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법정 in 아트원시어터 2관, 2022.10.01 7시 박민성 호윤표, 이재환 아오, 김승용 한시로/서인구, 이상아 오미나/카운슬러. 기회가 닿지 않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켄의 무대를 대학로에서 보게 됐다. 창작 뮤지컬 초연이라서 극의 뚜껑이 열린 다음에 표를 잡을까 했는데, 어쩌다 보니 프리뷰 기간인 켄아오 둘공에 객석에 앉아있더라. 후기를 먼저 보면 표를 잡을 리가 없다는 선견지명이었던 것일까. 캐스팅 공개 이후에 원작 소설을 미리 읽어봤다. 초반 열 장을 넘기기가 몹시 힘들었다. 그럴싸한 논리를 통해 풀어내는 로봇법이 모호해서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의식 생성기 설치 하나로 안드로이드가 인간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움직일 수 있게 된다는 기본적인 전제가 이해되지 않은 것도 있고..

영웅본색 in 한전아트센터, 2020.01.26 2시 민우혁 자호, 한지상 자걸, 박민성 마크, 김대종 아성, 유지 페기, 이하 원캐. 시대를 풍미했던 홍콩영화를 원작으로 한 이 창작뮤지컬을 굳이 챙겨보고 싶지는 않았으나, 늘 필모를 챙겨보던 배우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자첫자막을 하게 됐다. LED를 활용한 화려한 영상 연출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그 점은 확실히 충족시켰다. 타이밍 맞게 움직이는 무대 위로 아름다운 야경, 홍콩 시내의 정경, 바닷가, 푸르른 하늘 등이 선명한 고화질로 눈앞에 펼쳐졌다. 미닫이 형태로 본무대를 들락날락하는 무대 하나에는 문이 있었는데, 인물의 등퇴장을 엇갈리게 만듦으로써 효과적인 장면 구성을 가능케 했다. 다만 이 무대가 왼쪽으로 들어갈 때 아래쪽 바퀴의 드르르륵 거리..

벤허 in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2019.09.13 8시 한지상 유다 벤허, 박민성 메셀라, 린아 에스더, 이병준 퀸터스, 임선애 미리암, 이지훈 어린 티토. 이하 원캐. 공연이 너무 좋으면 말도 글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장면마다 감탄과 전율을 거듭하다 보면 결국 세세한 디테일은 휘발되고 오로지 그 짜릿한 카타르시스 만이 잔상처럼 남아 잠 못 이루는 밤을 선사한다. 이토록 훌륭한 공연을 놓치지 않았다는 기쁨과, 무대를 넘어 객석까지 아우르는 벅찬 생동감을 만끽한 행복에 젖어 밤새 감정을 곱씹게 되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레전공. 회전을 돌아도 만나기 쉽지 않은 바로 그 레전공을, 벤허 재연 자체첫공 관극에서 만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이대로 이번 시즌을 자체막공해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시데레우스 in 충무아트센터 블랙, 2019.06.01 6시반 박민성 갈릴레오, 신성민 케플러, 나하나 마리아. 성서에 적혀있는, 종교가 정해놓은, 모두가 옳다고 믿는 설명이 과연 진실인가. 사회가 규정 지은 한계를 향한 날카로운 질문들은 항상 인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인도했다.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사실들을 직시하고, 온전히 새로운 상상력을 동원하여 올바른 정답을 찾아간다. 무지를 지양하고 진실을 지향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존재하는 이유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종교의 가르침에 의구심을 품고 다른 가정을 세운 뒤 현상을 분석하던 갈릴레오는, 문득 신의 뜻을 거스르는 짓을 해도 좋을지 망설인다. 그러자 자신의 안경으로 망원경의 모티브를 얻은 케플러가 말한다. 만약 정말로 인간이..
프랑켄슈타인 in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2018.08.19 7시 공연 류정한 빅터/자크, 박민성 앙리/괴물, 서지영 엘렌/에바, 이지혜 줄리아/까뜨린느, 김대종 룽게/이고르, 이윤우 어린 빅터, 안현화 어린 줄리아. 류빅터 21차 관극. 류성페어 여섯 번째 공연이자 자여섯. 이 페어의 레전공연이 페어세미막이라니 몹시 슬프다. 지방공도 없던데. 공연이 어찌나 좋았는지 처음 인사하고 들어갈 때는 결말의 여운에 푹 잠긴 얼굴이었던 류배우님이, 재등장하여 무대 앞까지 나와서는 갑자기 왼쪽 입꼬리를 씩 올리며 세상 대존잘인 미소를 지어보이셨다ㅠㅠ 정말 말도 안되는 미모였는데 이걸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네ㅠㅠㅠ 더 치일 수도 없는데 또 치였어ㅠㅠㅠ 그 미소가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몹시 흡족한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