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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 LIVE FANTASIA [UTOPIA]
in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2015.03.29
원래 다녀온 당일에 바로 써야 하는데, 이제 직장인이라서 다음날 출근을 위해 늘어져라 쉬기 바빴다. 하루 만에 기억이 휘발된 것을 보면, 어제 막콘 때 학연이가 "어제 무대 다 까먹었죠? 우리가 좀 멋있었어야지~" 하던 말이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ㅋㅋ 왜 재미있게 즐기고 왔는데 기억은 나지 않는 것인가ㅜㅜ
덕질 사상 최초로 신화가 아닌 아이돌의 공연을, 그것도 체조경기장에서 관람하고 왔다. 신화와의 '비교'보다는, 아이돌 '빅스'에 초첨을 맞춘 리뷰를 짧게나마 적어보려 한다. 근래에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많이 쪼그라들어서 마음에 드는 문장들이 나오질 않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적어봐야지.
[세트리스트]
다칠 준비가 돼 있어
저주인형
어둠 속을 밝혀줘
Secret Night
개인무대_홍빈
개인무대_라비_Ghost_자작곡
After Dark
(멘트)
청춘이 아파
Say U Say Me
(VCR)
개인무대_혁_Call You Mine
개인무대_켄_Rolling In The Deep
CHAOS
(멘트)
Time Machine
Rock Ur Body
(멘트)
Love Letter
Someday
Sad Ending
개인무대_레오_할 말_자작곡
개인무대_엔
Hyde
Beautiful Killer
기적
(VCR)
Error
(앵콜_태어나줘서 고마워)
이별공식
오늘부터 내 여자
대.다.나.다.너
헥사인 콘서트에 가진 않았지만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대충 들었던 바, 지난 공연보다는 훨씬 연출도 구성도 무대도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헥사인이 이번 유토피아보다 더 나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는 듯하다. '콘서트란 팬과 함께 즐기는 시간' 이라고 기대했던 팬들의 입장에서는 그럴 만한 아쉬움이라고 생각된다. '우리의 멋있음을 보아라!!!!!' 라고 두시간 반 내내 외치는 모습을 보고 온 기분이다. 그래, 멋있긴 하더라. 어차피 쌩눈으로 빅스의 무대를 전체적으로 보겠다는 목적으로 가게 된 콘서트인 만큼 나름대로 만족스러웠지만, 루틴에 대한 강박처럼 느껴질 만큼 후다다닥 정해진 틀에 맞춘 공연을 이어갔기에 관객이자 라이트 팬으로서 빅스와 함께 즐기는 재미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무대가 진행될 때에는 우왕아아라아~!~! 하면서 열광했는데, 그 이외에는 야광봉 든 오른손을 아래로 떨구고 시선만 그들 혹은 화면을 쫓으며 조용히 멍 때렸다......... 이거슨 소외감...?!!??!!?ㅠㅠ
이번 좌석은 나름 좋은 곳으로 정중앙인 2층 35구역, 그것도 앞에서 두 번째 줄이었다. 하지만, 신화처럼 1,2층의 사이를 지나가는 이동식 무대도 없었고, 바로 앞줄이 기자석인데다가, 통로를 왔다갔다하면서 움직이는 사람들 때문에 상당히 집중도가 떨어지는 자리였다. 그리고 왜 초대석을 이렇게 정중앙으로 줘.....??... 덕분에 비스트의 양요섭 씨나, 연예인으로 추정되는 남자들 몇 명을 구경하긴 했지만,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제일 가까이에서 본 멤버는 라비다. 1층 좌석의 팬들이 죄다 일어나니까 2층 좌석에서는 일어나도 멤버들이 거의 안 보이더라. 계는 스탠딩에서 다 타신 듯. 라비가 이번에 개인무대에서 공개한 자작곡은, 강강강강강-에 완전히 정통 힙합st라서 솔직히 취향은 아니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신나는 리듬에 몸을 들썩이며 같이 놀았다. 레오의 자작곡은 괜찮긴 했는데 가사가 안들려..ㅠ... 확실히 자기 음역대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노래를 쓰는 것 같다. 켄의 롤링인더딮은 초반부의 무반주 부분이 가슴을 울렸다.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다가 거지 같은 체조경기장의 음향 속에서 잘 살아남아 주어 고맙기까지 했다. 혁이는 확실히 노래 실력이 늘은 것 같고 홍빈이 솔로는, 좀 웃었다...ㅋㅋㅋㅋ 미안...... 분신술 할 때 너무 웃겨서 옆에 별빛들 눈치까지 봤다고ㅠ 엔의 솔로는, 어디 흠잡을 곳은 없었지만 상당히 아쉬웠다. 보는 내내 '딱 한 번만 나를 전율시켜 봐ㅠㅠ' 라며 중얼거렸는데 그냥 그렇게 끝내서 매우 아쉬웠다. 이제는 '춤을 잘 추는' 이라는 단순한 수식어에서 더 나아가주길 바라는데.
그나저나 너희들 이어마이크 좋은 거 쓰는 구나... 부럽다ㅠㅠ 오히려 핸드마이크 쓸 때보다 초반의 댄스곡에서 이어마이크 쓰면서 하는 라이브가 훨씬 듣기 좋았다. 정말이지 체조경기장 이 쓰레기 같은 음향ㅗㅗㅗㅗ 게다가 기계음을 잔뜩 넣은 사운드가 너무 과해서 나중에는 귀를 틀어막았다. 이렇게 무대 만드는 사람들은 귀가 쉽게 망가질 만하다. 아, 그리고 올밴드랑 MR은 확실히 다르더라. 나중에는 부디 올밴드로 무대를 해줬음 좋겠다.
밴드가 없으니까 본무대가 엄청 깊더라. 양 옆으로 가설무대를 설치해놨길래 멤버들이 올라가나 싶었는데, 그냥 퍼포먼스 용이었다. 공연 시작하기 전에도 몇몇이 후드를 뒤집어 쓰고 조명에 맞춰 걸어다니던데. 무대나 영상을 비롯한 전반적인 콘서트 연출은 누가봐도 '아티스트' 처럼 멋들어지게 꾸며놨지만, 빅스는 '아이돌'이잖아요..... 대중에게 보여주는 무대는 이렇게 멋지고 화려하고 예술적으로 만드는 것이 가수에게 플러스 요인이 되겠지만, 팬들과 함께 뛰어노는 콘서트에서 굳이 그 부분에 방점을 두어야만 했을까. 마지막 곡 에러 무대는 정말로 멋진 엔딩이고 내 취향이기도 했지만, 지나치게 콘서트 내용의 흐름에 대한 '완성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가, 하는 짙은 아쉬움이 들었다. 뭐, 이 점이 이번 '유토피아' 공연의 주된 컨셉이었다면 할 말은 없지만.
길고 넓고 독특한 무대 잘 만들어놓고 본무대 위주로 공연하는 것도 관객 입장에서는 불편했다. 체조경기장이 공기순환이 잘 안되서 폭죽이라도 터트리면 그 뿌연 연기가 실내를 가득 채우고 빠져나가질 않는데, 그로 인해 본무대가 흐릿하게 보였다. 가설무대를 설치했으면 활용을 좀 해주길 바란다...ㅠㅠ
실물을 보고 깨닫게 된 사실은, 이홍빈이 정말정말 잘생겼다는 점이다....ㅋ... 와,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낫더라. 그리고 노래도 괜찮더라. 기계음 없이 들어보니, '목소리가 좋다'는 평이 이제서야 이해가 됐다. 이제는 슬슬 이 아이의 목소리에서 기계음을 빼줄 때가 되지 않았나요ㅠ 다들 기럭지가 우월해서 새삼 다이어트를 해야하겠다는 반성도 하고 왔다. 레오는 팔다리가 길어서 허우적대는 느낌이 여전하더라ㅠ 잘난 피지컬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다니, 너도 참 고생이 많다.....ㅎ 끝무렵에서 완전히 신나서 방방 뛰며 팬서비스를 맘껏 뿌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신기하기까지 했다. 역시 독특한 캐릭터야...
켄은 자꾸 팬들을 '아가들'이라고 불러서 당황스러웠다. 얘들이 반말하고 예쁘다 예쁘다 하는 게 적응이 안돼ㅠ 전에도 한 번 말한 것 같은데, 너희들 누나팬도 많아...... 그러지마.......;;
이벤트가 너무 어렵더라. 특히 앵콜 때 태나고 부르는 거, 음이 너무 높아서 고생했다. 그리고 이 멘트는 100%의 진심이 담기질 않아서 조금 민망했다. '항상'이라는 단어는 정말 어렵다. 그래도 너희들이 그곳에서 반짝거리며 화려하게 빛나고 있는 한, 너희들 편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은 할 거야. 사실 '별빛' 이라는 단어는 팬보다는 아이돌에게 더 잘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하지만, 팬들을 그렇게 불러주며 늘 고맙게 생각해주는 그 예쁜 마음에 라이트팬인 내 마음까지 울린다. 진짜 울었다는 건 아니고, 기분이 묘했다고.
빅스의 콘서트를 또다시 가게 될 지는 잘 모르겠다. 나름대로 즐기긴 했지만, 아쉬움도 남고 소외감도 느껴보고 몰입도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체조경기장 바로 옆에 집을 얻으면 시간과 노력 대비 효용이 훨씬 커질텐데...ㅋㅋ 그래도 '실망'스럽지는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만족한다. 혹시 다음에 신화 이외의 아이돌 공연에 가게 된다면, 막콘보다는 첫콘을 가야겠다. 이왕이면 좋은 자리를 노려야한다는 건 당연지사고^_ㅠ
이렇게 3월이 끝나가는구나. 아이돌 빠순질이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만큼, 이제는 새로운 취미를 찾아야 할텐데. 일단은 다시 글쓰기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부지런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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