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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더 비트

in 대학로 TOM 2관, 2023.05.24 4시

 

 

 

 

윤나무 아드리앙.

 

 

초연 때 예매까지 했는데 타이밍이 안 맞았던 극이라서, 퇴사 하자마자 마티네로 보러왔다! 어쩐지 근래의 관극들은 놓쳤던 작품을 찾아보는 게 대부분이네. 110분을 오롯이 혼자 이끌어가야 하는 1인극이어서 몹시 궁금했다. 살수선에서 만났던 윤트리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이어서, 이 극 역시 트리아드리앙을 선택하게 됐다.

 

 

순수하고 직설적인 아드리앙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때로는 투박하고 가끔은 아름답지만 대체로 잔혹하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나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담백한 아드리앙의 궁금증 너머에 존재하는 '현실'이 무엇인지, 관객들은 능히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악의와 편견 없는 아드리앙의 말과 행동은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하지만, 묵직한 화두를 던지며 침묵하게 만들기도 한다. 가령 극의 결말 같은 부분 말이다.

 

 

 

 

드럼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은 무척 오래 되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서 시작을 못하고 있다. 그러다 이 극을 만나고 나니, "악기가 없어도 연주할 수 있는" 드럼의 매력이 더욱 돋보이게 됐다. 소리로, 음악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아드리앙의 얼굴이, 드럼스틱을 쥐면 돌변하는 그의 눈빛이 남기는 잔상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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