에 햄릿에 여러 차례 참여했던 원로배우들이 함께 한다는 점이 한층 의미를 더했다. 하지만, 낡았다. 낡은 문장과 어휘를 문자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작품이 고스란히 납작하게 남았다. "약한 자, 그대의 이름 여자" 라는 유명한 햄릿의 대사부터 짜게 식은 마음은 극이 끝날 때까지 회복되지 않았다. 언제나 말하지만, 원작의 ..

고스트 in 디큐브아트센터, 2020.11.06 8시 박지연 몰리, 김우형 샘, 김승대 칼, 박준면 오다 메, 이하 원캐. 원작을 보지는 못했지만, 신선하고 놀랍다는 무대 연출과 좋아하는 배우들을 만나기 위해 자첫했다. 디큐브 2층은 2015년 라만차 10주년 공연에서만 앉아봤는데, 무대 전체가 한 눈에 들어와서 보기 편했다. 구조물의 움직임이나 조명기구의 위치 변경 등이 잘 보여서, 저 연출은 어떤 방법을 쓴 것일까 추리하고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다만 음향은 역시나 1층과 다름없이 아쉬웠다. 대사가 정확하게 전달이 되지 않아서 1층 객석은 웃음이 터졌는데 2층은 고요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고, 주연 세 사람이 각기 다른 가사로 삼중창을 부르는 부분도 전달력이 떨어졌다. 음향 불만을 언급할 필요가 ..

레베카 in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2019.12.10 7시 류정한 막심, 신영숙 댄버스, 박지연 이히, 이창민 파벨, 문희경 반호퍼, 이소유 베아트리체, 홍경수 프랭크. 류막심 및 류신지연 페어 자둘. ※스포있음※ 지연이히는 첫공보다 더 단단하고 강해졌다. 본디 심지가 단단한 사람이나, 가족도 친구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각박한 세상을 살아내려 아등바등 하느라 자존감이 짓눌려있다. 맨덜리에서의 어색한 행동은 막심과의 신분차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조심스러운 태도는 예의를 갖춘 인격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지연이히는 부표 얘기에 불같이 화내는 막심을 향해 "나 너무 무서워요," 가 아니라 "나 너무 힘들어요," 라고 말했다. 사랑하는 막심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기에, 이해할 수 없는 그의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