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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주절/Easily

이백 번째 포스팅

누비` 2014. 10. 20. 22:05


2013년 1월 1일에 시작한 이 블로그의 포스팅 갯수가 이제야 200개를 채웠구나. 1년하고 10달이 넘는 시간 동안 가시적으로 남긴 성과가 썩 많지는 않지만, 이 긴 시간 동안 뭔가를 채우긴 했으리라 믿는다. 생각이든 감정이든 고민이든 뭐든. 어쩐지 성격만 더 나빠진 것 같기도 하지만...ㅠㅠ 



퇴근하고 오랜만에 엄마랑 둘이 저녁 먹고 방에 들어왔더니 마침 디디쇼가 시작한다기에 두시간 동안 라디오를 들었다. 어제 막공을 무사히 마무리한 헤드윅의 일부 캐스트들이 초대되어 자리를 마련했는데 방청객 100분이 죄다 오빠얌 팬이어서 그냥 오빠얌 팬미팅 같다고 디제이가 콕 찝어 말씀하셨다. 훈훈한 분위기에 좋은 노래를 들으면서 두 시간 내내 한참을 웃다울다 했다. 헤드윅 넘버 중에서는 The Origin of Love 와 Wicked Little Town 의 헤드윅 버젼, 그리고 Wig in a Box 를 불러줬다. 오늘의 격침 노래는 윅인어박스. "두꺼운 분장 뒤에 숨으면 연기에 더 잘 몰입할 수 있다"고 오빠얌도 최우리씨도 말씀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생이라는 것은 결국 때와 장소에 맞는 가면을 쓰고 살아감을 의미한다는 자명한 사실을 최근에 절절하게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발을 쓰고 무대에 서면 눈부신 공주님이 되기도, 화려한 롹스타가 되기도 한다는 가사가 가슴에 콕콕 박혔다. 정말 오늘이 헤드윅의, 뎅드윅의 '서울' 막공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좋은 방송이었다.


말 나온 김에 딱 하나만 더. 캐나다로 유학을 다녀온 오빠얌은, 본인의 길이 '음악'이라는 결론을 제대로 내리고 왔나보다. 미니콘서트 한다고 했을 때부터 짐작하긴 했는데, 오빠 솔로앨범 낼 거구나....? 그것도 아마 락으로. 김동완의 목소리와, 김동완의 감성과, 김동완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으로서는 당연히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제대하고 이제 솔로 앨범 더 안내겠다는 식으로 얘기했을 때 정말 마음이 아팠었는데, 연기보다는 '음악'을 하는, '뮤지션'으로서 '무대'에 계속 서고 싶다고 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 오빠의 음악으로 위안받는 사람들이 많아요. 목이, 몸이 좋지 않아 매번 오늘만은 펑크내겠다고 말하러 백암에 갔으면서도 막상 무대 위에만 서면 힘이 나서 열정적으로 공연할 수 있었다-라고 말하는 당신이야말로 진정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요. 죽을 때까지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뮤지션으로 남아 주기만 한다면, 나 역시 그 마지막 순간까지 무대 아래에서 응원하는 팬이 될 겁니다.



이백 번째 포스팅 특집으로 진지하고 오글거리는 팬심을 여실히 드러내봤다. 아오, 자소서 쓰기 싫어.. 지난주에 면접을 보면서 지난 날들을 돌이켜 생각해봤다. 지나치게 스스로만을 위한 자기만족용 인생을 살아온건가, 하고. 아니, 근데 인생이 내 꺼고 딱 하나 뿐인데, 누굴 보여주기 위해 살아야만 하는 거야? 그냥 그때그때의 선택에서 치열하게 고민했고, 선택했고, 후회를 남기지 않았고, 그래서 기억이 없다고.... 나쁜 기억력을 탓해야 하는 건지, 끝난 일은 과한 미련을 남기지 않고 흐릿한 기억과 감정만 두고 잊어버리는 성격을 탓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폭풍같던 지난 일주일이 꿈만 같다. 체감으로는 거의 한 달이 넘은 듯하다. 이번주는 딱히 별다른 일정이 없다는 것이 더욱 허전함을 증폭시킨다... 약속이라도 좀 잡아서 바쁘게 살아야 하는 건가. 의무감에 짓눌려서 피곤하고 스트레스 받더라도, 스스로 생산적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자평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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