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체험극 다크필드라디오 ETERNAL (2021.10.30 23시)

온라인 체험극 다크필드라디오 ETERNAL

2021.10.30 23시

 

 

 

 

우란의 오프라인 체험극 FLIGHT 관극이 꽤나 인상깊었기에 온라인 체험극 역시 궁금해졌다. FLIGHT 후기. 게다가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가 모티브라니! 일상적인 공간에서 비일상적인 경험을 해보고자 하는 호기심이 일었다.

 

 

기존 다크필드 작품과 유사한 결이라서 크게 무섭거나 힘들지 않았다. 약 20분 간 진행되는데, 침대 위라는 익숙한 장소가 긴장감을 다소 감경시키는 점은 아쉬웠다.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소리로만 이야기에 집중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지만, 편하고 자유로운 신체의 운용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완전히 떨쳐낼 수 없기에 현장감이 적었다. 작품을 경험하고 난 뒤 익숙한 곳에서 문득 생경함을 의식하게 되는 여운을 기대했는데, 그 기대는 충족시키지 못한 것 같다.

 

 

남자 성우분 목소리가 담백하고 정갈한 것도 어울리지 않았던 거 같고. 듣기는 편했는데, 편집증적인 독백의 기괴함을 부각시키지 못했다. 물론 클라이막스 부분은 플라이트처럼 오싹하고 팽팽하게 긴장감 넘쳤다. 시작부터 끝까지 뚝뚝 끊기는 소리가 몰입도를 높이는데, 중간중간 제대로 들리지 않는 단어들은 연출의도겠지.

 

 

특별한 체험을 하고 싶다면 20분 정도 시간을 내어 섬찟한 초대에 귀기울여 보는 것을 추천한다. 철학적인 화두를 던지는 우란의 다음 다크필드 작품도 기다려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