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베스 레퀴엠 in 정동극장, 2022.12.03 2시 류정한 맥베스, 안유진 올리비아, 정원조 뱅쿠오, 김도완 맥더프, 박동욱 로스, 이상홍 던컨, 이찬렬 맬컴, 정다예 애너벨, 홍철희 캘런, 김수종 경호원. 류맥베스 자첫. 류배우님 첫 종일반. 연극 무대의 류배우님이라니. 그것도 본인이 직접 선택한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라니. 무려 느와르에 레퀴엠이라니.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조금씩 풀리는 사진과 극에 대한 인터뷰 문구 하나하나를 부여잡고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인물을 연기하는 류배우님을 18년 지바고 이후 4년 만에 처음 만난다는 점도 마음을 설레게 했다. 대극장 뮤지컬 주연배우로 살던 배우가 중소극장 연극에 도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맙고 자랑스..
지킬앤하이드 in 샤롯데씨어터, 2022.01.30 7시 류정한 지킬/하이드, 선민 루시, 조정은 엠마. 류지킬/류하이드 자열일곱. 류선조 자셋.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완벽한 공연이었다. 17번의 관극 중 손에 꼽히게 좋은 날들이 있었지만, 그중 단 한 회차만 다시 볼 수 있다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이날을 고르겠다. 류지킬의 미모, 풍성한 음색과 변주, 귀족미 풍기는 노선과 결말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없었다. 이 극을 보며 지킬의 상황과 감정에 몰입하고 그 여운에 젖어서 커튼콜은 물론 귀갓길 내내 눈물을 뚝뚝 흘린 것도 처음이었다. 지금껏 기다려온 지킬은 바로 이런 모습이었구나. 이날의 류지킬은 연구에만 집중하며 살아온 반듯하고 단정한 상류층 지식인으로, 모든 행동에 예의와 기품이 자연스럽게 묻..
지킬앤하이드 in 샤롯데씨어터, 2022.01.15 7시 류정한 지킬/하이드, 아이비 루시, 최수진 엠마. 류지킬/류하이드 자열여섯. 류과숮 페어 자셋자막. 류지킬 270번째 공연. 2022년 첫 관극! 2016년 레베카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생일날 류배우님 공연이 있었다! 덕분에 올해의 첫 관극이자 자체 생일 선물은 이 공연으로 낙찰되었다. 무려 20일 만에 만난 류배우님은 여전히 무대 위에서 반짝반짝 빛이 났다. 특히 정성껏 부르는 사골이 눈부셔서 자꾸 눈물이 났다. 익숙한 디테일에 더해진 새로운 디테일과 노선이 신선하고 충격적이어서 2막 직전까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티켓 값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컨프롱에서도 처음 보는 디테일을 마주하고 짜릿한 카타르시스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13일 새..
지킬앤하이드 in 샤롯데씨어터, 2021.12.26 7시 류정한 지킬/하이드, 윤공주 루시, 조정은 엠마. 류지킬/류하이드 자열다섯. 류공조 페어 네 번째 공연이자 자넷! 제 최애페어가 설마 이날이 페어막인 건 아니겠죠. 마지막 티켓팅에서는 부디 제발 이 페어 좀 붙여주세요. 전날 공연이 아쉬웠다고 이렇게 이를 갈고 나와 레전공을 선사해주시다니! 단순히 넘버를 깔끔하게 부른다거나 목소리가 짱짱했다는 수준이 아니라, 이야기 자체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유려한 감정과 섬세한 디테일이 정석적으로 완벽했다. 이전에는 강렬하고 위압적인 연기와 노래에 완전히 압도당하여 숨조차 쉴 수 없는 기분이 들었던 컨프롱에서, 이날은 배수진을 치고 맹렬하게 대립하는 지킬과 하이드의 처절한 감정에 사로잡힌 채 눈물을 주륵주륵 ..
지킬앤하이드 in 샤롯데씨어터, 2021.12.25 2시 류정한 지킬/하이드, 아이비 루시, 최수진 엠마. 류지킬/류하이드 자열넷. 류과자숮 페어 자둘. 디테일은 26일 후기에 남기고 오늘은 전체적인 노선만 간단하게. 예상했던 대로 22일이 레어공이어서, 노선도 다르고 이전과 다르게 넣었던 미소 디테일이 싹 없어졌더라. 전체적으로 지난주와 유사한 공연이었는데, 1막에서 목이 유난히 안 좋으셔서 조금 아쉬웠다. 크리스마스라고 커튼콜 인사가 끝난 뒤 산타 모자를 쓴 음감의 지휘와 함께 신나는 캐롤이 연주됐는데, 머더머더의 눈이 예쁘게 떨어지는 푸른 조명 가득한 무대 위에 배우들이 다시 등장하지 않은 것도 섭섭했다. 류배우님은 뒤돌아서 머리를 푸른 다음 손키스를 날린 오른손을 평소처럼 머리 위에서 휘리릭 흔들..