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712

01.

짜증나는 인터파크 때문에 모든 의욕을 상실한 목요일 오후 3시.

 

02.

얼마 전에 공원 등급 산정 기준 및 그에 따른 혜택이 변경된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 가뜩이나 없는 혜택을 거의 없애다시피 줄이는 갑질을 보며 혀를 찼을 뿐, 지난달 vvip에서 vip로 등급이 떨어진 점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빅엿을 주시면, 호갱인 저도 화가 난답니다^^? 류카 '페어막' 이라고. 굳이 페어막을 단관 준 것부터 빡치는데, 그것도 혜택 줄여가며 바꾼 등급제로 응모조차 못하게 하면 이 덕후의 심정이 대체 어떠할까요? 지금까지 공원에서 팔아준 티켓이며 상품이며 책이 얼만데!!!!!! 타이밍 증말 거지 같네!!!!! 아오!!!!!!

 

03.

심지어 나 인터파크 주주임ㅋ 개미이긴 하지만ㅠ 아악 주가 바닥치고 있어서 더 짜증나!!!!!

 

04.

혈압 올라서 덕질 못하겠어요... 이대로 공원 불매하고 싶은데 힘도 권리도 없는 덕후라 너무 힘들다..... 탈덕만이 답인가.......

 

05.

류은 페어막도 못 잡고 있는데, 그냥 페어막을 전부 챙겨보겠다는 욕심을 버리면 되는 건가. 간만에 머리 풀고 달려보겠다는데 협조 참 안 해주네. 돈을 줄테니까 공연 보게만 해달라고ㅠㅠ 텍마머니ㅠㅠㅠㅠ

 

06.

흐어어. 요새 프랑켄 덕질에 너무 매몰되고 있는 것 같아서, 거리를 좀 두고 보다 객관적이고 포괄적인 고민을 시작하려는 중이었는데 이렇게 폭탄이 떨어질 줄이야. 어차피 누가 대단히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자기만족용으로 돈과 시간과 체력과 정신력과 정성을 갈아넣고 있는 덕질일 뿐인데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가. 엄청난 대접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평안하고 자족적인 덕질만 보장해 달라고오..

 

07.

어제 류한 공연을 보고 와서 후기를 쓰겠다고 한 세 시간 정도 골머리를 앓았다. 공연과 관련하여 머릿 속을 헤집어놓는 생각들이 많아져서, 가능한 온건하고 우아하고 유려하게 글로써 풀어내려고 끙끙댔는데, 벽에 부딪혀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말았다. 극과 캐릭터와 연출과 배우 노선에 대한 내용을 깊이 있게 다루는 후기를 적고 싶다. 하지만 막상 만들어 내는 리뷰는, 그저 3시간 동안 보고 듣고 기억하며 주워 담아온 배우들 디테일의 나열일 뿐이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은 항상 있었지만, 풀어내고 싶은 추상적인 생각을 구체적인 글로 표현하는 능력의 부재를 절감하고 절망하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어서 몹시 힘들고 답답하다. 찰나의 예술을 기억하기 위한 기록을 넘어서, 그 예술을 통해 공유할 수 있는 고민을 담아 질문을 던지는 글을 쓰고 싶다.

 

08.

그래서 다시 철학 서적들을 끼적거리고 있다. 숨가쁜 현실에 치인다는 핑계로 점점 생각이 얕아지고 표현력이 부족해짐을 체감하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역시 독서만한 수단이 없고, 그 중에서도 깊이 있게 고민하는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철학이 가장 효과적이다.

 

09.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 정신적인 것보다 신체적으로 먼저 반응이 오는 예민한 몸뚱이를 가진 인간이어서, 어제도 글 쓰겠답시고 달려들었다가 위경련에 두통에 아주 혼자 난리를 쳤다. 그러다가 타인에게 돈 받으면서 하는 일도 아니고, 그냥 나 좋자고 달려든 일일 뿐이니 필요 이상의 고통을 자처하지 말아야겠다는 자각이 들어서 일단 포기라는 답안을 택한 거고. 아직 후기를 남길 기회가 많이 남아있을 뿐더러, 그 글들 또한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되지 않더라도 추후 더 나아질 글을 위한 자양분이라 생각해야지.

 

10.

덕질은 취미생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