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노in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2024.12.06 7시반 조형균 시라노, 나하나 록산, 임준혁 크리스티앙, 이하 원캐. 시라노 삼연 총첫공. 시라노 초재삼연 28차 관극. 시라노가 돌아왔다! 그렇지만 나의 시라노는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사랑했던 극으로 돌아오지도 않았다. 내가 좋아했던 넘버들도 돌아오지 못했다. 눈물은 흘렸으나 5년 전, 7년 전의 감정과는 사뭇 달랐다. 어떤 재회는 벅차올랐고 어떤 변화는 헛헛함을 자아냈다. 빈틈없이 꽉꽉 채워 넣은 개연성은 이해도와 피로도를 동시에 높였다. 새롭게 추가된 설정들을 기억하고 기록하느라 흥분했지만, 나의 영혼을 뒤흔들던 시라노가 돌아오지 않았음에 못내 슬퍼졌다. '달토끼였던' 관객으로서, 초연과도 재연과도 다른 극이 되어버린 삼연의 시라노가 반갑고..
이프덴 in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2023.01.23 7시 정선아 엘리자베스, 에녹 루카스, 조형균 조쉬, 최현선 케이트, 임별 스티븐, 김찬종 데이빗, 이하 원캐. 살면서 "만약" 이라는 가정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갈림길 앞에서 하나의 길을 선택하여 걷다가 문득 "그때 다른 길을 택했더라면"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으리라. 이 극은 그 상상을 무대 위에 구현한다. 두 친구 중 누구를 따라갈 것이냐는 작은 선택 하나로 인해, 리즈와 베스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진다. 마치 평행우주처럼. 리즈와 베스의 삶이 다르기에 주변 인물들의 삶 역시 서로 다르다. 리즈와 베스의 인생이 점점 달라져 어긋날 때, 문득 뒤돌아 과거를 돌이켜보는 그의 고민과 후회와 갈등은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다. 단 한..
그림자를 판 사나이 in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2019.12.17 8시 조형균 그레이맨, 장지후 페터 슐레밀, 여은 리나, 지혜근 토마스 융, 이하 원캐. 제작사 알앤디웍스의 창작뮤지컬인 이 극의 소재가 워낙 취향이라서 챙겨봤는데, 킹아더와 비슷한 맥락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관극 내내 다른 극들이 너무 많이 떠올라서 스스로도 황당할 정도였다. 소재의 유사성이나 비슷한 창작진 등의 사유는 이해하지만, 자꾸 다른 작품들이 연상되는 이 극이 관극 말미쯤에는 조잡하게 느껴졌다. 잔혹동화처럼 매력적이어야 할 이야기가 매끈하게 정돈되어 있지 못하여 중간중간 몰입이 자꾸 깨졌다. 2막 클라이막스는 넘버도 장면도 몹시 매력적이었는데, 다른 많은 장면들이 지루해서 자둘의 의사가 전혀 들지 않는다. 쳐낼 부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