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새벽 3시쯤, 축구 기다리다가 거실 베란다에서 찍은 전경이다. 해가 진 직후의 황혼과 해가 뜨기 직전의 여명을 사진 찍기 좋은 매직아워라 부르는데, 확실히 야경보다 셔터 닫히는 속도가 빠르긴 하더라. 당연히 삼각대 같은 지지대가 없으니 많이 흔들리긴 했지만ㅠ 옥상에 올라가 찍었으면 시야가 더 탁 트였을테지만, 다들 자고 있어서 현관문 소리 내기가 껄끄러웠다.
하늘에 옅게 깔려 있는 구름. 집의 지대가 높다 보니, 서울에 얼마나 산이 많은가에 대해 매번 새삼 깨닫곤 한다. 정말 사방이 산이다. 날이 좋으면 산 봉우리들이 선명하게 보여서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어진다. 이렇게 능선의 실루엣이 담긴 사진을 보면, 도쿄여행 때 먼발치에서 봤던 후지산이 자꾸만 생각난다. 화산활동으로 위험해지기 전에 후지산 등반을 한 번 했어야 하는데ㅠ 이제는 요원한 바람으로 남아버린 듯해 슬프다.
해가 거의 떴는데 잘 안보인다. 하늘이 맑으면 노란 해가 똥그랗게 보이는데.
다른날 찍은 폰사진 찾았다. 방충망이 가감없이 보이네ㅋㅋㅋㅋ 미러리스가 좋긴 하구나ㅠ 이건 다섯시반? 쯤에 역시 축구 보러 일찍 일어난 날 찍은 사진이다ㅋ 거실에서 자다 일어나 밖을 내다봤는데, 강렬하게 빛을 내뿜고 있는 해에 온통 시선을 빼앗겨 몇 분 동안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날 좋으면 집에서 일출 볼 수 있을 듯.
방어 축구라서 엄청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승부차기 만큼은 흥미진진했음. 부모님도 출근 준비는 뒷전으로 하고 연장전부터 같이 봤다ㅋㅋㅋ 아빠의 예언 및 바람대로 아르헨티나가 이겼지만, 나는 내심 네덜란드를 응원했다. 교환학생 인연도 있고, 국가 색깔이 주황색이라 자꾸 마음이 간다는 비논리적인 이유도 있지만, 네덜란드 축구를 좋아하기도 한다ㅎ 그래도 남미에서 주최된 월드컵에서, 마라도나 이후 오랜만에 결승까지 올라간 아르헨티나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물론 우리 가족의 궁예에 따르면 독일이 우승할 것 같긴 하지만^^... 결승전이 기대된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