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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존중/SHINHWA

결혼 feat.신화

누비` 2013. 6. 19. 17:26


여러 번 쓰고 싶었던 주제인데, 시험공부도 하기 싫겠다- 겸사겸사 마음 잡고 몇 줄 끄적여볼까 한다. 



작년에 10집으로 4년의 공백기를 끝내며 돌아왔을 때, 느닷없이 쏟아져 나오는 결혼 관련 질문들에 조금 놀랐었다. '신화'가 공백기였던 그 기간 동안 나 역시 휴덕기였고, 휴덕하기 전에는 평범하게 '아이돌'을 좋아하는 중고딩일 뿐이었으니 오빠들의 결혼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도, 여력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그러한 질문들에 질색했고 또 꼬박꼬박 "결혼, 하고 싶죠-"라고 말하는 그들의 대답에 서운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인식이 조금씩 바뀌게 된 건 아마 신화방송 키즈채널 즈음 부터였던 것 같다. 작은 아가들을 보며 아빠미소를 짓고 우쭈쭈해주는 오빠들이 너무 행복해보여서, 정말 저들이 결혼할 나이가 지나긴 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이들을 챙겨주고 보살펴주는 그 모습들이 반짝거리는 걸 보니, 신화가 아이를 낳아서 딸바보 혹은 아들바보 모습을 보여준다면 나 역시 입가에 엄마미소를 짓게 될 것 같다는 기분도 들었다. 무엇보다, 가정을 꾸려 이제는 안정된 삶을 탄탄하게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생생하게 느껴져서 조금 찡했다. 그래서 나는, 신화가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면, 그래서 그들이 행복하다고 핑크빛 오오라를 뿌리고 다닌다면, 나 역시 행복할 수 있겠다고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10집 활동이 거의 끝나갈 즈음, 기새오빠의 열애설이 터졌다. 솔직히 팬들은 거의 다 오빠가 연애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 있었을 것이다. 활동내내 끼고 있던 네번째 손가락의 반지는 그의 '누군가'를 여실히 증명해 주었다. 그래서 열애설 자체에는 놀라지 않았다. 반응들에 속상하긴 했어도. 하지만 그 대상이 연예인이라는 사실에 조금 놀랐고, 또 아쉬웠고 속상했다. 그분이 문제라는 게 아니라 (아직도 그 분에 대해 전혀 모른다) 오빠들이 연예인과 결혼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연예인 커플이 해피엔딩인 경우가 정말 드물기도 할 뿐더러, 늘 바쁜데다가 수많은 팬들에게 사랑받으며 이리저리 치이는 오빠들을 정말 잘 아껴주고 사랑해줄 수 있으려면 같은 연예인이라는 직종은 썩 바람직하지 않을 것 같다. 이 사건으로 나 나름대로 신화의 결혼과 관련해 두 가지의 소망이 생겼다. 첫 번째로는 (나와 비슷한 나이대라도 상관없으니) 연예인보다는 차라리 어린 '일반인'과 결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고, 두 번째로는 연애하고 있다는 걸 완전 함구하며 힌트조차 주지 않고 있다가 결혼 서너달 남겨놓고 덜컥 '결혼합니다-'하고 발표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애하고 있다는 걸 내심 알고 있었어도 막상 열애설 나니 가슴이 덜컹거렸는데, 연애 사실도 몰랐는데 결혼설 나면 진짜 길바닥에서 대성통곡 할지도 모른다ㅠㅠ



이렇게 신화의 결혼에 대해 (어느정도) 우호적인 이야기를 하면 '쿨신창' 드립을 치며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신화는 아직 아이돌이라며 진지하게 '독거신화'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음, 우선 나는 쿨신창이 아니다ㅋㅋ 전혀ㅋㅋ '신화vs신창' 일화들을 재미나게 읽긴 하지만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않고, 또 신창부심이 있어서 '신화는 까도 신화창조는 까지마!'라는 말을 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화 멤버가 결혼한다고 하면 그 소식이 터진 날과 결혼식 전날에 백퍼센트의 확률로 펑펑 울 사람이다. 그 때 나랑 같이 술 마셔줄 친구들도 이미 섭외가 끝난 상태다ㅋ 안 아쉽고 안 슬플 리가 없다. 9년을 좋아해온 (휴덕기여도 제일 좋아하는 한국 가수는 신화였다.... 랄까 신화 이외에 좋아한 가수가 없음ㅋ) 사람들이다. 일방통행 짝사랑이어도, 그들이 나란 존재를 몰라주더라도, 그들이 결혼한다면 당연히 가슴 내려앉는 기분일 것이다. 아 벌써 눈물 날라 그래 흡ㅠㅠㅋㅋㅋㅋㅋ



그리고 신화는 나에게 아이돌이다. 지금까지도, 현재에도, 그리고 그들이 조용필 선생님만큼의 나이가 되더라도, 신화는 죽을 때까지 나한테 아이돌이다. 아직도 나는 그들이 예능 같이 일반인들에게 오픈된 공간에서 만큼은 코믹하게 망가지는 모습보다, 멋지고 잘생긴 모습만 보여줬으면 하는 꽁기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울 오빠들 멋있어요! 짱이에요! 아직 안죽었다고요! 조상 드립치지 마요! 라는 말을 수 십번씩 혼자 곱씹는다. 하지만 '동경하는 존재'라는 뜻을 지닌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걸었다고 해서, 그 사람이 개인적인 행복이나 사생활을 포기하고 그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도 인간이다. 당연히 소소한 일상의 기쁨을 느낄 권리가 있는 사람들이란 말이다. 인생에 있어 결혼이 중요하다는 가치관을 지닌 여섯 명의 남자들에게 수많은 사람들이 '독거신화'를 외치는 건 조금 소름끼치는 일인 것 같다. 지난 셩콘 때였나, 팬들이 '독거혜성'을 엄청난 소리로 울부짖어서 정말 민망하고 오싹했었다. 이제는 워낙 많이 통용되는 단어가 되어버렸으니 그들도 무덤덤해졌으리라 생각하지만, 처음 들었을 때는 분명 상처받았을 것 같다. "아니 왜 팬들은 날 사랑한다고 하면서 내가 행복해지는 건 싫어하는 거지? 나 결혼하면 무지 행복할 거 같은데? 나도 가정 꾸리며 평범한 일상을 만들어보고 싶은데?"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원래 나는 거의 독신주의자였다. '거의'라는 말을 붙인 이유는, 그래도 인생을 살다보면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되면 결혼을 하겠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을 생각은 전혀 없고, 경제적, 시간적 여력이 되면 꼭 입양을 통해 아이 혹은 아이들을 키우고 싶었다. 이 이야기가 모두 과거형인 이유는 작년 신화를 보면서 생각이 꽤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결혼'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자 궁극적인 이유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결혼을 하지 않아도 하등 이상할 게 없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도 개인의 선택이라고 본다. 하지만 결혼 자체에 대한 인식은 보다 긍정적으로 변했다. 예전에는 '뭐 어떻게 하다가 정말 결혼이 하고 싶으면 하게 되겠지~'라고 두루뭉술하게 결혼에 대해 미묘한 입장을 취했다고 한다면, 지금은 '진심으로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결혼을 하는 게 나을 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하게 됐다. 이 변화가 바로 신화 덕분이다ㅋㅋㅋ 겨우 아이돌 때문에 인생의 가치관을 바꿨냐!! 라고 비난한다면, 글쎄- 타인에게서 뭔가 배우고 생각이나 관점을 바꿔 나가는 건 20대 청년에게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맞받아쳐주고 싶다. 신화는 나보다 한참(....ㅠ)을 더 살아온 어른이고, 경험한 것도 나보다 많고, 무엇보다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을 보며 시야를 넓혀나가는 게 '겨우'라는 단어로 치부될 일일까 싶다. 너무 옆으로 샜는데, 아무튼 신화는 나에게 이런 존재고, 그들의 가치관이 나에게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거다.



뭐, 여기 적은 내용은 죄다 내 생각일 뿐이고, 실제로는 더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 뭐가 맞다 틀리다를 논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니, 결혼은 아마 신화 멤버가 죄다 결혼하는 그날까지 팬들 사이에서 논란거리가 될 것이다. 신화가 가수, 그것도 아이돌 가수이다 보니 결혼을 하게 된다면 그 영향과 그에 따른 결과물들이 분명 가볍지 않을 것이다. 나야 그래도 거의 10년을 바라보는, 나름대로 연차가 꽤 된 팬이기에 이런 너그러운 생각을 쉽게 가질 수 있겠지만, 작년 비너스나 올해 디스러브로 입덕한 팬들은 또 다른 입장일 것이다. '저렇게 잘생기고 재미있고 괜찮은 남자들 여섯 명이 아직도 독신이라니!!' 라는 생각으로 팬이 된 사람들이 꽤 많다고 알고 있다ㅋ 하지만 팬들이 신화를 사랑하고 신화도 팬들에게 감사하며 활동하는 한, 조금쯤은 배려하고 양보하며 무뎌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오빠얌도 (팬들이 싫어하니까 더 하겠다는 반발심리로ㅋ) 내 생각 내가 말하는데 왜 뭐라고 하냐며 지나치게 자기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팬들도 자꾸 유리심장 쿠크심장 운운하며 결혼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언론이든 예능작가든 제3자는 모두가 식상하다고 하는 결혼 질문을 안 해줬으면 한다. 이건 진짜 궁서체임. 가슴 철렁이고 나발이고, 재미가 없다고ㅡㅡ 하지 맙시다, 진짜. 



아무튼 결론은, 신화 결혼하셔요. 대신 내가 위에 언급한 것만 지켜줬으면 해요ㅠㅠ 꼭 일반인이랑 했음 좋겠고, 미리 언질 좀....... 나 진짜 아무 일도 손에 못 잡고 며칠 동안 멘붕일 듯ㅠ 그리고 무엇보다, 반드시, 제발, 정말 좋은 사람이랑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오빠들 스스로 만들어 낸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만큼은 아픈 일 없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사람'으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아왔던 오빠들의 전력을 알고 있기에 더욱 걱정이예요. 실제로는 제대로 만나보지도 못한,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만나볼 일 없을 사람들이란 건 알지만, 진심으로 좋아하고 걱정하고 염려하고 있으니까 노파심에 이런 오글거리는 말들을 쓰고 있네요ㅋㅋㅋㅋ 부끄럽다ㅋㅋㅋㅋㅋㅋ 더 쓰면 흑역사 될 것 같아서 여기서 줄여야 겠다.



어찌됐든, 당신들이 늘 행복하길 빕니다. 온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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