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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in 충무아트홀 대극장, 2015.12.16 8시 공연
재연 프랑켄 4차 관극. 전동석, 한지상, 이혜경, 안시하. 4차 관극인데 네 번째로 만나고 있는 아역들, 윤우 주디. 세 번째 동빅/동쟠, 세 번째 지앙/지괴, 네 번째 혜경엘렌/에바, 첫 번째 시하줄리아/시하까뜨린느. 두 번째 동한. 이 페어 첫공과 둘공을 모두 보게된 건 우연이지만, 이렇게 되니 삼공도 보고 싶다는 욕심이 살짝 드네ㅎㅎ
1막은 여전히 재미있다. 스토리성 짙은 극을 여러 번 관극하다보면 약간의 지루함을 느끼게 되건만, 아직까지는 휘몰아치는 1막이 매번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역시 2막은, 늘어진다. 개연성 없는 이야기에 내 논리를 꾸역꾸역 삽입해서 애써 극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것도 한 두번이지. 보통 회전문을 돌다보면 지난 번 관극 때는 캐치하지 못했던 사소한 것들을 발견하고 감탄하게 되는데, 어째 이 극은 볼수록 바꾸고 싶은 가사나 연출이 늘어나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나 노래, 감정선이 조금 더 섬세하게, 조금 더 풍부하게 표현되는 것을 보며 짜릿함을 느끼고는 있지만, 극 자체로 인한 한계점이 뚜렷해서 매번 아쉽다.
※스포밭※
동빅은 확실히 정리가 차근차근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일단 노래. 역시 노래 때문이라도 동빅을 포기할 순 없다. 나는 왜 넘버가 이 배우의 음역대에 완벽하게 맞아서, 듣는 내내 희열을 느꼈다. 생창은 조금 높긴 하지만 그래도 영리하게 소화해낸다. 중간에 대사처럼 치는 부분이나 애드립 같은 게 너무 좋다. 여전히 생창기계 소음 과하다. 배우 노래 집어삼킬 정도의 효과음이면 당연히 지양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동잨 넌괴물이야 넘버도 딕션이 훨씬 좋아졌다. 다만 반품 이야기가 나오는 마지막 부분은 음이라도 바꾸던가, 정신도 없고 괴팍하지도 않으며 그저 뽕삘이 나서 확 깬다. 동빅 후회도 처음으로 가사가 제대로 들렸다. 역시 지나치게 반짝이는 은하수 배경과 과하게 희망적인 오케가 빅터의 절망스런 감정을 와장창 깨뜨려버리긴 하지만 말이다. 전반적으로 동빅 노래가 보다 멀끔히 다듬어진 느낌이다. 대사도 완급조절이 좀 생겼고. 대사칠 때 감정을 좀 과하게 싣는 건 여전해서 쨍 하는 소리가 많이 들리고, 북극씬에서 헐떡대는 소리에 귀가 아팠지만, 1,2차 때보다도 더 정신연령이 어려진 듯한 이날 노선에는 잘 어울렸다.
차라리 확 어려지니까, 훨씬 좋아졌다. 설득력도 더 생기고. 빅터와 괴물은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축으로 평행하는 부분이 있다. 빅터는 어린 나이에 혼자가 된다. 괴물은 탄생하자마자 혼자가 된다. 하지만 빅터에게는 "너는 특별하단다" 라고 말해준 엘렌이 있다. 괴물은 홀로 누워 스스로가 "단 하나의 존재" 라고 자조한다. 빅터에게는 엘렌이, 룽게가, 줄리아가 있었다. 하지만 괴물에게는 처음 마주한 인간인 창조주에게 목이 졸리고, 처음 마음을 열고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준 인간인 까뜨린느에게 배신당한다. 빅터는 아둔한 대중을 깔보지만, 괴물은 잔인한 인간들을 증오한다. 빅터에게는 야망이 있었지만, 괴물에게는 복수만이 있다. 고통스럽고 고독한 '유년기'를 보내야했던 두 캐릭터가 사소한 차이로 인해 얼마나 다른 길을 걷게 되었는가. 불행히도 빅터는, 오로지 스스로에게만 집중하여 주위를 둘러보지 못했다. "내 곁에 있으면 너도 저주받아" 라고 말하며 무의식적으로 선을 긋고 배척한다. 주변의 걱정보다, 혼자가 편하다. 편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을 하나씩 잃어가면서, 그제야 깨닫는다. 엘렌이 죽고 실험실로 돌아온 빅터를 향해 괴물이 말한다. "여전히 넌 배부른 인간" 이라고. 소중한 것을 잃었으니 자신의 힘으로 다시 돌려내면 된다고 믿는, 아이 같은 단순함. 오로지 자신의 고통만을 생각하는 아이. 제발 죽여. 땅에 엎드려 양손으로 싹싹 비는 모습, 그 위로 드리워지는 괴물의 그림자. 아직, 아냐. 결국 마지막까지 잃어버리는 빅터. 사실 여기서 북극까지 괴물을 쫓는 빅터의 심리가 그리 이해되지는 않는다. 모든 걸 잃고 분노와 자포자기와 오로지 복수심만이 남았기에 끝까지 따라간다, 라고 해석하고는 있지만, 그러기엔 엘렌이 죽음 앞에서 자신을 죽이라고 외치던 동빅의 절박함이 마치 자살 직전의 감정 같았기 때문에 빅터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도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형빅은 소설 원작처럼 이 세상에 저런 악마 같은 괴물을 그대로 내버려둘 수 없다는 사명감을 보여줘서 그가 괴물을 쫓아 북극으로 따라가는 것이 온전히 납득이 됐었는데.
혹시 앙리 때문인 건가, 라는 생각도 해봤다. 첫 장면에서 시체를 눕혀 놓고 소중하다는 손길로 얼굴을 쓰다듬을 때부터 직감하긴 했지만, 이날 동빅은 지앙을 거의 온전히 친구로 받아들였다. 한잔술이 정말 행복했고, 창살 너머로 지앙을 향해 울며 부르짖는 목소리가 아주 감정적이고 애절했다. 너꿈에서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래 서로의 양손을 붙든 채 시선을 마주했다. 그 후 앙리의 머리로 만든 괴물이 탄생한 순간 엘렌들의 놀란 반응에 객석 쪽을 향해 있던 얼굴을 천천히 괴물 쪽으로 돌리는데, 그 순간 동빅의 얼굴에 스쳐간 표정에 '앙리가 살아났다'는 감정이 분명히 실렸다. 춥지? 하며 등을 쓰다듬고 코트를 입혀준다. 룽게의 죽음에 쇠사슬을 들고 다가갈 때도 '앙리가 이럴 수는 없어' 라는 감정이 스쳐지나갔다. 룽게의 죽음과 실험의 실패, 더 나아가 친구 앙리의 믿을 수 없는 행동에 대한 패닉으로 절규하던 동빅. 3년 후 재회의 순간에도 앙리를 다시 만났다는 듯한 표정이 설핏 번졌다. 하지만 절망에서 빅터는 말한다. 여기서 꿈을 꿨지, 너와 함께. 하지만 이젠 절망을 만들었네, 너 같은 괴물과! 앙리와 괴물은 다른 존재라 선을 긋는다. 그래서 동빅은, 북극에서 지괴를 향해 앙리라 부르진 않는다. 비록 죽기 직전 지괴가 그를 '빅터' 라고 불렀지만, 곧 낮게 깐 목소리로 '복수야' 라고 희미하게 웃으며 선고했기 때문에 그 이후로도 앙리라고 부르지 못했다. 그저 안 돼, 제발, 일어나!!! 라고 절규할 뿐. 나를 혼자 두지 말라 애원할 뿐. 고통스럽게 앙리의 '머리'를 끌어안을 뿐. 결국 동빅이 북극에 간 건 앙리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아 진짜 후회 뒷부분 좀 잘 살려봐... 빅터가 북극까지 악착 같이 쫓아가는 개연성 좀 깨닫자..ㅠㅠㅠ
동빅은 자첫 때 가까이서 이미 봤기 때문에, 이날은 집요할 정도로 지앙/지괴에게 시선을 두며 관극했다. 워터루에서 상사에게 대드는 지앙의 표정이 너무 좋아서, 저 얼굴을 보며 연기하는 상대방은 대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졌다. 단하미. 고루하다기보다는 고집 있는 지앙. 자신의 반론에 재미 있다는 듯 난간에 몸을 기대며 한껏 내려다보는 동빅의 모습 때문에 조금 더 발끈하는 것 같았다. "대위님은 무신론잡니까?" 부분도 동한 첫공보다 더 침착하고 이성적이다. 하지만 "이 전쟁의 본질을 알고 있는가?" 라는 물음에 지앙은 시선을 내린다. "과학은 살인도구로 변질됐어 / 멸망을 향해 치닫는 무지한 인간" 이라 말하며 점차 설득당한다. 편견과 "강요당한 도덕 따윈" 잊어버린 채, 빅터와 손을 맞잡는다. 그나저나 동빅 스킨십 너무 가깝다. 하지만 넌 넘버는 그리 와닿지 않았다. 성에서 연구를 계속하는 두 사람. 엘렌이랑 대화할 때 '요'체 안 썼으면 좋겠다. "그냥 앙리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정도만 해도 위화감이 덜할 것 같다. 한잔술. 맞고 있는 동빅을 향해 달려들며 안돼, 안돼, 안돼, 를 무한반복하는 지앙의 목소리에서 얼마나 그를 아끼는지를 알 수 있었다. 어멋, 하는 디테일은 여전하고. "왜 돌아왔어?! 실험이 실패했으니 가라고 했잖아!!" 라는 빅터의 말. 근데 방금 전까지 뇌가 타버렸어 어쩌고 하면서 찡찡대던 거 본인 아니었나..... 엘렌이랑 대화하러 나온 앙리가 사실은 실험실의 빅터에게 쫓겨난 것이었다면 조금 더 강조를 해줘야 이 대사에 개연성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이날은 지앙이 춤을 봐주지 않아서 재미있었다ㅋㅋㅋ 길쭉한 허우대를 주체하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동빅의 몸짓은, 막공까지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다. 앞쪽으로 나올 때 우당탕탕 하면서 미끄러져서 깜짝 놀랐다. 지앙도 살짝 현웃 터진 것 같던데, 참사인지 애드립인지 잘 모르겠다. 보는 것만으로 행복해지는 넘버. 그러나 하룻밤만에 모든 것이 달라진다. 살인자. 매우 적극적으로 자신의 유죄를 주장하는 지앙. 하지만, 동빅의 나는 왜 넘버 끝 그가 끌려나가고 살인자 맆이 흘러나오며 재등장할 때는 조금 달라졌다. 눈이 살짝 부어 있고, 얼굴 가득 피로와 불안과 번뇌가 짙게 배어있다. '사형' 이라는 집행관의 선고에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올리는 순간의 그 눈빛. 이 장면부터 너꿈까지 영상으로 박제하고 싶었다. 와, 지앙 표정연기 이렇게까지 좋을 일인가요. 넘버도 훌륭했지만, 온갖 감정으로 뒤섞인 그 눈빛과 표정이 지독하게 가슴을 흔들었다. "너의 꿈에-" 를 지난 번보다 길게 뽑아내고, 특유의 락발성으로 "살고 싶어!" 라고 쾅 끝내는 목소리. 엄마를 살려내겠다던 어린 빅터의 의지는 어느 순간 야망으로 변했지만, 지앙의 너꿈을 통해 본래의 이상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실험을 끝까지 완성시킨 빅터의 내면에는 분명, '앙리를 되살리겠다' 는 목적도 존재했다.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동빅이기에 가능한 해석이기도 하지만, 자신만이 중요하던 빅터가 그를 진정한 '친구'로 끌어안게 된 건 지앙의 절절하고 완벽한 감정선 덕분이었다. 동한 노선 좋구나..ㅠㅠㅠㅠ
탄생한 괴물. 철침대에 바로 선 순간 벼락이 콰광 내려친다. 그리고 바닥으로 나뒹구는데, 온 몸에 멍이 들지 않을까 걱정되더라. 보호대도 없고 바닥도 딱딱한데 배우들이 너무 몸을 던지고 미끄러진다. 룽게의 목을 물어뜯고 오른쪽 얼굴에 피칠갑을 한 괴물이, 질겅질겅 입 안에 든 걸 씹고 있었다....... 아 진짜 이런 디테일ㅠㅠㅠ 사실 표정 자체는 2층에서 관극할 때 상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긴 했지만, 눈빛이나 분위기가 그 모든 것을 잊게 만들었다. 빅터가 쏘는 총 두 발에 대한 반응을 전혀 안했는데 그것도 나름대로 이날 연기와 맥락이 닿아서 괜찮았다. 외부 반응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호기심에 더 몰입하는 괴물이었다. 쫓기고 도망친다. "말은 못했지만 울부짖었" 고, "눈물을 흘린 것도 같" 다며 사람을 피해 숲 깊숙한 곳으로 들어간다. 굶주림에 뭔가를 씹어야했고, 그러다 결국 인간의 마을로 내려온다. 격투장. 죽음을 앞두고 벌벌 떠는 인간의 표정을 유심히 관찰한 지괴가 그를 탁 내려놓고 무표정하지만 비난이 배어있는 표정으로 군중을 둘러본다. 넌괴물이야, 연기가 너무 고통스럽다. 부들부들 떨리는 몸, 괴로운 신음. 동쟠이 너무 예뻐서 잠깐씩 시선을 빼앗기긴 했지만, 사슬에 묶여 이리저리 휘둘리는 지괴의 동작 하나하나를 보는 것이 정말 아팠다. 그런데 까뜨린느에게 "어젯밤부터 머릿속에서 말이 나와" 라고 하는 대사를 생각해보면, 동쟠이 읽어주는 실험일지의 문장을 괴물이 약간은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그 부분에서 괴물 표정이 조금 변했으면 좋겠다. 이날 지괴 표정은 동쟠에 대한 반발심만으로 가득해서 살짝 아쉬웠다.
그곳에는. 까뜨린느의 품에서 처음 느껴보는 사람의 온기. 새롭게 배우는 감정. '사람이 없는 곳'에 대한 동경. 여기서 번쩍거리는 조명사고가 났지만, 배우들 감정선은 흔들림이 없었다. 이 넘버가 희망차고 따뜻하게 다가와야 하는데, 곧 벌어질 일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오히려 고통스러웠다. 특히 괴물의 얼굴을 가슴에 끌어안는 까뜨린느의 행동에 눈물이 주르륵 쏟아졌다. 이 장면 때문에, 난괴물의 "누군가 날 꼭 안아주는 꿈" 에서 그 '누군가' 를 까뜨린느로 지칭하는 듯한 지괴의 연기가 개연성을 얻었다. 물론 정확하게 까뜨린느는 아니겠지만, 꿈을 통해 되새겼을 포근함은 분명 그 품의 온기에 기반하고 있었을 것이다. 상대가 지수까뜨린느였을 때와는 명백히 다른 연기에 한지상 배우에게 또 한 번 감탄했다. 난괴물 하이라이트에서 긁는 소리가 나긴 했지만, 절규어린 괴물의 노래에는 아주 잘 어울렸다. 아무래도 토일,월(타공연),화수 연속 공연을 하다보니 살짝 힘들어 보이긴 했는데, 그걸 오히려 장점으로 활용할 줄 아는 배우라서 만족스러웠다. 괴물의 지난 3년이 지독하게 잔인했구나, 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도록 만든 연기가 정말 좋았다. 여전히 심판자의 느낌이 강하다. 빅터가 미안하다고 했더라도, 조금쯤 흔들릴지언정 복수를 그만두진 않았을 것 같은 괴물이다. 이해한다. '외로움'을 깨닫게 해주겠다는 처절한 복수가 설득력을 얻는다. 그리고 세상의 끝. 인간이 없지만, 괴물을 위한 행복 또한 존재하지 않는 곳. 빅터와 몸싸움을 하는 장면에서, 탄생한 순간 내뱉었던 신음을 똑같이 내뱉는 지괴의 디테일이 너무 좋다. 세 번의 관극 모두 이렇게 연기한 걸 보면 확정된 노선 같다. 최초의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 총을 집어든 괴물이 빅터를 향해 총구를 들이민다. 짧지만 고통스럽기만 했던 지난 3년의 모든 기억과 감정을 담아 울부짖는다. 하지만 그 분노를 가라앉히며 부들거리는 손으로 빅터의 손에 총을 쥐어준다. 탕. 끄어억, 힘겹게 뱉어내는 말들. 그리고 너무나도 평온한 마지막 말. 복수야. 순간 희미한 미소가 보인 듯도 하다. 바람소리, 그리고 정적.
안시하 배우는 처음 만났다. 시하렐라로 이미지가 굳어진 것도 있고, 외양 자체가 고급스럽게 생겨서 그런지 까뜨린느 분장이 썩 어울리지 않았다. 이대로 이지수 배우 고정으로 돌아야 하나 잠시 고민하고 있는데, 산다는 건 넘버에서 완전히 반해버렸다. 페르난도가 두고 간 약을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며 "자유..?! 자유....!!" 라고 중얼거리는 눈빛이 엄청났다. 괜히 배우에게서 연륜을 찾는 게 아니구나. 후반부 넘버가 살짝 쓰릴하긴 했지만, 그걸 다 감안할 수 있을 정도로 여기 연기가 너무 좋았다. 덕분에 괴물에게 발길질을 하는 장면에서는 완전히 까뜨린느 그 자체로 보였다. 줄리아는, 동빅이랑 케미가 잘 안사는 것 같다. 형빅과의 케미를 기대 해보겠습니다. 혜경엘렌은 역시 감정 조금만 눌러줘도 좋을 것 같고, 남자의 세계는 불안하긴 한데 또 고음 자체는 잘 뽑아내서 신기하다. 홍경수 룽게는 진짜 노래 안정적이다. "진짜 시체 월터의 머리" 때문에 불만이 꽤 많이 나오던데, 이상하게 별로 거슬리지 않네ㅋ 음절 때문에 저렇게 만든 거라면 '방금 죽은 월터의 머리' 뭐 이런 걸로 해도 충분히 뜻이 전달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고보면 단하미에서도 "생명은 창조되어질 수 있는가!" 이 대사도 논란이 조금 있는 것 같더라. 이중 피동... 한글파괴가 만연하고 있어서 더 거슬리긴 하지만, 워낙 빅터들이 저 단어에 힘을 빡 실어서 발음을 하니까 수정한다면 또 묘하게 허전할 것 같기도 하다.
가까이서 보니까 지괴가 너무 잘생겨서 순간순간 현실감이 확 느껴졌다. 오른쪽 눈이 부어서 잘 안떠지는 분장을 했던데 원래 그렇게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오른다리 저는 디테일은 초연 때부터 있었다고 들었다. 북극에서 총에 맞은 뒤 피를 토하는데, 3차 때는 엄청 묽었는데 이날은 새빨갰다. 동빅도 그렇고 살이 조금 빠진 것 같다. 동쟠이 유난히 예뻤던 건 매끈한 턱선이 살아난 덕도 컸다. 나는 왜 넘버가 거의 완벽하게 마음에 들긴 하는데, 컨프롱할 때 손동작만 조금 덜 어색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머지않은 미래에 동지킬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강하게 든다. 이 배우의 눈빛이 정말 괜찮다. 그나저나 오버츄어부터 미세하게 섞이는 날선 기계음 때문에 내내 거슬렸다. 단하미 전주 음향은 조금 커진 듯하고. 하지만 여전히 듀엣에서 지앙 목소리는 잘 안들립니다.. 그리고 오케. 배우들 노래 끝나는 타이밍에 좀 딱 맞춰주세요. 엄청 사소하지만 무지하게 거슬린단 말이야ㅠㅠ
좋은 자리에 앉으니까 배우들 표정도 잘 보이고 몰입도도 높아서 만족감 역시 크다. 동은을 아직 못보긴 했지만, 동빅은 어려서 그런지 앙리와 친구라는 이미지가 부각된다. 애송이 느낌도 낭낭해서 매력적이야. 다듬어지고 있는 게 보여서 앞으로도 동빅을 몇 번 더 보지 않을까 싶다. 배우가 공연을 거듭할수록 발전해주면, 덕후의 통장이 매우 힘겹습니다....ㅠㅠ
얏호. 5차 관극 전에 리뷰 완성했다!! 그나저나 류배우님은 이날 공연 어떻게 보셨으려나...^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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