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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채널을 지향하며 시작됐던 신화방송이 '은밀한 과외'라는 새로운 포맷을 만들어내며 실질적인 시즌제를 시작했다. 매 회 빠짐없이 게스트가 나온다는 점에서 신화팬들의 원성을 샀지만, 확실한 컨셉을 잡고 포맷제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분명 유의미했다고 본다. 오히려 신화의 팬으로서, 오빠들이 다양한 지식을 배워 도움을 받았다는 점에서 감사하기까지 한 포맷이기도 하다. 이 포맷의 도입으로 이전보다 더 편하게 가족들과 시청할 수 있었다는 의견과 OO채널보다 늘어지고 재미가 없다는 의견으로 시청자들이 양분되었다. 이미 손맛 포맷까지 끝난 이 시점에 은밀한 과외 포맷 리뷰를 한다는 게 의미가 없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역시 해보고 싶다:)
은밀한 과외 포맷은 우선 여섯 명이 작은 방에서 브리핑을 하고, 쥐구멍(...)으로 나와 고수를 초대해 은밀하게 과외를 배운뒤 마지막에 애제자 선발전을 통해 고수님이 애제자를 한 명 뽑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애니팡 (33회)
바야흐로 스마트폰 전성시대! HOT했던 애니팡으로 시작된 과외 채널.
직전 패션채널에서 방청객을 모집하여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던 제작진은 이번 포맷 초반, 방청객을 투입하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결과는 산만하고 시끄럽다는 거. 아무래도 아이돌 팬들이 아이돌을 보러 가면 소위 말하는 돌고래 소리(....)와 같은, 티비 예능 프로에서 듣기 불편한 소음이 나오기 마련이다. 예능에서 원하는 포인트에 인위적인 박수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멤버들의 깨알같은 행동 하나하나에 비명이 터져 나오니 제작진 입장에서도 당황했을 것이다. 결국 다음 악역연기 편까지만 방청객이 투입되었고, 방청객이 없으니 신화도 보다 편하게 촬영에 임했던 것 같다. 이건 발레리노 편에서 한층 텐션이 업 된 혜성오빠만 봐도 명약관화하게 드러나는 사실.
그리고 은밀한 과외 포맷에서는 과외를 받기 전, 옆의 작은 방에서 브리핑을 했는데, 여기서 '브리브리 신브리' 캐릭터가 탄생했다. 이 포맷에서 가장 큰 덕을 본 건 역시 혜성오빠랄까. 아무튼 무슨 방송에서 애니팡 따위를 가르치냐는 여러 비판들을 이해는 하지만, 첫 과외 주제로서는 너무 무겁지 않고 괜찮았던 거 같다. 좀 지루하긴 했지만, 어떤 포맷이든 첫 화부터 재미있고 완벽할 수는 없으니 첫 회에 대해서는 지나친 비판은 자제하는 걸로.
악역연기 (34~35회)
신브리 이외에 '발연기의 귀재'라는 이미지를 창조해 낸 셩퐈의 활약이 돋보인 과외.
여섯 명의 연기를 볼 수 있어 꽤 흥미로웠다. 특히 연기 투잡을 뛰는 동완오빠와 에릭오빠의 진지한 악역연기를 보니, 이들이 생활고를 꿋꿋하게 헤쳐나가는 남자 캔디 혹은 잘생기고 섹시한 로맨스물 남자 주인공이라는 클리셰한 역할들에서 벗어나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리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두 팀으로 나뉘어서 각각 다른 내용의 악역연기를 하는데 정말 '다음 편을 내놔~'라는 절규가 절로 터져나왔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는 이 포맷 전체를 통틀어 하이라이트, 랄까 진이오빠가 셩오빠 따라하는 게 더 웃겨서ㅋㅋㅋ
방청객들 때문에 조금 거슬리긴 했지만, 새로운 모습들을 볼 수 있어 바람직한 회차였다.
발레리노 (35~36회)
불후의 명곡 T.O.P에서 샘플링한 백조의 호수에 맞춰 '발레'를 하는 스모키 눈화장의 오빠들을 볼 수 있던 과외.
명불허전 엠쌀로! 운동과 관련된 건 전진오빠가 최고라면, 몸을 움직이는 모든 건 이 오빠가 최고다. 발레라는, 일반인들이 썩 잘 알지 못하는 장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 굉장히 좋았다. 발레의 매력에 대해서도 알게 되어 언젠간 꼭 발레를 보러 가고 싶다고 결심하게 되기도 했고. 뒤에 뱀 과외 편 고수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티비에 나온 것만으로 인지도가 급격하게 증대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장르를 다뤄준 게 굉장히 고맙다. 은밀한 과외 덕분에 알게 된 지식들도 꽤 많고.
즉석더빙 (37회)
다같이 멘ㅋ붕ㅋ 이었던 즉석더빙 과외.
솔직히 말하자면, 재미도 별로 없었고 조금 불편했던 회차였다. 성우(보통 일본 성우)를 좋아하는 팬 입장에서는 성우 대신에 즉성더빙을 하시는 김마메 씨를 모셔온 게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아마 더 재미있는 애드립이 나올 것이라 판단한 제작진의 결정이었겠지만, 즉석더빙이라는 건 초대된 고수님이 거의 개척하고 계신 장르로서 아무리 애드립에 강한 15년차 아이돌이라지만 쉽게 다룰 수 없는 것이 분명했다. 진오빠마저 멘붕의 끝을 달렸으니 말 다했지, 뭐. 여러 의미에서 아쉬운 과외였다.
자취 (38회)
허술하고 어눌한 고수님이었지만 그래서 더 친근하고 재미있었던 과외.
생활력 강한 앤디오빠의 능력이 돋보였는데,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덧붙이는 것으로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개인적으로 흑발셩의 정장 입은 모습이 정말 좋았는데 바로 푸르딩딩한 체육복으로 갈아입혀서 너무 슬펐다. 고수가 고수답지 않다-는 비판을 꽤 많이 읽었는데, 오히려 나름대로 신화와 오랜 친구같은 면이 보여 더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신문지를 목에 끼우고 헐랭함이 가득한 모습들을 보며 더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었다.
다만 고수가 왜 고수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이 부족했던 것 같다. 어느 대회에서 우승해서 은밀한 과외에 고수로서 초청했는지에 대해 더 자세히 말해 줬다면 이런 논란이 없지 않았을까.
회식 (39~40회)
연예인 김신영 씨가 고수로 나와 재미 측면에서 가장 예능다웠던 과외.
시간편성이 바뀐 뒤로는 1박2일을 보고 바로 이어보는 신화방송이기에 대부분 부모님과 같이 보게 된다. 회식의 고수는 아버지가 꽤 재미있게 시청하셨는데 실제로 회식 자리에서 활용 가능한 이야기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그래서 나는 오히려 불편했다는 게 함정ㅠㅠ 사회생활을 정말로 저렇게 해야하는 거라면 나는 사회에 나가고 싶지 않네요...흡... 아무튼 이 회차는 2주분으로 나누어져서 조금 늘어진 경향이 없잖아 있다. 마지막 애제자 선발전에서 배운 내용을 전부 활용한 취지는 좋았으나 너무 산만하고 지루해 아쉬움이 남는다.
관상 (41회)
배운 것도 많고, 가장 '과외' 다웠던 과외.
대학교수님이신 고수님의 관상강의가 정말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물론 고수님께서 비글 여섯 명의 산만함 때문에 "신화는 공부와는 거리가 먼 것 같아요"라는 일침을 놓기도 하시며 조금 힘들어 하셨지만, 결국 신화 여섯의 산만한 매력에 푹 빠지신 듯 하여 뿌듯하기도 했다. 서로의 관상을 평가하며 키득거리는 모습이 재미를 더했다.
뱀 (42회)
여러 가지 꽁기한 감상을 동시에 불러 일으킨 과외.
신화 팬으로서 너무너무너무 불편했다. 막내오빠가 파충류라면 거의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싫어하고 무서워한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기에, 아무리 '뱀의 해 계사년'이라도 굳이 뱀에 대해 배웠어야 했나 싶게 화가 나고 속이 상했다. 계사년이라는 취지와, 고수님의 "뱀에 대한 많은 편견들을 깰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는 말이 없었다면 마음놓고 비판할 수 있었을텐데ㅠㅠ 이 과외 덕분에 파충류에 대한 공포가 조금은 줄어들었다고 얼마전 신방에서 앤디오빠가 말하긴 했지만, 그래도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싫어하는 것을 강요하는 풍토는 정말 불편하다. 이거 전에 OO채널 리뷰에서도 분명히 언급했던 내용이다.
충재오빠 생각 내 생각 똑같아b
그래도 뱀을 위해 열선을 까는 등 촬영장의 환경을 맞추려고 한 노력과 자세한 뱀 소개만큼은 나쁘지 않았다. 뱀 허물을 벗기는 목욕은 너무 고스란히 비늘이 드러나서 조금 비위가 상했지만 교감을 통해 애완동물에게 애정을 주는 모습을 보여줘서 도움은 많이 됐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뱀을 키우고 싶다거나 그런 건 결코 아니지만.
치어리딩 (43회)
나랑 비슷한 나이대의 예쁜 고수님들이 나왔던 과외. 흡ㅠ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에게 열광하는 평균 나이 30대 초반의 남자들에게 치어리딩을 배우라고 하니 팬들의 원성이 자자할 수밖에 없었다. 미니스커트를 입혀 나름 깜찍해서 보는 재미는 있었지만, 아무래도 발레리노와 비슷하기도 했고 특출난 재미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민우오빠 눈웃음만 기억나는 건 나 뿐만이 아니겠지?
스피치 (44회)
은밀한 과외 채널의 마지막 과외.
너무 급작스럽게 포맷이 끝나서 당황스러웠다. 게다가 애제자 선발전을 통으로 날려 먹었어!!!!!! 세륜 편집력이 어디 가나요ㅠㅠ 홈페이지에서 공개된 멤버들의 스피치를 보니 찡한 내용도 있고 재미있는 내용도 있던데, 차라리 앞의 내용들을 편집하는 게 훨씬 나았을 것 같았다. 이 과외 방영된 직후에 고수로 초대된 분이 썩 좋지 않은 일로 구설수에 올라서 조금 찝찝했다.
랄까 신화 오빠들은 토론이 안 맞는다.... 언제나 내용이 산으로 가지요.
은밀한 과외 채널은 신화 멤버들 간에 각기 다른 결과물을 이끌어냈다. 이 포맷에서 에릭오빠는 크게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대부분 얌전하고 조용하게 경청하는 자세만을 취했을 뿐이다. 정말 단 한 회도 빼놓지 않고 모자를 쓰고 나온 동완오빠 역시, 동구멍의 매력은 여전히 뽐냈지만 마지막 스피치 채널 이외에는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반면 혜성오빠는 데뷔 후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며 캐릭터를 구축했고, 민우오빠는 타고난 능력으로 대부분의 과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앤디오빠 역시 기대하지 않았던 능력들을 여과없이 보여주며 지난 OO채널 때보다는 훨씬 많은 지분을 채웠다. 진이오빠는 역시 난감한 상황에 봉착해도 센스와 위트로 어려움을 헤쳐나갔다. 진퐈 만세~!
저 뒤에 '리다' 캐릭터가 나레이션을 맡는데, 지난 사극채널에서 혜성오빠가 그린 에릭오빠의 초상화(...)인지 캐리커쳐를 활용한 점이 센스 있었다. 관상편에서 빨간 입술이 좋은 관상이라는 말 직후에 리다에게 새빨간 입술색을 칠해놓고 입을 움직이게 한 건 조금 호러였지만..ㅋㅋ 기존에 일구어 놓은 것을 나중에 고스란히 활용하는 모습을 앞으로의 신화방송에서도 자주 발견하고 싶다.
까놓고 말하면 고수에게 과외를 받는 것보다 여섯 명끼리 둘러 앉아 브리핑 하며 깨알같이 멘트를 날리는 것이 더 재미있긴 했다. 지난 OO채널에서도 여러 번 지적되었듯이, 게스트를 불렀을 때 재미가 떨어지는 건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느끼는 점이다. 그리고 나 역시 지난 리뷰에서 지적했듯이, 신화방송이 예능 방송으로서 오래 가기 위해서는 이 한계를 반드시 깨뜨려야 한다고 본다. 무한도전을 보면 무한도전 빠......랄까, 무한도전 팬들 또한 게스트를 부르는 것보다 일곱 명이서 뭔가를 해내는 것을 더 선호하는 점이 보인다. 어디든 팬들은 다 똑같다는 자명한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팬들만을 위한 방송이 아니기 때문에 제작진의 다양한 노력이 이해되는 것이고 또한 그 결과물이 썩 좋지 않더라도 마냥 비난만 할 수 없는 것이다.
정해진 포맷대로 움직이고, 무엇보다 여섯 명을 실내 세트장 안에만 놓아둔 것이 신화의 매력을 반감시켰다. 하지만 날씨도 그렇고, 오빠들을 위해서는 나름 배려였을 지도......ㅋ 신화방송의 여러 포맷 가능성의 시작을 알렸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했지만, 무한한 채널의 OO방송을 그리워하는 시청자를 만들었다는 것이 단점이다. 심지어 팬들 중에서도 오빠들을 보는 건 좋지만 재미도 없고 무엇보다 제작진이 팬을 너무 등한시하기에 도저히 방송을 볼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나왔다. 지나고 나서 돌이켜 보는 입장에서는 그래도 좋았던 점이 있었다-고 쉽게 말할 수 있지만 방영될 당시에는 여과 없이 불평 불만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쯤 되면 홈페이지의 소통 공간을 없애버리고 그냥 귀를 닫아버린 제작진이 그렇게 나쁜 선택을 한 건 아닌 것 같다-는 멍청한 생각마저 들 정도다.
이후의 신화방송에 대한 기대 혹은 바람은 곧 이어질 손맛 채널 리뷰에서 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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