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in 드림아트센터 3관, 2023.07.05 4시 박새힘 한스, 송영미 하일러, 전하영 루치우스 외 목소리, 박소리 교장 외 목소리.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읽으며 크게 감동받았던 경험은 없다. 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되어 억지로 을 읽던 초등학생이 알을 깨고 나오는 새의 고통에 스스로를 투영할 수 있었겠는가. 고등학생쯤에야 다시 읽어보며 현학적인 문장들 사이에 숨겨진 데미안의 가치관과 싱클레어의 고민들을 짐작이나마 하게 되었을 뿐이다. 이보다는 덜하지만 속에 담긴 앳된 학생들의 치열한 번뇌와 괴로움 또한 마음으로 와닿진 않았다. 시대가 달라도 변하지 않는 갈등과 아픔이 있다는 공감은 되었으나, 헤르만 헤세의 문체와 표현이 나의 정서에 맞닿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이 극을 보러 간 이유는 단 하나..
유진과 유진 in 대학로 자유극장, 2022.07.26 8시 이아진 큰유진, 송영미 작은유진. 투유진 자첫. 이런 극이야말로 대학로에 꾸준히 올라오고 계속해서 회자되어야만 하는 갓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면의 구성과 이야기의 짜임새와 감정의 흐름과 호흡이 깔끔하게 균형 잡혀있다. 덮고 지우며 제대로 치유하지 못한 과거의 상흔이 어떠한 형태로 현재의 마음과 삶을 짓이기는지, 동일한 사건을 거쳐 다르게 걸어가는 유진이들을 통해 그려낸다. 이 극에는 운 나쁘게 맞닥뜨려야 했던 고통을 전시하는 가학성이 부재한다. 대신 그로 인해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여러 피해자들의 아픔과 분노와 괴로움 같은 복합적인 감정들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미친개한테 물린 게 왜 우리 잘못이야!" 내 잘못이 아니라는 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